보물을 곁에 두고도 못 알아보고 있었다
제주의 방주교회를 보고 건축가 '이타미 준'에 관심을 갖고
그의 건축물을 찾아보기 시작했었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읽다가 가까운 온양 민속박물관 옆의 건물이 이타미 준의 작품이란 걸 알게 되었다
구정 아트센터가 그 주인공이다
이 건물은 이타미 준이 우리나라에 최초로 설계한 건물이라고 해 또 놀라웠다
박물관을 여러 번 방문했음에도 이 건물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그저 박물관에 딸린 부속 건물인가 했다
오래 전, 박물관 뜰의 작은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고
이곳에서 누군가의 사진전이 열려 잠깐 들어가 감상을 한 적이 있을 뿐이었다
항상 열려있는 곳인 줄 알고
오늘은 이 건물을 자세히 살펴볼 요량으로 왔는데
웬걸 1년에 한두 번 밖에 전시가 열리지 않는다고 해 놀랐다
굳게 닫힌 문 앞에서 서성거리며 아쉬움에 카페로 바뀐 예전의 그 음식점에 들어갔다가
귀인을 만났다
처음엔 귀인인 줄 몰랐다
조용하던 카페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들어오더니 누군가가 이 건물을 큰 소리로 설명하기에
예의도 없다며 눈총을 주며 싫은 기색을 했는데 맨 마지막 멘트가 귀에 콕 박힌다
"자 이제 구정 아트센터를 둘러보고 가볍게 산책하겠습니다"
응? 아트센터를 둘러본다고?
설명하던 분이 굳게 닫혔던 아트센터의 문을 열고 일행들을 부른다
체면 불고하고 이 사람들을 따라 저절로 발길이 바빠진다
다급하게 뛰어가
좀 비굴한 표정으로 우리도 이곳이 너무 보고 싶다며 합류해도 될까요 하니
뭐 상관없다 하면서 들어오라 한다
오! 이게 왠 횡재람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우선 천정을 올려다봐야 한다
이타미 준이 이순신의 고장인 아산에서 우선 떠 올린 것이 거북선이었나 보다
이 지붕을 올려다보면 거북선이 연상되는데
양 벽면의 긴 창으로 햇살이 들어오니
마치
거북선의 노를 젓는 모습이 연상된다
이타미 준이 다 염두에 두고 창을 낸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건물이 공개되었을 때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이 둥근기둥 때문에 많은 오해를 받았다고 한다
이 둥근기둥이 일본의 곡식저장고를 연상시킨다 하여 왜색이 짙은 작품이라며 혹평을 했다고 한다
일본에서 생활하는 건축가를 몰아붙이기에 아주 적절한 요소였나 보다
그래서 이타미 준이 속앓이를 많이 했다고 한다
이 길게 뻗은 회랑을 돌아 맞은편 회랑으로 나오는 구조다
이 회랑의 벽 위쪽으로 작은 창이 나 있는데
이 창으로 보이는 하늘이 아주 멋졌다고 한다
지금은 안타깝게도 아파트 건물이 가득 차 있다
이 원통형의 기둥 안에는 층계가 있어 위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
나선형의 층계는 위 쪽에서 내려다보면 항상 아름답다
유려한 곡선이 주는 미학은 늘 같은 느낌을 준다
이타미 준은 재일교포 2세로 일본의 끈질긴 권유에도 끝까지 귀화하지 않았다
그래서 일본과 한국 양국에서 능력에 비해 인정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한다
그의 작품은 주로 제주에 많이 있다
제주여행 때 촬영해 둔 방주교회 모습이다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건물이 아주 인상적이고 신비스러운 기운을 갖고 있다
제주의 포도호텔
난 조약돌처럼 보이는데.....
다음 제주여행 때는 수풍석 박물관과 두손미술관 그리고 포도호텔에 꼭 가 볼 예정이다
포도호텔은 하룻밤 묵기엔 너무 비싸다고 하니 잠깐 외관만 보고 갈게요
첫댓글 예술 다방면으로 보는 것을 즐기는구만요.ㅎ
무엇이든 소개해주는 맛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