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하루키 현상에 버금가는 바나나현상란 유행어가 있을만큼 인기작가라는 것이 내가 처음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을 접한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서점에서 내가 처음 그녀의 작품중 집어든 책은 키친이 아니라 N.P(북극점)이었다. 그것이 가장 신작이어서였던 것 같다. 하지만 N.P 를 읽으면서 나는 그다지 바나나에게 끌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 후에 접하게 된 다른 일본작가들에게 관심이 갔다.
N.P는 주술적인 이미지에서부터 바나나의 소설속에 빠지지않는 죽음 그리고 근친상간에 이르기까지의 온갖 불행들을 종합해놓았다. 사실 그래서 별로 끌리지 않았다.
하지만 키친을 추천하는 사람들이 꽤 많아 이번엔 미루지 않고 읽으려고 책을 펼친 후 나는 곧장 재미를 느꼈다.
[키친]에는 세 편의 단편소설이 실려있다. [키친], [만월(키친2)], [달빛그림자]까지 세 편이고 그 중 [키친]과 [만월]은 연작소설이다.
이 소설들의 공통점은 죽음이다.
주위의 사람들이 죽음으로 떠나면서 불행이 시작되는 것은(정신적 불행이 아니라) 아니지만 주인공들은 혼자라는 외로움과 상처에 시달린다. 키친은 그 상처를 치유해가는 공간이랄까.. [키친]과 [만월]은 주인공 서로의 위치가 바뀐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겪은 자와 위로하는 자가 뒤바뀐다. 그리고 [달빛그림자]에선 죽은 애인과 잠시 이별할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작별인사를 할수 있게 된 것은 자신처럼 애인의 죽음을 간직하고 있는 낯선 여자로부터이다. 사실 죽음이란 것이 소설속에 반드시 설치해야만 하는 장치는 아니다. 죽음을 그런 식(소설의 결말로, 문제의 해결방법이나 도피처)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평론가들의 독설도 나오지만, 바나나의 소설을 읽으면서는 결코 죽음에서 벗어날수가 없다. 그리고 키친은 아주 다행히도 그 상처의 치유과정이란 것에서 비판의 대상에서 조금은 안전한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키친]의 주인공들이 겪는 죽음은 자학이 아닐뿐더러 서로 동지적 입장에서 서로의 상처를 껴안는 것이기 때문일것이다.
만약 맨 처음 [키친]을 읽고나서 [N.P]를 읽었다면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을 계속 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특정작가의 책을 여러권 읽어도 어떤 작품을 먼저 접했는지가 아주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하지만 [키친]으로 완벽하게 만회를 했다는 생각이 들만큼 재미있게 읽었다. 다음 작품을 읽을 때는 어떨런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 짧고 재미있는 책이랍니다.
: 크기도 작고요..
: 학교를 오가면서 이틀만에 읽어버렸어요.
: 예전에 저도 한동안 부엌을 좋아했던 적이 있었어요.
: 매일 이런저런 요리를 만들며 지냈죠. 요리를 하는건 즐거운 일이거든요. 가끔은..^^
: 요시모토 바나나 책이랍니다.처녀작이구요.
: 도마뱀이라는 단편소설엮은 것도 있어요. 이것역시 크기도 작고 부담없이 읽으 실 수 있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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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시모토 바나나의 처녀작과 그후의 소설을 비교해 보면서
: 읽어도 좋을것 같아요.
: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어요.역시 많이 써봐야 하겠구나하고..
: 전 요시모토 바나나의 도마뱀을 먼저 읽고 키친을 봤거든요. 님들은 키친을 먼저보시길 권해요. 제 개인적 소견으로는 어떤 작가의 작품은 처녀작부터 보기 시작하는게 작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거라는 생각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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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게 읽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