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 실제 비축량이 전 국민 대비 3% 수준인 161만명분에 불과하고 소아ㆍ어린이용 타미플루(용량 30mg, 45mg) 실제 비축량은 12만명분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8월 31일 현재 정부가 실제 보유하고 있는 신종플루 치료제는 타미플루와 릴렌자를 합쳐 총 195만명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흡입형 치료제인 릴렌자 33만7,095명분을 제외하면, 타미플루 실비축량은 161만4,412명분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소아ㆍ어린이에게 투여되는 30mg, 45mg 용량의 타미플루는 각각 6만명분씩 12만명분만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4세 이하 소아ㆍ어린이 인구가 845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문제는 올해 긴급 추경 625억원을 들여 구매 계약을 완료한 300만명분의 신종플루 치료제가 아직까지 국내로 조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신종플루 발생 이후 지난 5월에 타미플루와 릴렌자 300만명분 계약을 완료했으나,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국내로 조달된 신종플루 치료제는 단 한 알도 없는 상황이다.
또한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조달 예정일자 역시 10월 이후 단계적으로 공급될 것이라는 언급만 있을 뿐, 언제 어느 정도의 물량이 공급되는지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종플루 치료제 배포량은 8월에만 53만명분을 포함, 8월말까지 총 59만1,493명분을 각 시도에 배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플루 유행 이전에 비축하고 있던 254만3,000명분 중 이미 23%를 배포한 것이다.
곽정숙 의원은 보건당국이 언론 브리핑이나 각종 보고 자료에서 신종플루 치료제를 마치 500만명분 이상 비축하고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실제 비축량은 200만명분도 안 된다며, 보건당국은 국민을 호도하지 말고 정확한 신종플루 비축량을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예방백신 접종 효과가 나타나는 12월 이전에 신종플루가 대유행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충분한 신종플루 치료제 확보가 중요하다며, 5월에 계약한 치료제 물량이 아직도 도착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조속한 치료제 확보를 위해 강제실시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곽 의원은 "추가로 확보할 예정인 500만명분은 아직 구매 계약조차 못한 상황" 이라며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지금 당장 구매계약을 완료하더라도 실제 공급 시기는 내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추가 확보 예정 물량 500만명분에 대해서는 하루빨리 강세실시를 통한 국내 생산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곽 의원은 "보건당국이 강제실시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설 필요가 있다"며 "우선 복지부 장관이 특허청에 강제실시를 신청하고, 식약청은 국내 제약회사의 타미플루 복제약 허가 절차를 준비하는 등 실제 치료제 생산에 필요한 모든 사전준비를 완료한 후에 신종플루 확산 추이를 봐가며 생산을 결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