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부터 21세기 초반..
한국축구의 슈퍼 만능 엔터테이너 였던 유상철...
하지만 너무 많은 포지션을 소화 할줄 아는 그 였고, 그것이 화근이 되어 언제나 축구팬들의 놀림 대상이였다.
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일본전에서 골을 기록하며 화려 하게 등장한 뒤로 한동안 스트라이커로 착각하는 축구팬들이
있었을 정도니까..
그 뒤 유상철은 여러 포지션을 넘나 들며 아마 축구 최강자에서 울산에 입단, 여기서도 여러 포지션에서 놀라운 활약을 이어 간다.
한국축구 역사상 최고의 피지컬을 자랑했던 수비형 미드필더의 질주는 97년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가장 큰 빛을 누린다.
당시 차붐은 황선홍의 부상을 이유로 최용수 원톱 시스템을 사용했고, 유상철은 3-6-1 시스템에서 미드필더 정 중앙에 위치해 상대 공격형 미드필더에 대한 밀착 마크는 물론 상대 패스 줄기를 미리 차단하며, 때론 공격에 적극 가담, 슈팅과 헤딩으로
마무리 하며 공격 전술의 다양성을 높여 줬다.
98월드컵 뒤 케이리그 득점왕을 차지 제이리그로 옮긴 뒤에도 특유의 공격력을 십분 발휘 놀라운 활약을 보여 주지만,
유독 국대만 나오면 하늘로 치솟는 슈팅을 자주 보이는 바람에 홈런왕 유상철이란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게임까지 탄생 하고야 만다..
하지만.. 유상철의 진가는 02 월드컵에서 발휘 되었고, 그가 은퇴 하자 한국 축구의 미드필더는 붕괴 되고야 만다.
공격수의 골 결정력 부족, 홍명보 최진철 김태영 은퇴 이후 수비라인 붕괴등 여러가지 한국의 단점이 지적 대상으로
떠올랐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였다.
현대축구에서 가장 중요한건 수비형 미드필더.. 지금까지 국제대회나 리그에서나 우승을 차지 하는 팀을 보면
언제나 유능한 미드필더가 있었다.
06년 말도 탈도 많았던 프랑스가 결승 까지 진출 할수 있었던 요인은 지단이라는 존재가 컷지만,
무엇보다 비에이라 마켈레레의 견고한 중원 장악에서 비롯 되었던 것을 봐도 알수 있다,.
이제 현대축구는 단순히 수비만 잘하는 미드필더는 살아 남기 힘든 구조가 되었다. 그래서 많은 미드필더들이
수비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기술을 익히려고 노력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 축구에서 만큼은 유상철을 능가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는 없었다.
단순히 대인마크나 공중볼 차단 능력만 가진게 아니라, 세계적이 아닌 아시아 지역만 살펴 봤을때..
상당히 수준급이였던 경기 운영 능력과 거기에서 나오는 패스.. 유상철의 최대 장기이자 안 먹힐땐 팀에 마이너스가 될수도 있는 슈팅 능력, 효과적인 움직임으로 미드필더를 장악하고 거기에 순간적으로 공격에 가담해 해결할수 있는 능력까지도
높은 수준으로 평가 할수 가 있다.
근데 이런 유상철에게도 자신의 가치를 높힐수 있었던 파트너가 있었으니..그것이 김남일의 등장이다.
둘은 상대 미드필더를 돌아가면서 효과적으로 방어 했으며, 유상철이 위로 올라갈땐 김남일이 지켜 주고, 김남일이 위로 올라 갈땐 유상철이 뒤에서 지켜 주는 플레이에도 능했으며, 무엇보다도 유상철=피지컬, 김남일=멘탈 적인 능력이 합쳐지며
최상의 미드필더 운영을 가능하게끔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제 둘의 플레이를 동시에 볼 순 없다. 유상철이 떠난 빈자리... 조원희나 다른 미드필더들이 채워 보려 하지만 역부족이다.
그리고 1년을 사이에 두고 혜성 같이 등장한 미드필더가 있다.
이젠 여러분들이 잘 아실 박현범과 기성용이다.
세계축구의 장신화 바람에 동참 하고 있는 이 두 선수의 등장에 슬램덩크의 강백호와 서태웅을 보며 의미 심장한 미소를 짓는
뚱보할배가 오버랩 되는 이유는 뭘까?
기술.....
기성용에 관한 건 구차하게 설명이 필요없다..이미 여러분들이 잘 아실테니..
박현범은 키가 크고 겉으로 봐선 볼 키핑도 잘 못하게 보이지만, 실제로 경기장 가서 보면 확연하게 알수 있다.
어린나이 답지 않게 냉철한 경기 운영능력도 가지고 있으며, 볼 을 이동하면서 컨트롤해 패스 하는 능력도 좋다.
마치 유상철을 업그레이드 해 놓은 모습을 보는 착각에 빠질때가 있다,.
아직 미흡한 점은 분명 있다. 그것은 어리기 때문에 앞으로 좋은 지도를 받고 꾸준히 노력하면 충분히 대성할 만한 재목이라고 본다. 백지훈이 빠지고 안영학이 부상으로 주춤 하는 사이에 차범근의 고민을 말끔하게 해 치워 줬다는 점에서
박현범의 능력을 높게 사며.. 그 능력의 한계가 어디 까지 인지.. 한계에 부딫혔을때 어떻게 돌파 해 나가는지..
지켜 보는 것도 케이리그 신성 박현범을 바라보는 재미가 되지 않을까 한다..
지금 수원은 김남일의 공백이 보이지 않는다...박현범이 있기 때문이다.
멘탈과 피지컬...
기성용의 멘탈은 아직 덜 성숙한 10대 라는 게 확연하게 보인다.. 그것이야 루니같은 선수도 어릴때 자기 감정을 제어 못해
경기력에 지장을 주곤 했으니.. 서서히 자신을 컨트롤 하는 능력이 가미 되리라 본다.
박현범은 어떤 상황에 닥쳐도 흐트러짐이 없다.. 포커페이스 랄까.. 경기 내내 집중 할줄 안다.
아직 많이 안 봐서 모르겠지만 잘못된 판정에도 크게 동요 하지 않는 모습이다.
둘의 피지컬은 차이가 난다. 기성용은 몸쌈에 약하고 활동량이 아직 부족하다. 장차 유럽에 나가 성공하기 위해선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과 체력단련이 필수다.
박현범 역시 수비위치선정은 좋으나 효율적인 움직임이 아직 가미가 되지 않은 모습이다. 키가 커서 그런지 굼뜰때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보았던 어린선수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 가운데 두 선수의 능력은 최상위권으로 판단된다.
지금까지 패스의 달인으로 꼽히는 기성용 같은 10대 미드필더는 보지 못했으며,
박현범 처럼 냉철한 판단력과 투쟁심, 그리고 기술과 피지컬을 갖춘 선수는 보기 힘들었다.
서로의 장 단점을 보완하며 강력한 미드필더를 운영했던 유상철과 김남일 처럼..
둘은 앞으로 10년이상 한국축구의 미드필더를 책임 져야할 콤비가 될것이다.
앞으로 2년 후...
월드컵이 기다리고 있다..일단은 아시아를 넘어 서야 한다.
그렇다면 09년... 그들은 축구팬들 사이에서 어떠한 위치에 올라 서 있을까?
09년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놀랄 만한 활약을 보이며 중원을 장악하는 그들의 플레이를 기대 해 본다..
마치 유상철을 처음 보았던 94년 아시안게임 때의 충격 처럼..
첫댓글 월드컵때 김태영,홍명보,유상철,최진철 의 포스만 다시 재현 되면 아시아 1등은 문제 없을텐데 ...
요즘 좋은 선수들이 너무 많아서 행복합니다... 솔직히 2010년 월드컵보다는 2014년이 휠씬 기대된다는... 특히 가면 갈수록 커지는 중앙 미드필더의 중요성을 생각해볼때 이렇게 좋은 선수들이 무럭무럭자란다는 것은 너무나 큰 행복입니다..
기성용은 공수밸런스만 좀더 맞추고 웨이트도 조금만 늘린다면 대성할 수도..
유상철이 없어서 한국축구 미드필더가 붕괴된검 좀 아니라고봐요..
솔직히 유상철공백도 크긴 컸습니다. 그만한 만능미들이 어디있습니까?
기성용 너무 좋음.. 패쓰 볼때마다 ㄷㄷ
전 정말로 유상철이 스트라이커 인줄 알았어요....
진짜 유상철은 정말 대단한선수;;; 말년에 수비전향해서 다소 삽질하고 결정적으로 울산팬분들 뒤통수를 치며 욕좀 드셨지만 진정한 만능선수였습니다. 유럽에 코쿠가 있다면 아시아엔 유상철이 있다고 해도 맞을겄입니다. 97년 바르셀로나 오퍼를 구단에서 태클걸지 않았다면ㅡ.ㅡ;; 진짜 명성도 코쿠못지않을 선수인데 아깝죠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