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669) - 우리 모두는 세상의 주역이다
아침 기도마다 세상으로 나라로 평화롭고 공의롭기를 기원한다. 바야흐로 지구촌 시대, 새해를 맞아 외국의 지인들이 인사를 보내왔다. 대부분 일본의 지인들이 보내 온 것, 한일관계가 순탄치 않은 상황 속에서도 한일우정걷기 등을 통하여 가꾸어 온 평화와 선린의 가교가 금년에도 더욱 든든하게 이어지기를 바라면서 그 중 하나를 소개한다.
‘김태호 선생,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계속하여 "인생은 아름다워"시리즈를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글공부를 겸해서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언제나 부인과 함께 정력적으로 활동하심에 감탄하고 있습니다. 4월에 제7차 조선통신사 우정 걷기에서 만나기를 바랍니다. 올해도 평화를 기원하면서 여러 가지로 잘 부탁합니다.
고바야시 카쓰이치 드림‘
새해 첫 주일, 청주에서 가장 크다는 교회를 찾았다. 예배당 앞에 크게 새긴 2019년의 캐치프레이즈, ‘세상을 향해 가라’는 메시지가 은혜로 다가온다. 새해 벽두 중국학자 천지엔홍이 쓴 ‘군자 없는 천하’에서 세상을 보는 흥미로운 구절이 마음에 들어 아내에게도 읽어주었다. ‘천하를 지리와 정치, 문명 세 가지 측면으로 접근할 때 지리의 차원에서 천하는 바로 온 세상이며 정치차원에서는 다양화된 지리요소, 민족구성, 문화유형, 정치체제의 이질적 집합체이자 대규모 정치공동체이고 문명차원에서 천하는 국가-문명통일체로서 문명은 천하의 영혼이며 국가는 천하의 신체이다.’
새해를 맞으며 좋아하는 경구, ‘우리는 백 사람이 함께 살고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며 한 사람이 혼자 죽는다.’가 떠오른다. 바야흐로 지구촌시대, 멀리서 가까이서 접하는 미담을 반기며 우리 모두 천하보다 귀한 생명이요 함께 사는 세상의 아름다운 주역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새해릏 밝히는 아름다운 스토리, 두 꼭지를 살펴본다.
1. 1640억 원에 당첨된 부부, 이를 나눌 생각부터
새해 첫날 유로밀리언 로또에 당첨돼 1억 1500만 파운드(약 1,640억 원)를 손에 쥔 북아일랜드의 50대 부부가 당첨금을 나눠줄 50명의 명단을 작성했다고 털어놓았다.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한 주인공은 북아일랜드 카운티 다운의 모이라에 사는 프랜시스(52)와 패트릭 코놀리(54) 부부. 두 사람은 4일 수도 벨파스트 외곽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족과 친구, 자선단체들에 당첨금을 나눠주기로 했다고 공표했다. 부부의 당첨금 액수는 영국에서 네 번째 많은 금액인데 이 부부는 ‘많은 당첨금으로 우리 부부의 미래뿐만 아니라 우리가 알고 사랑하는 이들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싶었다’며 새해 첫날 당첨된 사실을 확인한 뒤 사흘 동안 가장 중요했던 일이 당첨금을 나눠주고 싶은 50여명의 명단을 작성한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들은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오른 사실을 모르고 있다. 그래서 그들의 얼굴에 번질 즐거움을 보는 일이 내게 즐거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편 패트릭은 ‘난 멋진 아내, 멋진 가족, 멋진 친구들을 두고 있다. 돈이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우리는 이미 행복하다. 그래서 삶으로부터 축복받았다’고 말했다. BBC는 이 소식을 전하며 이처럼 거액의 당첨금을 따낸 사람이 이른 시간에 신원을 공개한 것도 이례적인데 50명이나 되는 이들에게 나눠주겠다고 공언한 것은 더욱더 놀라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회견을 마친 부부는 호텔 정원으로 나가 내셔널 로또 위원회가 준비한 샴페인을 뿌리고 사진기자들 앞에서 키스를 나눴다.(서울신문 2019. 1. 4)
2. 대전현충원에 5년째 '얼굴 없는 천사'
국립대전현충원에는 5년째 순직 군인 등의 유족들에게 전달해 달라는 ‘얼굴 없는 천사’의 성금과 선물이 답지하고 있다. 4일 권율정 현충원장 앞으로 도착한 우편물에는 전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어민혁 소령, 박정수, 권성호 중령의 자녀에게 전달해 달라는 글과 함께 입학 축하 성금이 담겨 있었다. 세 통의 엽서에 자녀들의 이름을 모두 적은 뒤 ‘입학을 축하합니다. 앞날에 건강과 행운이 함께하길…’이라는 손 글씨를 남기고 각각 25만 원의 통상환증서를 동봉했다. 현충원은 이 독지가가 2017년 응급환자 이송 중 헬기 추락으로 순직한 선효선 간호장교, 2018년 수원비행장에서 순직한 블랙이글스 소속 김도현 소령의 자녀에게 교복 구입비를 보내준 인물과 동일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필체가 유사할 뿐 아니라 발신 우체국도 경기 수원역점으로 같기 때문이다. 현충원 관계자는 ‘성금으로 보내준 통상환증서의 경우 올해는 보낸 분 이름이 이수명이라고 적혀 있지만 다른 해에는 이름이 달라 실명을 알 수 없다’며 ‘감사의 마음이라도 전하기 위해 우체국에 전화를 걸어보기도 했지만 확인이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익명의 독지가가 전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어민혁 소령 등의 가족에게 전해달라며 국립대전현충원에 보내온 성금과 엽서.
이 독지가는 꽃병을 직접 묘소에 가져다 놓기도 했다. 2015년부터 최근까지 성금이 답지한 이들 순직 군인을 비롯해 현충원 내 50여 개 묘소에는 가정주부 등의 이름으로 추모 문구가 적힌 꽃병이 놓이고 있다. 현충원 측은 이 독지가가 묘소를 방문해 추모한 뒤 비석에서 자녀들의 이름을 확인하고 엽서를 보낼 때 정확하게 적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충원은 7일 오후 3시 어민혁 소령과 박정수 중령 유가족을 현충원으로 초청해 성금을 전달했다. 권 원장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신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기리는 이런 분들의 마음은 그 무엇과도 바꾸지 못할 우리의 든든한 자산’이라고 말했다.(동아일보 2019. 1. 8)
* 글을 쓰는 중 오랜 지인이 안부전화를 하였다. 40여 년 전 중학교 교장으로 재임할 때 교가를 작사한 인연이 있는 원로다. 교가에는 면면히 흐르는 한강을 끼고 세계로 뻗어가는 김포 가도 숲속의 전당에서 씩씩하고 지혜롭게 자란 새싹들이 어둠을 밝히는 빛, 세상을 맑히는 소금, 번영을 구가하는 밀알이기를 담았다. 우리 모두가 세상의 주역임을 새기는 순간에 이를 깨치는 전령인 듯 걸려온 전화가 고맙다. 교가에 담은 내용을 살려 후손들이 태어날 때 한 달씩 기도하며 맏손자에게는 온 누리에 밝음이 되라. 손녀에게는 온 누리에 심어지는 밀알이 되라. 둘째손자에게는 온 누리에 이로운 그릇이 되라는 제목의 책자로 만들어 주었다. 부디 그리되어라.
첫댓글 작은 친절 하나에도 마음이 봄 눈 녹듯 하는 걸 보면 사람이 가진 능력이란게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연초에 좋은 사람들의 큰 친절을 접하고 보니...문득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좋은 사람들이 많은 천혜를 위해서도 기도하는 친절을 잊지 마셔요,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