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창원지방노동사무소가 예고 없이 직접 영신교통 사무실과 전 대표이사 정동규씨의 집을 압수수색한 것은 핵심 관계자인 정씨의 ‘연락두절’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 대표이사 정씨는 지난해 12월 25일 영신교통 대표이사를 큰 아들인 정호식씨에게 넘겨준 뒤로 아직까지 연락이 되지 않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지난 2일 태국으로 출국한 것 같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 창원지방노동사무소 근로감독관들이 26일 창원시 북면 영신교통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인 뒤 서류상자와 컴퓨터를 차로 옮겨 싣고 있다. 근래 들어 노동사무소가 직접 압수수색에 니선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박일호 기자
노동사무소는 이날 압수수색 직후 낸 보도자료에서 “부당노동행위와 관련된 고소사건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에 전 대표이사는 대표직을 아들에게 넘겨주고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며 “게다가 부당노동행위는 당사자 간에 은밀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적절한 시기에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 처럼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정씨가 나타나지 않고 있고, 사용자쪽이 제시한 굴욕적인 협상안까지도 받아들이겠다며 대화를 하자는 노조의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는 것은 노동사무소가 사용자쪽의 ‘꿍꿍이’를 의심할 만한 대목이다.
◇ 압수수색 현장
근로감독관들은 이날 북면 영신교통 차고지 건물 2층에 있는 사무실부터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영신교통 사무실은 1층에 있지만 1층을 사용하는 직원은 거의 없고 대부분의 업무를 2층에서 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신교통과 동호택시는 법인은 다르지만 그동안 같은 대표이사 아래서 영업을 해왔기에 일부 중첩되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번 압수수색 영장에도 대상에 동호택시 사무실도 포함돼 있다. 이번 압수수색 과정에서 직원들의 제지는 없었으며 전 대표이사 정씨의 집 수색까지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날 정씨의 집을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일부 영신교통 소속 택시가 차고지가 아닌 대문 옆 공터와 집안 공터에 주차돼 있는 것이 목격돼 사용자쪽이 차고지 외 주차를 하고 있다는 노조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났다. 현행 여객운수사업법은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 사용자쪽 “괘씸죄에 걸렸다”
이날 압수수색을 당한 영신교통 사용자쪽 관계자는 “아무래도 괘씸죄에 걸린 것 같다”며 “만약에 대기업 같으면 이렇게 밀고 들어올 수 있겠느냐”고 분개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 조사 결과를 보고 나서 이야기 하자”면서도 “그렇지만 사용자쪽에서 특별히 잘못한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우리는 노조와 창원시청, 창원지방노동사무소와 경찰의 협공을 받고 있다”며 “노동사무소에서 어떻게 나오든 지간에 우리의 기본 정책은 변함이 없으며 잘못 된 것이 있으면 처벌을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 모든 것은 창원시청의 잘못”이라며 “시에서 지난해 9월 1일 90대 전부 양도양수 신청서를 반려만 하지 않았어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이후 최근까지 노사관계를 이간질 하면서 싸움만 시켜왔다”고 비난했다.
◇ 노조 “압수수색을 계기로 빨리 해결돼야”
영신교통 노조 박인규 위원장은 이날 압수수색과 관련 “압수수색만 가지고는 다 끝난 것은 아니다”면서 “이번에 수집한 증거로 사용자쪽의 부당노동행위 부분에 대해 책임을 분명히 밝혀 장기간 계속되는 노사갈등을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 근로감독관은 특별사법경찰
이날 창원지방노동사무소에서 직접 압수수색에 나선 것에 대해서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창원지방노동사무소 관계자는 “형사소송법, 노동부 규정 등에는 근로감독관을 특별사법경찰로 규정하고 있고 10년 전만 해도 감독관이 직접 수사하고 구속하는 사례가 많았다”면서 “지난해 임금을 체불한 사용자를 구속한 것처럼 최근에도 가끔 수사권을 발동한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노동사무소는 현재 압수한 증거물을 봉인한 뒤 보관하고 있으며 설 연휴가 지나면 검토를 시작할 예정이며 노조에서 제기하고 있는 차량 지입과 도급 혐의에 관련해서도 여러 방향에서 검토를 할 계획이다.
첫댓글 어찌....울 회사의 전철을 밟고 있는거 같은 기분인데요....
아마 정씨는 으.........악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