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에로니무스 보스(Hieronymus Bosch 또는 Jerome Bosch, 1450년경 ~ 1516년 8월)는 대표적 르네상스 시대의 네덜란드의 화가이다. 상상 속의 풍경을 담은 작품들로 유명하며 북유럽의 특성상 종교개혁 직전이기도 하고 르네상스 시기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중세적 영향이 강하게 남아 있다. 그러나 화풍에서는 현대 초현실주의의 거장 달리를 보는 듯한 놀라움을 안겨주는 화가이기도하며 20세기 초현실주의 운동에 영향을 끼쳤다고 여겨진다.
그가 그린 7가지 원죄(Seven Deadly Sins)라는 그림은 하느님의 눈동자를 모티브로 그린 그림이다. 7가지 원죄는 사람이 범하는 일곱가지 죄로 자기자신의 뜻에 따라 지은 모든 죄(peccatum proprium)의 근원을 말한다. 그 일곱가지 죄는 분노(Wrath), 교만(Pride), 색욕(Lust), 나태(Sloth), 폭식(Gluttony), 탐욕(Greed), 질투(Envy)이다.
가운데 있는 원은 하느님의 눈을 나타내고 그 눈동자에 예수그리스도가 그려져 있다. 그 아래 쓰인 라틴어는‘Cave Cave Deus Videt’ 는 "Beware, Beware, God Sees you" 라는 뜻으로 우리말로 옮기자면, 곧 ‘주의하라, 주의하라, 하느님께서 보고 계신다.’라는 뜻이다.
(1) Ira는 분노(Anger)를 의미한다.
탁자는 나뒹굴고 한 남자는 의자를 머리에 쓰고 방어를 하고 술취한 남자는 칼을 들고 상대를 해하려는 분노를 나타낸다. 그의 아내는 남편을 말리고 있다. 왜 Ira가 정 중앙 아래에 위치했을까? 작가의 의도는 잘 모르겠으나 분명한 것은 우리 마음 속의 분노는 교만의 전조라는 사실이다. 마음의 다스려지지 않는 적개심은 꼭 교만으로 나아간다는 사실이다.
(2) Superbia는 교만(pride)을 의미한다.
여인은 종으로 변장한 마귀가 비춰주는 거울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감탄하고 있다. 좋은 그릇들과 가구는 여인의 허영에 찬 모습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방 밖에 고양이가 앉아 이 꼴을 보고 있는데, 고양이는 중세시대에 마녀가 변신한 악마로 받아들여졌으며, 마녀들의 마법약에 넣은 고양이 발은 마법의 힘을 완성한다고 믿었던 만큼, 고양이는 바로 자만심이 얼마나 큰 죄악인가를 암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왼쪽 창가의 과일은 아담의 범죄를 연상시킨다. 이 교만의 죄는 "Omniun peccatorum mater"라고 해서 "the mother of all sins" 즉, "모든 죄의 어머니"로 여겨졌다.
(3) Luxuria는 색욕(Lust)을 의미한다.
어릿광대가 오락을 하는 동안에 젊은 남자와 바람둥이 여인이 먹고 마시고 있다. 색욕에 대한 15세기 이해가 지금보다 훨씬 광범위함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라틴어는 현재 우리가 쓰는 럭셔리라는 고급스러움이라는 의미의 어원이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4) Accidia는 나태(Sloth)를 의미한다.
화로 앞에서 깊은 잠이 뜬 남자에게 성서과 묵주를 들고 잘 차려입은 여인이 그의 종교적 의무를 상기시키고 있다.
(5) Gula는 폭식(Gluttony)을 의미한다.
식탁에는 커다란 칠면조 요리가 놓였고 여인은 쉴새 없이 음식을 차려 내오고 있다. 뚱뚱한 남자와 그의 뚱뚱한 아들이 먹는 동안에 종으로 보이는 날씬한 남자에게는 음식을 나누지 않는다. 그는 허기져 물을 들이킨다. 폭식은 이기심의 발로로 인색함을 부른다.
(6) Avarcia는 탐욕(Greed)를 의미한다.
부패한 재판을 묘사했다. 재판관 뒤편에 한 인물이 뇌물을 공여하고 상소를 하러 온 사람의 뒤편에 서 있는 두명의 배심원은 이를 모른 채 한다. 뇌물을 받고 재판을 행하는 것, 그 판결을 굽게하는 것,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이웃의 이익과 복지를 외면하는 것 이 모든 것이 탐욕이다. 모든 공정하지 못한 저울 추는 탐욕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한 개인이 가진 사회적 지위 때문에 공정한 경쟁에서 박탈을 경험하는 것 역시 탐욕의 산물이다.
(7) Invida는 질투(Envy)를 의미한다.
평범한 사람이 귀족의 부유함을 갈망하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시기는 그의 삶의 양식이다. 그 아래의 두 마리의 개와 뼈다귀는 ‘한 개의 뼈다귀는 두 마리 개가 나눌 수 없다.’는 네덜란드 속담에 근거한 것으로, 곧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질시하여 그것을 탐하는 인간의 사악한 마음을 지적한 것이다.
주변의 4개의 원 속에는 인간의 4단계 종말이 그려져 있는데,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죽음, 최후의 심판, 천국, 지옥을 보여준다. 병색이 짙은 환자위로 천사와 악마가 그를 지켜본다. 카톨릭적 배경으로 '병자성사' 장면을 묘사한 것 같다. 오른 쪽 위의 최후의 심판은 죽은 자들이 부활하는 동안 하늘 보좌에 앉으셔서 12사도와 함께 심판하는 장면을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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