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백팔염주를 헤아리다//
"네 머리가 희어져 간다
네 얼굴이 늙는구나
힘드냐?
얘야,
세상 사는 게 힘이 드는 모양이로구나,"
"가지 말았어야 할 곳을 가면
늘 불안한 거지.
몸과 마음 전부가 말이다
거길
무엇하러 갔었느냐"
"먹지 말았어야 할 음식도
먹었던 게로구나,
그 고통을 누가 알겠느냐?
아파서 뒹굴어야 하는...
인내하기 힘들은 육신의 아팠던 순간들을!"
"살다보면 말이다.
보지 않아야 할 것도
보고 살아야 했을거다.
두렵기도 했을거고, 밤잠을 설치기도 했을거고
소나기 쏟아지는 밤 천둥치는소릴
어미라고 모를 리 없지"
"듣지 말아야 할 걸 들었던
적도 있었겠지
들으면서 갈등과 번민속에서
가슴을 아리게 한 적이
한 두번에 넘어갔을 리 없을테고..
그렇다고 누가 널 대신 해서
울기라도 하더냐."
"용케
잘 참아왔으면서
왜 벌써
내게 와
"어머니, 저를 늙게 해 주십시오" 하는 것이여"
"멀었다, 아직 멀었다.
이눔아!
해가 저물면 등불을 들고
가는 길을, 가야 하는 길을
재촉 해야 하는 것이 살아가는 법인거여!!
그게 인생이란거지"
"사냥꾼이 쏜 화살에 맞은 노루가
여기 아닌 다른 길로 갔던 들
오늘 죽지는 않을것을 어찌 알기나 했겠느냐
그게 팔자인거지"
ㅡ어머님 말씀속에
"백팔염주를 헤아리다" (할머니 제삿날)
05.03.29 지은이 없음 삼장법사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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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마음이 차분해 집니다 오랫동안 머물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