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삼성 총학 추천제 발표 및 철회 내용을 보며, 그냥 이런 저런 개인적 잡생각을 남기고자 글을 씁니다.
(제가 237689번 삼성 총학 추천제 관련 댓글을 달았는데 그에 대한 확장 글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저는 이전에 짧으나마 삼성 그룹에서 몸 담은 바 있고, 그런 정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 그룹이 앞으로도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아 한국 경제에 이바지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제가 삼성 PR팀 같네요 ㅎㅎ 물론 이슈가 되는 삼성 오너 체제의 부작용, 협력 업체 압박을 통한
나홀로 성장에 대한 비판 등은 달게 받아 들이고, 앞으로 꼭 개선해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논리적으로 탄탄하게 무장해서 제가 옳다고 얘기하고 싶지도 않고, 제가 특별히 옳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객관적인 근거보다는 제 개인적 경험과 감, 감정을 토대로 글을 쓸 것이기 때문에 논리적 비타당성,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등도 분명 있을 것 있고, 그러한 지적에 대해서는 달게 받겠습니다.
또한, 제 정치성향을 얘기하자면, 이것이 근거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카페 내 236248번 '정치성향 테스트' 글에서
결과가 '제 3의 길'로 나온 점 참고해주세요. ^^ (참고로 전 박원순 시장의 Big Fan이며, 지난 대선 때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고, 현재는 조금 걱정은 되지만 안철수 신당을 믿어볼까 고민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제가 아는 삼성 그룹은 학연, 지연을 극도로 지양하고, 사내 정치가 전혀 없는 조직은 없지만 최대한 능력 위주로
사람을 평가하는 몇 안 되는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삼성에서도 고려대는 특별히 '으쌰 으쌰'하는
느낌이 좀 있습니다. 워낙 어디서나 '으쌰 으쌰' 하기 때문에)
물론, 소위 대학 서열화에서 Top 군을 형성하는 SKY와 서성한이 주류를 이루고, 경북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경북대 비중이 높은 편이긴 합니다. 하지만, 인서울, 수도권, 지방국립, 지방사립 등 다양한 대학 출신의
사람들이 주류는 아니지만 상당히 많이 삼성 그룹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제가 아는 삼성에서는
자연스럽게 알게 되긴 하지만 직장 동료가 어느 대학 나왔는지 별로 궁금해하지도 않고 잘 물어보지도 않는 편입니다.
반면, 제가 이직 후 현재 다니고 있는 곳은, 삼성 그룹만큼 사람을 많이 뽑지 않아서 그런진 모르겠으나
SKY의 비중이 아주 높고, 학연과 지연이 생각보다 꽤 끈끈하다고 느낍니다. (아직 이런 것 땜에 피해본 적은 없지만,
그런 점들이 향후 유리 천장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는 것을 보면, 그런 문화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소위 '관리'의 삼성이 바보도 아니고, (사실 이런 안 좋은 여론이 나왔으니 바보같기도 ㅎㅎ)
이번 발표가 사회의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좋은 취지에서 추진했다고 생각합니다.
삼성 경영진이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삼성은 다양한 인재를 차별 없이 뽑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다"라는 것을 제도화한 것 아닌가, 또 기왕이면 이를 통해 사회적으로도 인정도 받고 말이죠.
전 다른 대기업들도 이번의 방법론은 틀렸지만 삼성의 인재 채용 철학/방향성에 대해서는
뜻을 함께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삼성 뿐 아니라 최근 대기업들의 경우 협력 업체와의 상생이라든지,
사회적 환원이라든지 이런 부분들도 미약하나마 점진적으로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그런 관점에서 사람이든 조직이든 비록 어두운 면이 있지만 밝은 면도 봐주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 개인적인 얘기를 좀 하면, 전 가끔 직장 동료들과 같이 술 마실 때 서로, "대기업이 이러면 정말 안 돼.
우리나라가 이렇게 가면 안 돼."이러면서 시국을 걱정하면서도 "올해 성과급 얼마 나온대? 아... 회사가 이익을 X나게
뽑아야 되는데... 내년에 업체 비용을 더 줄여야 하나."이러면서 이율 배반적인 얘기를 하는 사람입니다. 또,
제가 달성하는 회사 영업 이익의 대부분이 제 월급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고 주주(특히 오너)들의 배를 불릴 것임을
잘 알면서도,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고 가계를 꾸려나갈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조직에 충성하려고 하는 그런 사람입니다.
전 그냥 이런 사람이지만, 그게 또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쓰다 보니 두서 없이 글이 길어졌는데, 가끔은 비스게 사회/정치 글을 보면 너무 편가르기가 심한 것도 있고,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글과 댓글이 난무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그런 글을 남길 때도 있음에 반성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저희 카페 비스게만큼 매너 잘 지키는 게시판도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얘기를 좀 더 드리면, 제가 군대에서 아직도 황당하던 게 제가 강남에서 초중고를 나왔다는 이유 때문에
짬 안 됐던 초반에 엄청나게 갈굼 당했습니다. 전 강남에서 태어났을 뿐이고 연립주택에 살던 평범한 가정이었고,
아니 오히려 군대가기 직전에 어떤 사유로 가세가 최악의 상황으로 기울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이 XX. 강남 사는 오렌지 XX."라며 자기 기분 나쁘면 때리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를 그냥 그렇게
바로 정의하더라고요. 그 때 생각한 게 있습니다. "단정 짓지 말자.". 그런데 저도 아직 참 어렵네요. 단정 안 짓는 것.
사람은 가치관이 다 다른 건 당연한 것 같습니다. 연애관, 직업관, 정치관 등등 여러가지 생각에서 서로 잘 맞는 것도
있지만 안 맞는 부분은 싱크로율 0%에 가까운 경우도 느끼곤 합니다. 저와 정말 친한 형의 경우 대화 주제의 대부분은
정말 다 짝짝꿍이 맞는데, 정치 얘기만 하면 "아, 이 형 나랑 생각이 진짜 다르구나."라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이 형이 싫어지느냐, 그렇진 않은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이 형은 저랑 나이 70 먹어서도 한 낮에
할 일 없이 만나서 수육에 소주 한 잔할 거라고 생각할 정도로 친하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선배 중 한명입니다.
서로의 생각을 펼치되 싸울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부대끼며 사는 건데, 조금 부대끼면
서로 가볍게 맞춰도 가보고, 많이 부대끼면 "그래.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지만, 내 생각도 한 번 들려주자."라는 느낌으로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쭉 읽다보니, 논지가 왔다갔다 하네요. 하지만 굳이 고치진 않으려구요. 뭐 사람이 이랬다 저랬다
생각이 정리됐다 안 됐다 할 수 있는 거고. 또 그게 저니까.
마지막으로 뜬금 없이 전 토론토 랩터스가 플레이오프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Go Raptors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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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랩터스 플레이오프 가겠죠. 저도 삼성의 조직 문화 자체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삼성을 둘러싼 한국 사회 전반을 함께 생각해야 하지 않나 하고 느꼈습니다. 삼성이 아닌 다른 기업이 이렇게 했다면 하나의 시도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었겠지만 한국 사회의 수퍼갑인 삼성이 그랬으니 받아들이는 차원이 달랐겠죠.
기왕이면 컨파까지 가면 참~ 좋은데 ㅎ 그리고 그쵸 워낙 삼성이 주목 받는 기업이다보니... 경솔했던 면도 분명 있는 것 같고요.
음 랩터스가 플옵에 가길 바랍니다. 근데 질문이 있는데,
"저는 이번 총장 추천제가 소위 '관리'의 삼성이 '바보'도 아니고, (사실 이런 결과가 나왔으니 '바보' 맞네요 ㅎㅎ)
인재 채용에 있어 사회의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좋은 취지에서 발표했다고 생각합니다.
삼성 경영진의 속내야 어쨌든 삼성은 "다양한 인재를 차별 없이 뽑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다"라고 인정 받고
싶었다고 생각합니다. -> 요 부분이 이해가 잘 안갑니다, 어떤 면에서 이런 측면이 있는건지 설명 좀 해주실 수 있나요? 잘 매치가 안되서요.
아, 제가 표현을 잘 했어야 하는데... 제 생각은... 삼성 경영진이 진심으로 "우리는 다양성이 중요해. 학벌을 차별하지 않는 그런 문화를 더 만들어 나가자."라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우리가 학벌 차별도 실제 별로 안 하고 있는 편인데, 이런 걸 좀 광을 내서 칭찬 좀 받아볼까."라고 생각했는지 그 속내는 모르겠다는 의미였습니다.
말씀하신 부분을 나름 본문에도 수정을 해봤는데, 워낙 글재주가 없어서 ㅎㅎ 아무튼 댓글과 본문 수정한 내용으로 이해가 되셨으면 합니다.
다양한 인재를 차별없이 선발하는것과 총장 추천제가 무슨연관이 있나요? 비꼬는게 아니고 진지하게 여쭙습니다.
한국의 모든 대학에 추천권을 배정한 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타대기업들이 크게 선호하지 않는 학교에도 추천권이 일부 배정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그런 대학에 다니는 학생분들은 서류 통과가 면제되기 때문에 물론 비중의 차이야 나겠지만 더 다양한 대학출신별로 구성된 인재 채용이 가능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쿼터 할당도 차별 아니냐고 하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다른 대기업들 대비 훨씬 나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부 삼성이 대학 줄세우기를 한다, 또 사회적으로 갑질하려고 한다라는 의견이 있던데, 삼성 그룹이 그럴 의도는 없었다고 봅니다. 오히려 다양한 대학들을 배려했다고 칭찬받을
@J. Valanciunas 거라고 기대했을 것 같아요. 판단 미스였고 결국 완전 욕만 먹고 접었지만. 그리고, 댓글 앞부분에 대해서 보충 설명드리면, 쿼터를 줘놓고 그 대학 사람들을 아예 안 뽑긴 힘들 거든요. 추천하라고 하고 다 탈락시켜 버리면 생색내기네 어쩌네 또 여론의 공격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도 비인기대 출신 분들의 취업 확률이 높아질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사회적 의무를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것 같긴 합니다. 다만 그 사회적 의무를 누가 지우지도 않았는데 그들 스스로 부담하면서 추천'權'을 부여하는 걸 보고 있자니, 쉬운 말로 벙~ 찌더라고요. 차라리 내규화하여 차후 언론에 흘리는 방식을 취했다면 호평가를 받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총장 추천제의 이면에 있는, '자신들의 힘에 대한 과신'이 너무 쉽게 보이니 거부감이 많이 들더라고요. 대놓고 으스대지 않는 기업이었는데 이번에는 왜 경동했을까요, 이제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렇다면 큰일인데 말이죠. 의문이네요.
전 이번 총장추천제가 예전 노무현이 공무원채용시 했던 지역인재추천제와 비슷한거처럼 느껴져요. 사람들이 삼성을 욕하지만 막상 본인에게 삼성취업기회를 준다면 응할 사람이 태반인 현실에서 차라리 이런 추천제가 학벌차별없이 지방대생에게도 기회가 더 간다고 봅니다.
서류 광탈될게 서류 통과는 될 수도 있는 좋은(?) 제도인 면도 있죠. ㅋ
서울대를 시작으로 우리나라 대학은
대부분 수능실력으로 랭킹이 떨어집니다
지방대에 지역추천을 안주는것이
학벌차별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ANSWERING 그렇게 보실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드네요. 다만 다른 댓글에도 의견을 달았지만 쿼터를 줬다는 건 그 만큼 그 대학 출신들을 뽑을 의지, 책임감이 부여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리고 총장 추천제만 있는 건 아니니까, 또 다른 일반 서류 전형을 통해 경쟁하면 되고요. 하지만 누구에게나 더 오픈된 기회를 주는 것이 궁극적으론 저도 맞다고 봅니다.
기존의 싸트가 총장추천제보다 학벌구조에서 자유로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준이 무엇이 되었든 기존의 문제시 되던 학벌구조를 그대로 박아놓듯 추천권의 수를 갈라놓았으니 당연히 말이 많을 수밖에 없죠. 사회정의 다 떠나서 기업 입장에서도 실수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삼성의 문제는 글쓴 분께서 지적하셨던 이건희 일가 문제, 하청업체 피말리기 등이 너무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를 단순히 한번 짚어주고 넘어가기엔 사회적으로 큰 걸림돌이죠. 과거 X파일 문제, 검찰, 노조파괴 등 노동자문제, 온갖 것들이 다 이건희 중심의 구조에서 나오는 게 크기 때문입니다. 이상호 기자의 해고, 노회찬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 그리고 이번에 나오는 영화 또 하나의 약속까지. 심지어 영화도 또 하나의 가족에서 여러가지 문제로 바꾸었구요. 그 노무현조차 삼성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만큼 삼성의 힘은 이미 지나칠 정도로 한국 내에서 막강합니다. 전 이런 삼성, 넓게 봐서 재벌들이 만드는 여러 문제들이 오히려 사회를 더 좋지 않게 만들고 있다 봅니다. 힘을 약화시킬 필요가 있다 생각해요. 이런 힘을 알고 있으니 이번 문제도 그만큼 이슈가 된 것이겠죠.
그리고 토론토는 플레이오프 갈 겁니다. 걱정 너무 안하셔도..
취지는 서열화라던가 위력을 과시하려 했던 건 아니고, 각 대학에 최소한의 인원을 보존해준다는 의미인것 같습니다. '가끔은 비스게 사회/정치 글을 보면 너무 편가르기가 심한 것도 있고,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글과 댓글이 난무하는 것 같습니다' 동의합니다.
학교별 학생들의 실력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경북대 100명, 부산대 90명, 영남대 45명, 부경대 45명, 동아대 25명, 한동대 20명, 울산대 15명, 창원대 12명, 동의대 12명, 경성대 10명 등을 배정하였는데 이에 비해 호남 지역 대학을 보면 전남대 40, 전북대 30, 조선대 12, 순천대와 목포대와 호남대에 각각 10명, 군산대와 동신대에 각각 8명입니다. 이걸 어떻게 보시나요?
다른 얘기입니다만, 여기에 대해서 전남대 총장이 반발했는데, 인터넷상에서는 전라도 놈들 또 열폭한다며.... 아.... 진짜 그런 것들 다 못 죽이나요
삼성이 1938년인가 대구를 기반으로 창업한 회사다보니, 정치색을 떠나서 경상도 출신에 대해 좀 더 선호해왔던 건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현재 최지성 부회장 바로 전에 삼성그룹 부회장을 역임한 김순택씨도 경북대 출신이고요. 그 전 이학수 부회장도 부산 출신이네요. 아무튼 경북대 등을 중심으로 한 영남권 출신이 임원을 꽤 많이 다는 것도 맞습니다. 저도 삼성이 완벽하게 학벌, 지연 차별이 없는 조직이라고는 생각 안 하고요. 될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나마 Top 대기업 중에서는 차별이 적다고 생각하고요. 돌샘님이 올려주신 리스트를 보면, 분명 개선이 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다른글에도 썼지만 삼성의 채용방식은 타기업보다는 비교적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