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님 이 약은 왜 전과 다른 거죠. 다른 약으로 잘못 조제해준 것 아니에요"
일선 약국들이 약이 다른 약으로 오인투약한 것으로 알고 약국에 문의 또는 항의 전화하는 경우가 생길때가 종종 있다.
이는 제약사가 약의 낱알의 색이나 크기, 모양 등 성상을 변경하면서도 약국에 이 같은 사실을 능동적으로 홍보하지 않으면서 벌어지는 광경이다.
최근 서울의 강동구 모 약국 C약사는 "일부 제품에 대한 성상변경이 이뤄졌는데도 정작 약국에서는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는 제약사들이 적지않다"며 "약국에서 변경된 성상에 대해 환자들에게 설명하지 않을 경우 약이 잘못 조제한 게 아니냐는 물음을 해오는 일이 간혹 있다"고 말했다.
C약사는 "근화제약의 '어린이로날정'이 최근 분홍색에서 희색으로, 삼일제약의 '액티피드시럽'이 노란색에서 투명색으로, 한독약품의 '(코)아프로벨정'이 크기가 작아졌지만 그에 대해 정보를 전하는 해당 제약사나 도매업체는 없었다"며 "성상이 변경된 약을 처방받은 환자는 기존 약과 다르다는 의심을 약국에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을 제약사가 인식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성동구의 모 약국 K약사는 "중외제약의 '리바로정'이 최근 흰색에서 분홍색으로 성상을 변경됐을 때 환자에게 일일이 그에 대해 설명했다"며 "만약 환자에게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을 경우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해당 제약사는 물론 도매가 이를 충실하게 통보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약사는 이어 "변경된 제품이 들어와서 환자에게 이를 자세히 설명했는데 이후 바뀌기 전 제품이 다시 공급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며 "약국은 이럴 때마다 또다시 변경된 사실을 환자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하는 일이 있다"고 불편한 사례를 밝혔다.
삼일제약, "거래 도매 등에 변경내용 통보"
삼일제약 '엑티피드시럽'도 지난 1~2월 타르색소를 빼 투명색으로 성상을 변경했다. 엑티피드시럽 담당 PM은 "지난해 타르색소에 대해 인체의 안성성에 의문을 제기됐기 때문에 아예 제조과정서 제외시킨 것"이라며 "해당 내용을 영업직원은 물론 거래 도매업체에게도 통보한 바 있다"고 말했다.
도매, 도도매 공급 약은 정보전달 힘들다
서울의 모 약국주력 도매업체 핵심임원은 이에 대해 "제약사가 성상변경 등에 대해 거래가 있는 도매업체에게는 이를 통보하는 것은 맞다"며 "하지만 도도매를 통해 공급되는 경우 전혀 약국에서 이 사실을 알 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직거래 도매가 도도매로 공급되는 제품에 까지 해당 제품정보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이라며 "또 대부분의 도매 영업사원이 성상변경까지 충실하게 전달하는 일도 매우 드물다"고 실상을 밝혔다.
한편 근화제약은 '어린이로날정'을 지난해 11월 분홍색 성상을 착색제를 빼 희색으로 성상을 바꿨다. 근화 관계자는 "분홍색일 때는 빛을 받을 경우 얼룩이 지는 듯해 불순물 함유로 오인할 수 있어 착색제를 뺐다"며 변경 이유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