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큰아들이 군대 갔습니다.
아버지가 갔던 논산 훈련소로 갔습니다.
아들은 익산에서 학교를 다녔습니다.
그곳 선후배, 벗들과 어울리다 간다고 지난 목요일에 내려갔습니다.
아버지가 믿는 만큼만(?) 늠름하게 잘 다녀오겠노라고 작별인사를 하였습니다.
서른 두해 앞 나도 군대 갔었습니다.
앞날 저녁에 벗들과 "타이타닉"(제목은 달랐던 거 같음) 영화를 보고 술에 취했었습니다.
영화에서는 한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는 엄숙하면서도 아쉬움 가득한 분위기였습니다.
"Auld Lang Syne" (그리운 옛날)이 흐르면서 카운트다운을 합니다.
그리고 배는 부숴집니다.
우리가 ‘석별’의 아쉬움을 노래한줄 알았던 이 노래가 헤어졌다 다시 만났을 때의 기쁨을 노래함을 안 것은 한참 뒤였습니다.
배는 침몰하고 두 남녀가 보여준 애틋한 사랑은 감동으로 남았습니다.
다른 한편 죽어가며, 또는 살아남겠다고 몸부림치는 모습은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벗들과 헤어져 둑길을 쓸쓸히 걸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영화 속 장면들을 떠올리며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내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하였습니다.
입대하던 날 어머니는 점심으로 짜장면 한 그릇 사주시며
"사내는 군대 다녀와야 사람 구실한다."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지금 사람 구실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먹게 된 어머니의 "짜장면"은 그나마 위안거리였습니다.
아들과 헤어져 산 지가 벌써 일곱 해째 됩니다.
제도권 학교가 싫어서 멀리 떨어진 대안학교로 보내며 떠나 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렇게 또 헤어지는 데도 크게 서운하지 않습니다.
아들도 그러하고요.
겉으로는 남들이 느끼는 감정과 다르다고 굳게 믿으면서도
속으로는 안타까운 마음 그득합니다.
그건 둘만이 갖고 있는 짠한 구석이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도 먼저 꺼내지 못하고 얇은 미소로 서로를 위로해야 하는 그런 짠함...
헐리우드의 톱스타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 사이의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46억원을 벌었답니다.
첫 사진을 독점한다는 조건으로...
중국에서는 한 재래식 화장실에 신생아가 빠졌다가 구사일생으로 구출되었답니다.
엄마는 16살 소녀, 아빠는 18살.
배가 아파서 화장실 갔다가 아이를 낳고 빠진 아이를 내버려 두었답니다.
아이 소리가 없기에 죽은 줄 알고 그냥 집에 와서 잤답니다.
기가 막힌 일이었습니다.
둘 다 참으로 어처구니없습니다.
부모를 선택할 수 없기에 아주 또렷이 나뉜 두 아이의 운명을 보면서
사주팔자를 떠올려 봅니다.
그러하니 자기 앞길에 닥치는 어려움을 누구 탓으로 할 수 있겠어요?
아들이 입대 날짜가 다가오니까 연기하고 싶은 뜻을 비추드라고요.
가기 싫다고도 하고..
안 갈 기회를 주었음에도 다녀오겠다고 해놓고...
온당치 못한 방법으로 안 가는 사람들 많이 있습니다.
아들은 합당한 방법으로 안 갈 수도 있었으나 스스로 선택했습니다.
이미 결정하였기에 더는 얘기를 꺼내지 않기로 하고 함께 술잔을 기울였습니다.
아비가 뛰어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형편없이 모자라지도 않습니다.
그저 서로를 믿고 안분지족하며 살아가기로 하였습니다.
그동안 보여준 듬직한 아들을 믿습니다.
잘 마치고 한층 더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제대할 것입니다.
다가올 삶을 잘 설계해오기로 약속했습니다.
두 해 뒤를 오늘부터 잠자코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다섯 달 뒤에는 작은 아들이 갑니다.
그 때는 좀 다를 거 같습니다.
형 보다 덜 믿음직해서...
그래도 두 아들은 아비보다 사람 구실 잘 할 거라고 믿습니다.^^
7월 6일로 군대 갈 날 잡아 놓코 날자 세는 놈이 있씅깨 넘 일 안 겉으요! 어찌 요상허니 광주 훈련소로 간대서 나가 국방부에다가 탄원서를 내서라도 전방으로 보내뿐다고 겁을 줬더마는 총 들고 내리 와 뿐다 안 허요? 군대 안 간다고 눈에 배기는 놈이 아닝깨 핵괴 있쓰나 군대 있쓰나 그거이 그거제 뭐~! ^^
에궁~~ 가심이 쓰리네유~~ 요새는 아버지덜이 우신다던디... 불무님 마음이 무척 안쓰러우신 것이 느껴집니다. 울 아들이 예전에 군대 갔을 때 4개월이 고비더라구요. 부모 마음이 늘 안쓰럽고 잘 있나 불안하고....조금 지나니까 잘 지내겠지 하고 좀 마음이 놓입디다. 잘 다녀왔구요.
잠이 안 와서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 여기에서 불무님 글 보고 갑니다. 씩씩하신 것 같지만 맘 따뜻하시고 여리신 것 같고 가슴이 공허해 보였는데 위로의 말씀을 제가 해 드릴 나이도 아니고 인생도 한참 덜 살아서 그냥 안 되어 보였는데 오늘 글 보니 제가 괜히 짠해지네요 담에 뵈면 술 같이 마셔요
첫댓글 울 아들도 여름 한더위에 간다는디....... 부모는 자식앞에 내색업시 가슴속으로 짠한맘 삭이구. 떠나는 자식도 부모앞에선 짠한 모습 감추려고 ....... 에구 나가 울다들 보내는거 맹키로 짠해서 맴이 영~ 그러네요......
에궁, 농부님네도 7월에 큰아드님 군대 보내시넹~~ 맛난 것 많이 해 주이소이~~ 잘 다녀오실 것이그만유^^
옆에 있어야 뭘 해 믹이든가. 어찌 해 보껀디!!
근디!! 자구로 남자는 군대 같다와야 철 든데요...
7월 6일로 군대 갈 날 잡아 놓코 날자 세는 놈이 있씅깨 넘 일 안 겉으요! 어찌 요상허니 광주 훈련소로 간대서 나가 국방부에다가 탄원서를 내서라도 전방으로 보내뿐다고 겁을 줬더마는 총 들고 내리 와 뿐다 안 허요? 군대 안 간다고 눈에 배기는 놈이 아닝깨 핵괴 있쓰나 군대 있쓰나 그거이 그거제 뭐~! ^^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농부님 말씀이 너무 재미있어서 한참을 웃고 갑니다..그 아버지에 그 아들같습니다..농부님...ㅎㅎㅎㅎㅎ..그래도 군대 보내면 많이 안스럽고 보고 싶을텐데..있을때 잘해주세요..ㅎㅎ(꼭 제가 군대 다녀온것 같네요..ㅎㅎㅎ)
불무님..죄송해요..많이 쓸쓸하실텐데...^^ 아드님..아주 잘 이겨내고 늠름해져서 돌아올겁니다...^^ 걱정마시고 아버님 건강 잘 챙기시고 기다리시면 될듯합니다..^^ 그렇지요?,,화이팅 입니다..
에궁~~ 가심이 쓰리네유~~ 요새는 아버지덜이 우신다던디... 불무님 마음이 무척 안쓰러우신 것이 느껴집니다. 울 아들이 예전에 군대 갔을 때 4개월이 고비더라구요. 부모 마음이 늘 안쓰럽고 잘 있나 불안하고....조금 지나니까 잘 지내겠지 하고 좀 마음이 놓입디다. 잘 다녀왔구요.
불무님 아드님도 잘 다녀 오리라 생각됩니다. 작은 아드님도 군대 또 간다니, 그 집이 애국자이시그만. 두 아덜 건강히 잘 다녀 오이소^^
그 심정 알고도 남지요. 근대 아들들 우리가 생각했던것 보다 훨씬 늠름하고 잘 견디어 내더군요. 울 아들을 보니 그래요. 넘 걱정 마세요.
어떤 엄마는 남편을 대신 보내고 싶었다는디,,,그 남편에 엄마는 어떤 생각이었을까나,,,,대부분 엄마들이 이런 글 올리는데 아버지께서 쓰신글이라 느낌이 묵직 합니다
아드님 군대 건강하게 잘 다녀 오기를 빌겠습니다. 저는 아들이 이제 중3학년이라서... 더 있어야 군대 보내겠네요. 불무님... 기운 내세요.
아~~대학로에서 봤던 그 예쁜 아들인가요? 엄마가 딸 해산 도우며 우는거랑 아빠가 아들 군대보내는거랑 같은건가?논산서 퇴소할적에 술 한잔 기울이게 대전 오삼...옵빠.. 화이팅!!!
나는 아들도 딸도 없지만 이글 읽고 상상력을 동원해서 간접 경험하고 갑니다.. 그런데 흰민들레님 군대마친 아들소리듣고 또 한번 더 놀래고... 위에 중국소녀같이 16살에 애기 낳았어요? 와 그리 젊어보이요???
히히 늘 좋은 말씀 해주시니 오늘 아침 더 기분 좋네요~~ 오늘도 즐거운 날 보내세유^^
이제 아들을 군대를 보내놓았으니 대통령 출마에는 지장이 없겠네요. ㅎ.ㅎ. 군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의 마음.. 언제나 각정반 자랑반이지요. 저는 두 놈이 다 제대를 해서 마음이 느긋하기는 하지만... 둘다 군에 있을 때는 노심초사가 되더라구요. 늘 좋은 날 되시길...
불무님, 전 아들이 없응께 그 맘을 다는 알지 못하지만 그대신 사위는 꼭 군대 댕겨온 놈을 볼랍니다.'이상없음'을 국가에서 인정한것잉께...건강히 군생활 잘 하리라 믿습니다.첫휴가때 먹고싶은 과자 100가지를 빽빽히 써 온 옆집 아들이 생각나네요.
군대라는곳.. 거기도 인간이 숨쉬는 곳이며..정이 있는곳이며..사랑이 있는 곳이라 생각하십시요--20여년넘는 세월 얼룩무늬제복과 함께 살면서도 군인만 보면 가슴이 뛰는걸 보면 난 천상 군인의 아내입니다..ㅎㅎ
표현은 하지 않지만 작은 미소속에 모두 담겨 있으리라 생각 됩니다 기운 내시고 행복한 일들만 있으시길......
잠이 안 와서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 여기에서 불무님 글 보고 갑니다. 씩씩하신 것 같지만 맘 따뜻하시고 여리신 것 같고 가슴이 공허해 보였는데 위로의 말씀을 제가 해 드릴 나이도 아니고 인생도 한참 덜 살아서 그냥 안 되어 보였는데 오늘 글 보니 제가 괜히 짠해지네요 담에 뵈면 술 같이 마셔요
아 저 누군지 모르지요?? 맞쳐보세요?? 아직도 모르시겠지요?? ㅎㅎㅎ 저 불무님이 지어 주신 예명이 복실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