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개회식 도중 문제의 드래그 퀸(여장 남자) 장면에 중심 인물로 출연했던 프랑스 DJ 바버라 부치가 온라인에서 살해 협박을 받은 뒤 당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영국 BBC가 30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녀는 문제의 장면 정중앙에 후광(halo)처럼 보이는 은색 머리장식을 한 채 드래그 예술가들과 춤꾼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이 장면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명화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격렬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는데 부치에게 살해 위협까지 가해진 것이다.
개회식 예술감독 토마스 졸리는 이런 해석을 부인했다. 몇몇 미술전문가들은 그리스 신화 의 신들과 더 닮은 점이 많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변호사 오드리 음세라티는 부치가 "살해, 고문, 성폭행 위협을 받고 있다"며 "수많은 반유대, 동성애 공포, 성차별, 비만 공포(grossophobia) 모략의 타깃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치가 여러 장의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부치 자신도 "사이버 희롱"의 타깃이 되고 있다며 자신이 받는 메시지들이 "점점 극단으로 치우친다"고 말했다. 프랑스 당국은 통상 고소장을 조사한 뒤에야 공식 경찰 수사에 착수할지 여부를 결정한다.졸리는 'Festivity'라 이름붙인 문제의 장면이 '최후의 만찬'에 영감을 얻은 것이 아니었으며 그리스 신화에 영감을 받아 다양성을 축하하려는 의도였다고 반박했다. "전복을 꾀하거나 조롱하거나 충격을 줄" 의도도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졸리는 또 그리스 신 디오니소스를 표현한 인물이 식탁 위에 떡하니 앉아 있는 것만 봐도 '최후의 만찬'에 영감을 얻은 것이 아니란 점이 명확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몇몇 시청자들은 명화를 패러디한 것으로 해석했는데 유사점 때문에 공격 받았다고 받아들였다.
프랑스 가톨릭 주교들은 기독교인들이 쇼에 상처 받고 공격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어떤 종교집단에 무례함을 보여줄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공동체의 관용을 축하하려는" 의도였다고 밝혔다.
부치는 인스타그램에 성명을 첨부하며 "몇몇이 뭐라고 말하건, 난 건재하다. 난 스스로를 부끄러워한 적이 없었으며, 난 예술가로서의 선택을 비롯해 모든 일에 책임을 다한다. 내 평생, 난 피해자로 있는 것을 거절했다. 난 입을 닫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나아가 개회식 공연에 나선 일로 “지극히 존중받았다”며 “내 가슴은 여전히 기쁨으로 가득하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장면에는 부치 외에 프랑스 드래그 퀸 니키 돌과 드래그 레이스 프랑스 참가자들이 함께 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디오니소스로 분장한 가수 필립 카테린느가 신곡 'Nu'(나체)를 부르는 뒤에 서 있다가 난데 없는 성기 노출 논란에 휘말린 파리오페라발레단 수석무용수(에투알) 제르맹 루베도는 2022년과 지난해 한국을 찾아 '지젤' 등 무대에 올랐던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