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말 가네무라 선수가 올라오고 선두타자인 이학준 선수가 나섰다. 4구만에 헛스윙 삼진.
상대 투수가 가볍게 몸을 돌리는 순간, 우리 코치진이 바뻐졌다. 체인지업이 날카롭다, 공을 높게 보라 등등.
피칭중인 가네무라 선수
두번째인 황선일 선수는 최근 컨디션도 좋고 배팅감도 좋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었지만 신인급으로서 어느 정도 특급 투수의 공에 맞설 수 있을까 생각했다.
3구째 공에 황선일 선수의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았다. 딱! 맞는 순간 홈런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잘 맞은 공이었다.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
덕아웃에서 우리 선수들이 크게 환호를 하고 있는 동안 상대 투수가 약간 당황해 하는 얼굴이 보였다.
아마 놀랐으리라. 그리고 방심한 면도 없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후엔 약간 굳어진 얼굴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안타 하나와 볼넷 하나를 더주긴 했지만 무실점으로 이닝이 끝났다.
이후엔 일방적으로 경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2이닝을 삼진 3개를 잡아내며 호투한 장진용 선수가 갑자기 난조에 빠지며 상대 라인업중에 유일한 1군선수인 4번타자 등에게 연속으로 장타를 허용하며 대량실점을 하였다.
반면, 상대 선발투수인 가네무라 선수는 시리즈 연습을 겸하려는 듯 9번타석에까지 나오면서 3이닝을 단 1실점만을 허용하면서 호투했다.
홈런을 제외하고는 장타 하나를 허용하지 않고 안정된 경기를 보였다.
옆에 있던 일본 카메라 기자가 우리팀과 경기를 하는 와중에도 상대 투수만을 찍고 있기에 물었더니, 유명한 선수고 챔피언십 선발 투수기에 취재하러 나왔다고 했다.
점수차가 7점차까지 벌어진 4회말, 선두타자인 최길성 선수가 풀카운트접전 끝에 볼넷을 얻었다.
그리고 이어서 최동수 선수가 우전안타를 쳐냈다.
원아웃 2,3루. 최승환 선수가 우익선상으로 정말 잘 맞은 타구를 날렸다. 싹쓸이 2루타였다.
침체된 듯 했던 덕아웃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이학준 선수가 적시타로 또 한점을 추가했다. 그리고 다시 볼넷.
상대 덕아웃에서 타임을 요청했고 내야수 전원이 마운드에 모였다. 2억 2천만엔짜리 투수가 핀치에 몰린 것이다.
무표정했던 카메라 기자의 얼굴이 당혹감으로 물들었다. 동시에 우리는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다시 재개된 경기에서 정의윤 선수가 또다시 적시타를 쳤다. 단숨에 3점차까지 좁힌 것이다.
선수들의 얼굴에서 자신감이 내비치기 시작했다.
제아무리 일본 1군 투수라 하더라도 안타를 쳐내고 득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한 것이다.
4이닝을 마치고 뒷통수를 긁적이며 마운드에서 내려간 가네무라 선수는 다시 올라오지 않았다. 그 많던 방송 카메라와 카메라 기자들도 같이 구장에서 사라졌다.
경기는 다시 평소의 퍼시픽리그 경기처럼 진행됬다. 하지만 선수들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비록 이기진 못했지만 8회에도 추가로 3점을 내며 상대팀 선수들이 두번이나 더 마운드에 모이도록 만들었다.
경기 후 다시 훈련을 진행하는 선수들의 모습에선 자신감이 묻어났다. 평소와 똑같이 진행된 고된 훈련 뒤에도 웃음이 피어났다. 한 선수의 '이정도면 언제든 어떤팀을 만나도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이 귀에 들어왔다.
경기후 훈련중인 황선일, 정의윤 선수
이번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한 선수들은 돈주고 사지 못할 큰 경험을 얻었다. 자그마치 2억 2천만엔어치의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
앞으로 이번 리그에 참가했던 선수들이 얼마만큼 성장할지, 그리고 나중에 얼마나 이런 자신감으로 LG 트윈스를 키워나갈지 많은 기대감이 생긴 날이었다.
첫댓글 장진용 선수..볼이 너무 가벼워보여요...묵직하지가 못하고;;; 김민기,장진용,장준관,경헌호 선수 볼이 너무 깃털같은데.. 그거 어떻게 좀 안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