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신 분들은...
방학을 어떻게 보내시나요?
직장인이신 분들은...
날씨가 왜 이렇게 춥기만 한거야!! 그런가요 ^^
전...나름대로의 생활에 지쳐(?) 옛 영화를 보며 여유를 찾을까 하는데... 쫌 구식이죠 ^^;;;
3평 남짓한 공간 안에서만 쓰여지는 글들이 여러분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자못 궁금 하기도 하구요.
제일 최근에 읽은 책이 와인과 커피에 대한 책이었는데...
(읽었다기 보단 외웠죠... 왜 그런거 있잖아요?? 와인과 커피에 대해서 잘알면 어느정도 로맨틱 해질것 같은...^^;;;)
그 중에서 '데이빗 피셔'라는 사람이 쓴 [FBI과학수사:확실한 증거]라는 책을 읽다가 문득 다시 읽고 싶은 영화가 생각나더군요.
"양들의 침묵"이었습니다.
내친김에 비디오까지 다시 빌려 보았고...
(진짜로 스키장 콘도에는 비디오가 몇개 없더군요...)
두번째 얘기하고 싶은 영화...<양들의 침묵(the Silence of the Lambs)>입니다.^^
개인적으로...재미있으면서도 이유없는 찝찝함을 느끼면서 보았던 영화였습니다. "양들의 침묵"...
이 영화는 스릴러라는 장르와 잔혹한 장면, 그리고 연쇄살인과 성도착증등의 "비(?)아카데미"적인 요소들에도 불구하고 아카데미의 Big5 불리는 '작품상, 감독상, 남녀주연상, 각본상'을 수상한 유명한 작품이죠.
고등학생때였나요? 이 작품을 처음 보면서...뭐랄까요.....참..그렇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배우들의 너무나 훌륭한 연기, 이야기의 전개, 그리고 빈틈없어 보이는 연출...이런 것들이 너무 완벽해보여서 그런지...^^;;;
당시 영화를 보기 전에 원작을 읽어보았던 기억이 있는데...원작이 있는 영화를 보고 거의 실망을 했던 기억들을 싹~ 잊게 만들어 주더군요.
어느정도...머리가 큰(?) 지금 다시 봐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조금은 달라진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한니발 렉터"에 대한 제 생각이었죠...
매력적인...악마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사람... (헉!!! 내가...)
늙고 배나온 아저씨(?) 한니발 렉터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어렸을 때 보면서...'저 사람 참 연기 잘한다. 진짜 정신병자 같이 보인다'는 생각만 했었는데...
(그땐 '안소니 홉킨스'보단 '조디 포스터'에 눈길이 더 가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네요...^^)
한니발 렉터...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보통 영화의 살인자가 어떠한 동기에 의해 살인을 저지르는 반면 이 렉터박사란 인물은 마치 살인 그 자체를 즐기는듯 보입니다.
(소설 "양들의 침묵]" 속편인 [한니발]에선 그가 왜 '미쳤는가(?)'에 대한 나름대로의 동기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만...)
마치 어떤 예술품은 완성하는 것처럼 도취된 표정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자신이 완성한 그 예술품(?)을 먹기도 하죠...
그런 이유로 그는 정신병자로 취급되지만 너무나 정상적으로 보일뿐 아니라 훌륭한 두뇌의 소유자로써 늘 침착해 보이고,
상대방의 생각을 꿰뚫고 있는듯한 그 눈빛만으로도 공포를 느끼게 만드는 그런 사람입니다.
미식가이며 뛰어난 예술적인 심미안과 심리학 박사로서 뛰어난 지성을 지닌 사람...게다가 연쇄살인마...
배우라면 이런 역할...누구나 한번쯤은 탐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진짜로 한번정도... 에이...
한니발 렉터(안소니 홉킨스)는 그런 천재성때문에 희안한 지하감옥에 갇혀서 한번 대면하기도 힘든 그런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하지만 뚱뚱한 여자를 납치해서 그녀들의 가죽을 벗겨 옷을 만드는 '버팔로 빌'이라 불리는 연쇄살인마가 상원의원의 딸을 납치하자 FBI는 렉터의 지능을 빌리고자 풋내기 FBI훈련생 클라리스 스탈링(조디 포스터)을 그에게 보냅니다.
렉터는 스탈링의 남다름(?)을 한눈에 알아보고 그녀에게 조금씩 도움을 주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사건은 시작되죠...
이 영화는 어찌보면 철저히 남성위주의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여성들은 모두 범죄의 피해자 아니면 내면의 상처를 안고있죠.
반면 남성들은 렉터처럼 그녀의 모든것을 단번에 파악하고 그것에 대해 충고하거나, 스탈링의 상사 '잭 크로포드(스콧 글렌)'처럼 그녀에게 명령을 내리거나, 버팔로 빌처럼 적이 될 뿐입니다...
(잭 크로포드와 스탈링의 관계는 소설을 읽어보면 뭔가 더 오묘한 것이 있는 듯 하더군요...^^)
그런데 여성들은 어떤가요?
버팔로 빌의 범죄 대상자가 되기도 하고, 스탈링은 어린시절 아버지를 잃고 친척집에서 자라던 중 도살당하는 양들의 울음 소리를 듣게 되고, 그 양들을 도망치게 해주려다가 미움을 받은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그녀 자신도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이런 상처들을 깨우쳐 준 사람이 바로 렉터입니다...영화라서일까요?
그는 그녀와의 짧은 대화 후 단번에 이런 사실들을 알아 맞추죠...
그가 이런 사실들을 그녀에게 깨우쳐주는 두 사람의 첫대면은 너무나 강열합니다.
그 미묘한 긴장감은 보는 사람에게 어떤 면에선 섹슈얼하게 느껴지기까지 하죠...
분위기도 묘한 지하감방에서 두꺼운 유리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대한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강열한 인상을 받습니다.
스탈링은 렉터의 훌륭한 매너와 상대를 꿰뚫어보는 통찰력,
그리고 지성미에...렉터는 그녀의 꼿꼿한 자신감과 명석한 두뇌에... 매혹당했다는 표현이...어울릴까요?
렉터는 그 첫대면에서 그녀에게 어린시절 '양들의 울음소리'에 대한 기억을 깨우쳐 주게되고 그로부터 벗어날 것을 더불어 충고합니다.
제가 가장 인상깊게 보았던 장면들 중 하나가 바로 렉터가 탈출하는 '그' 장면입니다.
수사에 협조하는 조건으로 미술과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다른 곳으로 보내달라는 그의 요구를 윗쪽에서 들어주게 되죠.
입에 재갈을 물고...철창 속에 갇혀 있던 렉터는 철통같은 경비체제를 비웃기라도 하듯 경찰관들을 잔인하게 해치워버리고 유유히 탈출합니다...
경찰관의 얼굴을 물어뜯고 곤봉을 흔드는 그의 얼굴이 카메라에 잡힐 때의 그 공포감...그때의 살인자 표정...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라도 하는 듯이 곤봉을 흔들며 경찰관을 공격하는 그의 그 표정...안소니 홉킨스가 아니면 생각할 수 없을듯한...)
그렇게 자신만의 예술행위를 끝낸 렉터는 유유히 뒷정리(?)를 하고 경찰관의 얼굴가죽을 뒤집어 쓴 채 그렇게 탈출에 성공합니다.
이 장면에서 너무나 유명한...렉터의 손에 희생된 경찰관이 기괴한 모습으로 철창에 매달려진 장면(다른 영화에서 많이 패러디한걸 볼수 있더군요)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렉터가 탈출하고, 스탈링은 수사에서 제외되지만 그녀는 버팔로 빌에 대한 추적을 멈추지 않습니다.
그리고...드디어 그의 거처를 알게되고 단신으로 그곳을 찾아가죠.
이 장면 역시 참 훌륭하단 생각이 들었는데요, 수사국의 대원들도 어딘가를 향하는 모습이 스탈링의 모습과 교차편집 되죠.
-어찌보면 둘이 목적지가 같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하지만 수색대는 허탕을 치고, 스탈링은 단신으로 찾아간 그 곳이 바로 버팔로 빌의 거주지임을 알아차립니다.
-어떤 것을 보고 그걸 알게되죠.....영화를 보신분이라면 아시겠죠? ^^ -
숨막히는 긴장끝에 스탈링은 버팔로 빌을 향해 총을 쏘고, 사건은 해결 됩니다...
그 이후 스탈링은 졸업을 하고, 정식 FBI수사관이 되죠. 그리고...탈출에 성공한 렉터의 전화를 받습니다.
스탈링의 양들이 이제 침묵하고 있는지를 묻고 옛 친구를 만나 식사나 해야겠다며 여유있게 전화를 끊는 렉터...
잔혹한 범죄자가 탈출에 성공하는 보기드문 예의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면서도...'저런 사람이 잡히면 이상하지'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속편이 있죠... 아직 보진 않았지만...
[한니발]을 읽은 분들이라면 약간 멍하게 만드는 결말이 어떻게 영화로 표현될지 궁금해하실 듯 하네요. 저 역시 그렇구요.^^
많이 기대도 되고...한편으론 전편이 워낙 훌륭했기 때문에 약간 걱정도 되구요...
하지만 '안소니 홉킨스의 렉터'를 다시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대는 됩니다.^^
개인적으로 <84번가의 연인들(84 Charing Cross Road>과 <남아있는 나날(Remains of the Day)>의 안소니 홉킨스도 너무나 좋았지만 아무래도 "양들의 침묵"의 충격이 조금 더 컸나 봅니다.....^^
-<84번가의 연인들>을 다시 한번 더 보고싶네요...언젠가 여러분과 이야기해보고 싶은 영화 중 한편입니다.-
Have a good weekend... Everybody!!
(사족)
영화를 본 후 옆에 친구한테 한마디 했거든요.^.^
날 도끼눈으로 째려보데요....
"야. 렉터가 니 보면 좋아하겠다... 먹을거 많다고"
"버팔로 빌도 얼마나 좋아할까? 가죽 좋다고..."
........ -.-+++
"아아아아~~~ 때리지 말고 말로하자.. 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