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연기실습 수업 1회차 수업일지
1. 오리엔테이션 및 자기소개
첫 시간은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으로 시작했다.
“왜 연기를 배우려고 하는가?”, “이 수업에서 무엇을 얻고 싶은가?” 를 한 사람씩 이야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수강생들은 쇼호스트, 심리상담가, 직장인, 현역 배우, 뮤지컬 배우, 연기 경험자 등 매우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었다.
각자의 목표도 다양했다.
* 무대에 서고 싶은 꿈
* 감정 표현과 교감 능력을 배우고 싶은 마음
* 대본을 자연스럽게 말로 옮기는 방법을 배우고 싶은 것
* 배우로서 계속 성장하기 위한 훈련
* 노후에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하기 위해
* 연기를 통해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이러한 다양한 배경을 확인한 이유는,
참여하는 사람들의 수준과 경험에 따라 접근 방식이 달라질 수 있으며, 장면을 함께 만드는 과정에서도 각자에게 필요한 피드백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 장면연기란 무엇인가
이번 수업의 핵심이 되는 장면연기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배우는 공연이 끝나도 계속해서
* 새로운 희곡을 읽고
* 새로운 인물을 만나고
* 새로운 배우와 호흡하며
* 장면을 연구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배우로 성장한다.
미국의 대부분의 연기 아카데미에서 가장 많이 운영되는 수업이 바로 장면연기이며, 배우들이 작품을 끝낸 뒤에도 계속 훈련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고 소개했다.
=>장면연기는 단순히 장면 하나를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가 평생 계속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훈련이다.
3. 연기란 무엇인가?
“연기란 무엇일까요?”
여러 답변이 나왔다.
* 나 아닌 타인이 되어 그 사람의 행동, 생각을 취하는 것
* 대본에 의해 배우가 움직이는 것
* 상황의 충동을 표현하는 것
* 리액션
* 호흡
* 사람을 만드는 최고의 과정
모호하고 은유적 표현이 아닌 사전적 정의를 찾아야 한다고 코멘트를 주신 후,
“연기는, 배우가 자신을 표현도구로 사용하여 극중 인물(Character)로서 극의 주어진 환경에서 행동하는 것이다. 라고 정의했다.
* 참고: 스타니슬랍스키는 연기를 "주어진 상황(Given Circumstances) 속에서 등장인물의 '인간 정신의 삶(the life of the human spirit)'을 창조하고 그것을 예술적 형태로 체현하는 과정"으로 정의
4. 배우는 무엇으로 연기하는가
모든 예술가는 표현 도구가 있다.
* 화가 → 붓
* 피아니스트 → 피아노
* 조각가 → 돌
그렇다면 배우의 표현 도구는?
* 신체
* 음성
* 표정
* 호흡
* 감정
* 사상(thought)
배우는 자기 자신 전체가 표현도구이다.
그래서 배우는 몸과 정신 모두를 계속 훈련해야 한다.
5. 연기의 핵심은 ‘행동(Action)’
이번 수업에서 가장 많이 강조된 개념이다.
“연기는 행동이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행동은 단순히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행동(Action)이란 목적이 있는 행위(외적 행동: 말, 움직임, 표정, 호흡, 등)이다.”
예시) “밥 좀 줘.”
이 말도 ‘왜 하는가?‘, ‘목적이 무엇인가?‘
* 배고프기 때문인가?
* 사랑받고 싶어서인가?
* 상대를 시험하려는 것인가?
같은 대사라도 목적이 달라지면 행동이 달라진다.
행동에는 반드시 목적(Objective)이 있다.
행동에는
* 원하는 것
* 얻고 싶은 것
* 이루려는 것
이 반드시 존재한다. 목적이 없는 행동은 연기가 아니다.
6. 감정만으로는 연기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흔히 “감정을 가져.” 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이것이 연기를 망칠 수 있다고 했다. 감정만 있다고 행동이 생기지는 않는다.
예시)길에서 너무 예쁜 사람을 봤다고 해서 감정만으로 바로 행동하면 문제가 생긴다.
감정은 이성과 결합하여 ‘목적’이 될 때 비로소 행동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좋은 연기는 ‘대사를 어떻게 칠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 말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7. 극중 인물이 되는 방법
극중 인물이 되려면 그 사람처럼 생각해야 한다.
그 사람의 가치관, 철학, 신념, 습관, 즉 ”사상”을 이해해야 한다.
예시)<갈매기>의 아르까지나를 연기한다면 단순히 대사를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인물이 왜 그런 선택을 하는 사람인지, 무엇을 잃기 싫어하는 사람인지, 무엇을 자존심으로 삼는 사람인지까지 이해해야 한다.
8. 작품 분석의 중요성
배우는 가장 먼저 희곡을 분석해야 한다.
작품을 읽으면서
* 어떤 이야기인가?
* 어떤 인물인가?
* 어떤 환경인가?
* 왜 이런 행동을 하는가?
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인물 분석은 “형사가 사건을 조사하듯”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야.”라고 판단하지 말고 대본 속 팩트를 하나씩 모아야 한다.
그렇게 쌓인 사실들이 인물을 만든다.
9. 장면연기의 진행 과정
이번 수업에서 앞으로 진행할 과정은 다음과 같다.
① 작품 선정
② 작품 전체 분석
③ 장면 분석
④ 장면을 비트(Beat)로 나누기
⑤ 인물 분석
⑥ 대사 분석(각 대사의 목적 찾기, 언어 구사의 특징, 등)
⑦ 즉흥연기(Improvisation)를 통해 상황 이해하기
⑧ 연습(* 연습과정은 추후에 설명)
⑨ 발표
10. 비트(Beat)란 무엇인가
비트란 이야기의 흐름이나 생각이 전환되는 지점이다. 누군가 등장하거나, 상황이 바뀌거나, 인물의 목적이 달라질 때 비트가 생긴다.
비트를 나누는 이유는 배우가 변화의 순간을 정확히 인식하고 관객에게도 변화가 느껴지도록 만들기 위해서이다.
11.배우가 공부해야 하는 것
배우가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을 정리했다.
① 작품 분석 능력
희곡을 읽고 인물과 행동을 이해하는 힘
② 인물 창조 능력
극중 인물처럼 생각하는 능력
③ 행동 능력
목적을 가지고 행동하는 능력
④ 표현도구 훈련
신체
음성(호흡 발성 발음 화술)
정신
⑤ 퍼포밍 능력
관객과 만나는 능력; 같은 공연이라도 그날의 관객과 교감하는 능력.
12. 즉흥연기(Improvisation)
미국에서는 Improvisation, 러시아에서는 Etude라고 부른다.
우리가 시도하는 즉흥연기의 목적은 대본을 외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상황을 몸으로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즉흥연기를 통해 배우는 대사의 의미보다 행동의 이유를 먼저 경험하게 된다.
13. 마지막 시연
수업 마지막에는 짧은 대본을 읽어보았다.
대사를 처음부터 완벽하게 표현하려 하지 말고 왜 말하는지를 먼저 가져야 하고 그것을 찾는 과정을 충분히 거쳐야 한다고 조언해주셨다.
#이번 수업의 핵심 정리
* 연기는 극중 인물의 행동이다.
* 행동은 목적이 있는 행위이다.
* 감정에서 더 나아가 목적(Objective) 을 찾아야 한다.
* 연기할 때는 배우 자신의 감정이 아니라 극중인물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내면화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행동(Action)은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 목적이 있는 행위(Activity)이며, 대사와 행동에는 반드시 인물의 목적과 정서가 담겨야 한다.
[다음 시간 안내]
다음 시간에는 사용할 작품을 선정한 뒤 본격적으로 장면연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특별한 예습보다는 이번 시간에 배운 개념을 가볍게 떠올려보고, 연기에 대한 고정관념을 내려놓은 상태로 오기를 당부했다. 또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스타니슬랍스키의 ‘성격 구축’, ‘역할 창조‘를 기초 참고서로 추천했다.
여기까지는 수업내용 정리입니다. 수업에 빠지신 분이 계셔서 조금 길게 써보았습니다.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혹시 제가 잘못 이해해서 틀린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다음으로는 지극히 주관적 수업‘일기‘입니다.
오늘 수업은 서로의 연기 경험과 이 수업을 통해 얻고 싶은 목표를 나누는 시간으로 시작되었다. 연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부터 현업 배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지만, 모두가 더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같은 마음으로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이 참 기쁘고 힘이 되고 또 감사했다.
가장 깊게 남은 것은,
연기란 ‘극중인물의 행동을 통해 인물을 창조하는 예술행위’이라는 말이었다. 배우는 단순히 대사를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몸과 목소리, 생각을 도구로 사용하여 한 캐릭터의 삶을 무대 위에 탄생시키는 예술가라는 관점을 배웠다.
행동은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 분명한 목적을 가진 행위이며, 모든 대사와 행동은 인물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라는 설명에 나에게는 새로운 세상이 열린 듯 느껴졌다.
장면연기는 단순히 대사를 외워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 전체를 이해하고, 장면을 분석하며, 인물을 탐구하고, 비트를 나누어 인물의 목적과 정서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배우는 자신의 감정이 아니라 극중인물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그 사람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말이 오래 남았다.
오늘 수업을 통해 연기는 감정을 크게 표현하는 기술이 아니라, 인물의 목적을 진심으로 믿고 행동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앞으로는 대사를 어떻게 말할지보다 왜 이 말을 해야 하는지, 이 인물은 무엇을 원하는지를 먼저 고민하며 작품을 바라보고 싶다. 배우는 결국 한 사람을 이해하고 살아내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첫 수업이었다.
”연극무대에서의 연기는 연기 예술가(배우)가 자기 자신을 재료 삼아 예술품(character)을 창조하는 것이며, 창조되는 순간 동시에 사라지는 예술입니다.”
연출님의 말씀이 귓가에 맴돈다. 몇 달의 연습과 수많은 고민, 배우들의 시간과 노동, 서로를 향한 호흡이 단 한 번의 공연을 위해 응축되고, 그 모든 것이 막이 내리는 순간 관객의 심장에 흔적만 남긴 채 사라져 버리는 것. 허무해서가 아니라, 사라지기에 더욱 아름다운 예술. 문득 그것이 연극이고, 동시에 삶과도 너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사랑하고, 최선을 다해 살아내는 내가 그리고 우리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