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27. 화(불날) 날씨: 해가 쨍 났다. 장마라더니.
아침열기-텃밭-수학-점심-청소-사물놀이-피아노와 해금-마침회
[누리샘 공부-텃밭과 수학, 사물놀이]
아침 산책처럼 텃밭에 갔다. 역시 예상대로 비가 온 뒤 쑥 자란 풀과 채소가 눈에 들어온다. 어쩔 수 없이 땀을 흘릴 각오를 해야 한다. 모자도 가져오지 않았고 소쿠리도 챙기지 않았다. 채원이랑 지수가 소쿠리를 가져오겠다고 나섰다. 이석이랑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풀을 잡았다. 오이를 지지대에 걸어주고, 오이를 따니 한 소쿠리가 나온다. 작은 밭이지만 최명희 선생님과 아이들이 알뜰하게 심어놓은 까닭에 거둘 게 많다.
열무가 더 억세지면 먹기 어려울 듯 싶어 다 뽑았더니 한 소쿠리가 넘게 나왔다. 덕분에 아이들이 또 소쿠리를 가지러 다녀왔다. 그동안 고구마밭 풀도 뽑았다. 마지막으로 상추를 따는데 아이들이 같이 따지 않고 저쪽에 적상추도 있어요 그런다. 아니 농장주인처럼 선생에게 일을 시키냐니 더 시킨다. 덕분에 재미있다. 땀으로 목욕했다.
두 소쿠리라 둘 씩 짝을 지어 소쿠리를 가져가는데 두 아이가 중간에 소쿠리를 놓쳐서 상추가 떨어졌는데 괜찮다고 했는데도 서로에게 탓을 해서 아쉽다. 괜찮다고 달래주다 같이 소쿠리를 들어주니 그나마 얼굴 표정이 낫다.
수학 진도를 더 나가자는 어린이들이기에 분수 통분 진도를 나갔다. 금세 알아먹는다. 기준을 세우고 규칙을 찾아내어 문제를 해결하는 수학의 힘이 뒷받침되어서다. 셈이 약한 친구는 한참 더 연습을 해야 하지만 일놀이수학은 정말 즐겁게 잘하기에 다음에는 스타돔을 만들며 분수와 소수 수학을 해야겠다. 그렇지만 일놀이 수학 뒤에 공책에 잘 정리해서 자기 개념으로 만들어내는 시간과 연습은 곡 필요하다. 공부할 게 많으니 좋다.
낮에는 사물놀이를 했다. 5학년은 앉은반 사물놀이, 6학년은 선반 풍물을 배우는 흐름인데 봄 여름학기 사물놀이 진도가 예상과 다르다. 본디 맑은샘 사물놀이와 풍물을 맑은샘에서 처음 시작한 업보인지 갑자기 3,4학년 설장구와 5학년 사물놀이까지 맡게 됐다. 쇠, 장구, 북을 저마다 옆에 두고 다 같이 쇠를 치고, 장구를 치고, 북을 쳐보았다. 3,4학년 때 설장구를 배운 어린이들답게 잘 치는데 치배를 정하는게 어렵다. 쇠를 치고 싶어 하는 어린이가 꼭 상쇠를 하고 싶다고 했기 때문에 다들 조심스럽다. 그렇다고 양보할 어린이는 없다. 상쇠를 하고 싶은 어린이 둘이서 가위바위보를 했는데 아쉽게도 간절히 바라던 어린이는 슬프다. 동무들이 달래줘도 소용없다. 끝내 부쇠가 필요하다는 선생의 말을 듣고서야 나아졌다. 쇠, 장구, 북, 징, 치배가 모두 정해졌으니 다음 시간부터 부지런히 진도를 나가야 한다.
맛있는 거 해달라는 아이들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오늘도 감자채지짐을 했다. 또 감자채지짐 하냐고 묻는 분들이 있을 정도록 요즘 감자 음식을 많이 했다. 날은 덥지만 아이들이 맛있게 먹어줄 생각을 하니 재미나게 요리했다. 다들 맛있게 잘 먹었다. 양파를 싫어하는 채원이 덕분에 양파 넣은 건 선생들이 먹는다. 날마다 맛있는 학교는 줄곧 된다.
수업 마치고 교사회의를 위해 단오잔치때 배운 매실에이드를 만들어봤다. 탄산수와 허브까지 띄웠는데 맛있다는 인사가 없다. 맛없나 보다. 지난번에 커피를 사줄 때는 안 그랬는데 말이다. 인사를 할 때까지 줄곧 시원한 음료에 도전해야 하나. 물론 농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