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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올해로 정확히 43세가 된 중년의 신성역.
중년의 나이에 화려하게 전성기를 꽃피우기 위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역이다.
2007년 천안~신례원 구간의 개량화가 완료되고, 올해 말에는 신례원~신성 구간의 개량화가 완료된다.
천안에서부터 개량된 장항선은 신성역에 와서야 옛 모습을 회복하고 오랜 정취를 뽐내게 될 것이다.
직선과 곡선의 경계점인 신성역은 하루하루 소리없이 변화해간다.
넓은 들판과 둥글둥글한 낮은 구릉이 어우러진 장항선은 정말 매력적인 노선이다.
하지만 매력이 넘치는 구간일수록 접근하기도 그만큼 어렵다.
신성역도 접근하기 쉽지 않은 역 중 하나로서, 홍성-광천행 시내버스를 타고 구항산업단지 입구에서 내려 걸어가야 한다.
더욱이 홍성읍내쪽에서 버스를 탈 경우엔 뻥뻥 뚫린 국도를 횡단해야만 한다.
신호가 바뀌어도 거침없이 질주하는 아찔한 고속도로를 횡단해야 하는 것이다.
홍성과 광천 사이의 조그만 시골의 삼거리에서 가로수가 훤히 펼쳐진 도로를 따라 들어가야 한다.
선장역을 방불케하는 아름다운 가로수가 놓인 길을 따라 약 10~15분을 걸어가면 신성역이 나오는데,
신성역을 가는 길은 쉬워보이면서도 의외로 쉽지 않은 험난한 여정의 길이다.
2차선 도로 사이로 멋지게 놓인 가로수 옆으로는, 도저히 이런 곳에 있을 것 같지 않은 공장들이 존재한다.
그것도 한 두개가 아니라 끊임없이 이어진 '산업단지'이다.
굳이 이런 동네에 산업단지를 인위적으로 조성해야만 했는지 의문이 생긴다.
어쨌든 신성역으로 가는 동안엔 아름다운 자연의 세계와 삭막한 인문의 세계를 함께 접하게 된다.
가로수 길을 따라 쭉 직진하다보면 오른편에 장례식장이 나타난다.
거기에서 조금만 더 들어가면 인문의 세계에서 완전히 벗어나, 자연과 함께하는 시골길을 걷게 된다.
낙엽이 울긋불긋 물드는 가을에는 황홀한 장관이 펼쳐질 것으로 생각된다.
정말 이 곳이 역으로 가는 길이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이색적인 풍경이 계속 펼쳐진다.
몇 안 되는 마을 주민 분들을 만나면 '여기에 왠 이방인이'하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간혹 눈이라도 마추치면 그렇게 어색할 수가 없다.
나 홀로 가는 것도 아닌데 어색한 기류가 잔뜩 흐른다.
자그만 언덕을 넘다가 뒤를 돌아보면 장항선 공사 현장이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직선화 개량공사가 바로 저 곳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철길이 자그맣게 보이고 그 옆으론 시뻘건 흙이 온통 드러나 있다.
공사가 시작되기 전만 해도 정말 장관을 이루는 평화로운 풍경이었겠지만,
현재는 정신사납기만 한 눈꼴시운 풍경에 불과하다.
큰 언덕과 자그마한 언덕을 번갈아 넘어 오른쪽 구석으로 들어가면, 신성역이 모습을 드러낸다.
역 바로 앞엔 여러 차들이 한데 뒤섞여있어 역사가 슬그머니 감춰져 있다.
더군다나 역사 자체가 워낙 구석에 있기 때문에 역 하나 찾기가 무척 힘들다.
1년만에 방문한 신성역의 내부는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어보인다.
좁은 매력이 느껴지는 역사 안은 여전히 갖가지 시설물들이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아담한 '신성 카페'는 없었다.
2007년 6월 1일 이후 여객열차마저 서지 않아 열차시각표와 요금표 모두 떼어져 버린지 오래다.
게시물이 붙어있어야 할 초록 게시판엔 먼지만 뿌옇게 쌓여있다.
열차가 섰던 1년 전과 열차가 서지 않는 지금 현재, 신성역은 너무나도 달라져 있었다.
그래도 역 구내는 아직까지 아무 이상 없이 멀쩡하게 있다.
개량화의 쓰나미를 아슬아슬하게 피해간 신성역 승강장은 한적한 간이역의 정취를 고이 간직하고 있다.
오래된 신선함... 장항선에서 맛볼 수 있는 특유의 향기다.
다른 역들이 개량화의 쓰나미로 향을 모두 잃어버렸을 지라도,
신성역만큼은 꿋꿋하게 오래된 향기를 지켜주고 있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신성역은 열차로 스쳐지나갈 때와 실제로 직접 방문해서 보는 느낌이 너무나도 다르다.
열차로 지나갈 때는 홍성역 다음의 좁고 아담한 오지마을의 간이역 정도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방문할 때엔 열차로 지나갈 때보다 훨씬 많은 느낌을 느끼게 된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묘한 만감들이 교차하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이제 빠르면 올해 가을쯤부터는 아예 그런 것을 느끼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눈부시게 속도가 붙고 있는 신례원-신성간 개량화 공사가 역 바로 뒤에서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특유의 묘한 분위기가 상당 부분 훼손된 듯 하다.
열차로 지나갈 때에도 작디작은 신성역의 모습보다는 쭉 이어지는 흙길에 더 눈이 돌아간다.
그래도 아직까지 신성역은 원래의 장항선 모습이 그대로 묻어있는 한적한 역이다.
이미 2차 개량구간 역들 중 예산, 화양, 주포, 남포역은 옛 정취를 모두 잃어버리고 삭막한 공사현장으로 바뀌어 버린것에 비하면,
아직까지 때묻은 정취가 그대로 살아있는 신성역은 정말 대단하게만 느껴진다.
이젠 더 이상 보기도 힘들어진 검은색 철제 역명판 또한 아직까지 남아있다.
바로 옆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보존이 잘 되어있다.
홍성과 신성 사이의 아담하고 작은 간이역에서 여행의 참 맛을 느낀다.
이미 훼손될대로 훼손된 승강장은 자연과 그 경계선이 완전히 흐트러져버렸다.
삽교, 홍성, 판교, 서천역처럼 아예 다른 공간에 역이 들어서는 것도 아닌데,
아직까지 멀쩡히 간이역의 정취가 살아있는 이 곳은 정말로 '기적'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시나브로'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신성역.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하루하루 소리없이 변화해간다.
전혀 공사가 진행된 것 같지 않은데 벌써 역사는 거의 완공되었고 승강장도 만들어져 있다.
도무지 이 모습만을 보고는 상상조차 가지 않는 일들이 바로 옆에서 일어나고 있다.
신성역의 끄트머리에는 차가 지나갈 수 있는 조그만 건널목이 있다.
그리고 그 건널목 너머로는 신(新) 신성역 역건물이 공사중이다.
역목에 가려 보이진 않지만 건널목 너머 선로 옆으로는 직선화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현재 노반보다 약간 높아지는 신 노반, 저 자리에서는 새로운 승강장을 신축중이다.
향후 지어질 신성역은 현재보다 훨씬 규모가 커질 예정이다.
무려 2폼 7선의 초거대 규모로 성장하게 되며, 홍성역 이설에 따라 홍성역의 천마표시멘트가 신성역으로 이전해온다.
그렇게 되면 신성역은 천마표와 아세아 두 시멘트공장을 양쪽에 낀 거대한 화물 거점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지며,
2폼 7선의 대규모의 구내를 가지게 되면서 교행역할도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진정한 '역'으로서 신성역의 앞날은 무척 밝아지는 셈이다.
하지만 아세아시멘트와 천마표시멘트의 무한경쟁 체재에 신성역이 몸살을 앓게 될까봐 걱정이 된다.
더군다나 '간이역'이 아닌 '화물역'으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하게 될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별 존재감이 없던 조그만 역이 커지는 것은 축하해줄만한 일이지만,
그래도 가슴 한 구석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신성역을 떠난 장항선 선로는 아세아시멘트 공장을 지나면서 야트막한 산자락 중턱을 휘감아 돈다.
엄청난 곡선이 휘어지는 저 곳에서 장항선의 개량화 공사도 끝이 난다.
변화가 시작되는 지점이자 또한 보존이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특유의 매력이 살아 숨쉬면서도 차츰차츰 변화를 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시나브로한 변화와 아름다운 자연을 함꼐 공존시키는 신성역.
올해 말에 어떤 식으로 변모할지는 몰라도,
옛 것을 완전히 버리고 새 것만을 추구하는 것보다는,
상반된 두 개를 적절히 조화시켜 조금씩 변화를 시도해 나가는 자세가 더욱 필요할 것이다.
너무 한꺼번에 변화를 시도하려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 심한 몸살을 앓을 수 있으니까.
다행히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신성역 본인 또한 '과도한 변화'보다는 '적절한 조화'를 추구하는 것 같으니까.
한결 안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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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신성역에서 혜전대/청운대, 폴리텍으로의 도로만 잘 정비된다면 그 통근/통학 수요를 잘 처리할 수 있을텐데 안타깝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 지못미 신성 단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