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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겸손 레토릭 |
“그래, 우리는 할 수 있어.” “우리가 믿을 수 있는 변화.” ‘나’보다 ‘우리’를 앞세우기 오바마는 선거운동 기간에 ‘우리’를 전면에 내세운 슬로건을 사용했다. 연설 도중에도 “우리가 함께 해냅시다” “우리가 뭉치면 해낼 수 있습니다” 같은 화법을 구사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오바마에 비해 월등한 국정 경험과 풍부한 인적 자원을 내세우며 “내가 앞장설 테니 여러분은 나를 믿고 따라오십시오”라고 외쳤지만 오바마의 벽을 넘지 못했다. “자동차 산업의 위기 앞에서 눈물 흘리는 노동자들에게도 희망이 필요합니다.” 긍정화법의 힘 오바마는 가장 심각한 위기를 언급할 때조차 긍정화법을 구사했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다 망하고 있다. 큰일 났다”고 말하는 대신 “지금 위기를 겪고 있는 이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고 말하는 식이다. 같은 의미를 담고 있지만 “지금 변하지 않으면 죽습니다”라고 하는 것과 “우리가 계속 성장하려면 변해야 합니다”라고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전자는 위압적인 반면, 후자는 겸손하고 논리적이다. 오바마는 부정문을 되도록 긍정문으로 바꿔 사용함으로써 리더십 있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얻었다. “낙태를 하는 이들도 정말 낙태를 원하는 건 아닙니다.” 설득보다 공감 얻기 낙태는 미국 대선에서 가장 민감한 이슈 가운데 하나다. 낙태 찬성 입장을 공공연하게 밝힌 오바마는 선거운동 도중 “당신을 좋아하지만 낙태 관련 정책 때문에 지지할 수 없다”는 항의를 받았다. 그때 오바마가 선택한 것은 상대방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방식. 그는 “낙태를 하는 이들 가운데 낙태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대부분 오래 고민하고 슬픔의 시간을 보내다 최후의 수단으로 낙태를 선택한다. 당신은 그들이 낙태를 결정하면서 세상 누구보다 고통스러워한다는 사실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논쟁이 벌어지는 주제에 대해 얘기할 때면 자신이 현재의 입장을 정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되 결론을 강요하지 않음으로써 겸손한 이미지를 쌓았다. 도움말·이정숙 ‘오바마는 귀가 아닌 가슴을 향해 말한다’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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