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귀포 앞바다의 남편코지, 넓은덕, 작은가다리, 큰가다리, 새끼섬, 단물각,
작은 황개창, 황개창, 남서코지 등등에서 '제 10회 서귀포시장배 전국바다낚시대회'가
개최되었는데 '내빈'으로 참가해서 숲섬 문섬 새섬 등을 배타고 돌며 하루를 놀다 왔어요.
1300여 컷이나 찍으면서요.
근데 위의 이름들이 뭐냐고요...?
물론 저도 몰라요.
섬에 있는 지명이래요.
좌우간 전국에서 난다긴다하는 꾼들이 300명이나 몰려와서 성황을 이루었는데 저는
사진 찍고 구경하면서 맛있는 거 먹는 것만으로도 근사한 하루였어요.
07시에 집결해서 개회식에 국민의례 후 대회규정을 알리는데 그 중 이런 규정도
있었어요.
'낚은 고기를 매매하는 일을 해선 안 된다.' 하하하하 ~~ ^^*~
모두 19조로 편성되어 대여섯 대의 배로 각 섬에 실어나르는데 사람이 워낙 많으니까
여러 번 왕복을 했어요.
그런데 어떤 고기를 잡는 게 유리할까요.
프로낚시대회에선 무조건 많이 잡는 사람이 우승하는데 아마추의의 이런 대회에선
아나구 잡아서 일등이다 해선 안 된대요.
우선 대상어종에선 다음과 같은 우선 순위가 있어요.
1 강당돔 23cm이상, 2 돌돔 25cm 이상, 3 벵에돔 25cm이상......9 방어 50cm 이상...
즉 위의 크기 이상이어야 심사 대상이 되고 또 위의 크기 미만의 고기는 잡은 즉시
놓아줘야 한다고 해요.
방어는 50cm짜리를 잡아도 강당돔 23cm 보다 못한 거예요.
그리고 크기가 같은 땐 무게로 달아서 순위를 정하는데 어제도 그런 경우가 생겼어요.
낚시는 각 섬의 원근에 따라 오후 2시에서 2시 반에 끝나고 모두 항구로 돌아 왔어요.
각 조별로 감독관이 현지에서 측정과 인정을하는데 잡은 고기 꼬리부분에 잡은 사람
이름과 몇 조 몇 번도 함께 써요.
그리고 항구로 돌아오면 심사원이 잡은 사람 입회하에 다시 한 번 측정해요.
대 여섯 대의 배가 항구로 한꺼번에 들이 닥치고 또 금방 돌아 나가 다시 사람들을
싣고 들어오고 노르망디 상륙작정을 보는 듯 했어요.
그런데요, 그런데 정말 배꼽을 잡은 게 낚시를 나갈 때 원기왕성 살기등등 임전무퇴
희망가득 등등하던 사람들이 들어올 땐 풀이 다 죽어 있어요.
맨 아래에서 두번 째 사진을 보세요.
이게 어제 잡은 고기 다예요.
불과 20마리, 아니 19마리예요.
그것도 모두 시커먼 벵에돔, 최고 큰 놈이 32.4cm- 하하하하~~~
서귀포시 지원금 2,000만원, 그리고 참가비 1인당 7만원x300명=21,00만원 등
모두 4,000만원이나 들이고 전국에서 쟁쟁한 꾼들이 참가해서 낚은 고기가 손바닥크기
스무 마리도 안 되니 한 마리에 200만원도 더 치는 거지요.
32.4cm 벵에돔 한 마리로 1등을 해서 상금 700만원을 받은 사람은 정말 운수대통입니다.
2등은 불과 2mm가 작은 32.2cm였어요.
그런데 그렇게 잡은 고기 중 세 마리를 임프로 덕분에 제가 가져왔어요.
매운탕 끓여 먹으래요.
3마리면 600만원이 넘지요.
살다보니 이렇게 비싼 매운탕을 먹게되는 날도 있군요~~ ㅎㅎㅎㅎㅎ.....
맨 아래의 사진중 어탁을 뜬 게 있는데 이건 '서귀포 예술 어탁회'에서 입상자에게
선물로 준 거예요. 물론 이번에 잡은 고기로 뜬 게 아니고요.
그런데 어탁을 얼마나 근사하게 떴는지 정말 '예술'이었어요.
"600만원짜리 매운탕 먹고 싶은 사람은 우리 집에 오세요~~!!"
소주 한 병 들고요~ ^^*
** 재미있는 사진이 많이 있는데 어쩐 일인지 파일이 열리지 않아 숙제 중인데
열리면 더 올릴게요~~
첫댓글 참 재밌습니다요. 난다 긴다는 사람들 어제 한 숨 좀 쉬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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