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불교를 상징하는 것들로서 '만(卍)자'와 '연꽃'을 떠올리곤 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것들이 전적으로 불교에만 국한되는 상징체계들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종교들은, 그 가르침들과 상칭체계들은, 감자기 어느날 하늘에서 떨어진 것들이 아닙니다. 제가 확신하던데, 그런 것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의 결론은 모든 새로운 종교들은 기존의 종교적 내용들과 상징들을 계승/흡수하는 한에서만, 비로소 존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독교의 '성육신'개념이나 '대속', 그리고 부활 등의 가르침과 그것들의 상징으로서의 십자가는 주로 BC 5세기경의 희랍의 오르페우스 종교, 그리고 그 이전의 이집트의 '오시리스'신화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던 것들이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불교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만(卍)자에 대한 코멘트. ‘하신’의 『신의 기원』, 동문선. 토대로.
'만'자는 전 세계적 현상이다. 예를 들어, 그리스 문명의 이상적 시기였던 BC 8세기경,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아르카익 그리스 시대'라고 불리는 시기의 것으로 알려진 인물조각상들을 보면, 한결같이 그 '만'자가 정확히 의심의 여지없이 그려져 있다.
사실 인도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아리안 족의 침입과 그 '만'자가 동시대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그보다 이전부터, 그러니까 소위 황인종이었던 드라비다족이 세운 모헨조다로 문명에서도 발견됐다는 것은 놀라운 것이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만'자는 중국의 초기 시대에 가장 많이 발견되는 무늬라는 것이다. 동문선 출판사에서 나온 중국 고고학자 '하신' 이 쓴 '신의 기원'이라는 책을 보면, 주로 BC 24세기 이전의 황하지역과 하북지역, 그리고 산동지역에서 그 '만'자가 그려진 유물이 대량으로 출토되는 것이 보고 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시기에 걸쳐
그 '만'자의 다양한 변형태(가장 대표적인 것이 '십자가'이다)들이 있다. 그런데 책의 저자인 '하신'은 그 '만'자가 근본적으로 '태양'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동시에 기독교의 상징인 십자가 문양도 바로 근본적으로는 '만'지이며, 그것은 태양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한다.
중국의 초기문명에서 '만'자가 대량으로 발견되는 것이 놀랍지 않는가? 그리고 십자가도 그 만(卍)자의 변형이며, 모두 태양과 그 에너지를 상징하는 것이 놀랍지 않는가?
사실, 모헨조다로 문명에서 '만'자가 나온 것이 알려지기 전까지는 바로 중국초기시대가 가장 일찍, 그리고 가장 대량으로 그 '만(卍)'자가 나온 시대라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 시기와 그 지역은 고조선이나 또는 그 이전의 배달국의 시대였던 것이다. 그래서 사실 '만'자는 동이족이 그 시원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싶다.
그리고 참고적으로 말하면, 왜 '만'자가 불교의 문양이 됐는가 이다. 그 이유는 불교의 창시자인 싯다르타가 '석가모니'라고 불리는데. 이는 '샤키아무니'라는 것으로서, 그 뜻이 '태양족의 수장'이라는 것이다. 사실, 싯다르타는 샤키아족이 세운 코살라국의 왕자였으니까.
이런 이유로 최초의 불상이 제작되었다고 알려진 간다라 불상의 모습은 바로 그리스의 태양신인 아폴로의 형상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간다라 미술은 바로 그리스의 영향 하에 이루어진 미술인데, 그들이 불상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부처=깨달은 자'이고 '깨달은 자=지혜의 신'이고, 다시 '지혜의 신=그리스의 아폴론 신'인데, 바로 '아폴론 신=태양신'인 것이다. 거기에 부처가 석가모니, 즉 태양족의 수장인 터에, 결국 '부처의 형상=아폴론 신의 형상'이 된 것이다.
한편, ‘하신’의 이 책은 이 외에도 엄청난 사실들이 보고 되어 있다. 예를 들면, '동이'의 '이(夷)'가 원래는 사람 '인(人)'이었고, 이 사람 인(人)'은 동이족의 고유한 용어라고 한다. 즉, 동이족이 동아시아 역사에서 처음으로 그리고 고유하게 '사람'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에 더해서 어질 인(仁)의 고형(故形)이 ‘人人’이라는 것, 사람 인(人)을 두 개를 연속으로 연결시킨 것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인(人)이 두 개(二)인 것이다. 그리고 그 뜻은 인(人)이 둘인데, 그 하나는 목적으로, 그리고 다른 하나는 동사로 해서, ‘사람을 사람답게 한다’는 것이다.
'연꽃에 대하여'
연꽃'은 흔히 그것이 진흙에서 피어나는 꽃이라 하여, 무명에서의 해탈과 중생에 대한 보살심을 강조하는 불교적인 꽃이라고 이해되어왔다.
그러나 서정록씨가 낸 "백제금동대향로'(학고제)라는 책을 보면, 서시는 동아시아에서는 불교가 들어오기 오래전부터 '범연꽃문화'가 만개하고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가 박물관이나 역사적 서적을 보면, 우리는 수많은 연꽃 문양이 새겨진 그림들과 기와들을 보곤한다. 그때 우리는 흔히 그것들을 불교적 영향으로만 이해하곤 한다.
그러나 그것들중에는 불교가 이 땅에 들어오기 전에 만들어진 것들이 있다. 심지어 은나라의 유물에서조차 연꽃문양이 발견된다. 그리고 고구려의 무덤이나 백제기와의 문양을 보면, 불교적 색체보다는 오히려 신선사상적인 영향이 강함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사실에 주목해야만 한다. 동아시아에서는 '연꽃'은 불교이전부터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던 것이다.
은대의 유물이나 고구려의 무덤, 그리고 백제의 기와에서 발견되는 '연꽃'은 '해탈'이나 '보살심'의 맥락보다는 오히려 '영원한 생명'과 '무한한 은혜와 축복'의 맥락 속에서 볼 때라야 그 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고구려의 고분벽화에서 발견되는 '연꽃'은 死者가 지상에서 작별을 고하고, 천계로 넘어가 영원한 생명을 가지는 신선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나아가는 행로에 그려져 있다. 즉, 연꽃은 可滅적인 것과 不滅적인 것의 경계에 놓여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不滅적인 것을 可滅적인 것들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것은 새로운 탄생이자 영원한 생명을 보증하는 것이다.
그럼 왜 연꽃이 '영원한 생명'을 의미하는 것일까?
고대의 연금술이나 비의에서는 깨달음과 영원한 생명을 상징하는 '황금의 꽃'이라는 개념이 있었다. The Golden Flower--그것의 정체가 바로 '연꽃'인 것이다. 그리고 다시, '황금'은 바로 이 세상에 영원하고 무한한 생명의 은혜를 배푸는 '태양'을 상징하는 물질이다. 따라서 황금의 꽃=태양의 꽃이고, 그것이 바로 연꽃인 것이다.
연꽃이 태양의 꽃으로서의 황금꽃으로 된 정확한 이유는 확실치 않다. 여러 가설이 있지만, 확실한 것은 없다. 그저 연꽃의 꽃잎들의 모양이 만(卍)자처럼 태양에서 햇살이 퍼져나오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유력한 것으로 안다.
여기서 우리난 卍자와 같이 연꽃 조차도 본래 '태양'과 연결되는 것임을 알게 된다.
고대인들에게 태양은 영원한 생명과 무한한 은혜를 의미하는 가장 신성하고 영적인 존재자였던 것이다. 그리고 태양숭배흐름은 단순히 농경문화(태양숭배를 오로지 농경문화와 연결시키는 것은 아마도 세상에 우리나라의 무식한 사학자놈들일 뿐일 것이다)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고대의 범세계적/문화적인 보편적 흐름이었다.
참고적으로, 리처드 처치워드의 "뮤대륙의 비밀"이라는 책을 보면, 처치워드는 인류의 진정한 시원문명으로서의 어머니 뮤의 상징이 '연꽃'이었음을 논증하는 충격적인 대목이 나온다. 거기서도 처치워드는 태양=연꽃으로 말하고 있다.
그리고 또다른 놀라운 대목은 '뮤'대륙은 여러 식민지가 있었는데(물론 여기서의 식민지는 현재의 의미와는 다르다), 그중에 으뜸이 아시아에 있었던 '위구르 제국'이었다고 하면서, 그 위구르 제국의 수도에 추정되는 지역에서 수 많은 연꽃문양이 새겨진 유물들이 출토되었다고 주장한다.
필자는 아직 확실한 결론을 내릴만한 증거와 논거가 부족하다. 그러나 잠정적으로/가설적으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우선 卍자와 연꽃이 단순히 불교에만 국한되는 상징체계들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현재의 일반적으로 공유되는 정보에 따르면, 그것들이 모두 고대 동아시아에서 기원을 가지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마지막으로 보다 더 모험적인 연구를 위해서, 그것들이 어쩌면 인류의 초고대문명의 수수께끼를 풀어줄 수 있는 매우 의미있는 단초들이 될 수 있다는 것, 이 세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