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강물처럼 흐르는 느낌이다.
강가의 어느곳에서 방금 흐르던 강물이 조금 있으면
그 강물이 아닌듯 시간이라는 개념도 유유히 지나갈뿐
해와 달이 지고 계절이 바뀌는 것을 보고 시간의 변화를
실감한다.
지난해 추석연휴 달빛아래 혼자서 항해해 남해까지
갔는데 벌써 1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올해 아카니토 선저빠데(에폭시 퍼티)작업을 대대로 했지만 미완성
상태이다.
주말에만 시간나는 나에게 요트대회 왔다갔다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해서 이번에는 마무리 안된 선저도색 연마
작업을 할 작정이었다.
그런데 선마린호 박선장의 참가귄유로 늦게 참가등록하여
지난 주말 두명의 크루와 함께 통영으로 이동 항해하였다.
일요일에 날씨가 안좋다는 예보가 있어 무박으로 계속 항해
하여 약 28시간의 항해 끝에 통영항에 입항하니 오전10시가
좀 지났다.
진도대로로 가면 두 세시간 이상 항해시간이 단축할 수 있는데
마스트가 높아 진도외곽을 돌아 보길도 남쭉을 통과하여 갈려고
했다.
진도 남서끝단 팽목항을 지나서 남동쪽으로 쭉 가면 보길도 남단이
나온다.
그런데 어장이 짝 갈려있어 바로 가지못하고 여객선 제주항로를
따라가다가 동서 대행상선 항로를 만나면 거기서 동쪽으로 가는
항로를 따라가게 되어 있었다.
그러면 너무 돌아가는 꼴이 되어 그 항로를 포기하고 해남땅끝을
지나 완도가는 항로로 진입했다,
오후 6시가 되어 완도앞을 지나자 어둑어둑해진다.
항로를 따라 가는데 속도가 비슷한 예인선이 앞에 가서 계속 그
뒤를 밤새 따라갔다.
소리도가 가까워지자 우리는 소리도 남단을 통과하기 위해 약간 동남
쪽으로 변침하는데 그 예인선은 계속 직진해간다.
소리도를 지나 욕지도를 향해가는데 밤바다의 바람은 점점 세지고 희미한 달빛에
희뿌연 백파가 일어나며 측면에 부딪치자 몇번 물세례를 받았다.
풍향계기판의 경보음이 계속 울려 시끄러워 스위치를 껐는데도 가끔
계기판의 화면의 불빛이 둘어왔다 나갔다 하고 좀 강풍이 불면 오토
파이랫이 재기능을 못해 할 수 없이 번갈아가며 수동으로 조절했다.
새벽3시가 지나자 날씨가 흐려 별도 보이지 않고 욕지도 남쪽을 좌표
삼을 만한 불빛도 보이지 않아 컴파스의 60~70 방향으로 계숙 진행하였다.
바람이 일정치 않아 북풍 바람이 강해지면 선수는 풍상쪽인 북쪽으로
돌면 세일이 바람를 흘리도록 메인 시트를 풀어주곤 하면서 서북서쪽으로
항해하였다.
아침 6시경이 되자 욕지도 남서쪽 작은 섬인 갈도에 접근하여 욕지도 위쪽으로 통과
하려는데 어선처럼 보이는 배에서 서치라이트로 정면으로 우리를 향해 비춘다.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로 알고 그 배뒤에 또다른 배가 따라가는것 같아 자세히
보니 예인선이 소리도를 지나 욕지도 남단을 통과하려는 것이였다.
예인되고 있는 바지선후미불빛을 향해 계속 북동진하여 진행할려다 예인선을
따라가서 욕지도 남단을 통과하기로 하고 다시 변침하여 욕지남쪽에 접근하자 날이
점점 밝아진다.
욕지도 접근시 다시 만난 예인선은 완도에서 소리도 근처까지 우리앞에서
야간항해 했던 그 배였다,
6시간이상 함께 야간 항해하다 헤어젔다 새벽에 다시 만나다보니 그 예인선과
질긴 인연인지 속도도 6~7노트로 비슷하다
밤새 그물걱정도 없이 좀 편하게 항해 했는데 바람이 강해지면 요트 속도가
빨라져 추월할려고 하면 엔진을 중립으로 하여 범주로 항해하였다.
그러다가 바람이 약해지면 거의 일정한 속도로 가는 예인된 바지선과 거리가 멀어지면
엔진의 RPM을 올려 바짝 쫒아가기을 여러차례 반복하였다
밤새 잠도 제대로 못자고 때론 거친 밤바다를 항해하는 예인선의 선장과
크루는 직업으로 하는 것이라 고생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에서 안전하게 밤바다 항로를 인도 해 준것 같아 고맙기도 하고 좋은 인연인것 같아
16번 채널로 무전으로 호출해도 응답이 없었다
서로 교신했으면 행선지도 물어보고 계속 욕지도까지 따라 갔을 터인데 교신이 안돼
연락처도 모르고 얼굴도 못 본 선장을 육지서 만나 인사하면서 술이라도 한잔 사 주고 싶은 마음이였다
아쉽게도 우리는 욕지도와 초도사이 해안을 통과하면서 그 예인선과 헤어졌다.
낮이면 예인선의 선명(낮에도 다른 배들과 달리 선명이 잘 보이지 않음)이라도
확인하여 연락처라도 알아 볼 수 있었을 것 같았는데 밤이라 그럴 수 도 없었다.
이번 항해하면서 출항전에 해경이 나와서 면허증 확인도 하고 여러차례 항해중
좌표를 물어보고 목포해경소속 작은 해경함정이 요트주위에서 비슷한 속도로
항해하면서 함장이 전화로 진도 남해안은 어장이 많아 어장주위하라며 안전항해하라고
당부까지 한다.
통영입항시에도 통영해경소속 함정이 마중(?나와 같이 입항했는데 전에는 이러한 면을
볼 수 없었는데 해경의 새로운 모습으로 비쳐보였다.
그러나 지나친 친절이나 항해중인 요트의 좌표을 수차례 물어 보는 것은 좀 부담스럽다
이른새벽 목포 대교
역조류라 외달도 외곽 지름길로 빠져 나옴
날씨가 잔뚝 찌뿌려 있음
마주오는 화물선
아카니토 첫 승선한 크루들
제주행 스타크루즈호
완도 가까워지자 일몰
바지선과 예인선
점점 어두워 지고
밤샘 항해하고 나니 여명 바지선 뒤따르다 욕지도 남단서 추월함
밤바다서 안내
옥지도 남단 암초 등대등
욕지도와 초도사이로 진입중
통과후 욕지도(우측)과 초도(좌측)
첫댓글 선장님 멋진 항해기 고맙습니다. 야간항해의 어려움도 있지만 주간 항해와 또다른 맛을 느끼게해 주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