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사회적 산물이면서 말하는 사람의 인격을 나타낸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고 했듯이,험한 말 보다는 부드러운 말이 듣는 이의 마음을 열
게 한다. 말을 내뱉는 순간 상대방이 듣기 전에 자신이 먼저 듣는다.
따라서 남을 공격하는 독설(毒說)은 부메랑이 되어 말하는 사람 자신에게도 상처를 준다.
천수경에는 10가지 중죄(重罪) 가운데 입으로 짓는 죄(口業)를 4가지나 적시하고 입조심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세상사는 고운 말만 사용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법은 멀고 주먹이 가깝다고 했지만,주먹보다 먼저 튀어나오는
게 욕설이다. 욕설은 상대방에 대한 반감을 언어폭력으로 짓누르려는 행위다.
욕을 듣고도 기분 좋은 사람은 드물다. 욕지거리를 하면 반드시 욕지거리가 돌아온다. 하지만 할머니가 어린 손자
에게 "아이고,못난아"라고 했다면 실은 "예쁜아"라는 말의 또 다른 표현이다. 욕설도 말하는 이의 의도에 따라 사
랑과 애정을 담을 수 있다.
'…따뜻한 아랫목에서 잘 익은 막걸리처럼/
욕도 할머니 몸에서 잘 익어야 맛이 있다…/
사람들은 욕쟁이 할머니 욕을 얻어먹고 싶어서/
나이를 먹을 만치 먹고도 그 횟집을 찾는다.'
김진광 시인의 '묵호 중앙시장 욕쟁이 할머니'다.
'욕쟁이 할머니'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연세는 일흔을 넘겼을 테고,허리는 약간 구부러지고 몸매는 이미 굵어졌을
것이다. 할머니의 별명은 비록 욕쟁이이지만,수십년 곰삭은 고향의 맛과 진한 인정은 오래도록 기억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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