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봉순
출생 :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도원리
現, (주)강원항공 대표이사
창작과 의식 작가회 회원
저서 : 산문집 ‘내 마음 열 열쇄’
*부족한 사람들이 함께 빚는 행복
세상에서 존재하고 있는 모든 것과 모든 사람은 백% 완전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52년 동안 살면서 11살 때 아버지께서 작고하시고 현재 82세가 되신 어머님을 모시고 살면서 어떤 경우라도 어머니의 모든 말씀에 "네 네 네, 알겠습니다. 알았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대답을 했을 뿐이지, "아닙니다, 안 됩니다."라고 답변을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부모님이든 또는 어떤 사람이든 막론하고 저마다 생각이 다르고 견해 차이가 있기 때문에 말을 할 때마다 맞는 말만 할 수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설사 어머니 말씀이 잘못되었다고 하여도 꼭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려드려야 된다면, 시간이 지난 후 마음이 상하지 않게 또는 섭섭하지 않도록 살며시 어머님께 말씀을 드리는 것이다. 어떤 경우는 여담을 나누면서 말씀을 드리고, 바로 잡아서 말씀을 드리지 않아도 될 때는 굳이 말씀을 드리지 않는다. 부모님 누구나 나이가 많아지면 별다른 소리가 아님에도 슬퍼하시거나 서운해 하시고 서러워하시기 때문이고, 더욱이 편부 편모를 모시고 사는 사람은 더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이 된다. 그리고 잘못하면 부모님 말씀을 거역하는 것이고 어른 말씀에 말대답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부모뿐만이 아니라 부부사이에도 똑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가족끼리 말을 잘못했다는 이유로 따지고 말싸움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가족끼리 따져서 누가 이기면 무엇 하겠는가 라는 생각이다. 가족끼리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화목하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뿐이다. 특히 요즈음 세대는 부모님 말씀에 토를 달고 화를 내는 사람이 많으며 말대꾸를 하는가 하면 부모를 이기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갈수록 폭언도 거세지고 사람들의 행동이 난폭해지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움에서 위와 같은 말을 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부모를 모시고 사는 것이 행복한 것이며 가장 보람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본다. 부모라면 시부모님이나 장인․장모님 모두 똑같은 부모님이라는 사실을 망각하여서는 안 되는 것이다. 시부모님을 모시지 않으려는 며느리와 아들, 장인․장모님을 차별하는 사위는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부모님이 계시기 때문에 사랑을 받을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는 남편이 있는 것이며, 장인․장모님이 계시기 때문에 사랑하는 아내가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요즈음 세대에 부모를 모시기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고 유감스럽다. 주변에서 흔히 보고 듣는 이야기지만 돈․돈․돈 하고 외치며 돈을 위주로만 세상을 살려고 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 같다. 물론 그렇게 산다고 해서 틀린 생각이거나 틀린 말도 아닌 것이지만 사람은 각자의 생각이 다르고 견해 차이가 있기 때문에 누구의 말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돈이란,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하고 없어서는 아니 되는 것이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데 뒷받침을 해주고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부분적인 것일 뿐이지, 돈이 내 인생을 대신 살아주고 돈이 무진장 많다고 하여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또한 가족이 힘을 모아 마음먹고 노력하면 내가 원하는 만큼의 돈을 벌수도 있고, 많은 부를 축적하기는 힘들지만 누구나 돈을 벌지 못하여 굶어죽는 사람은 없는 것이다. 돈을 벌지 못하여 굶고 사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사람은 예외의 사람이고 그 사람에게 문제가 있다고 본다.
만약 집 내부를 돈으로 장식하고 장롱 속에도 다른 살림살이는 없고 돈으로만 속을 꽉 채웠다면 그 사람은 행복하고 부러운 것이 없을 것 같아 보이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삶을 사는 것 보다는, 부모님 모시고 부부가 오순도순 살면서 자식을 건강하고 훌륭하게 키우며, 늘 웃음이 떠나지 않는 가정을 이루고, 형제들과 일가친척들이 진실하고 우애 있게 오고가면, 이웃사촌들과 친구들이 왕래하고 찾아오는 사람이 많은 것이야말로 그 가족들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지표이며, 제대로 사는 것이라고 본다. 이런 삶을 살 때 정말 행복한 가정을 이룬 것이며 주위에서도 부러워 할 수 있을 것이다.
[심사평]
본지 제22기 신인작품 공모에서 산문부문 ‘안봉순’님의 응모작 중 -부족한 사람들이 함께 빚는 행복-를 당선작으로 한다.
수필을 크게 나누어서 두 가지 형태로 나눈다. 분류하자면, 중수필과 경수필이라 하여 전자는 사회전반에서 일어난 비교적 보편성의 문제를 객관적 논리를 세워 쓰는 것이 이에 해당하며 후자는 개인의 취향, 감성과 체험 등을 자유롭게 쓰는 것을 말한다. 안봉순의 응모작은 주변에서 혹은 개인이 생활에서 경험하고 이해한 신변잡기 등을 부드러운 느낌으로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했으므로 경수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다. 좀 더 수필의 의미가 삶의 깊은 울림으로 자극될 때 문학의 진정성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인간은 삶에 있어 질보다는 양, 최선이 아닌 최고만을 고집하고 경쟁과 더불어 인정이 메말라만 간다. 심지어는 경계와 의심으로서 일인주의 딜레마에 허우적대고 있다. 가슴보다 두뇌를 쓰고 베풂보다 대가를 치루는 계산적 삶에 때로는 안위를 자처한다.
수필은 소설의 허구와 달리 진실을 조명하고 사실과 실화에 중점 하여 이성적 냉정을 찾아야 한다지만 왠지 안봉순의 응모작은 가슴에서 우려낸 따뜻한 숭늉의 그것과 같이 유순하고 구수하기까지 하다. “가족끼리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화목하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뿐이다. 특히 요즈음 세대는 부모님 말씀에 토를 달고 화를 내는 사람이 많으며 말대꾸를 하는가 하면 부모를 이기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갈수록 폭언도 거세지고 사람들의 행동이 난폭해지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움에서 위와 같은 말을 하는 것이다(‘응모작’중에서)”
내용속의 직접 화자는 글의 형식이나 성격에 치우치지 않고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허위와 거짓 없이 삶에서 행한 그대로를 쏟아 내고 있다. 부모님을 향한 효심과 지향해 가는 덕목도 그러거니와 감동 또한 물씬 묻어난다. “설사 어머니 말씀이 잘못되었다고 하여도 꼭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려드려야 된다면, 시간이 지난 후 마음이 상하지 않게 또는 섭섭하지 않도록 살며시 어머님께 말씀을 드리는 것이다. 어떤 경우는 여담을 나누면서 말씀을 드리고, 바로 잡아서 말씀을 드리지 않아도 될 때는 굳이 말씀을 드리지 않는다.(‘응모작’ 중에서)”
요즘 핵가족이다. 맞벌이다 해서 한 끼 식사조차 온가족이 함께 누리기 어려울 정도의 생활 패턴은 서로의 대화는 물론 보살핌이란 마음의 여유조차 생겨나지 않는 실정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안봉순의 응모작은 시대의 경종으로 자칫 상실하고 갈 효의 가치를 일깨워주기에 충분했다. 바란다면, 좀 더 쓰이는 어휘가 작가의 진실과 격의에 맞게 속스러워서도 안되겠고 감정이 넘치거나 또는 언어가 빈약해서도 안 되겠다. 언어나 다루려는 문장의 기술적인 지향도 필요로 하거니와 관련한 전문자료를 자주 접하는 것도 소중한 앎이 될 줄로 안다. 주변의 체험요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당선자의 효심이란 바탕 안에 마음을 모으며 지향하는 글이 세상의 모든 이의 가슴으로 잔잔하고 따뜻한 이슬 한줌으로 스미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