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벅스는 환경부와 함께 6월5일 ‘환경의날’을 맞아 머그나 개인컵을 사용하는 친환경 캠페인을 전개했다. 환경의날 하루 전인 6월4일에는 전국 300여 매장에서 텀블러 등의 개인컵으로 주문하거나, 사용한 1회용컵 10개 이상을 반환하는 고객들에게 기존의 300원 현금 할인을 500원으로 확대했다. 이 회사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작년 동기간 대비 약 400만개의 일회용 컵 사용이 절감돼 전년에 비해 머그컵 사용이 두 배로 늘었다고 한다. 금년 내 매장 내 고객의 50% 이상이 머그를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른 커피전문점들도 머그컵 사용 캠페인에 동참하기를 원한다. 머그컵 사용은 무엇보다도 경영진의 의지가 필요하다. 종업원으로서는 당연히 종이컵을 선호한다. 머그컵을 씻고 위생처리하며 보관하는 것이 귀찮기 때문이다. 물론 머그 보관 전용 선반, 머그 워머 등을 매장에 설치하는 것도 경영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러나 환경파괴와 자원고갈을 막고 궁극적으로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종이컵 추방을 실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앞으로 착한소비를 하는 기업에 소비자의 발걸음이 많아질 것이다.
머그는 손잡이가 있고 일반 컵보다 많은 양의 액체를 담는 원통형의 컵이다. 보통 머그는 350cc가량의 액체를 담는다. 아주 옛날엔 머그컵을 나무나 뼈를 깎아 만들거나 진흙을 빚어 만들기도 했다. 최근엔 자기 혹은 석기, 유리, 금속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며 용도에 따라 무게도 다르고 디자인도 다르다. 머그는 흔히 커피, 차, 핫초코 등 따뜻한 음료수를 담는 것으로 절연을 위해 보통의 찻잔보다 두껍다. 머그 바닥은 오목하거나 테두리가 있어 표면과의 열 접촉을 감소해준다. 열전도가 적으니 내용물의 온도와 맛의 유지에도 유리하다.
그럼에도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이 발명의 어머니가 되어 종이컵이 나왔다. 자판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분명 종이컵의 덕분이다. 1907년 하버드대 재학 중인 휴그무어가 가벼우면서도 깨질 염려가 없는 종이컵을 만들어냄으로써, 당시 생수 자판기의 발명에도 불구하고 유리컵의 취약성 때문에 고민하던 매형의 자판 영업에 구원투수가 되었다. 더욱이 물에 쉽게 젖지 않는 태블릿 종이컵을 만들어냈으니 금상첨화다. 의사들은 인간을 바이러스로부터 구출하고 간염 등을 예방하는 길은 오직 일회용 컵뿐이라고 극찬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위대한 발명이 방부제 공해, 목재 소모 등 환경파괴와 자원고갈의 문제를 피할 수 없다. 한국에서만 연간 120억 개의 종이컵이 소비되고 있다. 이만큼의 종이컵을 만들기 위해서는 연간 약 8만톤의 천연펄프를 수입해야 한다. 종이컵 제조비용이 1000억원이 들고 CO₂배출은 무려 13만여톤이다. 일회용 종이컵 1톤을 만드는 데 20년생 나무 20그루가 쓰이고, 이 종이컵이 분해되는 데는 20년이 걸린다. 직장인 1명이 연간 쓰는 종이컵은 대략 500개로 추정된다. 종이컵 대신 머그컵을 써야 하는 이유를 수치로 잘 설명해주는 부분이다.
생활습관을 조금 바꿔도 지구온도를 내릴 수 있다. 지난 100년 동안 한국은 기온이 1.5도 올라갔는데 이는 전 세계 평균상승의 2배에 해당한다. 냉장고 문을 덜 열고, 음식물을 적게 넣으며, 냉장고를 벽과 5cm 떨어져 놓아도 전기요금을 절약하고 지구온난화를 감축할 수 있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이면지를 사용하고 1회용 컵 대신 머그컵을 쓰면 환경생활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셈이다. 커피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종이컵의 소비가 급속히 늘어나는 만큼 머그컵 이용은 이전보다 훨씬 실천적인 환경운동임에 틀림없다.
도자기 회사들은 최근 친환경 도자기를 만드는 데 색다른 면을 보여주고 있다. 도자기 원료는 제쳐두고라도 머그컵에 그려 넣는 그림까지 신경 쓰고 있다. 반달곰, 금강초롱꽃, 제라늄 꽃잎, 산천어 등 자생 동식물이 그려진 머그컵을 선보였다. 제조사가 모양으로 소비자의 감성을 끌어내는 동안에, 일반 회사는 개인용 머그컵을 지급해 친환경 녹색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머그컵을 들고 환하게 웃는 모습은 종이컵을 들고 천박하게 커피를 마시는 모습과는 멋과 분위기에서 다르다는 것을 커피 애호가들은 알아갈 것이다.
그린닥 johnyksu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