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집에 가면 둥근 식탁 곳곳에 산꾼들의 얼굴이 □ 대덕식당 40년 전통 이 집을 모르시면 대구사람 아니지요 □ 나무노래 대구의 지성 덕란 언니네 아지트 □ 고산골할매보리밥 옥호 그대로 보리밥 한 그릇 3,000원 □백복수반 미각의 극치 ‘곤드레밥’의 명소 □ 국일따로국밥 대구를 대표하는 음식… 전국적인 명소로 부각 □ 해봉(海峰) 산꾼들의 대구도심 집회장소로 유명
250만 명 대구시민이 즐겨 찾는 앞산(658m)의 본래 이름은 성불산(成佛山)이다. 1832년에 편찬된 것으로 알려진 <대구읍지(大邱邑誌)>에 의하면 “성불산은 대구부 남쪽 십리 안산으로 비슬산으로부터 비롯한다(成佛山在府南十里官基案山自琵瑟山來)”고 되어 있다. ‘관기안산’이란 관청의 맞은편 산을 말함이니, 즉 옛 관청터인 지금의 중앙공원 맞은편 산이라면 바로 ‘앞산’이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1972년에 발간된 <대구·달성지>의 ‘승지편(勝地編)’에는 매우 구체적인 기록이 나와 있다. “성불산은 대구의 안산으로 은적, 안일 두 암자가 있고 옛 성터도 있는데 성터의 석축 둘레는 3051척이다”란 기록을 읽을 수 있다. 지금 우리가 그냥 생각없이 부르는 ‘앞산’의 원래 이름이 ‘성불산’이었다는 것은 더 이상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앞산의 원래 이름을 되찾아 주어야만 하겠다.
전국 어느 지방자치단체나 자신들의 고장을 대표하는 산 정상에는 표지석을 세우고 신성시(神聖視)하는 마당이다. 그런데 웅도 대구의 안산은 그 훌륭한 본래의 이름마저 잃은 채 오랜 세월동안 엉뚱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노릇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살고 있는 집에서 보이는 남쪽을 앞이라 생각하고 북쪽을 뒤라고 생각한다. 대구의 ‘남쪽 산’을 굳이 ‘앞산’으로 불러야 한다면, 북쪽을 병풍처럼 둘러친 명산 중의 명산 팔공산은 ‘뒷산’으로 불러야 한다는 난센스 같은 이야기가 성립되는 셈이다.
더욱이 지난해 11월 오랫동안 철조망으로 차단되어 있던 팔공산 정상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고 그동안 잘못 불렸던 ‘동봉’ ‘서봉’이라는 봉우리 이름도 원래의 이름 ‘미타봉’과 ‘삼성봉’으로 환원되었다. ‘성불산’을 계속 ‘앞산’으로 불러야 한다면 이것은 대구시민의 명예가 걸린 문제다. 아기를 낳은 부모가 아기의 이름을 제대로 지어 주지 않고 첫 번째 태어난 아기라서 ‘첫째’, 다음은 ‘둘째’‘셋째’로 호적에 등기해야 할 것인지….
‘대구시민의 노래’를 작사한 백기만 선생은 살아 생전 후진 산꾼들에게 “우리는 명예로운 대구의 시민”임을 크게 강조하고 높은 긍지를 지니도록 늘 당부했다. 코앞으로 다가온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 선거 예비후보들의 선거 현수막이 ‘앞산’ 자락 시가지 곳곳, 큰 빌딩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대구시민의 명예가 달린 ‘앞산’의 본래 이름을 되찾고 정상에는 표지석을 세우겠다는 예비후보들의 신선한 구호가 걸리기를 기대해본 ‘앞산’ 취재길이었다.
그 집에 가면 둥근 식탁 곳곳에 산꾼들의 얼굴이
참으로 신기한 ‘대구식 선술집’이다. 둥근 식탁 11개에 안쪽 구석진 곳에는 20여 명이 함께 앉을 수 있는 직사각형 목로판 식탁 4개가 놓여 있다. 매우 편안한 분위기, 취재길 해거름에 대구산악연맹 성기환 회장과 이 집을 찾아 들어갔는데 앉을 자리가 없다. 놀라웠다. 지난해 연말에 문을 연 업소라는데 이런 성황을 이루다니. 우선 축하부터 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 주식(酒食)업소가 상법상 등재한 것은 아니지만 작은‘주식회사(株式會社)’란 것을 알게 되니 흥미로운 생각이 들었다.
‘대구산친구들산악회(회장 이용채)’는 유독 술꾼이 많은 산악회로 알려져 있다. 당연히 산행 후에는 술집으로 Go! 질펀하게 걸치고서야 헤어지는 것이 관행이었다. 산행 후뿐만 아니라 평일 저녁에도 회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시내 술집 여기저기를 전전했다.
어느 날 회원들 사이에서 “이럴 것이 아니라 우리 산악회에서 술집 하나 열자”라는 의견이 나왔고 그 의견에 모두가 공감, 곧바로 실천으로 옮겨 ‘그 집에 가면(053-782-1357)’이 탄생되었다는 것이다.
이용채 회장, 김호용 부회장, 김분숙(여) 부회장, 조명숙 총무 네 사람이 출연(出捐)했다. 업소의 대표는 막내인 조명숙 총무가 맡았다. 소문은 금세 퍼져나갔고 한 차례 크리스마스·연말연시 성수기와 맞아떨어졌다고 한다. 특히 목로판 식탁이 놓인 작은 코너는 예약하지 않고는 자리 차지가 어려웠다고 한다. 이용채 회장의 카리스마와 조명숙 총무의 재치가 주식(酒食·株式)회사 운영의 큰 바퀴가 되어 금방 ‘잘 나가는 업소’로 커졌다는 것이다.
술안주 이름이 재미있다. ‘개복치’에 ‘코다리쪼림’으로, 매우 생소하다. 개복치는 복어목 개복치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다. 우리나라 전 해역에 서식하는 식용 물고기로 몸체의 대부분을 먹을 수 있다.
경골어류 중에서 가장 크고 가장 큰 뼈대를 가진 개복치는 몸무게가 보통 100kg 이상이며 가끔 400~500kg 정도의 큰 놈도 잡힌다고 한다. 몸 길이가 3.3m가 넘는 것도 있다고 한다. 경북 포항 지역에서는 대소사에 귀한 별미로 올리는데 껍질은 수육, 뱃살은 회무침, 머리뼈와 머릿살은 찜요리 등 다양하게 조리되고 맛도 가지가지다. 코다리는 명태를 꼬들꼬들하게 반만 말린 것을 말하는데 ‘그 집에 가면’에서는 ‘찜’과 ‘조림’으로 조리해서 내어놓는다.
업소 측에서는 손님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더치페이를 권하고 있었다. 그 영향일까. 찾아오는 산꾼들은 사전 약속 없이 혼자 이 집에 왔다가 산친구들을 만나게 되고 자연스럽게 합석하지만 자신의 몫은 자신이 치른다는 것이다.
대구산악연맹 부회장직도 맡고 있는 이용채 회장에게 업소가 금방 문전성시를 이루게 된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어봤다. 뜻밖에도 “뭐 별게 있습니까?” 하면서 ‘공자의 말씀’ 하나를 흰 종이 위에다 적어준다. ‘近者說 遠者來(근자열 원자래)’. 업소를 찾아오신 가까운 분들을 즐겁게 해드렸더니 먼 곳에 계시는 분들도 자연스럽게 찾아 오시더라는 뜻이렸다. 누구나 가슴속 깊은 곳에 새겨 둘 만한 만고의 진리다.
메뉴 오징어전·송이감자전 각 1만 원. 안동문어 1만5,000원. 개복치·코다리쪼림 각 2만 원. 모듬전 2만5,000원. 막걸리 3,000원. 전화번호 [그 집에 가면] 053-782-1357 찾아가는 길 대구광역시 수성구 지산1동 1263-7(동아스포츠 건너편 골목 안 보광원 앞)
대덕식당 40년 전통 이 집을 모르시면 대구사람 아니지요
‘앞산먹거리마을’의 대표 주자. 40년 전통 대를 이은 음식점. 이 정도만 하더라도 “대덕식당, 이 집을 모르시면 대구사람이 아니지요”. 대덕식당은 이만큼 유명한 업소로 더 이상 긴 설명이 필요치 않겠다.
창업주 성질분(75) 여사가 문을 연 업소로 지금은 아들이 대를 이어 어머니의 음식맛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대표음식 선짓국은 매일 아침 신선한 선지를 구입해 푹 고은 사골 육수에 마늘·고춧가루·우거지만을 사용, 정성스럽게 끓여낸다. 24시간 영업한다. 아버지의 단골집을 아들도 단골집으로 찾는다니 ‘대덕식당’의 명성은 널리 퍼져 나갈 수밖에 없겠다. 앞산공원, 앞산전망대, 케이블카 승강장 나들목이라 많은 사람으로 늘 붐빈다. 넉넉한 주차공간을 확보해 놓았다.
메뉴 선짓국밥 4,000원. 육개장·갈비탕 각 6,000원. 전화번호 [대덕식당] 053-656-8111 찾아가는 길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9동 5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