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승은 지난 번에 우리 까페에 “대불정능엄신주의 위신력”이라는 글을 올렸는데, 이왕
능엄신주에 관한 글을 올린 김에, 이와 관련된 이야기까지 말씀드리는 것이 우리 까페
불자님들께서 능엄신주를 암송하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연이어 이 글을 올립니다.
능엄신주 암송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누구나 다 아는 바이지만, 그렇다고
능엄신주를 암송한 사람이 우리 나라 불자들 중, 자비화 보살님 한 사람만이 아닌 바에야
굳이 여기에서 자비화 보살님이 능엄신주를 암송한 사실를 재론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한 이야기를 하는데는 소승 나름대로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승이 능엄신주를 처음 암송하고 나서, 제대로 암송하는 지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부탁한
사람이 자비화 보살님입니다. 말하자면 자비화 보살님은 소승의 능엄신주 암송 여부를
객관적 입장에서 제일 먼저 심사하여 준 불자입니다.
그런 인연도 있고 해서, 소승은 자비화 보살님에게 능엄신주를 암송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넌지시 권유한 적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비화 보살님이 능엄신주를 실제로 암송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소승이 판단하기로, 자비화 보살님에게 능엄신주를 암송할
끈기가 꼭 있을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더우기 소승이 자비화 보살님으로부터 들은
얘기인데, 보살님은 학창 시절에 우등상을 받은 기억은 없고, 개근상은 몇 번 받았다고 합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자비화 보살님에게 남다른 기억력도 없는 것 같기에, 이 보살님이 능엄신주를
암송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소승은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소승의 이같은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명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소승이 능엄신주를 암송하는 데는 약 2개월
정도가 걸렸는데, 자비화 보살님은 능엄신주를 암송하기 시작한 때로부터 약 한 달 정도 걸려서
암송했다고 합니다. 사실 능엄신주를 암송하는데 소요된 시간이 얼마냐 하는 것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또한 암송에 걸린 시간을 따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능엄신주를 외운 사람이 아주 열심히 노력하였거나 암기력이 출중하다면, 단기간이라도 암송이
가능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 암송하는데 시간이 좀 오래 걸렸다한들, 능엄신주 수지
독송 공덕은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능엄신주를 암송하려는 불자의 마음 속에, 불자가 지향하여야 할 원대한 서원을 간직하고, 지극한
정성으로 암송하는 경우라면, 설사 암송 기간이 오래이더라도, 능엄신주 수지 독송 공덕은 크다고 할
것이나, 만약 아주 단 기간에 능엄신주를 암송했더라도, 그 암송의 목적과 서원이 불자답지 않은 경우
라면, 능엄신주 암송의 공덕은 적을 것이라는 것이 소승의 판단입니다.
소승이 오늘 이 글을 까페에 올리는 목적은, 자비화 보살님이 능엄신주를 암송한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암기에 익숙치 않은 60이 훨씬 넘은 보살님이 온갖 애를 쓰며 암송하려고 고심하며 노력하는 동안에 나타났던, 몇 가지의 예사롭지 않은 신비로운 현상들을 말씀드리기 위함입니다.
불자님들에게 당부 말씀 드리는 바는, 우리 불자들이 수행 길을 가다보면, 뜻하지 않게 우리 앞에
나타나는 이상한(우리가 평상시 경험하지 못하는) 현상들이 있을 경우, 자신의 본래 수행목적을
잃어버린 채, 자기가 겪은 이상한 현상들이 자신의 수행이 완성되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착각할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수행자는 언제나 이 점에 대한 확고한 대응책이 있어야 합니다.
그 대응책이란 별 게 아닙니다. 그 이상한 현상에 집착하지 말고(의미를 두지 말고) 초지일관하게
자신의 수행계획대로 수행 길을 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응책입니다. 언제나 이 점 명심하시기를!
천안 개심정사에서 생긴 일입니다.
자비화 보살님이 모든 노력을 기울여
능엄신주를 힘겹게 외워나가고 있던,
2007년 2월 1일 오전,
이날 오전에도 보살님은 전 날과 같이, 온 신경을 곤두세운 채로, 능엄주가 적혀있는 작은 책자를
보며 열심히 능엄주를 한 자 한 자 암기하여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보던 책자를 덮어 상 위에 올려 놓고는 벽에 기댄 채, 잠시 지친 눈을 감았습니다.
이런 상태로 1분 내지 2분 정도 있다가 눈을 떴는데,
그 때!.. 조금 전에 읽은 능엄신주가 적혀 있는 책자의 두 페이지가 활짝 펴진 채로,
보살님의 눈 앞에 선명하게 나타났습니다. 이런 현상이 어림잡아 1분 이상 지속되었습니다.
얼마나 오매불망하였으면, 이런 기적 같은 현상이 일어났겠습니까?
보살님은 멋도 모르고 눈 앞에 펼쳐진 책자에 쓰여진 능엄신주를 한참 읽다 보니, 저절로 책자가
없어지기에, 이상하다 싶어 앞에 놓인 상 위를 보니, 아까 자신이 올려 놓은 책이, 덮여 있는 상태
그대로 놓여 있었다고 합니다.
이같은 기이한 현상을 체험한 보살님은 그 사실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채, 용기백배하여 능엄신주를 더욱 더 열심히 외워 나갔다고 합니다.
이렇게 능엄신주를 외워가던 보살님도 이제 많이 지쳤습니다. 앞으로 더 외워야 할 능엄신주의 분량은 얼마 남지 않았으나, 기진맥진하여 통 외워지지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늦은 밤, 그날도 능엄신주를 외우다 자리에 누었습니다. 지난 번의 기이한 체험이 있은 지 일주일 후의 일입니다. 한참 잠이 들었다가 깨어 휴대폰 시계를 보니 새벽 3시였습니다. 여전히 캄캄한 밤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때!
전기불을 켜려고 일어나 눈을 뜨는 바로 그 순간,
아, 방 안 가득히 펼쳐진 찬란한 광명!
보살님은 그 때 방 전체를 화안하게 비추던
휘황찬란한 빛의 향연을 잊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 광휘로운 빛이 어디서부터 비쳐 오는 지 그 근원은 알 수 없었지만,
방 구석 구석은 물론, 보살님이 덮고 자던 이불 위를 비추던 그 백색의 빛은
이 세상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환상적인 색깔이었고,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어떤 언어로도 묘사할 수 없는 아름다운 흰 빛이었습니다.
이 황홀한 빛의 축제도 1분 이상 지속되었습니다.
추측하건대, 바로 그런 광명이 아미타부처님이 계시는
정토세계의 광명이 아닐까 생각해 보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
보살님의 표현대로라면, 말로는 설명할 수가 없는,
소위 언어도단의, 이 세상에는 없는, 가장 아름다운 빛이라고 하니,
그 광경을 직접 보지 않은 소승으로서는, 그저 그러려니 할 수 밖에...
자비화 보살님은, 능엄신주 암송 기간 중에 체험했던, 특이한 현상들을 소승에게 조차
말하지 않고 지나다가, 소승이 지난 번에 우리 까페 글로 “대불정능엄신주의 위신력”이라는
글을 올리자, 그 때 비로서 자신이 겪었던 신이(神異)한 경험을 털어 놓았습니다.
참으로 심지가 굳은 보살님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소승은 아직도 여전히 깊이 깨닫지 못한 범부중생이기에, 수행 길을 걷는 동안에
자비화 보살님이 체험한 것과 같은 환희의 경지를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감히 말씀드리거니와,
비록 보살님이 겪은 그러한 신비한 세계를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다 해도,
조금도 거기에 마음을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소승도 능엄신주를 아주 열심히 외웠지만,
외우는 도중, 자비화 보살님이 체험한 현상 같은 것은 전혀 체험하지 못했습니다. 소승은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생각합니다. 곧 자비화 보살님 같으신 분에게 그러한 감격적인 체험이 없었다면, 아마도
보살님은 능엄신주를 끝까지 암송하지 못하였을 것인데, 보살님의 지극한 정성에 감응하여
불보살님이 힘을 보태주신 것이고, 소승 같은 경우는, 그러한 가피가 없더라도 능히 혼자서
능엄신주를 암송할 능력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특이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라고.
소승의 이 같은 생각을 아전인수격인 유치한 생각이라고 일소에 부치는 분도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이 절대로 유치한 것은 아니라고 믿습니다. 이러한 생각들이 우리들의 마음 속에
확고하게 자리잡을 때, 우리는 우리의 수행 중에 일어나는 어떠한 현상에도 동요되지 않고, 여일하게
수행을 할 수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진정으로 수행할 의지가 있고, 오로지 한 마음으로 수행하는 수행자의 삶을 영위해 간다면,
설사 그 지적 능력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불보살님의 가피에 의해, 우리들 모두는 결국 수행의
목적지에 이르게 될 것임을 우리 모두 확신합시다! 신위도원공덕모(信爲道源功德母), 진리의
법칙에 대한 확신이 바로 모든 도의 근원이요, 온갖 공덕의 어머니임을 항상 명심합시다!
사랑하는 불자 여러분!
간절히 바라옵건대, 능엄신주에 관한 소승의 까페 글이 인연이 되어, 많은 불자님들이 능엄신주를
암송하시기를 바랍니다. 한꺼번에 많이 외울 생각 마시고, 하루에 한 어휘씩만 외워 가십시요.
다 외울 때까지 그 의미를 아시려고 애쓰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능엄신주 암송공덕을 너무
생각하지 마십시요. 여기서도 당연히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 의 마음 자세가
유지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내년 부처님 오신 날까지 암송하신다는 장기 계획을 세우셔서 차근
차근히 즐겁고, 희망찬 마음으로 외워 나가십시요.
고령 대덕사 입구에 있는, 수령(樹齡), 약 40년 이상 된 두 그루의 은행나무 잎새가, 그야말로
황금색으로 물들어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그 아름다움을 이 글에 실어, 사랑하는 까페 불자
님들께 전합니다. 모두 행복하시기를!
나무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가야산 대덕사 기산지은 합장
첫댓글 어떤 경이든 믿음만 있으면 부처님께서 다 응하십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아미타불 _()_
산스크리트어 버젼과 팔리어 버젼이 있더군요.
발음이 용이한 관계로 팔리어 버젼이 알려진것 같은데... 어떤 것으로 해도 상관은 없겠는지요.
나무아미타불...()()()...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