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갈맛, 제대로 한번 보시려우?
소래포구-오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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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호 | 김장철을 맞아 소래포구가 여느 때보다 붐빈다. 젓갈을 사고파는 사람들의 시끌벅적한 흥정소리와, 하얗게 몰려 다니는 갈매기떼의 끼룩대는 울음소리가 온종일 포구를 뒤덮는다. 지금은 소래포구가 1년중 가장 신바람 나는 때.
비릿한 갯내음이 이끄는 대로 발길을 옮기면 포구와 머리를 맞댄 어시장과 연결된다. 백열등이 불밝힌 시장 안으로 들어서면 젓갈 드럼통이 즐비하게 이어진다. 새우파시로 유명한 곳인 만큼 새우젓 드럼통이 대중을 이루지만 멸치젓, 꼴뚜기젓, 속젓, 밴댕이젓, 게젓 등 갖가지 종류의 젓갈들로 ‘젓갈 백화점’이라는 명성을 새삼 확인시켜준다. 특히 소래는 생새우가 유명해 김장철이면 펄떡펄떡 뛰는 신선한 생새우를 고르려는 주부들의 발길로 더욱 붐빈다. 또 보통사람 눈에는 모두 그 게 그 것처럼 보이지만 시장 안을 조금만 돌다 보면 새우젓에도 종류가 있어 김장할 때 넣는 것, 밥반찬으로 먹는 것 등 육젓, 오젓 구별하는 눈도 생긴다. 삼지창처럼 생긴 포크로 젓갈을 쿡쿡 찍어 올려 권하는 상인의 손길을 거절치 못하다 보면 그야말로 ‘짠맛’을 제대로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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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맛 한번 보실려우 | 기왕에 소래포구에 가는 걸음이라면 물때를 맞춰 가면 같은 값에 싱싱한 해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매월 음력 보름 3일 전부터 3일 후까지, 그믐 3일 전부터 3일 후까지가 적당하다. 이 때는 당일 썰물이 나갈 때 배를 타고 나갔다가 밀물이 밀려올 때 배들이 들어오는데, 배에서 내려진 생선을 바로 공매장으로 옮겨 공매한다. 공매를 통해 각 횟집에서 구입한 생선을 내놓는 그 시간을 택한다면 싱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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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특산품 새우젓 | 공매 때의 공판장 풍경도 색다른 구경거리. 앞가슴에 손을 붙이고 손가락을 세웠다접었다하며 흥정하는 경매인들, 경매받은 생선상자를 리어카에 옮겨 싣는 상인들, 조금이라도 더 집어오려는 시장아주머니의 아우성 등은 치열한 삶의 풍경을 보여준다.
젓갈에 싱싱한 해산물까지, 어느 틈에 묵직해진 장바구니를 들고 돌아서면 줄지은 좌판의 즉석 횟감이 발길을 잡는다. 참새가 방앗간을 어찌 그냥 지나치랴. 사실 소래포구 입구부터 크고 작은 횟집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으나 이 곳에선 오히려 방파제쪽으로 자리한 좌판에서 먹는 게 제멋이다. 부담없는 가격에, 입맛대로 메뉴를 고르면 즉석에서 회를 떠주거나 이미 떠놓은 회 한 접시를 받아들고 방파제로 나간다. 방파제에는 돗자리를 깔고 판을 벌린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자리잡고 싱싱한 회를 안주삼아 소주 한 잔을 곁들이면 쌀쌀한 초겨울 바람도 미풍처럼 부드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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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도 횟집촌 |
여유있는 걸음이라면 소래포구에서 오이도 나들이를 곁들여도 좋다. 오이도와 대부도를 연결한 대역사인 시화방조제와 시화호의 장관을 볼 수 있다. 시화방조제가 시작되는 오이도에는 서해 낙조를 볼 수 있는 횟집들이 먹거리촌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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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보다 해물이 더 많아요 | *가는 요령
서해안고속도로 서창 분기점을 이용해 남동구청을 경유하거나, 월곶 IC에서 빠져 소래대교를 탄다. 또는 제2경인고속도로 종점에서 좌측으로 해안도로를 통과해 소래포구에 도착하거나, 남동 IC에서 빠져나와 남동공단로를 지나 논현동에서 소래포구로 이어진다. 수인산업도로를 탈 경우 인천대공원 입구를 지나 논현동에서 소래포구로 이어지는 길을 이용한다. 주말이면 소래로 들어가는 이 길이 많이 막힌다. 따라서 일찍 서두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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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맛 한번 보실려우 |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2006-11-24 1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