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분을 잘라 버리거나 말을 중간에서 끊거나 가로질러 갈 때 무지른다고 한다. '무찌르다'는 '무지르다' 센말이 아니라, 남김없이 쳐 내고 마구 쳐들어간다는 뜻이다.
포장마차에서 만난 그 험상궂은 사내는 주인의 볼멘소리를 무지르고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주머니에서 만 원짜리 한 장을 꺼내 주인에게 던지듯 건네고는 "잔돈은 계산할 것 없으니 무질러 버리쇼"하고 조롱하듯 내뱉었다. 그러고는 다시 포장을 들치고 거리로 나서서는 길 건너편 포장마차를 향해 무질러 가는 것이었다. 주인은 사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주먹 쥔 손을 부르르 떨었다. 사내를 무찔러 버리지 못한 것이 못내 억울한 눈치였다.
'무지르다'의 당하는 말은 '무질리다'이고, '무찌르다'의 당하는 말은 '무찔리다'이다.
참고 도서 《동사의 맛》김정선 지음
첫댓글 토론을 할 때 중요한 건 말의 내용보다 먼저 정한 규칙을 반드시 지키는 데 있죠. 상대방의 말을 무질러 자기 말만 한다던가, 상대방에게 30초는 대답할 시간을 보장해 주어야 하는데, 질문인지 아닌지 모르게 애매하게 하며 상대가 대답할 기회조차 무질러 버리는 이번 대선 토론회를 보면서 규칙을 철저히 지키려는 한 사람이 유난히 돋보였습니다. 그리고 사회자가 그걸 제대로 조정하지 못하고 쩔쩔매는 것도 보았고요. 대선주자 4명과 사회자 1명 까지 해서 모두 다섯 명 중에서 겨우 한 사람만 규칙을 지키려 애쓴 거죠. 그러니 국민의 1/5만 규칙을 지키고, 나머지 4/5가 규칙이고 뭐고 내 알 바 아니라는 식으로 사소한 규칙 무지르기를 무심코 하고 산다는 반증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외부의 적을 무찌르기보다는 내부의 반칙을 일삼는 사람들을 교육시키고 선도하는 일이 더욱 시급하다는 걸 이번 토론회에서 보았습니다. 제가 확진자 가족으로써 지켜야할 것들을 철저히 지키려고 애쓰고 있는데, "뭐 그렇게 까지 철저하게 하나?"고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제법 있어서 놀랐습니다.
와우, 굿~~
우와~~
본문보다 답글의 길이가 더 길어서 놀랐습니다. 동사를 넣어 이렇게 글짓기를 잘 하다니, 글 솜씨가 참으로 좋습니다.
아하하하~! 과찬이십니다. 짧게 쓰려 했는데... 600자까지 쓸 수 있었기에 망정이지, 중간에 다 마치지도 못하고 끊길 뻔 했습니다^^
자칫 방심하면 저도 모르게 남의 말을 무지를 때가 있더라구요. 늘 조심조심,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남의 말을 무지르는 사람을 무찌르고싶을 때가 많습니다 나도 말이 오가는 현장에서 섣부른 무지르기로 무찔리지 않도록 조심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