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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겪은 일이다. 서해안 캘리포니아주 북쪽에 위치한 오리건 주는 나무로 먹고사는 지방이다. 문학적으로 표현하면 나무를 죽임으로 먹고 산다는 이야기와 같다. 그것이 비록 가슴 아픈 것일지라도, 미국이 인디언 전쟁을 겪었을 만큼 오래 산 거대한 나무가 기계톱에 의해 몇 분 안에 죽임을 당하는 순간을 보았던 것이다. 갑자기 나무를 베는 남자들을 만나고 싶었다. 그래서 찾아간 곳은 높이가 3000미터나 되는 맥라울린 산이었다. 그곳에선 한창 수백년된 침엽수들이 벌목되고 있었다. 날씨는 숨막히게 더웠다. 게다가 빽빽한 숲 속에 표지판이라곤 도저히 찾을 길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더욱 덥게 했다. 그 곳에는 집 한 채,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고, 주유소 조차도 없었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오직 불안해 보이는 비포장도로와 끝이 보이지 않는 숲, 백살, 이백살이 넘는 거대한 나무들로 이루어진 비길 데 없이 아름다운 숲뿐이었다. 오리건에서는 모든 것들이 나무와 관련되어 있다. 공항을 나서는 순간부터 금방 벤 나무와 솔잎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모피 사냥을 하러 백인들이 캘리포니아에서 오리건으로 오기 시작한 뒤로 십 년이 채 못 되어 나무를 수출하는 배가 중국으로 첫 출항을 했다는데, 그것은 1833년의 일이다. 그 뒤로 숲 속에는 어마어마하게 넓은 공터들이 생기기 시작했으며, 산의 곳곳에서 수 킬로미터에 이르는 나무의 공동묘지들이 보였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숲은 끝간데 없이 거대한 하나의 생명체처럼 보인다. 함께 자라나서 하나의 유기체로 얽혀졌고 눈에 들어오는 데까지 산을 뒤덮고 있는 생명체. 멀리서 보면, 벌목꾼들에 의해 생긴 숲 속의 빈터들은 이 초록 생명체의 몸에 난 황갈색의 곪은 상처처럼 보였다. 비문 없는 비석과도 같은 나무 그루터기들은 벌목의 현장을 고발하고 있었고, 파괴와 죽음의 기운이 대기에 육중하고 공허하게 걸려 있었다. 대량학살이 벌어졌던, 나무의 시체들이 다 치워진 싸움터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 말살의 분위기는 우울하게 했다. 이는 단지 숲으로부터 원료를 거두어들인 것일 뿐이라고 이해하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오래된 나무들의 아름다움이 파괴된 것이 슬펐을 뿐 아니라, 우리보다 이 지구에 훨씬 오래 살아왔던 나무들이 죽어갔다는 사실이 가슴 아팠다.
숲 속 바위 뒤에서 벌목꾼처럼 보이는 한 사내가 걸어나오며 먼발치에서 “오늘 우리는 나무를 베지 않아요. 바람이 너무 세서.”라고 외쳤다. 걸어오면서 그는 팔을 뻗쳐 그 싸움터 가에 서 있는 나무들의 우듬지(나무의 꼭대기 줄기)를 가리켰다. 그 나무들은 오늘 간신히 죽음을 면했는데, 마치 이별을 위한 것인 듯 바람은 나무의 우듬지를 이리 저리 흔들고 있었다. “바람이 불 때 나무를 베는 것은 위험하지요. 그러면 나무는 더 제멋대로 굴어요.” 그 사내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나무가 어떻게 쓰러질지 모른다는 말씀인가요?” 이 질문에 그는 나무 그루터기에 앉으며 주저하면서 대답하기를, “내가 말한 대로란 말이요. 그들은 자주 그들이 하고 싶은 대로해요. 몇몇 나무들은 옹고집이고, 가끔 그들은 아주 못되게도 굴지요. 하필이면 벌목꾼이 마치 사람에 대해 얘기하듯이 나무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그는 종종 나무들이 자기에게 복수하려 한다는 느낌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나무들은 늘 우리에게 보복을 시도해요. 나는 벌써 여러 해 동안 이 일을 하고 있소. 숲은 기억력이 좋아요, 특히 복수를 위해서는….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 누구에게라도 물어보시구려.” 후일“그는 나무와 베어진 나무 둥치, 식물에서 잴 수 있는 전압의 변화를 연구했다. 자신의 연구소를 짓기 위해 오리건으로 돌아왔을 때 그의 관심은 중력이 나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그는 많은 측정을 통해, 모든 식물에는 그 때까지 알려지지 않은 어떤 파장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는 이 파장을 처음으로 나무에서 발견했으므로 영어의 WOOD의 첫 자를 따서 ‘W-파장’이라고 이름지었다.”
미신일까? 벌목꾼들의 세계에 있는, 뱃사람들의 믿기지 않는 모험담과 같은 종류의 이야기일까? 이 나무들은 황제와 같은 존엄함을 지녀서 복수와 같은 저급한 감정을 갖고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나무들에게도 감정이 있으며 사람들에게 말을 한다는 확신은 인류 역사만큼 오래되었다. 자연과 가까운 종족들은 나무를 숭상했고, 특히 크고 오래된 나무는 신성하다고 믿었다. 몇몇 종족은 그들의 조상이 나무로부터 왔다고 믿었는데, 게르만족도 그 가운데 하나다. 옛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큰 바다로부터 나무들이 자라났고 그 나무들로부터 사람이 생겨났다고 한다. 신들이 그 나무들을 쪼갰고 쪼개진 나무들이 사람이 되었다고도 하고, 나무들이 스스로 쪼개져서 여러 쌍의 사람이 되었다고도 한다. 게르만족의 신 ‘아제’는 바닷가에서 사람들을 발견했고 그들을 ‘아스크’와 ‘엠블라’라고 불렀다. 예전에는 신성하게 여겨졌던 나무들이 오늘날에는 화장지와 신문, 가구를 만드는 원료의 공급원이 되어버렸다. 자연과학을 바탕으로 한 우리 사회 곳곳에서 나무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른 속도로 베어지고 있다. 숲이 지구의 허파라는 자연과학적인 사실은, 인류의 생존에 필요한 숲의 다른 기능들과 함께 비과학적인 것으로 치부되어 잊혀지고 있다. 미국의 오리건 주는 옛 서독만큼 큰 주인데 그 반이 숲으로 덮여있다. 이웃집이 수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숲 한가운데, 물리학 박사 에드 와그너씨는 부인과 세 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 그는 오리건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는데 대학에 다니기 전까지는 늘 자신의 숲에서 살았고, 온갖 식물과 동물 등 그를 둘러싼 자연이 그의 세계의 전부였다. 테네시 대학에서 박사논문을 쓸 때도 그의 주제는 나무였다. 좀더 자세히 말해서, 그는 나무와 베어진 나무 둥치, 식물에서 잴 수 있는 전압의 변화를 연구했다. 자신의 연구소를 짓기 위해 오리건으로 돌아왔을 때 그의 관심은 특히 중력이 나무에 미치는 영향에 있었다. 거기서 그는 많은 측정을 통해, 모든 식물에는 그 때까지 알려지지 않은 어떤 파장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는 이 파장을 처음으로 나무에서 발견했으므로 영어의 WOOD의 첫 자를 따서 ‘W-파장’이라고 이름지었다. 1986년 팔월 어느 날, 그는 이상한 일을 경험하였다. 그가 살고 있는 그랜트 패스 근처의 계곡에 있는 마드로넨 나무들이 평상시와 다르게 많은 씨앗을 맺고 있는 것이었다. 마드로넨나무의 달콤한 향기가 계곡 전체에 감돌고 있었다. 이웃 계곡까지 멀리 산책을 나갔던 에드는 숲 속의 한 곳에서 띠가 둘려진 마드로넨 나무들을 발견했다. 나무제조업을 하는 사람들 눈에는, 유용한 경재 나무들 사이에 있는 마드로넨 나무는 잡초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마드로넨 나무들은 계획적으로 베어졌다. 사람들은 땅에서 한 50cm즘 떨어져서 나무 둥치를 돌아가며 동력 톱으로 껍질을 벗겨놓았는데, 멀리서 보면 나무가 띠를 두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렇게 표시된 나무들은 돌아오는 겨울이나, 늦어도 새 봄에는 죽어야했다. 띠가 둘려진 나무들은 모두 마지막으로 꽃을 피웠는데 특별히 많은 씨앗을 맺고 있었다. 그것은 에드가 익히 알고 있던 자연의 자기보존 기능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자기가 사는 계곡의 마드로넨 나무들은 띠가 둘려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왜 같은 시기에 유난히 꽃을 많이 피웠을까? 두 해가 지난 뒤 에드 와그너와 그의 가족이 살고 있는 계곡의 숲에 불이 났다. 건조한 시기였는데 하늘의 번개가 숲에 화재를 일으켰다. 그 불은 그의 집에서 불과 1Km 정도 떨어진 곳까지 번져왔다. 그 계곡에는 마드로넨 나무들이 베어지지 않아 많이 있었는데 이제는 모두 타버리고 말았다. 그 다음 해 봄에 60Km 반경에 있는 마드로넨 나무들은 또다시 유난스레 꽃을 피우고 많은 씨앗을 맺었다. 에드가 말하기를, “그 때 내겐, 옆 계곡에서 나무들에 띠가 둘려졌을 당시 우리 계곡의 마드로넨들이 유난히 꽃을 많이 피웠던 게 다시 생각났어요. 우리 계곡의 나무들이, 옆 계곡에서 마드로넨에 띠가 둘려진 것을 알고 자신들도 죽게 될 거라고 믿었던 것일까요? 그래서 그리도 많은 꽃을 피웠을까요? 그리고 우리 계곡에서 수 백 그루의 마드로넨이 타버린 것을 60Km 떨어진 곳의 나무들은 어떻게 알았을까요?” 에드는 이웃과 주변에 여기 저기 전화를 해 보았는데, 마드로넨의 이상한 상태가 여러 사람의 눈에 뜨였다. 그렇게 그는 서서히, 각 방향의 60Km 반경 안의 마드로넨 나무들이 모두 같은 현상을 보이고 있음을 알아냈다. 그는 차를 몰아 각 방향으로 모두 돌아다녀 보았는데, 어디서나 같은 광경을 목격했다. 죽어가는 마드로넨이 어떤 물질을 분비하고 바람에 의해 그 물질이 다른 나무들에 가 닿아서 경고를 할 것이라는 애초의 생각을 그는 버려야했다. 그 당시 그는 자신의 측정방법을 써서, 그가 발견한 ‘W-파장’으로 나무들이 의사소통을 하는지, 그리고 다친 나무가 자신이 다친 것을 다른 나무에게 알릴 수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나는 측정 실험을 통해서 나무들 사이에 신호전달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어요. 어떻게 하면 나무를 크게 다치지 않게 하면서도 상처를 내서 나무들간에 서로 신호를 보내게 할 수 있을까를 오랫동안 고민했어요. 물론 오리건의 숲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금방 도끼로 나무 둥치를 몇 번 내리치는 데 생각이 미치지요. 도끼 상처는 빨리 아물어요. 실험 결과 다친 나무는 신호를 보내고 다른 나무들은 그 신호를 받는다는 것을 증명했어요. 이것은 나무들 사이의 의사 소통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지 않을까요?”라고 말하며 그는 서류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곳에서 지난번 측정 보고서를 찾았다. “당신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어요. 우리는 내일 새 실험을 할 예정이거든요.” 우리는 그의 실험실에 딸린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그 곳은 전에는 차고였는데 에드가 실험실로 고쳐지은 것이었다. 천장까지 올라가는 책꽂이에는 물리학, 전자공학, 식물학, 생물학의 전문 서적이 가득했다. 산더미 같은 서류들과 측량 결과를 적은 두루말이들은 정돈되지 않고 쌓여 있었으나, 그는 놀랍게도 찾고자 하는 것을 금방 찾아내었다. 그는 70년대 중반까지 물리학을 강의하던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과학 연구 활동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는 집에서 일을 하고 있었으나 학술 잡지에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학계의 동료들이 자신의 연구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는 실험의 과정에 관한 정확한 보고와 통제된 측정의 과정, 재실험의 가능성 등 자연과학의 원칙들이 지켜져야 함을 강조했다. 그의 부인 클라우디아는 가끔 남편의 일을 도왔는데, 그녀는 전기공학자로 가까운 소도시 그랜트 패스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들의 이층집은 오리건으로 옮겨온 처음의 이주자들이 지은 통나무집을 수리한 것이다. 그 집과 연구소 건물은 전나무, 가문비나무, 마드로넨, 떡갈나무, 소나무 등 크고 오래된 나무들로 둘러 싸여 있다. 그것은 정원이라기 보다는 숲 속의 공터에 집을 지은 것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집 앞으로는 개울이 흐르는데, 에드는 어렸을 때 벌써 그 개울을 막아서 물레방아를 돌려 전지를 충전시키는 데 이용했다. 당시 그 곳에는 아직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나 수십 년 전에 전기가 들어온 이후로 그 물레방아는 더 이상 돌지 않았다. 에드의 실험의 흔적이 여기저기 눈에 뜨였다. 그가 측정에 필요한 전극으로 쓰기 위해 나무에 박은 철못과 전선들이 보였다. 어떤 나무들은 3cm 간격으로 4m 높이까지 전극이 박혀 있었다. 그리고 전극이 박혀 있는 곳에는 아물어 가거나 이미 아문 도끼의 상처가 남아 있었다. 이런 흔적은 그 집에서 수 Km 떨어진 곳에 있는 나무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그 계곡 전체가 그의 실험실 같았다. 에드와 그의 부인은 우리가 직접 실험을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꼬박 하루를 준비했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붉은 소나무 두 그루가 실험의 대상이었다. 두 나무는 다 10~12m 가량 컸고 같은 또래의 나이였다. 이 종류의 소나무의 가지들은 비스듬히 위로 대칭을 이루며 자라고, 밝은 초록색의 잎들은 10~15cm 정도로 길었다. 가지들은 서로 꽤 떨어져 있고 둥치는 날씬하며 곧바르다. 두 나무 사이는 작은 관목과 잡초들이 빽빽이 자라서 뚫고 지나갈 수가 없었다. 우리는 한 시간이나 걸려서 두 나무 사이의 거리를 잴 수 있을 정도로 길을 만들었다. 13.4m. 두 소나무 가운데 한 나무 밑에 책상을 갖다 놓았고 그 위에 전자 기계들을 가득 올려놓았다. 에드와 그의 부인은 여러 시간 동안 측정기와 앰프와 기록기 등을 점검했다. 밑에 책상이 놓인 소나무가 ‘송신 나무’라고 말하면서 에드는 그 나무 둥치에 땅에서 50cm 되는 높이에 구멍을 뚫어 전극으로 쓰이는 못을 박아 넣었다. 그는 두 번째 전극을 그로부터 1.5m 위에 박았고 두 전극을 전선으로 측정기에 연결시켰다. “이 실험에 쓰이는 전선은 특별한 것이라서, 외부로부터 오는 전파 방해를 받지 않아요.” 에드는 설명했다. ‘수신 나무’인 다른 나무에도 전극을 두 개 박았는데, 하나는 거의 땅에 닿을 만한 곳에, 다른 하나는 대략 8m 정도의 높이에 직접 나무를 타고 올라가서 박았다. 이 전극들도 특별한 전선으로 측정기에 연결되었다. “송신 나무와 수신 나무의 측정회로는 분리되어 있어요. 이 실험을 위해서 나는 이중 기록기를 쓰지요. 그래서 우리는 두 회로의 전압의 변화를 한 종이 위에서 직접 비교하면서 볼 수 있어요.” 드디어 에드와 그의 부인은 모든 점검을 끝냈다. 이제 실험을 시작할 수 있었다. 에드는 도끼를 송신 나무로 가져갔다.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그는 아래 나무 둥치를 빠르게 네 번 연달아서 도끼로 내리쳤다. 나무를 도끼로 찍자마자 송신 나무의 기록기가 그리는 선은 높이 솟아올랐다. 수신 나무의 기록기는 아직 고요한 선을 그리고 있었다. 우리는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송신 나무의 기록기의 선은 천천히 내려와서 본래의 선에 가까워졌다. 도끼를 처음 내리치고 나서 한 20초 뒤에 수신 나무의 기록기의 선은 높이 솟아올랐다가 천천히 제자리로 돌아왔다. 종이 위에서 그 신호를 분명히 읽을 수 있었다. 에드는 만족스레 자신의 야구모자를 바로 잡았다. “보셨지요? 실험이 시작되기 벌써 한 시간 전에 기록기를 켜놨는데 수신 나무는 움직임 없이 늘 고른 선을 그리고 있었지 않습니까? 그리고는 이 분명한 신호가 보이지요. 나는 이 신호를 측정할 때마다 받았어요. 그 뿐이 아니에요! 두 나무가 멀리 떨어져 있으면 있을수록 수신 나무는 신호를 늦게 받아요. 아무도 이것이 우연이라고는 하지 못할 겁니다.” 에드는 지금까지 서로 34.4 m까지 떨어진 나무들 사이의 교신을 검증했다. 그러나 그는 다친 나무가 보내는 신호를 훨씬 더 멀리 떨어진 곳의 나무들도 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여태껏 그는 이런 교신을 같은 종류의 나무 사이에서만 측정했는데, 앞으로는 다른 종류의 나무나 모든 식물이 보내진 신호를 받을 수 있는지 실험할 예정이다. 그는 벌써 그 방면의 몇몇 실험을 시작했고, 그 가능성을 의심치 않고 있다. 그러나 과학은 그가 우리에게 확신시킨 바와 같은 검증을 더 많이 요구한다. 더 많은 실험을. 집 앞의 나무 밑에 있는 정원용 테이블 위에 에드는 실험보고서를 펼쳤다. 우리 네 사람은 그 테이블 주위에 놓인 나무 벤치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에드에게, 나무 한 그루가 베어져도 정말로 숲 전체가 그 사실을 알게 되느냐고 물었고, 그는 과학적으로 그게 어떻게 그렇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우리가 도끼나 전기톱, 불 등으로 한 나무의 W-파장을 망가뜨리면, 방해받은 그 파장은 사방으로 퍼져나가 다른 나무들의 W-파장에 영향을 줍니다. 이렇게 나무들 사이에 소식이 전해지지요. 나는 모든 식물이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고 확신해요.” 그러면서 그는 주위의 나무들을 가리켰다. “우리가 여기 이렇게 앉아 있는 동안에도 저들은 분명 여기저기서 소식을 주고받고 있을 겁니다. 우리가 저들의 교신을 알아듣지 못한다고 해서 그게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음을 잊지 말아요.” “벌목꾼이 도끼를 처음 내리치는 순간 벌써 숲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하는 걸까요?” “이해하기에 앞서 알지요. 위험이 있다는 정보를 숲 전체가 받는다고 하는 게 낫겠군요. 나무들은 도망갈 수 없지만 그들은 예를 들어 신진대사를 바꾸고 수지를 더 많이 만들어서 상처를 아물게 할 수 있어요. 여기서 나는 W-파장으로 이루어지는 교신은 단지 한 예일 뿐이라고 강조하고 싶군요. 미래에 다른 과학자들이 이 방면에 더 많은 연구를 해서 자연이 어떻게 의사 소통을 하는지 우리가 차츰 알 수 있게 되었으면 해요. 식물은 진화의 역사로 보면 바다에서 왔고 몇 백만 년이 지나는 동안 지구를 뒤덮었지요. 식물은 지구 대기의 원소 조합을 지금처럼 바꾸어서 우리 사람이 여기 살 수 있게 했어요. 이 모든 게 아무런 의사소통 없이 이루어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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