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는 좋아해도 외화는 관심없다, 안본다는 사람들이 많아서
나부터라도 외화에 대한 애정을 높이자는 일념으로 쓰는 글.
공중파에서 우리말 더빙된 영화를 볼 수 있는건 축복입니다.
(자사 성우도 있으면서 외화는 더빙안하는 ebs는 각성하라!)
[슈가 앤 스파이스]는 미국 링컨 고등학교의 5명의 치어리더
여학생들이(나중에 2명 더 추가) 벌이는 유쾌, 상쾌한 소동과
더불어 주인공 다이앤과 그의 남자친구이자 남편이자 애아빠인;
잭의 찐한 애정행각이 나오는데 19세 등급답게 바람직한(??)
장면도 많이 나오고 해서 더욱 좋았어요^^;
치어리더 중의 리더이자 교내 최고의 미모를 자랑하는 다이앤과 새로
전학 온 미남 쿼터백(아메리칸 풋볼에선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죠.
축구로 치면 스트라이커라고 할 수 있을라나요?) 잭은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고 그게 도가 지나쳤는지 아기까지 가지게 됩니다.
게다가 둘은 부모님의 손길은 필요없다며 집을 구해 동거생활에 들어
가게 되는데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벌어도 계속 쪼달리게 되고,
생활에 지치고 임신으로 인해 더욱 힘들게 지내던 다이앤은 은행을
털어서 풍족하게 살겠다는 생각을 하게되는데, 5명의 단짝 친구들과
한명의 공범(!)이 가세하면서 더욱 흥미진진해 진답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성우진 이야기를 하자면,
주인공 다이앤은 끝까지 봐도 당최 어느 분인지 감이 안오더군요;
윤여진님 같기도 했는데(투니 성우분이라도 'sbs 러브레터'에선
주연을 맡으신 적도 있고 해서요) 박소라 님이셨답니다.
남편이신 김영선님과 더불어 급부상하고 있는 소라님은 차분하면도
고운 음성이 매력이라 주로 맡으시는 역할도 내성적이거나 얌전한
(레미 시리즈-메이/장금이-연생이/스쿨럼블-야쿠모 등) 캐릭터가
많았는데 이 작품에선 변화무쌍하면서도 발랄한 모습을 보여주셔서
소라님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리고 다이앤의 남자친구=남편=애아빠 잭은 엄상현님이 하셨습니다.
sbs 외화에서 단역, 조연을 거쳐 주연급(여자 캐릭터들에 비해 비중은
많이; 적습니다만) 역할을 맡으셔서 무척 기뻤답니다. 소라님과의
끈적끈적한; 애정행각 연기도 재미있었구요^^; 여린 미소년과는 또다른
느낌으로 청년에 가까운 멋지고 씩씩한 고등학생 역할이 잘 어울렸어요.
다이앤을 부러워 하다못해 시기, 질투하는 악역 아닌 악역 리사는
김서영님이 하셨는데, 착한 소녀 전문이었던 서영님이 '장금이'의 영로를
통해 악역까지 커버가능 하다는 걸 보여주셨기에 잘난척 하면서도 밉살스런
말투로 영화의 화자(話者)가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리사로(대사량으로
치면 리사가 제일 많을걸요) 인해 영화가 더욱 흥미진진해졌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마지막엔 기가 막힌 반전까지 불러일으키니까요^^
다이앤의 친구들 중에선 하버드에 장학금을 받고 들어갈 정도로 머리가
좋고 공부 잘하는 '일자 앞머리' 소녀, 루시 역이 오주연님이었는데 주연님
목소리는 '이누야샤'의 가영이 친구 '지나'랑 목소리 톤이 똑같아서 금방
알아들었답니다.
차분하면서도 섹시한 클레오는 이명선님이 하셨구요.
명선님도 상현님처럼 단역, 조연을 거쳐 비중있는 역할을 외화에서
맡으셔서 어찌나 반갑고 기쁘던지요. 투니 1기 여자 성우분들은 외화
에서도 단독 주인공을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는 연기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기회 자체가 없어서 아쉽습니다. (꾸준히 활동을 하고계신
명선님에 비해 양정화님, 이현진님은 sbs 외화에서 뵌 적이 없는 것 같네요.
섭외 좀 해주세요~)
열성 기독교인이자 소심한 한나는 ebs 성우 장은숙님이 맡으셨는데
(쵸비츠-장유미/이누야샤-반요소녀 시오리) 은숙님은 어리고 귀여운
소녀 목소리가 익숙했기에 약간 어눌하고 소심한 한나를 은숙님하시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답니다.
그리고, 다이앤 역의 박소라님과 더불어 끝까지 알딸딸했던 목소리
(한나의 경우는 아예 감도 안왔어요;) 캔사스는 김아영님이었답니다.
엄마가 감옥에 수감되어 있고, 할머니랑 단 둘이 사는 캔사스는 예쁜
얼굴과는 달리 드세고 괄괄한 성격이라(물론 의리 하나는 끝내주는
친구입니다~) 도대체 어느 분이 하신걸까 하고 계속 고뇌;했는데
아영님이셨다니 놀랍더군요. [꽃보다 남자]의 산차이 역으로 처음
김아영이라는 이름을 인지하고 나서 [환상마전 최유기]에선 걸걸한
목소리의 관세음보살로 만났는데 아영님도 역할에 따라 목소리가
변화무쌍하게 바뀌는 분이라 의외로 아영님 목소리 찾아내기가
어렵더라구요.
(잠시 딴소리 - 최유기의 관세음보살은 '리로드'의 주자영님이
더 잘 어울린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사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자영님은 원래 목소리가 낮고 굵직한 편이라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셨지만, 여린 미성을 가진 아영님은 일부로 목소리를 굵게 내려고
노력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 아쉬웠거든요.)
sbs는 전속성우가 없기 때문에 다양한 극회 성우분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더빙 수준이 높은 kbs 외화
만큼이나 sbs외화에도 관심이 많은데 가끔씩 삽질을 해서; 보기가
영 껄끄러웠던데 비해 [슈가 앤 스파이스]는 배우와 성우분들의
목소리가 조화를 잘 이루어서 즐겁게 시청할 수 있었답니다.
끝까지 긴장감을 떨어뜨리지 않는 내용도 좋았구요.
앞으로도 매주, 열심히 외화 시청하겠습니다^^
성우님들 힘내세요~
ps. 리사 말이죠, 암만 들어도 김서영님 목소리였는데 sbs 자막에는
'김선영'이라고 나오는거 있죠. 이노무 방송국을 그냥 확-_-
게다가 sbs는 배우소개가 나올때 성우진 자막이 같이 나오는게 아니고
광고 후에 자막이 후다닥; 지나가 버리기 때문에 녹화해서 보지않으면
누가 누군지 알 수가 없답니다. 캐스팅뱅크에서 처럼 매번 녹화해서
꼼꼼하게 성우진을 올려주시는 많은 분들께 그저 감사드릴 뿐입니다.
첫댓글 유니나래 님처럼 생각이 깊은 분들 덕분에 어느 한쪽 장르에 편중되지 않고 균형있는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요새는 특히나 애니에 너무 초점이 맞춰져 있어 걱정되기도 했거든요. 좋은 글 감사하구요. 앞으로도 중심을 잡아주는 말씀 기대해도 되겠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늦은시간만 아니었다면 끝까지 다 보고 싶던 성우분들의 연기....성우진을 올려주시는 분들께도 감사드리지만 이렇게 좋은 감상글 남겨주시는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좋은 감상글 기대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