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매출액, 매출액총이익률, 영업이익 등 성장성을 나타내는 거의 모든 지표에서 홈쇼핑이 가장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신규업체의 가세와 기존 업체들이 이루어낸 사상 최대 실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올해 들어 LG 등 대형 홈쇼핑업체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할인점은 지난해 26.5%의 매출 증가를 나타냈지만, 2001, 2000년에 이어 성장률이 매년 하락세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점포 포화논란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는 출혈경쟁으로 인한 판관비, 신규점포 출점에 의한 금융비용 증가 등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2. 수익성 - 네트워크마케팅 업계 최고 기록
조사대상 60개 기업의 매출액 총이익률은 24.6%로 2001년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할인점의 경우 19.3%로 전년 대비 1.0% 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할인점의 매출 원가율 하락(2001년 81.7%에서 2002년 80.7%)이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대형 할인점들이 수익률 개선을 위해 고마진 상품으로 확대한 점도 매출 원가율 하락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영업이익률은 5.6%로 2001년 6.0%보다 하락했으며, 할인점(+0.9% 포인트)을 제외한 모든 업태에서 판관비 증가로 이익률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4.2%, 3.0%로 2001년에 비해 다소 개선됐다. 2001년에 비해 영업외수익은 크게 증가하진 않았지만, 백화점을 중심으로 이자비용을 포함한 영업외비용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업태 중 중간유통단계를 배제해 유통마진을 줄인 네트워크마케팅 업체가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2002년 네트워크마케팅 업태의 매출액 총이익률은 45.9%, 영업이익률은 14.7%, 경상이익률은 15.3%, 순이익률은 10.3%로 타 업태에 비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썬라이더코리아는 총이익률 부문을 제외한 3개 부문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네트워크마케팅의 수익률은 갈수록 하락하는 추세이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매출원가율이 33.2%, 48.3%, 54%로 매년 높아졌고, 판관비 부담률도 해마다 증가해 이익률은 감소하고 있다. 특히 판관비 부담률은 30%대로 타 업태에 비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사업자들에게 후원수당 명목으로 지급하는 수수료가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백화점의 경우 영업이익률을 제외한 단계별 이익률이 2001년에 대비해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비교대상 업태 가운데 비교적 견고한 이익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백화점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기존 점포를 중심으로 고급화를 통한 객단가 증가 등 질적 성장을 통한 수익향상을 꾀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CRM(고객관계관리)을 적극 활용해 고정고객과의 유대강화 및 반복구매 확대, 출혈경쟁 자제로 내실을 기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홈쇼핑의 이익률은 3년 연속 하락추세를 나타내 전체 유통업계 평균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규 업체들의 인지도 확대를 위한 광고 선전비, 판촉비 등의 판관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 전체 홈쇼핑 부문의 이익률을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LG, CJ 의 2002년 매출액 대비 총이익률은 26.4%, 영업이익률은 3.6%, 순이익률은 3.1%로 홈쇼핑 평균보다 높은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 자본 및 자산의 효율적 사용을 나타내는 ROE와 ROA는 모두 네트워크 마케팅 업체들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ROE는 썬라이더코리아가, ROA는 한국허벌라이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적은 자본과 자산에 비해 이익액이 크기 때문이다. 2002년 말 기준 국내 최대 네트워크 기업 14개 업체의 자본총액은 3,279억원, 자산총액은 9,768억원이었으나 당기순이익 총액은 2,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홈쇼핑 역시 적은 자본, 자산에 비해 뛰어난 영업 실적을 기록, 높은 자산 및 자본 활용을 보여주고 있다.
3. 유동성 - 백화점, 할인점 하락세
기업의 단기부채에 대한 지급능력 및 자본과 자산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유동성을 분석한 결과, 분석대상 60개 기업 전체의 2002년 유동비율과 당좌비율은 51.6%와 28.8%로 2001년 56.3%, 33.4%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성은 네트워크마케팅 업체와 홈쇼핑 업체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현금 및 유가증권 등 현금화 속도가 빠른 당좌자산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네트워크마케팅 업체의 경우 홈쇼핑 업체에 비해 재고수준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의 경우 광주신세계, 대구백화점 등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현금 및 등가물, 유가증권 등 유동성 높은 자산의 비중이 유동자산의 50% 이상에 육박해 높은 유동성을 기록했다. 백화점은 전반적으로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의 비중이 다른 업태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유동비율은 지난 3년간 꾸준한 상승세에 있다.
반면, 할인점의 유동비율과 당좌비율은 2001년 48.2%와 25.9%에서 2002년 각각 35.5%,15%로 하락했다. 이는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점포 출점이 많거나, 일시적으로 자금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단기 차입금이 증가했고, 장기채권의 만기도래분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백화점 역시 출점이 많았거나 매출채권및 재고의 현금화 기간에 단기적 자금 소요가 많았던 업체들을 중심으로 단기 차입금과 유동사채가 증가해 유동부채가 확대됐다.
4. 안정성 - 차입금 1위는 롯데쇼핑
정부의 부채비율 200% 규제와 각 기업들의 수익위주 경영으로 재무 안정성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60개 분석 기업의 2002년 평균 부채비율은 180.1%이며, 부채비율 200% 미만인 기업이 약 절반 수준인 31개 기업으로 조사됐다.
부채비율은 2000년 162.5%에서 2001년 178.2%로 상승한 후 2002년에는 180.1%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네트워크마케팅 기업은 전년 대비 82.0% 포인트나 크게 낮췄고, 할인점은 116.1%의 부채비율로 비교대상 소매업태 중 가장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특히, 외자계 할인점 4개사 중 부채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에 월마트코리아(17.7%), 코스트코코리아(16.7%), 한국까르푸(23.8%) 3개사가 포함되는 등 외자계 할인점의 부채비율이 국내 할인점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홈쇼핑은 신규업체인 현대홈쇼핑(795.8%) 를 제외하고 모두 20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은 조사대상 5개 업체 가운데 동양마트를 (160.4%) 제외하고 모두 부채비율이 200%를 넘었다. 백화점의 경우 200% 미만인 업체가 8개 업체로 이들 중 대부분이 매년 부채비율이 감소하고 있으나, 롯데쇼핑(196.9%)만 미도파 인수 등 타유통업체의 인수로 인해 높아졌다.
60개 기업의 평균 자기자본 비율은 35.7%를 기록했다. 할인점이 46.3%로 가장 높았다. 삼성테스코(27.7%)를 제외한 대형 외자계 할인점을 중심으로 자기자본 비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사대상 5개 편의점의 평균 자기자본 비율은 4.9%였으나 자본총액이 마이너스인 한유통을 제외한 4개 편의점 업체의 자기자본 비율은 23%로 조사됐다.
60개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2000년 2.6배, 2001년 3.1배, 2002년 3.9배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여기에는 법인세전이익의 증가 및 이자비용의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다.
이자보상배율은 쉽게 말해 '기업이 영업활동을 해 번 돈으로 금융부채 이자를 꼬박꼬박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보통 영업이익을 지급이자 비용으로 나눠 계산한다.
업태별로는 네트워크마케팅 기업이 가장 높은 수준의 이자보상배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경상이익은 3,000억원을 달성했으나, 이자비용은 3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홈쇼핑 역시 31배의 이자보상 배율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224배보다 크게 낮아져 주목된다.
2002년 60개 소매기업의 차입금은 약 8조 4,047억원으로, 단기차입금이 4조 979억원, 장기차입금이 4조3,068억원으로 나타났다. 장기차입금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단기차입금은 59.2%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신규 출점 점포가 많았던 신세계, 롯데쇼핑 등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차입금이 크게 증가했다.
차입금이 가장 많은 업체로는 롯데쇼핑 2조3,373억원, 신세계 1조791억원, 삼성테스코 8,600억원의 순으로 나타났다. 차입금 의존도는 편의점업체인 한유통이 610.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5. 경영안정도 - 재무구조 개선, 수익성 제고 절실
본지는 주요 유통기업 중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지표를 종합, 조사 가능한 54개사에 대해 경영안정도를 분석했다. 종합적인 경영안정도는 자기자본비율, 고정비율, 차입금비율, 매출액경상이익률, 손익분기점비율 등 5개 지표에 관한 상대적 평점의 합으로 계산했다. (표는 생략)
경영안정도는 기본적으로 자기자본비율, 고정비율, 차입금비율과 같은 안정성지표에 의해 결정되지만, 장기적 경영안정성은 수익성에 의해 좌우되므로 매출액경상이익률과 손익분기점 비율과 같은 수익성지표도 복합적으로 고려되고 있다.
개별 지표의 점수는 조사대상 업체의 재무제표로부터 추출됐다. 매출액경상이익률은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의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수익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자기자본비율은 총자본 대비 자기자본의 비율로서 수치가 높을수록 경영의 안정도가 높다. 고정비율은 고정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것으로 자기자본이 클수록 경영이 안정적이라는 의미에서 그 비율이 낮을수록 높은 점수를 부여하고 있다. 차입금 비율은 차입금과 사채와 같은 유이자부채를 매출액으로 나눈 지표로 그 비율이 낮을 수록 안정적인 경영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손익분기점 비율은 손익분기점[고정비/(1-변동비/매출액)]을 매출액으로 나눈 것으로 매출액이 손익분기점을 얼마나 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손익분기점 비율은 그 수치가 낮을수록 경영이 양호한 것이다.
54개사의 매출액경상이익률은 3.9%로 전반적으로 수익창출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5% 이상의 매출액경상이익률을 나타낸 업체는 22개사로 네트워크마케팅 12개사, 백화점 9개사, 할인점 1개사 등이다.
고정비율 평균은 221.4%로 다소 낮은 수준이나 백화점 및 편의점 업체가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백화점의 경우 업체의 특성상 대부분의 점포가 부동산 가격이 높은 상업중심지에 위치하고, 건축비도 실내장식 등으로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고정비율이 200% 미만으로 안정도가 높은 회사는 22개사였으며, 21개사가 300% 이상이었다.
자기자본비율 40%를 상회해 안정도가 높은 자본구조를 보이는 업체는 17개사이었으며, 보통 수준인 25-39%에 속하는 업체도 18개사, 25% 미만으로 취약한 업체는 19개사였다. 특히 5개사가 자본잠식 상태로 자본구조가 상당히 부실했다.
전체 54개사의 평균 차입금 비율은 21.5%로 보통인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금비율이 20% 미만으로 안정성이 높은 업체는 30개사이며, 35% 이상인 업체는 10개사로 해당 업체의 경영안정도를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높은 평가점수 10점인 업체는 6개사로 네트워크마케팅 5개사(네이쳐스선샤인코리아, 다이너스티인터내셔날, 앨트웰, 한국사미트인터내셔널, 한국허벌라이프), 백화점 1개사(대구백화점)로 나타났다.
네트워크마케팅 기업의 안정도가 높은 이유는 자본 구성 및 산출 공식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세번째 글 참조)
평가점수 1-3점을 받아 경영안정도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업체는 15개사(백화점 8개사, 할인점 3개사, 편의점 3개사, 홈쇼핑 1개사)였다. 이 중 자본잠식과 경상이익 적자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업체는 4개사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들은 재무구조 개선과 수익성 제고가 절실히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