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강구막회 갑판장입니다. 하도 오랫만에 포스팅을 하려니 말머리를 어떻게 풀어야 할 지 난감하구만요. 이게 다 갑판장의 게으름 탓이니 누굴 원망하겠습니까. 바쁘거나 말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구막회 카페의 운영자로서 정기적으로 포스팅을 해야 하는 것이 갑판장의 역할인데 말입니다. 암튼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점 머리 숙여 사과를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꾸벅)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을 하자구요.

거품도 거의 없고, 맛도 거의 무미한 생맥주. 대부분의 길거리 생맥주집에서 쉽게 맛볼 수 있습니다.
갑판장은 맥주를 즐겨 마십니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을 하자면 맛난 맥주를 즐겨 마십니다. 또한 이 집, 저 집 돌아 뎅기며 먹고, 마시는 것을 무척이나 즐깁니다. 그래서 갑판장이 선장님을 부추켜 낯설고 물설은 금천구 가산동 골목안에서 강구막회를 하게 되면서 부터 강구막회의 인근에 있는 맥주집들을 차례로 순회를 하였습니다. 순전히 맛난 맥주를 파는 집을 찾아내기 위한 노력이었던 게지요. 그러나 갑판장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강구막회의 인근에서는 맛난 맥주를 파는 집을 찾아내지를 못했습니다. 맛난 맥주를 상징하는 조밀하고 풍성한 거품은 물론이고 제대로 관리된 산뜻한 생맥주의 맛도 찾아내지를 못했습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문타로의 아사히생맥주. 확실히 한국의 맥주보다 일본의 맥주가 한 수 위 입니다. 배울 것은 좀 제대로 배웠으면 합니다.
그러니 어쩌겠습니까? 보통은 가게에서 혼자 손님이 남기고 간 김 빠진 맥주에 역시나 손님이 남기고 간 소주를 적당히 섞은 소맥을 만들어 마시거나, 냉장고 안에서 시원하게 칠링된 맥스를 마시는 것으로 갈증을 풀곤 하지만 어쩌다 한 번씩은 맛있는 맥주가 간절하게 생각날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주저없이 택시를 잡아 타고 홍대앞을 외치거나 이태원을 외쳤습니다. 홍대 근처에는 갑판장이 즐겨찾는 하우스 맥주 전문점인 '캐슬프라하'가 있고, 이태원에는 맛난 닭꼬치구이와 함께 거품이 살아있는 아사히나마비루를 마실 수 있는 문타로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번번히 그러기에는 혹독한 댓가가 따릅니다. 비싼 술값도 문제지만 거기까지 다녀오는 왕복 교통비도 만만치가 않기 때문입니다. 거기다가 오고 가는데 드는 시간까지 감안한다면 자주 할 짓은 못됩니다.

갑판장이 늦 봄부터 초가을까지 즐겨다니는 가산동에 있는 길까페(편의점)입니다.
갑판장은 길거리를 걸어 다니면서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은 무척 싫어합니다만 길거리라도 적당한 자리만 있다면 그 곳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관찰하며 맥주를 마시는 것은 무척이나 즐깁니다. 그래서 즐겨 찾는 동네마다 그럴듯한 길까페 한 곳 쯤은 꼭 챙겨둡니다. 가산동에도 그런 길까페가 한 두어 곳 쯤 있습니다.

길까페(편의점)에선 동네 호프집의 생맥주 한 잔 가격(2,000~2,500원)으로 맛난 캔맥주를 맘껏 골라 먹을 수 있습니다.
길까페(편의점)에서라면 평소에는 비싸다는 이유로 맥주집에서 잘 선택하지 않는 비싼 캔맥주를 생맥주 한 잔 가격으로 마음껏 골라 마실 수도 있습니다. 다만 새로운 맥주를 선택할 때 마다 매번 새로 계산을 해야 한다는 것이 몹시 불편하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한 번은 친구와 둘이서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마시던 중 수시로 계산하는 것이 귀찮아서 아예 계산원에게 신용카드를 맡기고 나중에 한 번에 계산해 줄 것을 요구했던 적도 있습니다만 계산원의 거부로 미수에 그쳤었습니다. 암튼 가산동에 자리를 잡은 후, 갑판장의 길까페 사랑은 더욱 깊어 졌습니다. 그런데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고 세월이 흘러 흘러 어느새 어깨 위로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계절이 도래하더군요. 그러더니 금새 삭풍도 몰아치는....겨울이 찾아오니 암만 갑판장이라도 추위와 맞서 싸우며 길거리에서 캔맥주를 마실 수는 없었습니다. 뭔가 대안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또 강구막회를 일부러 찾아주셨던 분들중 여러분들께서 강구막회 이후의 2차집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시기도 했습니다. 오죽하면 갑판장더러 아예 강구막회 인근에다 호프집을 하나 더 차릴 것을 요구까지 하셨겠습니까?

강구막회에서 딱 1분 거리에 있는 하우스맥주 전문점인 '비어씨티(2층)'
그러던 중에 작년(2008년) 12월 중에 강구막회에서 딱 1분 거리에 있는 건물 2층에 하우스맥주집이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우연히 그 앞을 지나다 새로운 맥주집이 생긴 것을 알게 된 갑판장은 호기심이 발동을 하여 그 맥주집을 방문하였습니다.

개업 초기의 임시 메뉴판. 이 때만 해도 필스너와 둔켈의 가격이 각각 2,900원/350ml으로 같았습니다. 현재는 필스너는 2,900원/350ml이고 둔켈은 3,500원/350ml입니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비교적 부담없는 가격으로 필스너와 둔켈 등 하우스맥주를 마실 수 있습니다. 물론 잔의 용량이 350ml로 보통의 500ml용량의 생맥주 잔보다는 작습니다만 그래도 다른 하우스맥주집과 비교한다면 가격 경쟁력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업소가 위치한 상권이 다소 뻘줌하다보니 정책적으로 저렴하게 책정한 가격인 것 같습니다.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갑판장의 입장에선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맛난 맥주를 마실 확률이 높아졌으니 신이 날 수밖에요.

비어씨티의 필스너(2,900원/350ml)
갑판장이 수 차례의 방문을 통해 이 집의 맥주 맛을 본 소감은 '아직까지는 대체적으로 만족스럽다' 입니다. 갑판장은 이 집에서 만큼은 둔켈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저렴한 필스너를 즐겨 마십니다. 아직은 초기라서 그런지 필스너의 맛이 항상 균일하지는 않고 약간씩 오락가락 하며, 대개의 우리나라 호프집들 처럼 소중한 맥주의 거품을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자연스레 만들어지는 거품은 조밀하여 맥주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며, 탁한 듯 달콤 쌉싸름한 필스너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과 향도 잘 살아 있습니다. 이런 정도의 필스너를 2,900원(350ml 기준)에 늘 마실 수 있다면 갑판장은 큰 불만이 없습니다. 더우기 지금은 겨울이라 길까페(편의점)에서 필스너와 비슷한 가격의 맛난 캔맥주를 홀짝이기에는 너무 추으니 선택의 폭이 더욱 좁아집니다. 어찌됐건 비어씨티가 지금만 같다면 갑판장이 강구막회를 찾아주시는 손님께 2차로 소개해 드리고픈 맥주집입니다.

비어씨티 내부에 있는 마이크로브로이 설비입니다.
보시다시피 비어씨티 내부에 마이크로브로이 시설을 설치해 놓았습니다. 이런 정도 규모의 설비를 유지하기 위해선 그에 걸맞는 손님이 들어와서 맥주를 소비해야만 합니다.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맥주관리에 큰 구멍이 뚫리게 될 겁니다. 갑판장이 비어씨티에 대해 우려하는 것 중 가장 큰 점 입니다.

비어씨티의 '하우스맥주 350cc 1잔 무료시음권'
강구막회와 비어씨티와의 관계는 서로 영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호보완적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강구막회의 입장에선 손님들께서 강구막회 이후로 2차를 마셔줄 장소가 인근에 한 곳 더 생겼으니 손님들의 만족도를 한층 더 높일 수가 있어서 좋고, 비어씨티의 입장에선 강구막회를 찾았던 손님들이 다시 비어씨티의 손님이 되시니 좋고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형국입니다. 그래서인지 비어씨티의 사장님께서 요즘 거의 매일 강구막회에 찾아오셔선 무료시음권을 한 묶음씩 두고 가십니다. 언제까지 무료시음권이 사용될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당분간은 강구막회에 오시면 비어씨티 무료시음권을 구하실 수가 있습니다. 무료시음권은 강구막회 현관에 있는 신발장 위에 놓여있는 강구막회의 명함 옆에 놓아 두는데 만일 안 보이시면 갑판장에게 말씀하시면 원하는 만큼 드릴 수 있습니다. 무료시음권은 1인당 1매씩만 사용이 가능하며 하우스맥주 한 잔(2.900원/350ml)이 제공됩니다.
<강구막회에서 비어씨티 찾아가기>
1. 강구막회를 나가자마자 좌회전하여 골목을 벗어 납니다.(나이키 매장의 반대쪽)
2. 골목을 빠져나오면 진아슈퍼가 보이는 사거리가 나오는데 거기서 다시 성진보신탕쪽으로 좌회전한 후에 직진합니다.
3. 왕복 3차선 도로의 건너편 2층에 비어씨티가 보입니다. 여기까지 딱 1분이 걸립니다.
4. 카운터에 풍채 좋으신 중년의 신사분이 계시다면 그 분께 강구막회에서 왔다고 말씀을 하시는 것이 도움이 될 겁니다.
<갑판장>
첫댓글 가끔은 길카페에서 마시는 즐거움도 괘안터라구. 날씨가 문제지...귀찮음도 ㅎㅎ
날씨가 풀리면 일요일에 분당의 길까페에서 여러 캔 하지 뭐...입가심으로 냉면도 먹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