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거래된 최고가 경주마 ‘그린멍키(Green Monkey)’ 2006년 2월 미국의 플로리다에서 열렸던 ‘2세마 트레이닝경매(Fasig-Tipton auction for two-year-olds in training)’에서는 세계 경마계를 깜짝 놀라게 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2세 예비경주마 한 마리가 경매 역사상 최고가인 1천6백만 달러에 낙찰 된 것이지요. 물론 부마인 ‘포러스트리(Forestry)’와 조부마인 ‘스톰캣(Storm Cat)'의 당당한 혈통을 이어받은 탓도 있지만 경매가 시작되기 전에 열렸던 시범 트레이닝에서 2백 미터 구간(1화롱)을 9초8이라는 놀라운 스피드로 주파해 경매참가자들을 흥분시켰습니다.
존마그니어
2007년 당시 켄터키더비 우승을 노리고 있던 세계경마계의 양대 큰손인 두바이의 ‘세이크모하메드(Sheikh Mohammed)’와 아일랜드의 '존마그니어(John Magnier)'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호가를 올리며 경쟁을 벌인 가운데 이 말은 경매사상 최고가인 1천6백만 달러에 존마그니어가 이끄는 컨소시엄에 낙찰되었습니다. 초록원숭이의 저주(Green Monkey's Curse) 존마그니어가 이끄는 컨소시엄은 이 말을 낙찰받자 자신들이 운영 중이던 바베이도스(Barbados)의 명문 골프장의 이름을 따 말 이름을 ‘그린멍키(The Green Monkey)’로 짓고 야심 차게 2007년 켄터기더비를 향한 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그린멍키의 저주가 시작된 것은 그때부터였습니다. 약 6개월간의 조교를 마친 그린멍키는 2006년 9월15일 뉴욕의 명문경마장인 ‘벨몬트파크(Belmont Park)’에서 열린 총상금 5만2천 달러의 1200미터 미승리마경주(Maiden)를 통해 데뷔했으나 3착으로ㅆ 경주를 마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이후 두 차례 더 경주에 출전했으나 착순에 들지 못했습니다.
당시 경주에 대해 보도했던 매체 세 차례나 경주에 출전했으나 졸전을 거듭하다 부상까지 입은 그린멍키는 켄터키더비의 문턱도 넘어보지 못하고 결국 금년 2월에 공식은퇴를 선언하고 경마장을 떠나야 했습니다. 1천6백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몸값의 경주마는 그린멍키라는 자신의 이름 대신 '멍청한 원숭이(Stupid Monkey)'라는 별명이 더 어울리는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만 것입니다. 프로축구나 야구, 농구 등 사람들이 하는 프로스포츠에서도 종종 생기는 사건이지만 “몸값은 절대로 성적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스포츠세계의 불문율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그린멍키의 사례는 경마계에서는 ‘초록원숭이의 저주(Green Monkey's Curse)’로 통합니다. 2009년 씨수말 데뷔로 명예회복 노리는 원숭이?
거금을 투자했으나 빈손이 되 버린 마주 존마그니어 컨소시엄은 그래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2009년 교배시즌부터 그린멍키를 미국의 플로리다지역의 목장에서 씨수말로 데뷔시킬 계획을 최근에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비싼 말과 교배시키기를 원하는 생산자들이 많아 기대를 걸고 있다.”는 마주 측의 발표와는 달리 “이렇다할 경주성적도 없이 겨우 1만 달러를 상금으로 벌어드린 씨수말과 선뜻 교배에 나설 생산자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이른바 잘나가는 씨수말들의 대부분이 미국의 켄터키지역에서 신방을 차리는 반면에 변방인 플로리다에서 씨수말로 데뷔하는 그린멍키는 정확한 교배료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5천 달러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초록원숭이가 새로운 저주를 후세에 물려줄지 아니면 저주를 떨쳐내고 씨수말로 성공해 잃어버린 1천6백만 달러를 마주에게 돌려줄지는 지켜보는 것도 그린멍키의 2라운드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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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기는 경마공원 ^^ 원문보기 글쓴이: 말테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