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구로 순례지를 정하고도 뒤늦게 추자도를 확인했을 당시에는
추자도를 포기하려 했다.
하루를 꼬박 투자하여야 하고
무엇보다 멀미로 큰 민폐를 경험한 터라
추자도를 추가하면 제주의 다른 순례지는 자칫 호텔방에서 보내야 하는 불상사를 걱정해서다.
그런데 참으로 희한하게도 추자도가 그렇게 끌린다.
그래서 과감하게 일정을 추자도에 맞추었다.
다른 성지 몇 곳은 사실 각자가 여러 번 다녀온 곳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 순례 책이 없을 때라
순례지 도장을 찍는 즐거움과 핑계로 이 번에 다시 가기로 한 것이다.
추자도 정보를 많이 찾아야 했다.
감사하게도 추자도 정보를 상세히 올려주신 분들께 감사를....
우선
추자도는 가톨릭 성지 순례로 우리 같이 당일 치기도 가능하다.
정보엔 추자도에서 자동차 렌트도 가능하다고 하였으나
우리는 버스와 걸어서 움직였는데
걷기에 무리 없는 분이라면 렌트카 대신 버스와 걷기를 강추한다.
걸으면서 느끼는 그 분위기와 시간들을 감히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우리에겐 순교성지보다 마음의 여운이 너무 오래 그리고 깊이 남는 곳이었다.
당일치기로 황경한 묘지와 눈물의 십자가를 다녀오실 분은
시간상 간단한 간식과 생수는 챙겨가시길 추천.
혹시 점심을 포기하고 여유 있게 묘지나 눈물의 십자가에서 머물 수도 있고
아니면 뱃시간에 안전하게 상추자도에서 유명한 굴비로 늦은 점심을 먹는 것도 추억거리.
순례자라면 추자성당 둘러볼 시간도 남겨둬야 함. 아!! 확인도장도 추자 성당에 있으니.
추자도 가는 배편: 제주 출발 9시 30분-->상추자도 10시 40분경
제주도 돌아오는 배편: 상추자도 출발 4시 30분--> 제주도 5시 30분
상추자도<--> 하주자도 순환버스 1시간마다
추자도는 상추자도와 하추자도가 현재는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배는 상추자도에서 오가고 가톨릭 성지는 하추자도에 있다.
여기를 가기 위하여 한 시간에 한번 있는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이런 정보는 바뀔 수 있으니 근처 여행자 정보센터에서 알아보면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 주신다.
여긴 가톨릭 성지보다 올레길과 낚시로 유명한 곳으로
우리가 간 시간에 순례자는 못 만났다.
일찍 도착해서 배 티켓을 구매하고 기다리는 중
상추자도 하선하고 조금 걸어서 여행자 정보 센터? 비슷한 곳에서 버스시간과 성지를 확인하고
버스 기다리는 중
하추자도로 가는 버스에서는 오른쪽 창가에 앉으면 더 큰 화면으로
아름다운 올레 18-1길을 감상할 수 있다.
황경한 묘지 도착
백서사건으로 유명한 황사영 알렉시오와 정난주 마리아의 아들 황경한의 묘
신유박해 때 백서 사건으로 황사영이 순교한 후,
황사영의 아내이자 황경한의 어머니 정난주가 제주도로 유배되는 과정에서
평생 죄인으로 노비로 살아야 할 아들을 걱정하며
하추자도에 포대기에 쌓인 2살 아기를 남겨두게 된다.
아기의 동정 저고리에 이름과 생년월일을 적어뒀는데
오씨 성을 가진 어부가 거두어 키웠고 그런 연유로
추자도에서는 현재까지 오씨와 황씨는 결혼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황경한의 후손이 아직 추자도에 살고 있다고 ..
황경한은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항구에 배가 입항하면 어머니가 오는지? 어머니에 대해 묻기도 하였다고 전해진다.
결국 어머니를 보지 못하고 추자도에 묻히게 된다.
실로 너무 아름답고 수려한 풍경에 더 가슴이 저려오는 곳으로
잘 단장된 상태이다.
참
순례도장은 찾지를 못해서 결국 관할 공소에 전화를 하니 알려주셨다.
순례 도장은 상추자도에 있는 추자성당(공소)에 있다.
'눈물의 십자가'로 가는 길
황경한묘지에서 '눈물의 십자가'로 이르는 길은 어리디 어린 아들을 남겨둔 그 어머니의 가슴과
그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어린 아들의 마음을 생각하며 걸을 수 있는 길이었다.
어찌 해수욕장 이름까지...모진이...ㅠ.ㅠ
이 길은 세상적인 아름다운 풍경과도 합쳐져서
그날 우리에겐 더욱 숙연해지는 은총의 길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약간 오르막을 올라가니
인적이 드문 이곳에서 어느샌가 모르는 한 분이
우리 길이 궁금하신지 올라와서 이 표지 보고는 다시 내려가신다.
제법 내려가야 나오는 '눈물의 십자가'
느닷없는 고소 공포증?의 등장으로 후덜거리는 다리를 손잡이에 의지해서 내려감.
바람에 약간의 빗발에
나이 들수록 심해지는 고소공포증에
서 있기가 힘든 날이었다.
가슴 먹먹한 십자가를 뒤로하고
시간에 맞추어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이 벽화가 계속 마음에 남는데
같이 간 언니의 말에 위로를 받는다.
'천국에서는 엄마를 만났겠지'
https://youtu.be/V6k3RRWf04k
영상에는 성지로 가는 길이란 영상에 왼쪽에 바다가 보이는데
성지에서 배를 타기 위하여 돌아오는 길에 찍힌 영상이다.
성지로 가는 길에 찍힌 영상은 버스 승객들의 양해를 구하지 못하여 영상에 올릴 수가 없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