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공 외2편
하송
아이들이 뛰놀다 간 운동장 가운데
축구공 하나
동그랗게 앉아 있습니다
-오늘은 아무도 안 오나?
공은 심심해도 울지 않습니다
지금은 혼자지만
내일 아침 운동장 문이 열리면
-야, 축구공이다!
큰 소리로 깨워 줄 테니까요
아이들 발소리 다가오고
웃음소리 왁자지껄하면
태양이 되어 하늘 높이 오를 테니까요
그때까지 동그란 희망을 품고
운동장 가운데서
친구들을 기다립니다
<시작 노트>
아이들이 집에 돌아간 후, 무심코 운동장을 바라보았습니다. 크고 텅 빈 운동장에 축구공 하나가 보였습니다. 그 모습이 무척 외롭고 쓸쓸하게 느껴졌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땀 흘리며 즐겁게 놀 수 있는 내일을 기다리는 축구공의 희망을 동시로 표현했습니다.
아기 벚나무
햇볕이 헉헉대는 여름날
아기 벚나무가
목이 말라 잎을 힘겹게 흔들었어요
- 물 좀 주세요!
땅은 대답이 없고
하늘은 입을 다물었어요
- 비님 비님!
제발 내려달라고
소원을 빌었어요
마침내 내리는 빗줄기에
목을 축이고
아기 벚나무가 잎을 활짝 펼쳤어요
그때부터
봄이 오면
아기 벚나무는 벚꽃을 피우며
마을에 웃음꽃을 선물해요
<시작 노트>
올해 여름은 유난히 가뭄이 심했습니다. 농부의 가슴이 바싹바싹 타들어갔습니다. 가로수인 벚나무까지 잎이 노랗게 변해가는 모습이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하루빨리 비가 내려서, 벚나무가 목을 적시고 봄에 예쁜 꽃을 피우길 응원하는 마음을 동시에 담았습니다.
산책
할머니와 강아지가
천변 산책길을 걷습니다
물은 조용조용 흐르고
바람은 간지럽게
나뭇잎을 흔듭니다
할머니는 강아지를 바라보고
강아지는 할머니를 바라보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강아지의 작은 발자국과
할머니의 느린 발자국이
길 위에 한 편의 이야기를 놓아두면
지는 해가 다정히 미소 짓습니다
<시작 노트>
산책길에 강아지를 자주 만납니다. 귀여워서 유심히 보곤 합니다. 강아지는 어떤 노력을 안 해도 됩니다. 그냥 존재 자체로 미소 짓게 만듭니다.
작고 생기발랄한 강아지와 나이 많은 할머니를 연결해서 따뜻한 마음과 풍경을 표현했습니다.
<하송 프로필>
◈등단: 전북도민일보 시부문 신춘문예 당선
◈수상: 공무원문예대전 은상, 전북교단문학상, 전북아동문학상 수상 등 다수
◈저서: 동시집 『내 마음의 별나무』 , 동화집 『이슬이와 코코』 등 다수
◈연재: 《소년문학》 《전주일보》 《전북일보》 어린이 글 감상평 연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