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30일 모임이야기]
4월 30일 오후 세시경 관옥나무수도원도서관, 몇 사람이 둘러 앉았습니다.
마루, 질문 ‘3년째인 <이별꽃스콜레>가 지금은 어떻게 되고 있는가?’로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어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몸을 지니고 사는 이상, 언젠가는 육신을 벗게 됩니다. 죽음의 과정을 경험하게 되지요. 그런데 요즘은 ‘조상모심’에 대해 형식만을 강조한다든지, 어린 자식이나 출가(혼인)전인 사람이 죽었을 때, 제대로 예를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 같아요. 무언가 큰 것을 놓치고 있다 할 수 있겠지요.
옛어른들의 ‘부모 3년상’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아마도 그 3년은 자식이 부모를 애도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산자와 죽은 자, 서로 챙김(치유,회복)의 시간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럴만한 장소와 시간이 필요했던 거죠. 요즘 부모 3년상을 치른다는 이야기를 저는 듣질 못했어요.(아, 3년상이 필요하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삶과 죽음의 길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누구나 육신을 벗고 영혼의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집집마다 가슴에 묻어 둔 먼저 간 인연들이 있지요. 우리 배움터와 인연이 된 분들도 있습니다. 저 또한 제 아픔은 스스로 해결(회복)해야 하는 것으로 알았고 ‘그날’이 되면 나름의 방식으로 기릴 뿐이었지요. 또 해가 거듭될수록 미안함, 죄책감 이런 감정들로 힘들기도 했어요. 내 옆에 있는 누군가도 나와 같은 처지일 거라는 건 알지만 드러내기는 어려웠지요. 그래서 함께 뭔가를 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건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이었지요.
그동안 관옥나무수도원도서관 <이별꽃스콜레>를 하면서 배운 것 중에는 ‘죽은 자를 위한 산 자의 몫’이 있습니다. 죽은 영혼을 위한다하지만 실상은 살아 있는 자신을 위한 몸짓이라 해야겠지요. 삶과 죽음의 자리를 기억하고, 사랑을 회복하고, 함께 돌보고, 치유로 나아가게 하는 자리가 있다면 우리들의 삶도 달라지지 않을까요? 저마다 개인의 문제로 여기지 않고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뭔가 길이 열리지 않을까 싶어요.
모심, 기림, 추도, 애도, 치유, 살림⋯⋯ 어떤 이름이라도 좋습니다. ‘먼저 간 영혼’들을 모시는 산 자들의 몸짓을 배우는 자리를 이어가려고 합니다. 2023년 유월 첫 주. 어느 날로 예정하고, 이야기를 이어가 보려구요. 어떻게 펼쳐질지 알수 없습니다. 그래도 두 번째 만남을 가지려 합니다. 얼굴보면서 이야기 나누시게요.
2023년 5월 7일 해날 오후 2시 관옥나무수도원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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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정유년丁酉年에 회갑回甲을 맞이한 세동무(범강 凡江 일부 一夫 향아 向我)의 한 살맞이 잔치가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갑甲으로 되돌아가 한 살이 되었음을 축하하는 자리였지요. 회갑의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살아가는 우리들한테 회갑은 단순한 나이가 아니라고, 옛 어른들이 회갑잔치를 한 그만한 까닭이 있다고 알려 주신 분이 계십니다. 임락경목사님이시지요. 우리와 인연된 어르신들의 지혜를 모아 한걸음씩 걸어가시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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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7일 모임이야기]
영혼을 기리는 자리를 생각합니다.
4월 30일에 이어, 5월 7일 해날 오후에 만났습니다.
월간 풍경소리 5월호에 실린 임락경 목사님의 [함께 부르고 싶은 노래] 하숙생 편을 읽고 노래했어요.
채현국 할배의 2주기 단상을 적은 글인데 여러 생각과 질문을 하게 하는 글이더라구요.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또 <티벳 사자의 서>를 비롯한 책이나 인류의 지헤로운 어른들께 죽음이후에 대한 배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굳이 해야 할 일도 아니고 아니할 일도 아니지만 그래도 ‘내게는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있다면
적절한 날에 영혼을 기리는 자리를,
마음이 동하는 분들과 함께,
또하나의 ‘일’로 여기지 않고 ‘처처불상 사사불공’으로,
첫걸음을 해도 좋겠습니다.”
유월 첫해날, 적절한 시간을 잡아서,
영혼을 기리는 자리를 마련하는 이야기를,
다음 5월 14일 모임에서 다듬고 마음모아 정하기로 합시다.
도움받을 수 있는 분들이 있다면 만나기도 하면서 준비해 나가봅시다.
고맙습니다.
영혼을 기리는 모임을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5월 14일 12시 무렵, 관옥나무도서관에서 만나
함께 밥모심하고나서 이야기시간을 가지겠습니다.
오늘도 사랑어린 날입니다.
당신이 계셔 우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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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14일 영혼을 기리는 모임이야기]
해날 정오, 정성스레 차린 밥상으로 밥모심을 하고 풍경소리방에서 만났습니다.
두더지, 영혼을 기리는 자리에 대한 제안을 다시 들려주시고 이 자리를 함께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하시면서 일어 나셨어요.
이어 세바퀴를 돌면서 제안된 것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지난 두 번의 만남이 우리를 <다르게 새롭게 깊게> 만들어 주는 듯했어요.
-이미 산자로서 죽음을 경험한 두더지가 이 논의과정에 함께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九鼎의 마음으로 준비하고 싶다.
-이별꽃스콜레을 통한 배움을 실험하는 자리. 조상의 조상, 언제였는지는 알 수 없어도 나의 어머니, 아버지였을 분들을 모시는 자리가 아닐까?
-나무늘보와 함께 했던 시간을 통해 추모가 아니면 뭘까? 하는 질문이 들었다.
-죽음에 대한 인식(발견), 전환의 자리
-‘기리다’는 고대어로 예담.
-나를 모신다는 마음으로 나를 위한 밥상을 차리듯이.
-어른들게 여쭈어 가면서 해보자.
-구체적으로 어떻게 내용(절차)을 채워갈 것인지, 이름은 뭐라 부를지 등 이런 의례가 갖는 의미를 잘 살려서 갈 수 있기를
정함:
두더지를 비롯하여 어른들께 길을 물어서 준비한다.
2023년 6월 4일 해날, 영혼을 기리는 자리(가칭)를 마련한다.
함께 마음 모아 하실 동무들과 세 차례 준비모임을 가진다.
5월 22일 달날 저녁 7시
5월 28일 해날 오후 2시
5월 31일 물날 저녁 7시 (도서관 살림모임과 함께)
당신이 계셔 우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