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을 시청한 후에…
설리 기장님께…..
설리 기장님 오늘 저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 이라는 영화를 봤어요. 우선 기장님께 정말 대단하다는 말씀과 모두의 생명을 구해 주셨다는 것에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기장님... 사실 저는 처음에 이 영화를 보기 전에는 그냥 재난영화에서
한 명의 영웅이 등장해서 모두를 구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많은 사람들을 구하는 뻔한 영화인줄로만 알았어요. 아니 근데 이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인 줄 알고 첫 번째로 정말 깜짝 놀랐어요. 더군다나 비행기에서 추락하면 거의 모든 비행기는 폭파되어서 안에 있는 사람 모두가 죽는데 155명의 승무원들을 포함해서 전원이 생존하다니요… 솔직히 믿기지가
않았어요. 그리고 더욱 더 놀랐던 것은 사람이 모두 살았는데.. 비행기가
회항해도 성공했을 수 있지 않나.. 이러한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존재했다는 것이 정말 믿기지가
않았어요. 이게 세계 최강대국 미국에서 일어나는 청문회인가… 전문가들인가… 정말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악한 존재인지 영화를 보는 내내 소름이 돋아서 화가 났어요. 사실 영화 내내 그 비행기가 이륙하고 버드 스트라이크 사고가 나고 그에 대처하는 기장님과 부기장님의 말과 행동을
반복을 계속 했지만 계속 봐도 전혀 질리지도 않고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물론 시뮬레이션에서 처음에 회항을
하면 비행기도 고장나지 않고 좀 더 안전하게 모두 다 살 수 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시뮬레이션이라는
가상의 상황일뿐더러 그 가상의 상황조차도 17번의 연습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지.. 사실 버드 스트라이크 후에 대처하는 훈련은 아예 없었기에.. 기장님께서도
당황하셨던 게 당연한 것이고, 허드슨 강에 착륙을 할 때도 정말 드라마처럼 잘 착륙을 하셨어요. 저는 이 점에서 기장님께 다시 한번 더 박수를 보냅니다.. 사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세월호 사건을 떠올렸어요. 정말 안타깝고 비통하고 화가 많이 나는 사건이죠… 약 300명의 많은 사람들이 안타깝게 생명을 잃었습니다.. 만약에 이 때의 선장이 기장님과 같이 교본이 없는 상태에서 직감을 믿고 그대로 시행했다면.. 비행기 추락처럼 시간이 많이 촉박한 것이 아니라 좀 더 여유가 있었기에… 모두가
다 생존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저는 여기서 두 가지의 의문을 가졌어요. 첫 째로 이와 같이 비상상황에 대한 교본이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이에요. 비상상황의 그 때의 모든 환경적인 조건들은 같은 상황이다 하더라도 그 상황에 적합한 대응방식은
다를 수 밖에 없는데… 교본이 존재할 수 있을까요? 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교본이라고 하는 것은 절대적인 100퍼센트의
동일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지.. 조금의 환경적인, 조건적인
오차라도 있다면 그에 맞는 교본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근데 현실적으로 모든 환경적 조건들을 고려해서
교본을 짜기에는 그 수가 천문적학적으로 많아서 비상상황에 대한 교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온
두 번째 의문은 직감과 교본대로의 행동 둘 중에 무엇을 따라야 하는가? 이에요. 물론 직감은 절대적으로 기장님의 경험과 지식을 근거로 해서 기장님이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것이죠. 그런데 세월호 사건에서 선장은 물론 법적인 책임은 없어요. 그저
아무도 움직이지 말라고 하고 해양경찰이 와서 선장의 권한을 넘겼죠. 정말 교본대로 정해진 법대로 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되었죠? 참사가 일어난 것이죠. 사실 저는 이러한 선장의 행동을 어느정도는 이해가 가요… 제가 정말
악한 것일수도 있지만.. 한국의 해양 시스템상 그렇게 되어있는 것을 어떡하나요?? 물론 기장님처럼 교본이 없을 경우.. 또한 정해진 교본이 있더라도
자신의 직관적인 판단을 믿고 그대로 시행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거에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스템을 따르죠… 그건 영화에서 나왔던 청문회만 보아도 알 수가 있어요.. 대부분 정해진 규칙을 지키라고 합니다… 저는 물론 기장님의 판단을
정말 존경하지만.. 그걸 넘어서 이 사회의 응급상황 행동 시스템에 대해서 의문을 가져요.. 예측할 수 있는 사고가 일어나도 교본대로 해서 실패한 경우도 있는데... 버드
스트라이크처럼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그 어떤 교본도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 사회는 교본대로
행동하라고 하죠… 정말 모순적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대학에
다니고 있는 학생인데 수업시간에 합리모델이라는 것을 배웠어요. 원인을 분석하고 그에 대해서 해결책을
제시하는 모델인데.. 원인이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정말 본질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버드 스트라이크?
이것이 이 사건에서 원인이 될 수 있죠.. 이보다 더 깊이 들어가는 원인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버드 스트라이크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하죠.. 새랑 부딪히는 것은 어떻게 해결할 방법이 없어요.. 이건 합리모델에서
원인이 아니라고 해요. 솔직히 저는 이 부분에서 합리모델의 틀에서 벗어나서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해결할 수 없는 원인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그냥 당해야만 할까요? 아니죠..
기장님처럼 ‘직관’에 따라서 대처하는 법 외에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이 응급구조 시스템은 무엇을 요구해야 할까요? 바로 ‘직관’에 따라서
행동하는 훈련이라고 생각해요. 이것이 교본에 따라 행동하는 훈련 보다는 더 실용적이고 필수적인 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장님 사실 저는 이렇게까지 응급상황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오늘 이 영화를 보고 기장님 덕분에 이렇게 깊이 있게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저에게
조금이나마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저에게 응급상황이 생겼을
때, 기장님처럼 올바른 ‘직관’에 따르는 행동을 하도록 할게요. 또한 그러한 ‘직관’에 따르는 행동을 훈련하는 사회가 형성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2019년 5월 12일
대한민국에 사는 어느 젊은이가-
(기장님이 자신의 '직관'에 대해 생각하는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