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몬을 물리친 다윗
[삼하 10장]
[내용개요]
본장은 다윗과 암몬, 모압 동맹군 사이에 벌어진 전쟁 기사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이 전쟁은 삼하 8장에 나타난 정복 전쟁과는 성격이 다르다. 오히려 가나안 족속의 연합군이 먼저 다윗에게 대항함으로써 전쟁이 발발하였다. 암몬 왕이 죽자 다윗은 진심으로 조문 사절을 보냈으나 암몬 왕 하눈은 진의를 의심하여 조문 사절을 모욕하고 돌려보냈다. 이 일 후에 하눈은 다윗의 분노를 두려워하여 용병을 규합하고 먼저 전쟁을 걸었다(1-8절). 그러나 오히려 다윗이 파견한 요압 군대에게 대패하고 말았다(9-14절). 1차 전투에서 패한 아람 군대는 다시 전열을 정비하고 전투에 임했으나 이번에는 다윗이 직접 이끈 군대에 의해 격파당하고 말았다(15-19절).
[강 해]
본장은 삼하8장에 이어 다윗의 두번째 정복 전쟁담으로 암몬과 아람을 정복하는 다윗 군대의 전승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 전쟁이 발발하게 된 표면적인 이유는 다윗의 조문단을 희롱한 암몬의 왕 하눈의 악한 행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강성해지는 유다 왕조를 경계하려는 주변 국가들의 견제도 작용하였습니다.
1. 보은과 오해와 모욕
1) 사절단을 보내는 다윗
다윗은 나하스의 뒤를 이어 암몬의 새로운 왕이 된 하눈에게 조문단을 파견하여 나하스의 죽음을 애도하려고 하였습니다. 나하스가 다윗에게 언제 어떠한 은총을 베풀었는지는 성경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나하스로부터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는 다윗은 그가 베푼 은혜를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자기에게 은혜를 베풀었던 나하스가 죽자 다윗은 보은과 슬픔을 표현하기 위해 조객을 보낸 것입니다. 성도들도 하나님이나 사람으로부터 받은 바 은혜를 잊지 않는 사람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a. 나하스의 죽음과 그 아들의 등극(대상19:1)
b. 다윗에게 은혜를 베푼 나하스(대상19:2)
2) 암몬 방백들의 오해
다윗의 선한 의도에 따라 암몬에 파견된 조문객들을 암몬 방백들은 도리어 오해를 하였습니다. 이들은 다윗이 보낸 조문단이 자신의 땅을 엿보고 탐지하여 함락시키고 자 해서 보내졌다고 오해하였던 것입니다. 이와 같은 암몬 방백들의 오해는 분명 다윗의 세력 확장에 대한 저들의 염려에서 비롯된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즉 암몬 사람들은 가나안 지역의 최대 강국인 블레셋과 이웃 나라인 모압이 다윗이 이끄는 유다 군대에게 비참하게 패배한 사실을 알고 은근히 걱정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성급히 판단함으로 인해 일을 그르치게 되었습니다. 즉 자신들의 생각이 옳을지라도 다윗의 의도를 신중하게 파악해 보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을 경망스럽게 처리하였던 것입니다. 이와 같이 악인은 자신의 행위가 악하기 때문에 선한 사람의 행위도 악하게 판단합니다. 악인은 스스로의 악한 생각으로 말미암아 오해를 품게 되므로 모든 일을 그르치게 됩니다.
a. 다윗을 헐뜯는 암몬 방백들(삼하10:3)
b. 조문 사절이 아니라 정탐꾼을 보냈다고 함(대상19:3)
3) 조문단을 모욕함
암몬 방백들이 다윗이 보낸 조문단을 오해한 것을 암몬 왕 하눈은 여과 없이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암몬 왕 하눈은 다윗의 신복들을 잡아 그 수염 절반을 깎고 그 의복의 중동 볼기까지 잘랐습니다. 당시 남자의 수염은 명예와 권위를 상징하였습니다. 또한 수염을 기르는 것은 자유인의 권리를 상징하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다윗 신복들의 수염을 깎은 것은 노예처럼 취급되는 최고의 모욕을 준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다윗 신하들의 긴 옷을 엉덩이 부분까지 잘랐습니다. 고대 이스라엘인들은 겉옷 속에 내의를 입지 않았으니 그들의 이러한 행위는 이스라엘인 들에게 있어선 지독한 모욕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참조, 삼하6:20).
a. 악으로 선을 갚음(시38:20)
b. 자기 행위를 바른 줄로 여기는 미련한 자들(잠12:15)
2. 암몬과 아람 연합군의 침공
1) 연합군을 헝성한 암몬
암몬 왕 하눈은, 은총을 베풀기 위해 파견되었던 다윗의 조문객들을 멸시하고 모욕한 행위가 다윗에게 미움이 된 줄 알았습니다. 사실 암몬 왕이 조문단을 모독한 것은 선전 포고나 다름이 없는 행위였습니다. 그러나 암몬 왕은 자신이 성급하게 행동한 잘못에 대해 사죄하기는커녕 도리어 전쟁 준비를 하였습니다. 그는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생각하고 세 아람 왕국 즉 벧르홉과 소바, 마아가 그리고 돕에서 용병 삼 만 삼천을 고용하였습니다. 대상19:6에 보면 암몬 왕 하눈이 군대를 모집하기 위해 사용한 돈은 은 일천 달란트였습니다.
a. 돈을 주고 용병을 모집함(대상19:6)
b. 허사를 경영함(시2:1)
2) 요압의 작전 계획
하눈의 전쟁 준비에 대한 소식을 접한 다윗은 즉시 요압 장군이 지휘하는 이스라엘 군대를 파견하였습니다. 요압은 이스라엘 군대를 둘로 편성하고 자신과 아비새가 각각 지휘관이 되었습니다. 즉 요압이 이끄는 군대는 아람 군대의 주의를 끌고 아비 새가 이끄는 군대는 암몬 자손을 향하도록 하였던 것입니다.
a. 다윗의 군대 장관인 요압(삼하8:16)
b. 그리스도의 군사 된 성도(딤후2:3-4)
3) 패주하는 아람 연합군과 암몬 자손
요압의 작전 계획과 그의 말을 들은 이스라엘 군사들은 신앙으로 담대해졌습니다. 신앙으로 담대해진 요압의 용맹스런 군사들을 보고 아람 연합군은 싸우기도 전에 도망가고 말았습니다. 이에 겁먹은 암몬 군까지 아비새 앞에서 성안으로 도망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승리는 이스라엘 군대에게 돌아왔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위한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지만 그들의 대적인 연합군은 뚜렷한 목적이 없는 외인 부대 이었기 때문에 쉽게 결판이 난 것입니다. 이 전쟁의 승리로 아브라함과 여호수아에 게 하셨던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됩니다(참조, 창15:18;수1:4).
a. 담대했던 이스라엘의 군대(삼하24:9)
b. 패주하는 아람 연합군(삼하10:13)
3. 아람을 격퇴시킴
1) 더 많은 군사를 동원한 아람
아람의 강국 소바 왕 하닷에셀은 자신들의 동족이 전쟁에 패배하였다는 소식을 듣고는 이내 또다시 군사를 모았습니다. 이때 요단 동쪽 헬람 땅에 모인 아람 군사의 수은 지난번보다 갑절 이상이나 많았습니다. 아람 사람들이 이스라엘과 전쟁하게 된 동기는 돈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은 이스라엘과 원수진 일이 없으며 단지 암몬으로부터 대가를 받고 싸운 것입니다. 아람은 비록 용병들이었지만 패배의 수치를 만회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승리하기 위하여 멀리 있는 자신들의 동족에게 원군을 요청하였습니다.
a. 요압에게 패한 아람 군대(삼하10:15-16)
b. 아람 연합군의 대장 소박(대상19:16)
2) 다윗의 출전과 승리
지난번 전쟁에서 다윗은 요압의 정예 부대만을 보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윗 자신이 온 이스라엘을 모으고 직접 출전하였습니다. 다윗이 직접 출전한 것은 재차 이스라엘에 도전해 온 아람 군이 지난번의 패배를 반드시 설욕하려는 정신적, 군사적인 무장이 훨씬 더 강화되었으리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적군의 동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대처하는 다윗 왕의 신중함과 지혜로움을 찾아올 수가 있습니다. 다윗의 출전으로 이스라엘 군사들은 더욱 사기가 올라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전쟁의 승리는 이스라엘에게 있었던 것입니다.
a. 요단 강을 건너 출전하는 다윗(대상19:17)
b. 아람 군대를 격멸시킨 다윗(대상19:18)
결론
본장에서 우리는 다윗의 선행을 악으로 보답한 암몬의 행위를 통해 악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악인의 도모는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전쟁 기사를 통해서도 깨닫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악인의 결국이 어떠함을 분명히 인식하고 선한 일에 열심을 내는 성도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요압의 말과 같이 '여호와께서 선히 여기시는 대로 행하기를 원한다'는 신앙으로 무장하고 의롭게 살아야 하겠습니다.
[단어해설]
2절. 조상하라. 죽은 사람을 위해서 슬픔을 표시하는 자. 여기서는 암몬 왕에 대한 다윗의 애도를 가리킴.
4절. 수염 절반을 깎고. 고대에서는 수염이 그 사람의 지위와 권위, 자유를 나타내는 상징이었으므로 수염을 깎는 것은 모욕을 창피스런 일을 당하는 결과를 가져왔음
9절. 요압. 다윗의 이복 누이인 스루야의 아들이며 다윗의 군대 장관. 다윗 시대에 많은 공적을 쌓았으나 솔로몬에 의해서 죽음을 당함.
12절. 선히. 원어 <b/f:토브>는 '아름다운, 기뻐하는, 좋은'을 뜻. 즉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답고 즐거운 것을 나타냄.
[신학주제]
불의의 전쟁. 본장에 기록된 다윗과 암몬, 모압 연합군의 전쟁은 가나안을 정복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기존의 정복 전쟁과 성격이 다르다. 우선 이 전쟁은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발생하였다. 당시에 이미 가나안 지역의 실질적인 맹주로 등장한 다윗은 때마침 암몬 왕 나하스가 죽자 그 전에 나하스에게서 입었던 은혜를 기억하고 조문 사절을 파견하였다. 그런데 그것을 정치적 계략으로 오해한 나하스의 아들 하눈이 조문사절을 모욕함으로 전쟁이 발발한 것이다. 물론 그 결과는 다윗의 철저한 승리로 결판나고 말았다. 따라서 본장의 전쟁은 구속마에서 발생한 대부분의 전쟁인 정복 전쟁이 아니라 불의와 공의의 전쟁으로 파악하여야 한다. 즉 다윗이 이기고 하눈이 패한 것은 이스라엘과 이방 족속의 대결 결과가 아니라 정의와 불의의 대결 결과인 것이다. 처음부터 전쟁은 다윗의 호의에 대한 하눈의 오해에서 비롯되었다. 뿐만 아니라 하눈은 자신의 잘못에 패해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먼 저 연합군을 모아 다윗을 치려고 하였다. 이는 잘못된 명분을 지닌 전쟁으로 하나님 앞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 사건은 두 가지 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는 일반 세속사에서 벌어지는 전쟁도 하나님의 섭리 속에 있다는 것이다. 다윗과 하눈의 전쟁에서 다윗이 승리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도우심 때문이다. 이처럼 하나님은 인간사에 벌어지는 모든 전쟁에 직접 개입하신다. 둘째는 불의 의 패배이다. 과거 이스라엘과 블레셋의 전투에서 이스라엘이 법궤를 가지고 나갔음에도 패배한 것은 그들이 하나님 앞에서 타락했기 때문이었다(참조, 삼상4:10-11).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아무리 자기 백성이라 할지라도 불의한 목적의 전쟁은 결코 용납지 않으시고 반드시 패하게 하신다. 따라서 전쟁의 승리는 하나님께 대한 믿음과 정의의 동기가 동시에 충족되어야만 가능함을 알 수 있다.
[영적교훈]
진심으로 조문 사절단을 보낸 다윗의 호의를 무시한 하눈은 결국 다윗에 의해 격멸당하고 말았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 자의 당연한 말로였던 것이다. 이처럼 타인의 호의를 의심하고 불신하며 오히려 악으로 갚는 자는 결국 스스로 멸망을 초래함을 교훈해 준다. 또한 이런 자세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믿음을 깨고 하나 됨을 방해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남의 진심에 대해 언제나 성실한 자세로 대해야 하며, 서로 믿고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를 위해 피 흘리신 그리스도의 희생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자가 될 때 참된 행복과 하나님의 축복을 얻게 될 것이다.
출처: 주님의 시선 글쓴이: 카페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