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첫 해외여행으로 일본 북규슈를 가다~
1994년, 대학교 2학년때 일본 후쿠오카로 5박6일을 다녀왔었다. 학교에서 보내주는 연수였지만 처음으로 비행기를 탔었기에 매우 설레였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는 컴퓨터 동아리에서 도스를 공부하고 천리안과 하이텔로 인터넷 통신을 하던 시대였고 "컴퓨터"를 "콤퓨타"라고 발음하던 교수님들이 대부분이었던 그런 시절이었다. 당연히 사진기도 필름사진기였으며 그나마 사진기를 소유하고 있던 학생들도 드물었다. 전교생 중 삐삐를 가지고 있던 학생은 나 혼자였으니까...그 시절 이야기를 하면 한도 끝도 없겠다....
이십사년이 지나고 나니 사진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남아있는 기억이라는 것은 친구인 영만이와 현식이의 사진을 찍어주었던 기억,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때 눈물을 보이며 아쉬워하던 유우라는 일본 여학생의 확실치 않은 얼굴, 껌자국이 있는 거리(일본이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깨끗했는데 그나마 길바닥의 껌자국이 나를 안도?하게 했던 기억), 정통 일본식을 기대했는데 돈까스를 먹었던 기억....
'일본'하면 생각나는 이러저러한 기억의 조각들을 맞추면서 일본으로 향하게 되었다.
그러고보니 이십사년전과 같이 후쿠오카 공항을 이용하게 되었다.
여행의 발단은 몇 년 전부터 처가의 식구들이 일본여행 가이드로 일하는 둘째 처형을 백그라운드로 일본여행을 가봐야겠다는 말에 기인했다. 장모님의 결단이 큰 힘이 되었던 것으로 짐작이 된다. 사위 입장에서는(특히 모든 것을 주도해야 만족스러운 나 같은 사람) 이런 종류의 여행은 편하지만 만족감이 떨어지는 여행이다. 다만 스포일러를 잔뜩 받고 보는 영화처럼 실망도 적다는 장점은 확실히 있다. 난 그저 뒤에 서 있기만 하면 되는 여행. 그리고 해외여행은 차치하고 국내여행에 대한 경험도 부족한 나로서는 괜찮은 여행이었고 "철저한 준비"는 "만족"과 비례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한번 더 확인한 여행이기도 했다. "철저하고 정교한 계획"을 지니고 "계획을 살짝 빗나가는 여행"이 내가 추구하는 여행이다.
그렇게 떠나게 된 일본 여행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은 정말 새로웠고, 기분 좋았고, 만족스러웠다. 물론 그 뒤켠에는 400여만원에 가까운 여행비용이 있었다는 것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내가 우리 가족만 데리고 같은 여행을 했더라면 여행비용이 얼마나 들었을까? 물론 상당히 고급스러운 호텔, 호텔 뷔페를 당연시하며 드나들었던 만족감을 잊은 것은 아니다. 종류가 다른 여행이니까,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내일 북규슈를 다시 가서 같은 여행지를 다시 간다고 해도 또 다른 즐거움이 있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좋고 또 좋다.
그리고 몸이 불편하신 장인어른을 제외한 22명의 모든 처가 식구들이 3박4일을 같이 했다는 건 정말 기념비적인 일이다.
전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
[첫째날]
09:40 - 대전 출발
11:20 - 대구공항 도착
13:40 - 탑승
15:00 - 후쿠오카 공항 도착
17:00 - 스기노이 호텔 도착
[둘째날]
09:30 - 출발
10:00 - 다카사키야마 원숭이 공원
12:50 - 점심(hyaku shou tyaya-와규)
14:00 - 구로카와 온천마을
15:30 - 목장휴게소
14:30 - 벳부 바다지옥 온천
17:30 - 스기노이 호텔
[셋째날]
09:30 - 출발
10:00 - 유후인 온천마을
14:00 - 중식(돈까스)
15:00 - 오쿠라 호텔 도착
15:30 - 하우스텐보스
19:00 - 석식(피노키오)
[넷째날]
08:10 - 출발
10:00 - 캐널시티
12:00 - 돈키호테, Gooday
13:00 - 중식(갓파스시)
14:00 - 후쿠오카 공항
17:00 - 대구공항
20:00 - 대전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