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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옛날 히늘이 열리는 날 |
철조망에 걸린 편지/ 이 길원.......김 광미 낭송가
철조망에 걸린 편지
이길원
어머니,
거친 봉분을 만들어 준 전우들이
제 무덤에 철모를 얹고 떠나던 날
피를 먹은 바람만 흐느끼듯 흐르고 있었습니다.
총성은 멎었으나
숫한 전우들과 버려지듯 묻힌 무덤가엔
가시 면류관
총소리에 놀라 멎은 기차가 녹이 쓸고
스러질 때까지 걷힐 줄 모르는 길고 긴 철조망
겹겹이 둘러싸인 덕분에
자유로워진 노루며 사슴들이
내 빈약한 무덤가에 한가로이 몰려오지만
어머니,
이 땅의 허리를 그렇게 묶어버리자
혈맥이라도 막힌 듯 온몸이 싸늘해진 조국은
굳어버린 제 심장을 녹일 수 없답니다.
우리들의 뜨거운 피를 그렇게 마시고도
더워질 줄 모르는 이 땅의 막힌 혈관을
이제는 풀어야겠습니다.
그리고 어머니,
식어버린 제 뼈위에 뜨거운 흙 한줌 덮어줄
손길을 기다리겠습니다.
무덤가에 다투어 피는 들꽃보다
더 따뜻한 손길을
6월의 넋/ 이 동현.......자작시 낭송
축하 공연
가곡/그리운 금강산......고토 후미카 성악가
무명 영령은 말한다/ 김 남조..........박 구배 낭송가
종이 학/ 송 수권........이 춘숙 낭송가
나의 사랑하는 나라/ 김 광섭..........최 영애,노 정남 낭송가
축하 공연
바이올린 연주/ 여 건수(배제 대학교 교수)
창변의 손/황 송문..........김 귀숙 낭송가
창변窓邊의 손/황송문
-남북이산가족 상봉 마지막 날에-
하나의 손바닥을 향하여
또 하나의 손바닥이 기어오른다.
차창 안의 손바닥을 향하여
차창 밖의 손바닥이 기어오른다.
줄리엣의 손을 향하여
로미오의 손이 담벼락을 기어오르듯
기어오르는 손바닥 사이에 차창이 막혀 있다.
유리창은 투명하지만,
매정스럽게 차가웠다.
차창 안의 손은 냉가슴 앓는 아들의 손
차창 밖의 손은 평생을 하루같이 산 어미의 손
신혼(新婚)에 헤어졌던 남편과 아내의 손
손과 손이 붙들어보려고 자맥질을 한다.
손은,
오랜 풍상(風霜)을 견디어내느라 주름진 손은
혹한(酷寒)을 견디어낸 소나무 껍질 같은
수없는 연륜(年輪)의 손금이 어지럽다.
암사지도(暗射地圖)보다도 잔인한
상처투성이 손이 꿈결처럼 기어오른다.
얼굴을 만지려고, 세월을 만지려고
눈물을 만지려고, 회한(悔恨)을 만지려고
목숨 질긴 칡넝쿨처럼 기어오르면서
왜 이제야 왔느냐고,
왜 늙어버린 뒤에 왔느냐고,
유복자(遺腹子) 어깨를 타고 앉아 오열을 한다.
정말 아무도 없나요/ 지 현아........안 현숙 낭송가
파주에게/공광규..........이 순례낭송가
파주에게/ 공광규
파주, 너를 생각하니까
임진강변으로 군대 갔던 아들 면회하고 오던 길이 생각나는군
논바닥에서 모이를 줍던 철새들이 일제히 날아올라서
나를 비웃듯 철책선을 훌쩍 넘어가버리던
그러더니 나를 놀리듯 철책선을 훌쩍 넘어오던
새떼들이 생각나는군
새떼들은 파주에서 일산도 와보고 개성도 가보겠지
거기만 가겠어
전라도 경상도를 거쳐 일본과 지나 반도까지도 가겠지
거기만 가겠어
황해도 평안도를 거쳐 중국과 소련을 거쳐 유럽도 가겠지
그러면서 비웃겠지 놀리겠지
저 한심한 바보들
자기 국토에 가시 철책을 두르고 있는 바보들
얼마나 아픈지
자기 허리에 가시 철책을 두르고 있어보라지
이러면서 새떼들은 세계만방에 소문 다 내겠지
파주, 너를 생각하니까
철책선 주변 들판에 철새들이 유난히 많은 이유를 알겠군
자유를 보여주려는 단군할아버지의 기획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군
금강산은 길을 묻지 않는다/이 근배.......고 종우 낭송가
금강산은 길을 묻지 않는다/ 이근배
새들은 저희들끼리 하늘에 길을 만들고,
물고기는 너른 바다에서도 길을 잃지 않는데
사람들은 길을 두고 길 아닌 길을 가기도 하고
길이 있어도 가지 못하는 길이 있다.
산도 길이고 물도 길인데
산과 산, 물과 물이 서로 돌아누워
내 나라의 금강산을 가는데
반세기 넘게 기다리던 사람들
이제 봄, 여름, 가을, 겨울
앞 다투어 길을 나서는 구나
참 이름도 개골산, 봉래산, 풍악산
철따라 다른 우리 금강산
보라. 저 비로봉이 거느린 일만 이천 묏부리
우주 만물의 형상이 여기서 빚고
여기서 태어났구나.
깎아지른 바위는 살아서 뛰며 놀고
흐르는 물은 은구슬 옥구슬이구나.
소나무, 잣나무는 왜 이리 늦었느냐 반기고
구룡폭포 천둥소리 닫힌 세월을 깨운다.
그렇구나.
금강산이 일러주는 길은 하나
한 핏줄 칭칭 동여매는 이 길 두고
우리는 너무도 먼 길을 돌아왔구나.
분단도 가고 철조망도 가고
형과 아우 겨누던 총부리도 가고
이제 손에손에 삽과 괭이 들고
평화의 씨앗, 자유의 씨앗 뿌리고 가꾸며
오순도순 잘 사는 길을 찾아왔구나.
한 식구 한솥밥 끓이며 살자는데
우리가 사는 길 여기 있는데
어디서 왔느냐고 어디로 가느냐고
이제 금강산은 길을 묻지 않는다
축하 공연
경치도 좋구 살기도 좋네/ 서 진(평양 꽃바다 예술단 단원)
넋/ 박 경리........강 정운 낭송가
넋 / 박경리
장마 그친 뒤
또랑의 물 흐르는 소리 가늘어지고
달은 소나무 사이에 걸려 있는데
어쩌자고 풀벌레는 저리 울어 쌓는가
저승으로 간 넋들을 불러내노라
쉬지 않고 구슬피 울어 쌓는가
그도 생명을 받았으니 우는 것일 게다
짝을 부르노라 울고
새끼들 안부 묻노라 울고
병들어서 괴로워하며 울고
배가 고파서 울고
죽음의 예감, 못다한 한 때문에 울고
다 넋이 있어서 우는 것일 게다.
사람아 사람아
제일 큰 은총 받고도
가장 죄가 많은 사람아
오늘도 어느 골짜기에서
떼죽음 당하는 생명들의 아우성
들려오는 듯...
먹을 만큼 먹으면 되는 것을
비축을 좀 한들, 그것쯤이야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지혜로 치자
채워도 채워도 끝이 없는 탐욕
하여
가엾은 넋들은 지상에 넘쳐흐르고
넋들의 통곡이 구천을 메우나니
남한에 와서 낳은 자식들에게/최 재형........서 광식 낭송가
시 퍼포먼스/직녀에게( 문 병란),6월이 오면(도 종환)..........한 옥례,정 나래 낭송가
직녀에게 /문 병란
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
선채로 기다리기엔 은하수가 너무 길다
단 하나 오작교마저 끊어져버린
지금은 가슴과 가슴으로 노둣돌을 놓아
면도날 위라도 딛고 건너가 만나야 할 우리,
선채로 기다리기엔 세울이 너무 길다.
그대 몇번이고 감고 푼 실을
밤마다 그리움 수놓아 짠 베 다시 풀어야 했는가.
내가 먹인 암소는 몇 번이고 새끼를 쳤는데,
그대 짠 베는 몇 필이나 쌓였는가?
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
사방이 막혀버린 죽음의 땅에 서서
그대 손짓하는 연인아
유방도 빼앗기고 처녀막도 빼앗기고
마지막 남은 머리털까지 빼앗길지라도
우리는 만나야 한다.
우리들은 은하수를 건너야 한다.
오작교가 없어도 노둣돌이 없어도
가슴을 딛고 건너가 다시 만나야 할 우리.
칼날 위라도 딛고 건너가 만나야 할 우리
이별은 이별은 끝나야 한다
말라붙은 은하수 눈물로 녹이고
가슴과 가슴을 노둣돌 놓아
슬픔은 슬픔은 끝나야 한다,연인아.
6월이 오면/도 종환
아무도 오지 않는 산 속에 바람과 뻐꾸기만 웁니다
바람과 뻐꾸기 소리로 감자꽃만 피어납니다
이곳에오면 수만 마디의 말들은 모두 사라지고
사랑한다는 오직 그 한 마디만 깃발처럼 나를 흔듭니다
세상에 서로 헤어져 사는 많은 이들이 많지만
정녕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은 이별이 아니라 그리움입니다
남북산천을 따라 밀이삭 마늘잎새를 말리며
흔들릴 때마다 하나씩 되살아나는 바람의 그리움입니다
당신을 두고 나 혼자 누리는 기쁨과 즐거움은 모두 쓸데없는 일입니다
떠오르는 아침 햇살도 혼자 보고있으면
사위는 저녁노을 그림자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 사는 동안 온갖 것 다 이룩된다 해도 그것은 반쪼가리일 뿐입니다
살아가며 내가 받는 웃음과 느꺼움도
가슴 반쪽은 늘 비워둔 반평생의 것일 뿐입니다
그 반쪽은 늘 당신의 몫입니다
빗줄기를 보내 감자순을 아름다운 꽃으로 닦아내는
그리운 당신 눈물의 몫입니다
당신을 다시 만나지 않고는 내 삶은 완성되어지지 않습니다
당신을 다시 만나야 합니다
살어서든 죽어서든 꼭 다시 당신을 만나야 합니다.
축하 공연
노래 아리랑/강 서희(북한 망명PEN센터 사무국장)
노래 하리라/ 오 세영..........김 영동 낭송가
용광로의 불을/김 규동............박 신자 낭송가
백두산이 꾸는 통일의 꿈/한 석산..........고 종원 낭송가
백두산이 꾸는 통일의 꿈/ 한석산
이 계레의 밝은 빛
단군왕검이 첫 발을 디딘 땅
오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대 한국의 중심 산
장엄하고도 성스러운 백두산
우리 민족의 미래를 밝히는 횃불
오! 성스러워라
조국 태동의 모산 민족의 조종산
선조들이 물려준 위대한 유산
구름마저 밀려나간 하늘 자락
뚫을 듯 솟아오른 장군봉 삼족오 깃발 아래
고구려의 후예로 용맹하고 기상이 높았던 발해의 역사
위대한 우리민족 고구려의 정신을 본받아
이 땅에 우리 민족이 영원히 존속 번영해야 하는
역사적인 삶이 그려져 있는 남북통일은
새롭고 강한 한국을 세우는 길이다
이제는 통일이 이루어질 때가 되었다
격동과 아픔의 시대를 겪어낸 분단의 상처가
뚜렷하게 새겨져 있는 군사분계선
춥고 배고픈 백성들의 고달픈 삶과
내 피붙이 내 가족이 같은 하늘 아래 살면서도
자유롭게 만날 수 없는 슬픔과 고통
뼈저린 분단의 아픔을 끝내야 한다
오! 순결한 천지여
천지 뒤편의 광활한 옛 고구려 땅
빼앗기고 왜곡된 한민족의 역사
고향 잃고 떠도는 민족의 시조 단군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의 건국 태조
삼국통일의 김유신 을지문덕과 계백장군
조선조 문무의 영웅 세종대왕과 이순신
민족의 혼들이여 나라를 구하라
백두산 천지가 울려 퍼지는 파수꾼의 나팔 소리
북 장구 꽹과리 징의 구음으로 사물 장단에 맞춰
하늘 땅 사람이 합쳐 잠든 애국 혼을 깨운다
만주 벌을 누비던 광개토대왕과 그 아들 장수왕
지쳐 누운 넋이 벌떡 일어서 말고삐를 툭 챈다
지축을 울리는 호태왕의 말발굽 소리가
단군의 후예들 심장의 피끊게 한다
천지를 둘러싼 열여섯 봉우리에 운무가 피어오른다
하늘에서는 한민족의 혼들이 모여든다
민족의 시조 단군 태조 건국왕
한 시대를 이끌었던 장수들
죽어서도 민족의 혼을 지닌
무사들의 장엄한 춤사위 펼쳐진다
피 어린 보검이 지나다니는 길마다
칼의 노래가 흐른다
역사는 돌고 도는 수레바퀴
내 땅 내 조국의 성산 백두산이 꾸는 통일의 꿈
한민족 시련과 영광의 역사와 남북분단 독도분쟁
아! 대한민국 이 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나
우리민족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
악몽 같은 역사에 매듭을 짓자
그렇다
이제는 통일이 이루어질 때가 되었다
백두산은 말한다!
이 민족이여 영원하라!
첫댓글 조국에는 통일 일류에는 평화를 구현하는 통일詩문학상을 제정하신
이 시대의 큰 어른 고종원 교수님
‘백두산이 꾸는 통일의 꿈’ 낭송하는 모습에서
민족의 큰 스승 백범 김구 선생 모습이 겹쳐 보였습니다.
작은 글에 큰 상을 주신 한국통일문인협회
고종원 교수님께 깊은 감사드립니다.
가슴에 큰 그릇을 빚어야겠습니다.
더욱 겸손한 자세, 절절한 마음으로 시를 지어야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예술적 가치가 큰 기사 올려 주신 박광선 기자님께 깊은 감사드립니다.
고종원 교수님
큰일 하셨습니다ㆍ
수고 많으셨습니다ㆍ
한석산 고문님
훌륭한 글을 지어주시어 대한민국의 앞날이
더욱 훤히 밝아집니다ㆍ
수상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ㆍ
박광선 기자님
정성을 다하여 취재하셨습니다ㆍ
수고 많으셨습니다
언젠가는 저희 행사에도
초대해드릴 기회가 있겠지요ㆍ
감사합니다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