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불황이라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출판업계가 새로운 활로를 인터넷을 통해 찾고 있다.
출판사들은 신간이 나올 때 영화나 드라마가 활용하는 인터넷 블로그를 새로운 마케팅 창구로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전자책도 새로운 수익모델이 되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시장을 갉아먹는 것으로 인식해왔던 전자책이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이 훨씬 더 잘 팔리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인터넷소설로 유명한 `옥탑방 고양이'는 네티즌들의 인기를 타고 드라마로 제작됐고, 이어 종이책으로 발간됐지만 오프라인 시장에서는 거의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러나 이 책은 전자책으로 만들어져 SK텔레콤의 네이트를 통해 서비스되면서 지금까지 5만여 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전자책이 종이책 못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자 전자책과 종이책을 동시에 출간하는 출판사들도 늘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출판사로 `칼의 노래'를 출판한 생각의 나무와 푸른숲, 삼성경제연구소, 이레출판사 등이 있다.
전자책 전문기업 북토피아 관계자는 "종이책과 전자책을 동시에 출간할 경우 마케팅이나 홍보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어 요즈음은 동시출간 비중이 40%까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책을 출간하자마자 전자책을 무료로 제공해 네티즌들에게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마케팅 방법을 쓰는 출판사도 생겨나고 있다.
이룸출판사는 최근 출간한 전경린의 `황진이'와 `나비와 엉겅퀴'와 `청소년 삼국지' 등을 무료로 네이버와 북토피아에 제공하고 있으며, 한길사의 `로마인 이야기'(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레출판사의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마크빅터한센, 잭캔필드 지음) 등도 네이버를 통해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전자책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을 두고 일부는 `제살 깎아먹기'라고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 오프라인 판매에도 궁극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블로그 마케팅도 시동을 건 출판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룸출판사는 지난달 `황진이'의 블로그인 `시대의 이방인이었기에 자유로운 영혼 황진이'(blog.naver.com/yisajong.do)를 오픈했다. 이 블로그에는 10일만에 3만 명 넘게 다녀갔으며, 지금도 매일 2000여명이 방문하고 있다.
또 안그라픽스는 신간 `파리의 스노우 캣' 블로그(blog.naver.com/parissnowcat.do)를 4일부터 17일까지 운영키로 하고, 블로그 방문자 중 추첨을 통해 블로그 아이템 구입에 필요한 은화를 지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최근 `나를 넘어서는 변화의 즐거움'(blog.naver.com/hifivepub.do)이란 책을 펴낸 하이파이브, 푸른별, 책 만드는 사람, 파피루+북아트 등의 출판사가 블로그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유윤선 북토피아 이사는 "이제 신문이나 잡지 등 매체 광고에만 의존했던 출판사들이 새로운 마케팅 창구로 인터넷을 대안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인터넷은 출판사, 독자, 작가 등이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장점이 있어 입소문의 효과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