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온 인류가 평생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침뜸에 대한 것을 들은대로 아는대로 이야기 하여 봅니다. 서양에서는 침뜸을 새로운 의학으로 받아들이고, WHO에서도 침뜸을 인증하려고 하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말살시키려고 하였다가 이제 와서는 자기들 것이라고 하는 단체와 없애려고 하였던 사람들도 속셈으로는 욕심을 내고 있으나 최초의 의학은 침과 뜸이었음을 다시 생각하여 빠른 시일내에 대를 이을 수 있게 하여 세계의 흐름에 맞추어 가고 침뜸으로 평생 건강하시도록 이 소책자에서 이야기 하여 봅니다.
1995년 3월
김남수
차 례
자기 몸은 스스로 관리하여야 한다. 5
병은 예방이 더 중요하다. 5
미병치료(未病治療) 란 6
무리한 건강법은 몸을 오히려 망친다. 6
침과 뜸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7
죽음에 관계 없는 병과 건강하게 사는 데는 침뜸의 힘이 크다. 9
침뜸이 약과 다른점 10
아픔〔痛覺〕을 알게 함은 보호 요청이다. 10
인체는 스스로 고치려는 힘이 있다. 11
침뜸은 체질 개선으로 병의 뿌리를 끊는다. 12
침구사는 몸 전체를 중시한다. 12
침뜸이 서양 의학보다 우수한 점은 13
침술원은 병원보다 말을 들어 준다. 14
뜸을 모르는 이야기 15
중풍의 예방과 뜸 17
물에 빠진 사람은 썩은 지푸라기라도 잡으려고 한다. 19
나으리라고 생각지 않았던 병이 나았다는 말 19
미용 때문에 오는 사람의 이야기 20
“죽일놈”의 이야기 20
침이란 참으로 아픈 것인가? 21
침과 뜸에는 습관성이 있는가? 22
침에 대한 공포 22
“침구 치료 후 물을 만지면 안된다” 23
“침 치료 후 식보(食補)를 하여야 한다” 24
“여기 좀 놔주세요 저기 좀 떠주세요” 24
침은 전문가가 뜸은 자기가 할 수 있는 것 25
가정에서도 할 수 있는 편리한 요법 26
자연과 같이 살고 있는 것을 잊지 않게 26
신경도 두 가지가 있어 음양과 같다. 27
경락(經絡)과 경혈(經穴)이란 무엇인가 28
1. 몸 밖에 나타나는 몸의 이상 29
2. 사람의 몸에는 오장육부(五臟六腑) 29
경혈(經穴)에는 형태가 없다. 29
병으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변화 30
침은 왜 아픈 것이 없어질까? 30
1. 진통 효과의 경험적 사실 30
2. 엔돌핀이 통증을 진정시킨다. 31
침을 찌르면 엔돌핀이 생긴다. 31
1. 몰핀과 같은 작용 31
2. 엔돌핀은 혈액을 돈다. 32
침은 면역 능력을 높인다. 32
1. 침으로 백혈구의 수가 증가한다. 32
2. 몸속에 면역을 만든다. 32
폄석(?石)과 침 33
침구의 전통 (전통 의학의 2대지주 침구와 한약) 34
中西合作運動의 新展開 35
중국에서의 침의 현상(일본 방문단의 기록) 36
세계속의 다시 보아야 할 침구 의학 37
침구사의 육성에 대하여 38
동서의학(東西醫學)의 결합을 바라면서 39
의학은 진보하는데 환자는 왜 없어지지 않을까? 40
자기 몸은 스스로 관리하여야 한다.
현대와 같이 건강에 대하여 관심이 많고 수명이 연장된 시대도 없었을 것이다. 오랫 동안 사람들은 “죽음에 이르는 병”을 겁내면서 살아왔다. 결핵, 폐렴, 위궤양 등 죽음의 그림자에 마음 편치 못하게 살아왔던 것이다. 서양 의학의 발전에 따라 이러한 중한 병은 점차 완치되어 인간 만원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여졌는가 하면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고, 현대 사회 특유의 여러 가지 공해와 스트레스에 의해 금방 “죽지 않는 병”을 앓아 가고 있다. 병이라고 할 정도로 중하지는 않고, 건강한가 하면 자신 없는 반건강(半健康), 반환자(半患者)가 현대인의 태반이라고 하여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자신의 건강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어 “무엇으로 어떻게 건강한 몸을 유지할까?” 하는 것이 현대인들의 과제가 되었다. 현대에는 병든 뒤에 고치려 하지 않는다. 먼저 병들지 않게 건강 관리에 기를 쓰는 시대다. 만일 상태가 안 좋으면 병이 가벼울 때에 치료를 게을리 하여서는 안 될 것이라 하여 관심을 갖는 것이다.
예로부터 “감기〔風邪〕는 만병의 뿌리”라고 하였다. 이는 “큰 병이라도 가벼울 때 고쳐라.”,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속담과 같이 미리 자기가 알아차려야 한다는 경고의 말인 것이다.
자기의 몸을 스스로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까 하여 말하여 본다.
병은 예방이 더 중요하다.
침뜸은 “발 삔 데나 맞는 것”이라고 쉽게 말하는 사람이 더러 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침뜸을 알고 있는 것도 아니다.
지금 침은 세계적인 규모로 크나 큰 붐을 일으키고 있다. 1994년 11월 12일부터 14일까지 세계 속의 대한민국 서울에서 정도 6백년과 때를 같이 하여 세계 대회가 열렸다. 이는 ’88 올림픽보다 더 의미 깊은 인류 보건을 위한 대회였다. 보통은 병에 걸렸을 때야 비로소 치료를 한다. 약이라고 하여도 병을 고치는 약은 헤아릴 수 없으나 병나지 않게 하는약은 보기가 매우 힘들다. 그러나 침뜸으로는 병이 들기 직전에 치료를 하면 절대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누구나 병에 걸리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날이 밝기도 전에 산에를 간다, 달리기를 한다, 에어로빅을 한다 하며, 가지 각색의 스포츠로 신체 단련을 한다. 또 건강 식품이나 비타민제 · 보약 등 으로 각자의 생각대로 건강 관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병을 앓게 된다. 완전한 건강체일 때는 병을 알지 못하고, 갑자기 병이 나면 이러한 건강법으로 병 나기 전과 같게 되지는 않는다.
이때부터 치료가 필요해지는 것이다. 생각해 보시라. 병은 전염병을 제외하고는어떠한 병도 어느날 갑자기 생긴 것은 없다. 몸속에서 조금씩 안 좋아지다 한계에 달하였을 때에 한 번에 “병”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미병치료(未病治療) 란
중국에서 “상공(上工-명의(名醫)를 일컬음)”은 미병(未病)을 잘 고친다고 하는 상말이었다. 명의(名醫)는 병에 걸리기 전에 손을 써서 앓지 않게 한다는 뜻이다. 이 상말은 그대로 꼭 침뜸에 알맞는 말이다. 즉 “침뜸은 미병(未病)을 치료한다.”고 하는 것이다.
인간의 몸은 건강과 병을 확실하게 분간할 수는 없다. 환자같아 보이지만 아 무 병 없이 건강한 사람이 있고, 건강해 보이지만 환자인 사람도 있다. “뭔가 병이라고 할 수 없으면서도 항상 몸이 좋 지 않아요.” 이러한 말을 하는 사람은 병이라고 할 수 없지만 확실하게 기능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술을 많이 마신 사람이 더 먹지 않고 그대로 2, 3일 있으면 기능은 본 상태로 돌아간다. 하지만 술을 계속 마시면 기능이 떨어진 상태가 되는 것이다.
간장병은 그 기능이 어느 일정한 수준을 넘어 저하되어 여러 가지 장해를 일으켰을 때 발병하지만 실제로는 그 이전부터 “병과 같은 상태”였던 것이다. 이래서는 참다운 건강 상태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또 돌발적으로 일어난 유행성 감기 등도 같다고 할 수 있다. 겨울철에 감기〔風邪〕가 성하여 있을 때에는 언제 발병(發病)할 지 모른다. 여하튼 감기의 우이르스는 그 일대에 우글거리고 있어서 주의하여도 몸속으로 들어온다. 그러나 몸이 참으로 건강하면 균이 침입하여도 발병하지 못한다. 아무리 건강하다고 자부하던 사람도 조금 잘못하여 균형을 잃었을 때는 순식간에 병들고 만다. 간장병이거나 감기이거나 병이 될 수 있는 밑바닥을 만들게 되면 외관상의 건강은 순간적으로 파괴되어 버리는 것이다.
“감기에 걸렸을 때는 빨리 고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더욱 더 좋은 방법은 “감기에 걸리지 않는 신체를 유지하는 것이다.”
알 수 없는 여러가지 병가운데 둘러 쌓여서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앞에서 말한 상말을 다시 고쳐서 “영리한 현대인은 미병치료(未病治療)를 잘 한다.”라고 할 것이다.
무리한 건강법은 몸을 오히려 망친다.
세상에는 건강붐, 스포츠, 식이요법과 헤아릴 수 없는 각양 각색의 건강법으로 백화요란(百花擾亂)의 풍경이다. 현대인들이 그만큼 건강해지려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도 확실한 실속이 없으면 헛된 수고로 끝이 나거나 최악일 때는 역의 결과로도 돼어버린다.
조깅의 인구는 증가 추세이나 매년 몇 사람은 생명을 잃기도 한다. 적어도 건 강을 위하여서 교통 사고나 재해가 아니라 자기의 의지로서 시작한 운동으로 인하여 생명을 잃는 것은 비극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또 최근에 테니스 붐을 타고 중년이 지나서 테니스를 시작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무리 없이 하면 참으로 좋은 스포츠이지만 보기보다는 과격한 운동이므로 어깨, 무릎, 허리 등을 고장내는 사고도 빈번히 일어난다. 건강을 위하여 시작한 스포츠로 몸을 망가뜨리는 쓸데 없는 짓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러한예는 “건강”에만 사로잡혀서 “관리”를 게을리하였기 때문에 일어난 사고라고도 할 것이다.
20대에는 20대의 건강이 있고 40대에는 40대의 건강이 있다. 더한층 극단적인 예로 말하면 A라고 하는 사람은 A의 건강이 있고, B라고 하는 사람은 B의 건강이 있는 것이다. 자기의 가장 건강한 상태를 지키려면 자기 몸을 스스로 알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남이 좋다고 나도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모든 것에 무리 없도록 하고, 도를 넘으면 독이 안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말한다.
젊었을 때에 스포츠로 건강해진 사람이 중년이 지나서도 건강하게 장생한다고 할 수는 없다. 역으로 젊었을 때부터병으로 고생을 한 사람은 건강에 대한 고마움과 병의 무서움을 자기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에 “자기 건강”에 대하여 중요하게 생각하므로 “지병자(持病者)가 장수한다.”는 속담이 맞는 것 같다.
이와 같이 자기의 건강을 잘 알고 정확한 자기 관리를 할 수 있는 사람만이 참으로 건강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몸가짐이나 체질은 모두 다르므로 스포츠나 식이요법을 보더라도 누구에게나 효과가 같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침과 뜸은 각기 효과가 변하여 나타나므로 누구에게도 차별이 없다. 몸이 침뜸의 자극을 자연으로 “자기의 건강”으로 맞추어 주기 때문이다. 즉 침뜸은 요즈음 말로 오토매틱이 아닌가 할 정도로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혜택을 준다. 이는 침뜸을 하여본 사람만이 알고 말만 듣고서는 알 수 없으며 믿어지지도 않는다.
침과 뜸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수 천 년동안 좋아하며 친히 써오던 침과 뜸인데 현대에 와서는 그 아름다웠던 가치를 바르게 알고 있다고 할 수 없다. 많은 역사적 경위에 의해서 침뜸이 현대 의료의 테두리에서 벗어난 것이 원인이다. 침과 뜸을 무엇인가 기묘한 것을 보는 것 같이 호기심의 눈으로 보아온 것 또한 사실이다. 여기서 이와 같은 침과 뜸의 역사에서 메커니즘 효과까지 누구나 알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한다.
침과 뜸은 비과학적, 비합리적이라는 비난을 받기 쉽다. 그래서 여기서는 그와 같은 오해도 해소하도록 될 수 있으면 과학적인 이면에서 가름하려 한다. 이것을 읽어보고 난 뒤에는 반드시 침뜸의 참됨을 이해하시리라고 믿는다. 지금 프랑스를 비롯하여 미국 등 구미 여러 나라에서는 침의 큰 붐이 일어나고 있다. 서양 의학의 본고장인 구미 여러 나라들이 단지 호기심에서만이 아니고 실제로 동양에서 나온 훌륭한 의학, 침뜸을 배우고 써오고 있다.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국가적으로 열을 올리고 있으나 우리 나라에서는 말살하여 버리려고 실오라기만큼 남았던 법을 없애버려서 도태를 면치 못하게 하여 놓았으니 민간에서 열을 내어 이어져 온 데 비하면 참으로 조그마한 파문에 다름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은 책자를 보시고 침뜸의 빛나는 효과를 충분히 이해하셔서 병을 예방하여 주고, 병이 들었을 때에 고통을 없애 주는 침과 뜸에 친하여지시기를 간절히 바라마지 않는다.
과거와는 달리 전세계 의학계가 침과 뜸을 필요로 하고 있다. 왜냐하면 인체의 이상을 정상으로 조정하는 치료이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의사라고 하면 서양에서 온 의학으로 현미경을 이용하여 세균을 찾아 균이 죽는 약을 투여하여 치료하고, 전기의 발명에 의한 이공학(理工學)의 발달로 인체 내부와 세포까지도 볼 수 있게 됨에 따라 무엇인가 이물질이 생겼다고 할 때 메스의 수술 기구를 이용하여 끊고 자르고 파괴하여서 고치는 현대 서양 의사들을 말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백 년 전 아니 8·15 해방 전만 하더라도 우리 나라에서는 소불알처럼 큰 주머니를 허리띠 앞쪽에 매달아 그 주머니 속에 여러 가지 침들을 넣어 두고, 왕진을 요청하여 오면 밤낮 없이 산과 강, 논두렁, 밭두렁 가리지 않고 환자가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을 의원의 해야 할 일로 생각하였다.
약방에서는 그 의원의 화제〔處方〕에 의하여 약을 지어 주었다. 환자나 식구들이 가서 말로 병력(病歷)을 이야기 하면 약을 주는 약방은 의원에 비하여 조금은 편한 것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약값은 있어도 침값은 없다고 하여 의원과 약을 파는 약방을 구별하였다. 쉽게 생각하면 뭔가 문제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뜻이 아니다. 왜 이러한 말을 하였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이 말은 두 가지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첫째는 사실상 침은 원가(原價)가 없다고 보아야 하는데 옛날에 대침을 쓸 때는 몇 개의 침만 가지면 대를 물려가며 써내려 왔으니 원가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뜸하는 데는 우리 나라 산야 아무곳에나 있는 쑥이 필요하므로 큰 원가가 없다고 보아도 틀린 것은 아니어서 이런 말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둘째는 값이란 물질에 있어서 물질로 말하기 보다는 보이지 않는 정신으로 말한다면 참으로 값이 없을 것이라고 쉽게 생각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정신, 보이지 않는 술자의 정신이야말로 무한(無限)의 가치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 말은 약을 취급하는 사람은 처방만 나오면 다른 사람이 얼마든지 대행할 수가 있지만 침구술이란 정신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병을 고칠 생각보다 물욕이 먼저 생기게 되면 정신이 흐트러져서 병을 고치지 못하고 말기 때문에 정신이 물욕에 사로잡힐까봐 병을 고치는 데만 온 정성을 다 하도록 한 교훈의 말일 것이다.
내가 침시술을 하고 있을 때에 누군가가 나에게 말을 걸어 와서 그 말쪽으로 정신이 갔을 때는 시술에 해이해져서 잠깐 무슨 시술을 하였는가 하는 생각이 들 때 이 말을 실감하게 된다.
한편 환자에게는 자진하여 주도록 하였다. 공짜로 치료받으면 효과가 없다고 하여 담배를 주었다.
왜 담배를 주는 것일까? 그것은 그 시절에는 가장 귀하고 값 있는 것이 담배였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8, 90세 노인들은 꼭 담배를 주어야 효과난다고 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술자(術者)에게 물욕(物慾)을 금하였고 환자에게 자진하여 주도록 한 옛날 사람들의 숭고한 정신을 말하여 본다.
죽음에 관계 없는 병과 건강하게 사는 데는 침뜸의 힘이 크다.
과학이 진보함에 따라 사람들은 무엇이든지 과학에 의존하려고 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현대인들은 거의가 병을 가지고 있거나 혹은 반환자(半患者)와 같은 상태이다. “자기의 건강은 스스로 지킨다.”는 원칙을 잊어버리고 무리를 하였기 때문이다.
이 우주 안에서 살아 가는 것은 자기 몸의 이상(異常)을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전문적으로는 “자연 치유력 (自然治癒力)”이라고 한다. 하지만 건강하기 위하여서는 노력이 선결 문제일 것이다.
얼마 전만 하여도 아이들이 밖에서 놀다 상처가 날 때 조금만 관심 가지면 간단하게 나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처에 의사의 지도를 받지 않고 항생제를 쓰고, 화농 방지 약을 쓰는 등 지나친 점이 있다.
감기만 하여도 그렇다. 영양을 취하고 잠을 푹 자고 쉬면 낫는다. 그럴 정도로 인간의 신체는 외부의 요인에 훌륭하게 적응하게 되어 있다.
침구 의학에서는 자연 치유력을 최대한 활용한다. 신체가 스스로 균형을 잡으려고 하는 움직임을 도와주는 것이다. 침은 간장의 기능이 조금 약하여 있으면 간장의 활동을 활발하게 해준다. 그리하면 병원균에 의한 기능 저하일 때도 간장은 때맞추어 자력으로써 병원균을 극복하려고 한다. 침은신체 중에서 약해져 있는 부분을 도와 자연 치유력을 활발하게 하는 것이다.
침구 의학은 이와 같이 먼저 인간의 신체를 믿으며 거기서 생각을 넓혀 간다. 병을 퇴치하려고 하는 의학이기보다는 병에서 인간을 “지키기” 위한 의학인 것이다.
평균 수명의 변화를 보아 “과거의 의학이 우월하였다고 생각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다. 침구가 주류일 때에 비하여 현대인의 수명이 문제 될 수 없을 정도로 연장된 사실에 기인한 것이다.
그러나 평균 수명만 가지고 침구 의학과 서양 의학을 비교하여 논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의학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고 서양의 사정 변화, 공중 위생의 충실, 노동 조건의 완화, 치안의 안정 등 여러 가지 요소가 거기에 관여하기 때문이다.
실로 우리들은 여러 가지 서양 의학의 덕을 보기도 하였다. 예를 들면 출산시의 보호로 사망률 저하, 전염병의 박멸,외과 수술에 의한 위급성 질환의 극복 등 그 훌륭한 업적은 우리들의 생활에 깊이 들어 왔다.
그러나 이와 같이 많은 업적을 쌓은 서양 의학에도 약점은 있다. 부작용 문제도 그렇지만 “죽음에 관한 병에는 대단히 큰 힘이 있는 반면 죽음에 관계하지 않는 병에는 힘이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죽음에 관계 없는 병이란 견응증이든가 스트레스로 인한 여러 가지의 증상들을 말한다. 이들 병은 안타깝게도 잘 고치지를 못한다. 예를 들면 “건강하게 산다.”는 것에 대하여서는 역부족인 것이다.
동양 의학은 “죽음에 직결되는 병” 에는 약한 부분을 가지고 있어서 서양 의학에 한 걸음 양보하지만 “죽음에 관계 되지 않는 병”과 건강하게 사는 데에는 큰 힘을 가지고 있다. 침구 의학이 자연 치유력을 살리는 치료법이기 때문이다.
침뜸이 약과 다른점
침과 뜸의 치료는 두 번, 세 번 말하여도 겉에서 자극하는 자극요법이다. 사람의 피부에는 통각, 온냉각, 촉각이라고 하는 감각이 있다. 이 감각이 있는 피부에 자극을 주어서 생기는 생체 반응을 잘 이용하는 손재주의 치료 술법이므로 침구술이라고 하는 “술”(術)자가 붙어 경구하는 약과는 전연 다른 것이다. 침을 써서 몸의 표면에 접촉, 첨자하고 이것을 생체에 미치게 하여서 일정한 생체 반응을 병치료에 힘을 더하게 하여주는 방법이다.
즉 침을 찌르므로서 피부나 근육 조직을 건드려 병을 고치려고 하는 생체의 자연치유력을 활발하게 하여 체내의 저항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보건, 질병, 예방, 치료에 감각을 널리 응용하는 시술법이다. 뜸시술은 쑥을 사용하여 타게 하고 체표(피부)에서 온열적 자극을 생체에 주어 일정한 생체 반응을 일으켜서 생체에 나타나는 변조(병)를 바르게 하고 또 질병 치료에 힘이 더 나게 하는 방법이다.
온냉각을 이용하여서 피부를 태우는데 따라서 히스도도기성이라고 하는 화상독소를 발생케하여 그것의 과학적 작용에 의하여 몸 안에 여러 가지 면역 물질을 만들고, 저항력을 길러서 병이 낫게 하고 또 예방하려고 하는 시술법이다. 침과 뜸 등은 자극을 이용한 시술로서 침을 놓거나 뜸을 뜨거나 하여서 내장 기타의 기능을 고르게 하고 건강 증진, 병의 치료, 예방 작용을 하는 것이다.
한약에 있어서는 병을 고치려고 하는 것은 같지만 입을 통하여 배속으로 들어가서 치료하는 방법은 아무리 억지로 말하려고 하여도 다르다고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한약을 쓰는 사람들이 약을 써서 생체의 기능을 조절하려고 한다면 침과 뜸은 인간이 본래 가지고 있는 자연 치유 능력을 강하게 하여서 병을 낫게 하려고 하는 것이다.
특히 침구 치료는 3천 여년의 경험과 전통 속에서 배양된 훌륭한 치료법으로서 서양 의학의 발전 중에 있음에도 더한층 한 줄기의 병체증후군(잡병(雜病),기병(奇病),만성병)을 적응으로 한 치료이나 혈관이나 근육에 주사기로 약물을 주입하고 메스를 이용, 수술하여 치료하는 것들과는 다름에도 자기들의 영역이라고 하는 말은 이상으로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아픔〔痛覺〕을 알게 함은 보호 요청이다.
침을 위시하여 뜸이나 한약 등 동양 의학은 3천 년 이상 이전에 고대 중국에서 발생하였다고 한다. 말로 3천 년이지 참으로 긴 세월이다. 서력(西曆)이 아직 2천 년이 채 못되었으므로 실로 기원전 천 년 전의 일이며 장기간 사람들이 살아 가는 데 도와온 의학은 다른 종류에서 볼 수 없다.
서양 의학도 히포크라테스 이래 긴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현재 서양 의학은 겨우 250년 밖에 안 되었고 우리 나라에 들어온 것은 120년도 채 못 되었다.
일본의 명치가 동양 의학을 억제하였지만 그늘 속에서도 명맥을 이어왔다. 해방 전만 하여도 젊은 사람은 주사의 부작용으로 사망하는 일이 많아서 우리 어른들은 주사를 맞지 못하게 하였으나 모든 전염병 예방법이 월등하게 되자 동양 의학은 입을 다물게 되고 말았다. 그러나 긴 세월 동안 천대받으면서도 이어져 온 것을 생각하면 역시 “사람들의 생명과 깊이 관계된 의학”이기 때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이 아픔〔痛覺〕을 모른다면 죽는 일이 많을 것이다. 아픔〔痛覺〕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위험 신호 같은 것이므로 어딘가 몸의 균형이 깨어지면 “아픔〔痛覺〕”이라는 위험 신호가 발생한다. 안 좋은 부분이 되거나 혹은 전혀 관계가 없는 부분에 나타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위의 기능이 저하되면 등쪽이 아프거나 바르다고 한다. 등쪽이 아프다고 하여 그 부분만 치료하면 일시적으로는 통증이 없어질지 모르지만 근본 원인은 위에 있으므로 나았다고 할 수 없다.
일시적인 통증만을 진통시키는 것은 오히려 몸에서 애써 발생하여 보낸 위험 신호를 놓쳐 버리는 잘못이 되기도 한다. 고대 중국에서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신체 각 개소의 관련성을 중심으로 연구를 거듭하였던 것이다. 몸 전체의 균형을 조정하여서 자연 상태로 되돌아 왔을 때 “아픔〔痛覺〕” 이라고 하는 위험 신호는 소멸되는 것이다.
“동통(疼痛)에는 침뜸이 잘 듣는다.”라고 하는 말을 듣고 그저 “진통만 시키는 것이 침뜸 ”이라고 생각하는 때가 많이 있다. 침뜸은 통증에 절대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하여도 그것은 단지 속임수를 쓰는 것이 아니고 통증의 원인을 제거한 결과라고 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인체는 스스로 고치려는 힘이 있다.
인간의 몸은 스스로 병을 없애려고 하는 여러가지 활동을 한다. 내장의 활동이 약해져서 잘못되면 아픔으로 주의 신호를 보내고, 병이 몸속으로 들어오면 그것을 몰아내려는 작용을 한다. 예를 들어 부패된 음식을 먹었을 때는 토하거나 설사를 하여서 빨리 몸밖으로 내보내려는 활동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증상은 자기 스스로 치료하려는 힘의 나타남이다. 이와 같은 때에 토하거나 설사하는 것을 고통스럽다고 하여 이 증상을 막아버리면 오히려 스스로 병 고치려고 하는 힘을 방해하는 것이 된다. 안 좋은 것을 빨리 내보내도록 도와주는 것이 치료이다. 이와 같이 인간의 몸이 스스로 병을 없애려는 힘을 중요시 해야 한다.
침구 의학은 증상에 따라서 땀을 빼고, 토하고, 설사로 나오게 하고, 단식을 시켜 넘쳐 남은 것을 없애는 치료법이다. 예를 들면 안 좋은 음식을 먹어서 배속에 들어 있을 때는 토하게 하거나 설사로 나오게 하고, 비만하면 단식을 시키고 또 수분 대사가 안 좋으면 대사를 촉진시킨다. 이와 같이 신체의 과부족을 될 수 있으면 빨리 조절하여서 몸 자체의 작용의 촉진을 도와주는 것이다.
침뜸은 체질 개선으로 병의 뿌리를 끊는다.
이론상 침뜸은 모든 병에 유효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예를 들어 암이나 중증(重症)의 복막염을 일으킨 맹장염 등은 외과 수술이 유효하므로 그쪽을 권한다. 하지만 암이라고 하더라도 말기 증상으로 수술도 할 수 없고 다른 방법이 없게 되었을 때 연명(延命)과 진통을 목적으로 침뜸을 하면 생각 외로 효과를 보는 때가 많다. 또 맹장염의 경우에도 개복(開腹) 수술 후의 후유증, 약의 부작용 등에 침뜸의 유용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침뜸 치료는 항상 눈 앞의 것에 사로 잡히지 않고 더 긴 안목으로서 병을 판단한다. 병을 앓기 시작하면 복합적으로여러 가지 장해가 나온다. 그 장해의 하나 하나를 개별적으로 치료하여도 신체 전체는 좀처럼 건강하게 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소아 천식의 발작에 부신 피질 호르몬제를 쓰면 감쪽같이 정지된다. 그러나 재발작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침뜸 치료는 부신 피질 호르몬과 같이 즉시 발작이 정지되지는 않지만 증상은 조금씩 가벼워져서 몸이 편하여진다. 요컨대 장기간 침뜸 치료를 계속하면 점차 발작 회수가 줄어져서 결국 발작을 일으키지 못하게도 되는 것이다. 오랫동안 침뜸을 하면 체질 개선이 되고 소아 천식도 없어져서 건강한 몸을 만들기 때문이다.
소아 천식뿐만 아니고 만성 질환은 체질 개선을 하지 않으면 언제까지라도 낫지 않는다. 예를 들어 알레르기성 비염이라든가 편두통, 만성 위염, 간염, 당뇨병 등이 그러하다. 이들의 질환은 식사 요법이라든가 운동 등으로도 개선되지만 침뜸 치료를 하면 무엇보다도 빠르다. 이것은 침뜸 치료가 증상만을 없애는 대증요법(對症療法)이 아니고 체질 개선을 하는 근본 요법이기 때문이다.
서양 의학에서 만성이라고 하는 질병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고치지 못하고 대부분 자연히 체질이 변하여 낫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침구 치료는 처음부터 체질을 개선하는 의료이므로 이러한 질환에도 유효하다. 다만 한 두번 치료한다고 낫는 것은 아니고 역시 만성이란 이름이 붙게 되면 길게 해야 하는 것이다. 개인차도 있지만 수 주에서 1, 2년 걸리는 것도 있다. 그러나 근본을 치료하였기 때문에 재발은 거의 없으며 기타 부수적인 증상도 따라서 없어진다.
침구사는 몸 전체를 중시한다.
침술원은 내과, 이비인후과, 정형 외과 등으로 분과(分科)하여 있지는 않다. 그것은 침구 치료가 병명에서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신체 전체의 변조에서 치료 방법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즉 전신의 불균형을 조정하는 것이 침구치료의 근본이고, 환자가 가지고 있는 모든 호소에 대응하는 전과목 치료가 기본 치료법인 것이다.
예를 들어 요통으로 온 환자일 때는 눈의 피로, 위장병, 견비통 등의 여러 증상의 말을 듣거나 만지거나 보거나 하여서 부조(不調)함을 찾아낸다. 허리 아픈 것만이 아니고 건강상의 문제 모두 고치기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침술원은 몸 전체를 중시하여서 근본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침술원에 온 환자들의 말인 즉 소위 큰 병원에 가면 내과에 가고 안과에 가고 정형 외과에 가는데 그 복잡함이 귀찮다고 한다.
침구의학은 3천 년 이상 이어져 내려온 당당한 역사가 있다. 지금까지 얼마동안은 서양 의학의 그림자에 가려져 케케묵은 것 같이 되어 버렸으나 인간성을 중시하는 WHO(세계 보건 기구)에서 침뜸의 실제 효과를 인증함에 따라 의학계는 이제야 침구 의학을 배워 어떻게 활용할까 하는 시대로 변화되어 가고 있다.
침뜸이 서양 의학보다 우수한 점은
심전도, X-ray, 위내시경, 기타 각종의 기계를 써서 정확하게 병을 진단하는 기술의 발달 등 최근 서양 의학의 진보는 실로 눈부시다.
치료면에서는 항생 물질의 이용, 수술 기술의 진보 등 모든 사람들이 어느 정도 의학의 은혜를 받고 있는지 측량할 수 없다. 그러나 이와 같은 훌륭한 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더욱더 침뜸이나 민간 요법에 의지하려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왜 그러는 것일까요?”
“결론은 간단하다. 병이 낫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서양 의학으로는 고치기 어려운 병중에서 의외로 침뜸이 적응하는 병이 많다. 웬지 몸이 좋지 않은 것 같아 병원에 가서 여러 가지 검사를 한 결과 정상이라고 한다. 그 때 본인은 아무리 아픈 것을 말하여도 신경성이라고 하고 만다. 그러나 침구 의학에서는 본인이 아프다고 하면 반드시 몸의 어딘가가 조화되어 있지 않은 부분이 있을 것이므로 “신경성”이라고 하는 말과 같이 쉽게 말하여 버리지는 않는다.
실제로 이와 같은 환자들이 우리들 쪽으로 많이 와서 다 좋아져 돌아간다. 침구의 치료법에서는 본치법(本治法)과 표치법(標治法)이 있다. 예를 들면 아프다든지 냉하다든지 저리다든지 할 때에 직접 그 부분을 자극하는 방법을 표치라고 한다. 이는 현대 의학의 대증 요법에 해당한다.
또 본치법은 병의 근본이 되는 병인(病因)을 대상으로 하고 치료하는 법으로서 전체적 요법을 말하는 것이다.
급성 질환에서는 표치법만으로 나을 때도 더러 있으나 만성 질환으로 되었을 때는 먼저 본치법을 하고 그 다음에 표치법을 쓴다. 오랫동안 아픈 병이 표치법 없이 본치법만으로 낫는 때가 많다.
한 가지 알기 쉬운 예를 들면 비가 새는 집일 때, 새는 곳에 그릇을 대고 물을 받는다. 이것이 표치법이다. 일시적으로는 모면하였지만 비가 올 때마다 그릇을 놓지 않으면 안 된다.
즉 재발과 같은 것이다. 이 때 비가 새는 원인은 지붕에 구멍난 곳이 있는 것이므로 구멍난 지붕을 수리하면 두 번 다시 그릇으로 물을 받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본치법인 것이다.
위가 아프다, 눈이 아프다 할 때 이 환부만의 치료로 안 되는 것은 일시적으로는 좋아졌지만 곧 나빠지기 때문이다. 몸의 균형이 깨져서 위나 눈이 안 좋으므로 몸의 균형을 정상으로 하여 놓지 않는 한은 안 되는 것이다. 몸의 상태를 정상으로 하여 놓으면 안 좋았던 위나 눈은 저절로 낫고 만다.
자극 요법으로서 침과 뜸이 중요한 것은 본치법이다. 당뇨병 환자에 대하여 서양 의학에서는 식사 제한을 하고 인슐린 주사를 놓는다. 환자는 극단으로 당분의 제한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결과 뇨중의 당은 감소되지만 체력이 없어지고 다른 병에 걸리기 쉽게 되어서 진짜 환자가 되어버리고 만다.
그러나 침뜸 치료로서는 만성일 때는 지나친 식사 제한은 하지 않는다. 먼저 환자의 체력을 살린다. 체력이 생기면 자연 치유력을 더하게 된다. 그리고 몸 전체를 치료하여 균형이 맞게 하여 당이 나오지 않는 몸으로 하는 것이다.
서양 의학은 병의 진단, 외과 수술에 있어서는 경험 의학인 동양 의학보다 정확하다. 현실적으로도 진단, 수술, 투약은 물론 그 지시를 침구사가 하여서는 안 된다. 그러나 증상을 보아서 치료하는 데는 본치법이건 표치법이건 침구사가 월등하게 우수할 때가 있는 것이다.
의료 분쟁이 심화되고 알 수 없는 병이 더하여지는 이 때에 의사의 진단과 합작하여 치료하고 온 인류에게 인술을 베푸는 제도로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침술원은 병원보다 말을 들어 준다.
환자들이 “병원에서는 말을 들어 주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한다. 사실 앙케이트 등에도 “병원은 환자의 말을 안 들어 주지만 침술원은 말할 수 있고, 들어준다.”라는 조사 결과가 나와 있으므로 없는 말은 아닐 것이다.
침술원에서는 확실하게 환자의 말을 잘 듣는다. 이것은 사진법(四診法)에 의하여서 치료를 하기 때문이다. 여하튼 자각 증상을 침구사에게 말하는 것이 선결 문제이다. 그 때에 침구사는 자기 진단으로 마음대로 결정하는 병명이나 병원에서의 진단 결과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병원에서 위염이라고 진단되었는데 어깨가 아프다든지 머리가 아프다는 것을 말하면 웃을지 모른다.”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 이것 또한 자기 진단의 한 가지이다. 위가 아픈 것은 어깨가 아픈 것과 관계가 없다고 자기 마음대로 생각하여 버린 것이다. 아픈 곳을 그대로 말하면 좋은 것이다.
또 빨리 나을 것만 생각하고 낫지 않는다던가 좋아지지 않는다며 초조해 하는 사람도 있다. 치료란 빨리 나아지는 때도 있고 늦어지는 때도 있는 것이다.
침구사는 환자들의 말을 상세히 들어서 질문을 하고, 눈으로 관찰하고, 살을 만져서 정상 아닌 이상을 찾아내어 치료의 방침을 결정한다.
예를 들어 침구사가 위를 앓는 환자에게 “어깨는 안 아픈가?”라고 물어보는 것도 치료를 잘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에 증상은 감추지 말고 모든 것을 말하고 차분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치료를 받는 마음이 되어야 한다.
뜸을 모르는 이야기
뜸이 여러 가지 난치병을 쾌속적으로치료하는 것은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체험하고 탁효를 믿고 있다. 요즘의 의학으로 검토하여도 훌륭한 치효 원리(治效原理)를 가진 빛나는 의술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막상 뜸이라고 하면 쑥을 피부에 놓고 그것에 불을 붙여 태움으로써 미경험자는 “대단히 뜨겁겠지” 하는 공포를 가지고 있고, 또 젊은 사람들은 흉(뜸자리)이 남는 것을 싫어함이 적지 않다. 그 중에서도 뜨겁기 때문이라는 편벽된 생각이 가장 많다.
뜨거움을 참는 사람은 뜸 독특의 쾌적 효과를 맛보게 되고 소위 애구자(愛灸者)가 되지만 뜨거움에 약한 사람은 한 번의 뜸으로도 뜨거움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것이 보급상 제일 큰 장애이고 뜸이 가진 특수성의 하나라고 할 것이다.
일본의 고또오(後藤道雄) 박사는 ?헷드씨대와 고래의 침구술에 의하여서?라는 연구에서 피부를 태워서 생기는 열통(熱痛)을 참지 않고 가제 2, 3매를 접어 놓고 온열이 투가(透加)되도록 하여도 동등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하였다. 고또오 박사의 이 학설에서 무흔구가 일시 주름을 잡았다고 한다.
무흔구라고 하는 것은 꼭 고또오 박사의 창안이 아니고 고래의 ?천금방? 중에도 그 방법이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그것은 만능이 아니고 어느 한정된 특정의 병증(病症)에 응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무흔구라고 하는 것은 된장, 소금, 마늘, 생강 등을 피부 위에 올려 놓고 그 위에서 쑥을 태워 온열을 투입하는 것으로서 격물구(隔物灸)라고도 한다. 고또오 박사는 이 수단을 헷드씨대 자극에 이용한 것이다. 다시 그와 같은 수단으로 애(艾)나 가연물(可燃物)을 기구 속에서 태워서 기구를 온하게 하여 기구를 신체의 일정 부위에 대고 온열을 투입한다는 방법까지도 고안되었다. 소위 온구기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무흔구는 유흔구보다 효과가 없다. 왜냐하면 원래 뜸의 효과라고 하는 것은 단지 경혈을 자극하는 것에서 뿐만 아니고 피부에 소화상(小火傷)을 입혀 그 결과의 가열단백체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일본의 오오사와(大澤) 박사는 이를 히스도도기신의 혈청흡수이행이라고 하였다. 이것은 구효(灸效)의 일단으로 보아 넘기기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고또오 박사는 이 단백체 요법을 낮추어 보았다. 단지 경혈자극면에서만 보고 구효의 본태라고 하였다. 구흔을 남겼다고 하여도 그것은 구경혈(灸經穴)을 자극한다는 것만은 아니고 지금 말한 바와 같은 것의 상승적인 효과가 생긴다는 것을 생각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또 하나 일본의 하라(原志免太郞) 박사는 뜸의 화상처의 단백체 요법적 효과만을 보고 경혈자극면을 낮추어 보고 있었다. 그래서 하라 박사는 족삼리라든가 하라 박사가 고안한 요부팔점구로 만병을 고친다고 주장하였다. 다시 말하면 뜸은 어디에다 하더라도 결국은 피부에 소화상을 주면 된다고 하였다. 그래서 족삼리라든가 요안(腰眼, 자라눈)에 띠지 않는 곳, 노출이 되지 않는 곳에 뜸하면 된다고 하였다. 이것은 어느 것이나 실제로 경혈을 구사하여 보면 틀림을 알 수 있게 된다.
간접구(무흔구)가 이론과는 달리 효과가 없고 기대한 결과가 없다고 한다면 환자는 뜨거움을 참고 직접구를 하지 않으면 뜸 독특의 효과는 볼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직접구를 수 천년동안 변함 없이 하여 내려온 것이기에 나도 이 방법을 써서 세상에 알리면서 나 자신에게도 해왔다. 지금 환자들이 유효무해(有效無害)하다고 대단히 좋아하는 소리가 높아져서 애호가가 날로 늘어만 가는 것으로 보아서 나 자신을 힘나게 하여 주고 연구 발전을 거듭하게 하는 것 같다.
그런데 뜸은 뜨거움을 참기도 하여야 하지만 덜 뜨겁게 하는 방법 몇 가지를 말한다. 난치병으로 인하여 고통을 받으면서도 뜸의 혜택을 입지 못할 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어떻게든지 뜨거운 감을 적도록 하여 많은 난치병자가 구제될 수 있도록 말하여 본다.
뜨거움은 쑥의 뜸봉을 살갗에 놓고 불을 붙여서 쑥이 다 타고 불이 꺼질 무렵에 안다. 이 때에 손가락 세 개 즉 엄지와 둘째, 셋째 손가락을 삼각으로 벌려서 뜸봉 주위를 살그머니 눌러주는 것이다.
그 이유는 원래 피부각이라고 하는 것은 피하의 진피중의 끝인 신경 말단에서 생기는 피부각기에 의해서 감각되는 것이므로 피부의 어느 부분이건 아프다든가 차다든가 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이 아니고 통(痛), 촉(觸), 랭(冷), 온(溫) 등의 각기 다른 감각점이 피부면에 분포되어 있어서 각각 감각을 수용하는 것은 생리학에서 말하는대로이다. 그러므로 뜸을 할 때에 쑥이 다 타고 꺼질 무렵에 그 주위를 손가락으로 눌러주면 여러 가지 감각이 혼동되어 뜨거움을 완해하여 줌으로 이 방법을 써서 뜨거운 고통을 적게하여 주는 것이다.
우리 인체에는 자동조절기와 같은 것이 있어서 어떠한 변화가 있을 때에는 자동으로 조절하여 적응하여 주기 때문에 살 수 있을 것이고 만일에 이것이 없다고 한다면 큰 일이 나고 말 것이다. 예를 들면 시차가 있는 곳을 가고 왔을 때에 몇날은 고생을 하다가 차츰 정상으로 적응하여 주는 것이다.
또한 우리 나라에서도 여름과 겨울의 밤과 낮의 시간도 차이가 나지만 적응하여 준다. 이 시간의 변화가 오는 시작이 봄과 가을의 환절기인데 이 때는 반드시 노곤함을 느낀다든가 병이 있는 사람은 통감(痛感)을 아는 것이다. 이 괴로움도 적응될 때까지이고 만일 자동 조절이 안 되고 적응하여 주지 못하면 길게 앓게 될 것이다.
뜸을 할 때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처음 며칠간은 뜨겁던 것이 나중에는 쾌감으로 변한다. 이 또한 적응하여 주고 자동조절하여 주기 때문이다.
뜸은 이 자동 조절하는 기능을 살려주는 역할을 하여 준다. 이 말은 아무리 뜸이 그러하다고 말하여도 소용이 없고 뜸을 하여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뜸을 항상 뜬 사람은 언제나 정상으로 유지하는 힘이 있고 어떠한 경우에도 빨리 적응한다.
뜸집(구당, 침술원)을 찾는 환자는 봄이 시작할 때면 많아져 달력을 보지 않고도 봄이 왔다는 것을 알게 되고 6월이면 가장 많아졌다가 7월이면 줄어진다. 식물도 봄이 되어 싹이 틀 때는 “아야 아야” 소리를 낸다고 한다. 이 소리가 들리지 않기는 하지만 사실일 것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사람도 봄철이 되면 모든 병이 머리를 들고 일어나기 때문에 앓는 사람이 많아진다고 한다.
이 때에 많이 생기는 병은 주로 류마치스, 요통, 관절의 상하지의 신경통과 천식, 위장병 등이다. 병이 있는 사람은 기후 변화가 있을 때에는 평상시와 같이 유지하려고 자동으로 조절하여 주기 때문에 살 수 있는 것이고 만일에 이와 같이 안 된다면 큰일 날 것이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공해 속에서 살고 있는데 별로 모르고 살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적응력 때문일 것이다.
중풍의 예방과 뜸
현대 의학에서는 뇌졸중 · 중풍의 기초적 질환은 고혈압증이나 동맥경화증이라고 보고 있다. 이 동맥경화라고 하는 것은 동맥의 벽이 아도름 변성이라고 하는 변화를 일으켜서 동맥이 굳어지는 상태, 말하자면 동맥의 노화 현상이다. 즉 우리들이 일생애 중에 받은 다수의 화학적, 기계적 자극 또는 장애가 축적된 결과에 의해 생긴 것이다. 그 동맥경화는 주로 대동맥(大動脈), 폐동맥(肺動脈), 장골동맥(腸骨動脈), 고동맥(股動脈), 상박동맥(上膊動脈), 척골동맥(尺骨動脈), 요골동맥(橈骨動脈), 관동맥(冠動脈), 뇌동맥(腦動脈)에 온다.
동맥은 내, 중, 외의 삼층으로 되어 있지만 아데롬 변성이 일어나면 이유없이 전체로 비후된다. 그리고 내층의 변화는 강하고 동맥벽은 탄력을 잃고 경(硬)하여지고, 내막은 습탁 · 비후하며 울퉁불퉁하게 고르지 않으며, 때로는 궤양을 내고 다시 더 심하면 비후되어 있기 때문에 내강이 좁아지거나 없어지거나 한다. 이것을 폐쇄성 동맥내막염이라고 하고 동맥의 내강이 폐쇄되어 혈액이 통하지 못하게 된 상태의 모양을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것은 모두가 동맥의 노화현상이다. 그러므로 나이가 많아지면 누구나 다소 변화 되는 것이다. 그것이 가벼우면 별다른 증상은 없다. 또 사람에 따라서는 변화 속도의 차이가 있어서 상당히 나이가 고령이지만 별다른 변화가 없으나 비교적 젊지만 심한 변화를 볼 수 있기도 하다.
그러면 동맥경화증의 원인은 무엇인가 한다면 먼저 유전이나 체질이 생각된다.
그리고 음식물, 중독, 고혈압증 등과 큰 관계가 있다. 최근에는 특히 콜레스테롤 혈증(血症)이라고 하여서 지방과 관계 깊은 콜레스테롤이라고 하는 물질이 혈중에서 증가하여 그것이 혈관벽에 침착(沈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동맥경화는 지금 말한 바와 같이 동맥의 아무곳이나 생기지만 뇌동맥에 생기면 뇌졸중의 원인이 되고, 관상동맥에 생기면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이 된다. 또 신장에서 심하게 생기면 신경화증의 증상을 나타내고, 하지동맥에 생겨서 혈행이 저해되면 걸어갈 때 하지가 아픈 병이 된다.
세동맥이라는 모세관 앞의 가는 동맥에 널리 경화가 생기면 고혈압의 원인이 되고, 그것이 또 기타의 동맥경화를 가져오는 악순환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고혈압증과 동맥경화증을 같은 하나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나 양자는 의학 이론상에서는 동일하지 않다. 그런데 동맥경화라고 하는 것이나 고혈압이라고 하는 것은 서양 의학에서 하는 말이고 전통 의학에서는 이러한 말은 없다. 서양 의학에서도 얼마전까지도 알지 못하였던 것이다.
혈압의 변화는 1847년 독일의 생리학자가 관심을 갖고 혈압묘사기를 만들면서 비로소 연구가 시작되었다. 그에 의해서 동맥 혈압의 변화를 측정한 것이다. 이어서 1895년 리빠롯지가 수은압력계와 다이고씨식 아내로이드 혈압계를 만들어 쓰고 있다.
여하튼 혈압곡선묘사기나 혈압계가 고안되기 이전에 수치 측정은 전연 알 수 없었던 것이다.
고대의 동양 의학에서는 혈압계와 같이 확실한 수치는 말할 수 없었지만 혈압의 고저는 확실하게 알 수 있어서 중풍을 사전에 예방, 치료하여 왔다.
전통 의학에서는 혈압을 병의 원인이라고 하지 않으며 하나의 증상이라고 한다.
어느 한 장기가 병이 났을 때에 혈압은 오른다. 그 하나의 예를 들면 신장에 병이 생겼을 때에 혈압이 높아진다. 이 때에 혈압은 그대로 두고 신장을 치료하여 신장이 정상이 되면 혈압도 정상이 되는 것으로 혈압을 병이라고 할 수 없으며 이것이 틀린다면 혈압만 내려놓으면 신장이 좋아져야 할 것이다.
심장이 병들어도 혈압에 이상이 생기고 폐, 간이나 비장의 이상으로도 혈압이 변화하여지는 것으로 보아서도 혈압은 하나의 증상이라고 전통 의학에서 말한 바가 틀리지 않는 것이다.
서양 의학에서는 이 중풍을 동맥경화로 뇌출혈 또는 막힌 것이라고 하는데 이 두 가지 다 겉에서는 반신을 못쓰게 되는 것이다.
고서에 “風者는 王者也”라고 하였듯이 병중에서 나쁘기로 어른인데 빨리 낫지도 않고 빨리 죽지도 않으며 빠르면 1년, 길면 6년에서 10년까지도 가면서 남을 괴롭히는 것이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길다 보면 전 가족이 싫어하게 되는 것이 중풍이어서 안 좋기로 왕이라고 한 것이다.
중풍이란 한 번 왔다하면 아무리 잘 치료한다고 하여도 그 흔적은 남아 있다. 그래서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아서 많은 동맥경화나 고혈압 환자들에게 뜸자리를 정하여 주면서 뜸하도록 하였다. 뜸을 한 사람은 졸중은 없었고 중풍으로 고생한 사람도 없었다.
뜸을 한 사람들은 병원에서 피검사를 하면 모든 피가 좋아져서 정상이라 한다. 혈관도 피가 만들어낸것이라 유연한 혈관은 혈압이 높아 압력을 준다고 하여도 터지지 않을 것이며 막히지도 않아 예방이 된다고 생각되어서 고혈압 환자들에게는 뜸을 떠서 중풍 예방이 되도록 하기 위하여 입이 아프도록 말을 많이 한다.
물에 빠진 사람은 썩은 지푸라기라도 잡으려고 한다.
침은 실로 상상을 넘는 치료 범위에서 여러 가지 병에 듣는다. 그 효과의 정도는 통증을 멈추게 하는 진통 작용으로부터 체질을 바꾸는 전조작용(轉調作用)까지 복잡하다.
통증이 곧 멈춘다고 하여서 다른 병도 다 나았는가 하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개중에는 치료한 것이 좋은 결과가 되는 병도 있다. 한 예를 들면 백내장 환자의 경우다. 이 환자는 여러 병원에서 “두 달 후면 실명”이라고 진단하며 시력이 없어지면 수술을 한다는 비관적인 상황에서 침뜸 치료를 하였다.
물에 빠진 사람이 썩은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휴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3개월간 침뜸 치료를 계속하였다. 그리하여서 “실명한다.”고 한 3개월 후에 그 병원에서 진찰을 한 바 자각 증상이 없어짐과 동시에 타각적으로도 전연 수술할 필요 없이 회복되었다고 하였다. 현대 서양 의학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것으로 그 의사는 놀랠 뿐이라고 하였다.
백내장이 다만 수정체 중의 병변에 의한 증상의 약화라고 생각한다면 회복되었다는 사실을 현대 의학에서 설명할 수 없다. 그러나 물체가 보인다고 하는 것은 수정체, 초자체, 망막, 시신경 그리고 대뇌에 이르기까지 많은 기관의 활동에 의하여서 가능한 것이다. 즉 수정체의 상태가 변하지 않는다고 하여도 다른 기관의 상태, 움직임이 좋아지면 당연히 물체는 확실하게 보여질 것이고 전체의 좋은 몸의 변화에 의하여서도 물체의 보이는 것은 결정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총합적으로 생각한다면 회복된 사실은 결코 현대 의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백내장은 한 예에 불과하고 침뜸 치료로 낫는 병은 그 외에도 수 없이 많다.
나으리라고 생각지 않았던 병이 나았다는 말
지금까지의 설명으로서 침은 단지 병의 치료 뿐만 아니라 몸의 상태를 좋게 하는 치료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실제로 병치료로 통원하고 있는 환자 중에는 “생각지 않았던 효과에 깜짝 놀랐다. ”는 사람이 많다.
구체적으로 몇 가지 예를 소개하여 보겠다. 신경통을 고치려고 오는 환자는 그 신경통에 대해서만 열심히 말하면서 빨리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다른 안 좋은 곳이 있다고 하여도 좀처럼 말하지 않는다. 남자의 경우에는 생식기 병이라든가 치질, 여자의 경우에는 자궁염, 월경통 등을 부끄러움에서 숨긴다. 또 신경통을 치료하러 왔는데 다른 병이야기를 하는 것이 실례가 된다는 생각에서 말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침술원에 와서 “배가 아파요”와 “이가 아파요”라고 같이 말하여도 조금도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치과에 가서 “ 배가 아파요. ”라고 한다면 받아 주지 않을 것이다. 신경통 치료를 시작하여 수 주간 치료하다 보면 치질과 다른 병이 좋아진 것은 헤아릴 수 없이 많고 확실하게 침구 치료의 효과를 이해할 수 있다.
미용 때문에 오는 사람의 이야기
침과 뜸이 미용에 효과있다고 하면 믿으려 하지 않지만 침뜸을 하여 본 사람만은 안다. 그러나 이 사람들도 처음부터 미용 때문에 온 것은 아니다. 치료하다 보니 좋아졌는데 자기 자신도 느끼지 못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예뻐졌다는 말을 하여 듣기 싫지 않았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생리 불순과 갱년기 장해로 오는 여성 특유의 병은 정신을 우울하게 하거나 거친 살결을 만들어 놓기 쉽다. 침구 치료를 계속함에 따라 생리 불순 등의 증상이 없어지면 자연히 피해도 해소되므로 피부는 탄력이 생기고 침울하였던 기분도 쾌활하여진다.
약을 쓰는 미용법은 “건강과 반대의 미용을 선택하는 것”이 된다고 아니 할 수 없다. 그러나 침뜸에 의한 미용은 건강해지면서 예뻐진다. 침뜸은 무리하여 살을 빼지 않아도 비만을 해소하는 작용도 하므로 굶으면서까지 몸에 좋지 않은 부담을 주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사실상 나의 침술원에는 미용과 건강을 위하여 젊은 여성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다.
“ 죽일놈 ”의 이야기
침과 뜸은 술자 자신이 먼저 위험을 지니고 죽어가는 생명의 치료에 임하기도 하는 것으로 대통령으로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평등한 권한을 주지만 술자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고 항상 정신과 손을 편하게 하여 주지 않는다. 술자에게 주는 것이라면 병낫는 재미인데 그 재미는 벼슬과 돈이 아무리 좋다 하여도 비할 수 없으며 미치지 못할 것이다. 술자가 아니면 어느 누구도 가지지 못하는 침통 하나 쑥 한줌만 가지면 못 갈 곳 없이 세계 아무 곳이라도 갈 수 있는 것이다.
갇혀 살면서 웃음보다는 긴장을 주는 환자와 나날을 보내다 보면 때로는 다른 세상을 보고 싶은 생각이 날 때도 있다. 하루는 강원도를 향하였는데 날이 저물 무렵에 잘곳을 찾으러 어느 가게 앞에서 쉬고 있었다. 사람들이 모여서 웅성대며 안동네 아무개 댁이 사경을 헤매고 있다며 걱정을 하고 있었다. 이 말을 듣고 가만 있을 수가 없어서 가게 주인에게 사연을 물어 보았더니 의원님이시냐고 반가워하며 사람 좀 살려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보지 않고는 말할 수가 없어서 보여줄 수 있느냐고 말한즉 하던 일을 팽개치고 5분 정도 거리의 안동네로 같이 갔는데 그 동네에서 가장 잘 사는 것같아 보였다. 같이 간 사람이 들어가서 무어라고 하였는지 주인이 쫓아나오면서 반가히 맞아 주었다. 그리고 사랑으로 들어가서 자기 부인의 병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모든 방법을 다 써봤지만 이제는 죽을 것만 같아 마음 둘 곳이 없다 하며 살려만 주면 땅을 몇 천 평이라도 주겠노라고 하였다.
나는 환자들이 보통으로 하는 말로 듣고 환자를 보러 안방으로 들어 갔다. 환자는 오랫동안 앓았기 때문에 피골이 상접하여 보는 사람도 안타까웠다. 치료가 가능하여 보여서 며칠 치료 하였더니 차차 좋아져 죽지는 않겠다는 정도로 되었다. 화제거리가 되어 너도 나도 환자들이 몰려 오기 시작하였으나 주인집 환자는 기동을 하고 죽음을 면하게 되어 내일이면 떠나게 되었다.
술자가 자는 방은 사랑방 위 아래 상하로 되어 주인은 윗방에서 자고 술자는 아랫방에서 자는데 새벽에 잠이 깨어서 무슨 소리가 들려 왔다. “죽일 놈, 죽일 놈” 하고 또 조금 있다가도 그 소리가 계속되었다. 내가 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자기 스스로 병을 고쳐주면 땅을 주겠다고 한 것 때문에 나를 죽일려고 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정신 없이 그 집을 살금살금 나와서 도망나왔다. 침과 뜸은 죽을 뻔 한 사람을 살리기도 하지만 술자 자신은 항상 편치 않음을 다시 맛보면서 살아 나온 것이 토끼가 용궁에 갔다 온 것 같은 생각만 들었다.
그 후 그 환자가 항상 궁금하여 그 동네 그 가게를 지나가다 들리는 척 하면서 물었더니 너무도 반갑게 대하면서 병을 고쳐주셔서 건강하게 잘 살고 있으며 동네 사람들에게 끊임 없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하면서 그 때 간다는 말 한 마디도 없이 가셨느냐고 그 집으로 데리고 갔었다. 그래서 그 주인에게 말 없이 가버린 사유를 이야기 하였더니 하는 말이 자신이 마음이 변하여져서 자신을 나무래는 말로 “내가 죽일 놈이지 죽일 놈이여” 라고 되뇌인 것을 오해를 하셨다고 말한 것을 이야기해 본다.
침이란 참으로 아픈 것인가?
살에 침을 찌른다(침은 놓는다고 한다.)는 말을 듣기만 하여도 섬짓해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실제로 주사침과 바느질 침, 벌침과 같이 침이라고 이름이 붙은 것은 전부가 아프다. 사람의 몸에서 가장 아픔에 민감한 피부를 찌르기 때문에 아픈 것은 당연하다. 그러므로 침은 아프지 않다고 아무리 말하여도 좀처럼 믿지 않는다. 이것은 침을 맞고 아프다고 하는 것이기보다는 아프다는 말을 들은 공포의 기억이 뿌리 깊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침을 찌르는 것 같이 침 대롱만 살에 갖다 대어도 아프다고 한다. 침은 아픈 것이라고 연상하는 것이다. 선입견 때문에 침을 맞기도 전에 싫어하고 불안해한다. 그래서 이러한 사람들에게는 거짓말을 한다. 침관을 보이고 나의 손에 꼭꼭 눌러 보이며 침 놓는 자리를 표하는 것이라고 하며 침을 놓으면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있는다. 유침(溜鍼)하여 놓고 움직이면 표한 자리가 없어지니 가만히 있으라고 하고 있다가 침을 다 놓은 다음 침을 맞자고 하면 무서워서 안 맞는다고 한다.
이때 다 맞았다고 하면 진짜냐고 할 정도로 아프기만 한 것은 아니다. 침은 옷을 짓는 바늘이나 주사 바늘과 끝이 달라 조직이 파괴되지 않을 뿐더러 신경의 조직 보다 빨리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침을 맞고 나서 상쾌감이 생기기도 하여서 침이란 아프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어 혹시 조금 아프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아 다른 사람에게 아프지 않다고 말하여 준다. 그토록 무서워하던 사람이 이렇게 안 아픈 줄 알았다면 일찍이 치료할 것이라고 후회한다.
침과 뜸에는 습관성이 있는가?
“침과 뜸은 병치료의 효과가 많기는 한데 습관이 되지 않습니까?”라는 순진한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침뜸의 효과를 아시는 분들은 무엇보다 일침(一鍼)이라는 말과 같이 빠른 효과를 알기 때문에 침을 맞으러 오는데서 하는 말일 것이다. 만일 습관이 된다면 이것을 하지 않으면 못 견디게 되어야 하지만 절대로 그러한 일은 없다.
한 번도 침뜸에 경험이 없는 사람들의 순박한 의문과 염려에서 생각되는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우리 침술원에 통원하시는 분 중의 20% 이상이 건강하면서도 침뜸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의심을 하시는 분은 “병도 없으면서 다니는 것은 습관이 되어서이다.”라고 생각한다.
병원에서 치료를 할 때는 병들었을 때만이다. 병도 없는데 약을 달라 하고 주사를 놓아 달라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침술원은 조금 다르다. 침구 의학은 병이 나을 때만이 아니고 병들기 전의 예방과 건강 유지에 절대적인 위력을 발휘한다는 데 참으로 우수한 점이 있다.
침구 치료는 몸의 균형을 조정하여 주는 일을 하기 때문에 피로해지려고 할 때라든가 환절기에 생기는 것들에 예방이 된다. 이와 같이 침뜸의 특성을 실제로 몸으로 감지하여 본 환자들은 건강할 때에도 정기적으로 통원하게 되는 것이다. 침뜸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볼 때는 습관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습관이라는 말에는 중독성, 탐닉성 등의 부정적 의미가 있는데 침에는 이점이 전혀 없다.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관리하려는 것이지 습관이 되어서는 아니다. 병이 났을 때 치료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는 사람도 병이 나기 전에 몸의 조정에는 무신경하고 등한하여진다.
현대는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쌓이는 시대이므로 현대인 거의가 반환자(半患者)라고 할 것이다. 병이 생겨서 큰 돈을 들여 치료하는 것보다는 병 나기 전에 병이 오지 못하게 하는 몸을 만드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건강에 관심이 많아진 근대에 침뜸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뜻을 모으고 있는 이유는 습관성 없고 부작용도 없으며 저렴한 수가로 치병(治病)과 예방(豫防)의 효과가 절대적이기 때문인 것이다. 건강 관리를 위하여, 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침술원을 찾는 것은 습관성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여 둔다.
침에 대한 공포
침을 한 번도 맞아 보지 않은 사람은 청결과 안전에 대하여 크게 불안해한다. 최근 전 세계가 두려워하는 에이즈, B형 간염 같은 전염병 때문에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사용하는 침에 대하여 청결 문제를 말한다. 술자(術者)인 이 사람도 동감이다. 그래서 일회용을 사용하고, 오래 여러 번 치료할 환자는 개인의 침통을 따로 만들어 놓고 사용한다.
WHO에서 발표한 소독법에 의하면 에이즈는 70% 알코올이나 70°의 열에서 살균이 된다고 하므로 문제되지 않는다. B형 간염의 소독의 경우에는 100°로 끓인 물에서도 살균되지 않고 물은 100°이상 끓일 수도 없으므로 270°의 고압 소독기를 사용한다.
왕진시에 일회용을 쓸 때에는 불안하기도 하나 침이란 주사 바늘과 달리 구멍이 없는 것이어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멸균이 되리라 생각된다.
B형 간염이나 에이즈와 같은 전염병을 알기 전에는 침의 소독에 대해서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과거에 시술하였던 것을 돌이켜 볼 때 침에서 전염된 병은 없었던 것이다.
어떠한 과학자는 침의 자극은 소염과 염증을 방지하는 작용을 하는데 피부의 일부가 상하게 되면 이종 단백체라는 것이 생겨 항원 항체 반응에 대해서 항체가 만들어져 저항력이 많아짐과 동시에 백혈구가 그 부분에 결집하므로 가벼운 세균 감염이 되더라도 즉시 멸균된다고 한다.
우리 인체와 침 자체에서 살균시키는 무엇이 있을 것이라는 과제가 과학적으로 해결되고 세계적 차원에서 소독 문제에 대한 과학적 데이터가 나왔으면 한다.
또 한가지 안전에 두려움이 있다면 침이 부러질까하는 것에 대한 공포이다. 현대의 침의 재질에는 옷을 짓는 바늘과 달리 튼튼하고 탄력성이 있는 여러 가지 합금된 유연하고 질 좋은 스텐레스가 사용되므로 부러질 염려는 없다. 또 치료하는 기술도 진보되었으므로 절침(絶鍼)의 염려는 없다.
“침구 치료 후 물을 만지면 안된다”
환자로부터 치료 후에 금기 사항으로 물을 만지면 안되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이것은 이유는 확실치 않지만 예로부터 침 맞고나서는 물을 만지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전하여 내려오는 말에서 비롯된 것이다. 필자는 이것을 알아내기로 하고 물을 만져도 아무런 탈이 없으니 안심하고 물을 만지라고 말하여 주었다. 그것은 병 때문에 찬물을 만지면 안 되기도 하나 침구멍으로 물이 들어갈 수는 없기 때문에 만져도 탈이 없으며 물이 들어갈 정도라면 계속하여 피나 무엇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침구멍이 회복되는 시간은 현대 과학적으로 볼 때 5분이면 된다고 하니 집에 돌아가는 시간이면 완전 회복되리라고 생각되어 물을 만져도 탈이 없으리라고 여겼던 바 수십년 동안 물만지는 것은 괜찮다고 말을 하고 탈이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옛말이 있었던 이유는 옛날 우리 나라의 며느리들은 병이 나도 눕지 못하고 쓰러질 때까지 너무도 혹사를 당하고 살아 술자들이 그 며느리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 쉬도록 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서 사정을 알아 주지 않는 시어머니에게 물을 만지면 큰일 난다고 한 술자들의 지혜로운 말로 보아야 할 것이다.
여자는 물을 만지지 못하게 되면 아무 일도 못하게 되므로 치료 기간동안 쉬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물을 만져 탈이 난 것은 아닌데 술자의 말을 믿고 물을 만지지 않은 것이 전하여 내려와서 지금도 그런 말을 믿게 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 지금 쓰고 있는 침과는 다른 대침을 사용했기 때문에 그러한 말을 하였던 것도 과학적이며 지혜로우나 지금은 호침을 사용하므로 물을 만져도 탈이 없다.
“침 치료 후 식보(食補)를 하여야 한다”
침구 치료를 한 다음에는 힘이 빠짐으로 반드시 식보를 하여야 한다는 데 무엇을 먹어야 하느냐고 묻는다. 그리하여 치료 후에는 참으로 힘이 빠질까라는 생각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을 알 수가 없어 필자 자신 평상시와 어떠한 이상이 있을 때도 체험을 하여 보았다. 뜸은 평생을 두고 매일 빠짐 없이 하고 있으며 침은 어떠한 이상이 있을 때도 하고 없을 때도 하였는데 치료량에 있어서도 별로 힘이 빠진다고 할 수는 없고 치료를 한 그 즉시는 그 이상 편안할 수 없으며 좀 누워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것을 말하여 힘이 빠진다고 하는 말인 것 같다. 그러나 그대로 활동하면 아무런 이상을 모르게 되고 만다.
필자의 몸으로서는 힘이 빠지는 것을 알 수가 없어서 환자들을 주시하여 참으로 힘이 빠지는가 하고 시술하여 보았으나 오히려 병이 나으면 힘이 빠지는 것보다 힘이 나고 생기 왕성하여지는 것을 보았다. 어떠한 8순 할머니는 증손을 봐주다가 힘이 빠지면 침뜸을 하여야 힘이 난다고 하며 가끔 시술을 받고 가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힘이 생기는 것은 병으로 힘이 없어지는 것을 없앴기 때문일 것이다.
침과 뜸에는 명현(瞑眩)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사람과 병에 따라서 빨리 하루 만에 나타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3일 또는 5~7일 만에 나타날 때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침뜸의 반응으로 변환기에 나타나는 하나의 효과 증상이고 힘이 빠져서 그런 것은 아닌 것이다. 이와 같이 이 명현을 힘이 빠진 것으로 잘못 알고 미리 놀라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그리하여 힘을 보충하려면 잘 먹어야 한다고 잘못 말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아니고 옛날 시어머니들이 며느리 배고픈 사정을 모르고 병들어 앓는 며느리를 혹사시키고 배골리는 것을 보통으로 아는 이가 있어서 의원들은 병든 며느리를 위하여 잘 먹이고 쉬게 해주어야 한다고 하였을지는 모르지만 자고로 어떠한 문헌에도 침구 치료 후에 잘먹어야 한다는 말이 없으며 더욱 과다 영양으로 안 먹고 굶는데 안간힘을 다하는 지금에는 알맞는 말이 아닐 것이다.
“여기 좀 놔주시요 저기 좀 떠주시요”
평생을 침과 뜸으로 정상 아닌 이상과싸우며 살창없고 감시하는 간수도 없는 감옥에 갇혀 살아 온 나는 나의 권리는 무엇이며 어느 때 있는가 생각하여 본다. 단 한 가지 외에는 없다. 그 한 가지는 병과 싸워 이겨내 그 환자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권리 밖에는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고통을 없게 하여 달라는 말에 나는 아무 권리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말을 많이 한다고 하더라도 병에 대한 말을 할 때는 다 들어 주는 수 밖에 없다. 치료를 하는 데는 나에게 권리가 있지만 때로는 치료에 있어서도 환자 권리가 많을 때 의료인이란 아무 권리도 없는 사람이 될 때도 있다. 이것은 환자가 여기 침 좀 놔주시요, 여기 뜸 좀 떠주시요 또는 큰 침으로 놔주시요, 뜸을 몇 장 더 떠주시요, 더 크게 떠 주시요 할 때에 환자가 의료인의 권리까지 다 하고 있으니 나는 무엇을 하나 하다가 아니다 이 환자는 나의 선생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이 환자는 경험이 있는 환자임에 틀림 없다 하여 요구대로 다 하여 준다.
그리고서 어떠냐고 물어보면 이제 치료한 것 같다는 말을 듣는 것이다. 정신적으로 좋아진 것인지 정신까지 측정할 수는 없지만 확실하게 효과가 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치료 효과를 알지 못하였고 환자가 더 알고 왔다는 것을 깨달게 되었었다. 침뜸이란 이런 것인가, 아마도 어느 환자나 다 같이 아픔을 싫어 하기 때문에 이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전부 다 이렇게 요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두고 보면 처음 침구 치료를 하러 왔다고 하는 사람은 침 한 구멍 뜸 한 자리라도 덜 하였으면 하지만 이 사람도 얼마 동안을 치료하여 침뜸에 익숙하여지면 무서워 하면서도 여기도 아픈데 이런 것도 침으로 나을 수 있느냐고 하며 시술을 하여 주기 바란다.
그러다가 그것이 좋아지면 또다시 다른 곳을 말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 인체는 떨어져 있는 곳이 한 군데 없이 전부 연결되어 있으며 침구 의학이란 전체 치료로서 근본이 나으면 줄기와 가지 또는 잎파리까지 낫는 것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잎에 물만 발라 달라고 하는 식인 것이다. 뿌리에서 물이 올라 오기 전에 마르지 않게 잎에 물을 바르는 법도 효과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물을 발라 주면 싱싱하게 보인다. 이 맛에 여기 좀 저기 좀 하는 것을 알았다.
침은 전문가가 뜸은 자기가 할 수 있는 것
침은 스스로 자기 몸에 자침(刺鍼)하여도 법적 규제는 받지 않는다. 그러나 침은 그 효과나 술법(術法)이 여러 가지이다. 앞에서 “침은 아프기만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였으나 이것은 전문가가 처치하였을 때이고 아무런 지식이 없는 사람이 마구 찌르면 아픈 것은 정한 일이다.
침과 뜸은 합하여 침구라고 하지만 뜸의 경우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뜸 시술(施術)은 조금만 배우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여러 가지 “가정 요법의 책 ”에서 뜸을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에 반하여 침일 때는 여러 가지 의학적인 지식과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침은 아무데나 찔러 좋은 것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깨가 아플 때에 손이나 다리, 발에 침을 놓는다. 말하자면 경혈에 찌르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경혈은 전신에 수 백 곳이 있다. 이 경혈을 아픈 종류와 목적에 응하여서 쓰는 것이다. 물론 침구사라고 하더라도 이 전부의 경혈을 항상 쓰지는 않는다. 여러가지 증상에 듣는 기본적인 경혈을 선택하여도 여러 곳이 되기도 한다. 또 신체 중에는 수많은 위험한 곳이 있다. 그러나 뜸일 때는 침구사에게 뜸자리〔經穴〕를 정하면 비교적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침술은 이상과 같은 이유에서 서투른 사람에게는 위험하므로 전문적인 침구사에게 맡겨야 하는 것이다.
가정에서도 할 수 있는 편리한 요법
침뜸의 치료는 침구의학의 체계에 근거하여 전신의 조정을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하므로 환자의 증상에 따라서 치료법도 변한다. 침구 의학상 같은 병명이라고 하더라도 쓰는 경혈이 달라질 때가 있다. 그러하므로 이 경혈은 이러한 병에 듣는다고 한가지로 단언할 수 없는 것이다.
적어도 전문의 침구사는 침구의학 독자의 진단법에 의하여 경락의 허실을 확인하고 요혈(要穴)을 결정한 후 보사(補瀉)의 시술을 한다. 일반인들은 이것을 알 수 없고 서툰 사람은 몸의 어디를 만져보아도 전부 경혈같이 생각되기도 한다. 경혈을 정확하게 잡으려면 전문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것이다.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것은 뜸 치료다. 뜸은 누구나 가정에서도 하기 쉬운 치료법이다. 옛날부터 가정 요법으로서 친히 써내려왔다. 그런데 뜸은 뜸자리가 난다고 하여 경원시 하는 사람이 많아 간접구가 여러 가지 쓰이고 있다. 침과 뜸은 병을 고치고, 고통을 없애기 위한 것이지 멋으로 모양을 내거나 미를 위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목적을 위하여 직접구를 하여야 하지만 때에 따라서 꼭 필요하다고 할 때에는 간접구를 하기도 한다.
병을 없애는데 효과가 더 많은 쪽으로 하여야 한다는 것은 하나의 의학으로서 병고(病苦)에서의 해방이 목적이므로 뜸자리나 흉터 같은 것을 말하는 환자는 참으로 아픈 환자가 아니기 때문에 뜸까지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진정으로 아파하는 사람은 “뜸자리가 나면 어떻습니까? 요즘 젊은 여성들치고 아랫배에 흉터 없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것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닌데요”하며 병이 낫도록만 하여 달라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이렇듯 건강에 관심이 많아지고 뜸에 대한 인식도 고조되는 것은 우리의 의학을 조금씩 알아 가는 국민들이 되는 현상임에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자연과 같이 살고 있는 것을 잊지 않게
음양 오행설의 사고
동양에서는 모든 자연을 대우주로 생각하고 그 중 하나에 불과한 인간은 “소우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우주는 항상 일정한 법칙에 쫓아서 순환하고 있다. 고대 중국 철학에서는 이 생각을 “음양 오행설”로서 설명하고 있다. 이 생각이 현대 사회에 적용된다고 할 수 없지만 자연에 대한 생각의 기본을 알게 하기 위하여서도 간단하게 설명한다.
고대 중국에서는 모든 현상을 음(陰)과 양(陽), 두 가지의 균형 작용이라고 생각하였다. 예를 들면 낮과 밤의 순환(循環), 한(寒)과 서(暑)의 변전(變轉), 하늘과 땅, 남자와 여자의 대비(對比) 등이다. 그리고 이 우주를 움직이는 에너지를 목(木), 화(火)토(土), 금(金), 수(水)의 다섯 가지 원칙〔五行〕으로 보고 만든 것이다.
우주는 이 음양(陰陽) 오행(五行)의 밸런스에 의하여서 성립되고 있다. 인체는 말할 것 없이 대우주 속의 하나이다. 우리의 몸에도 이 법칙은 꼭 맞는 것이다. 고대 중국 사람들은 인간의 몸도 대우주와 동등한 레벨로 생각하고 있었으므로 그 스케일의 크기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은 자연 속의 존재
음양 오행설은 지금 세상에서는 그대로 통용하기 어렵다고 할 지 모르지만 그 생각은 충분히 존중하여도 좋다고 생각한다. 즉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고,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랫 동안 서양 문명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인간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간이 하늘을 날고 달에 가도 이 대자연을 정복하지는 못한다. 항상 자연 속에서 그의 일부로서 존재하고 있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으면 자연의 나날에 살아감을 알 것이다.
침구의학은 자연의 섭리 그대로이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태양은 동에서 떠올라 서쪽으로 지는 것과 같이 인간의 몸도 공복이 되면 먹고 싶은 생각이 나고 피로하면 쉬도록 되어 있다. 몸이 거부 반응을 일으킬 정도로 피로하면 “양생(養生)”하여 몸의 자연 치유력에 의지하는 것이 참다운 것이다. 인간이 침뜸으로 치료될 수 있는 것은 그 진리를 깊이 이해하였기 때문에 의학도 그와 같이 발전되어 왔던 것이다. 한약이건 침·뜸이건 인간의 자연 치유력을“도와”주기 위하여서의 의학 외에는 아닌 것이다. 그래서 훌륭한 의학인 것이다. 이러한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신경도 두 가지가 있어 음양과 같다.
신체의 표면에 나타나는 내장의 병
침뜸으로 치료할 때는 피부를 내장과 같은 비중으로 생각한다. 피부는 신체의 외부 상태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내장을 위시하여 신체 내부의 복잡한 상태를 정확하게 밝혀내주기 때문이다. 경락과 경혈로 진찰하게 되는 것은 이와 같기 때문이다.
내장에 병이 생기면 그것은 즉시 피부 표면에 변화로써 나타난다. 예를 들어 간이 안 좋아지면 명치 밑이 부어 오르거나 오른쪽 어깨와 등이 아퍼지는 것이 상례이다. 얼른 생각하여서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 같이 생각되는 내장과 피부이지만 실은 대단히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전문 용어로는 “내장체벽반사(內臟體壁反射)”라고 한다. 어찌하여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가 하면 몸속의 그물의 눈과 같이 되어 있는 신경이 복잡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내장의 움직임과 혈액 순환을 지배하고 있는 신경을 자율 신경이라고 한다. 이 자율 신경은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의 반사 작용을 하는 두 가지 신경으로 되어 있다. 보통은 뇌중추에서의 명령을 받지 않고 자율성을 가지고 있다. 어지간한 변화같으면 기능의 밸런스를 맞추거나 같은 자율 신경의 지배하에 있는 혈액 순환을 잘하게 하여서 변한 원인을 퇴치시켜 버린다.
그러나 한 번 병이 악화되면 자율 신경의 활동이 흐트러져 버리고 간뇌(間腦) 및 척추와 연수 등에 SOS가 발하여지는 것이다. 여기에는 자율 신경 뿐만 아니고 피부의 아픔을 대뇌에 전달하는 근육에 명령을 하여서 신경 등도 동거하고 있으므로 그들도 결국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래서 내장의 변조는 척추를 통하여 근육이나 피부에 반사적으로 영향이 미치게 되는 것이다. 내장의 병의 원인의 견응증이나 요통은 실로 이와 같은 이유에서 생기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반사 현상을 역으로 이용한 것이 침구 치료이다. 내장의 영향이 피부에 반사되는 것을 완전히 역으로 피부에 자극을 주어서 내장의 변조를 고친다.〔體壁內臟反射療法〕고 하는 방법이다.
고대 중국에서는 3천 년 전부터 이와 같은 고도의 치료법을 행하여 왔다는 것을 볼 때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들의 메커니즘이 해명되어진 것은 근년이다. 침구의 세계에서는 이유만이 아닌 실천으로서 이러한 것을 이해하고 있었을 것이다. 침구 의학에 주목하여 신비의 베일이 한 장씩 벗겨질 때에 침뜸 치료법의 메커니즘이 밝아져 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의 신체에 최적인 “이(理)의 치료법(治療法)”의 증명으로 되는 것이다.
경락(經絡)과 경혈(經穴)이란 무엇인가
1. 몸 밖에 나타나는 몸의 이상
경혈이라고 하는 말 그것은 의외로 잘 알고 있다. 일상 생활 중에서도 경혈에 지압을 하든가 두들기면 좋다고 말한다.
그러면 이 경혈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한 마디로 “몸 가운데 급소”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침구 의학에서는 이 자리를 전문 용어로서 “경혈”이라고 부른다. 몸의 상태가 안 좋을 때 이 경혈을 누르면 아프거나 기분이 좋은 등의 반응이 나타난다. 거기에 침구를 시술함에 따라서 아픔을 없애 주고 내장의 활동을 정리하여 준다. 즉 경혈은 문밖에서 누르는 초인종과 같은 것으로서 몸밖에서 내장에 통하는 것과 같다.
지금으로부터 3천 년 전에 중국의 의자(醫者)들은 이 경혈의 존재를 발견하였다. 즉 인간의 몸은 어딘가 상태가 안 좋게 되면 체표(體表)에 반응이 나타난다고 하는 사실을 알아차린 것이다. 그리고 이 변화는 다만 변조를 알리는 것 뿐만 아니라 자극하거나 따뜻하게 하여서 “몸의 변조” 그것을 고쳐버린다.
침구 의학은 이와 같이 경험적 사실에 근거하여 몸의 기능에 대하여 생각하고 처리하였던 것이다. 경혈이라는 것을 잘 이해하기 위해 고대 중국의 사고를 간단히 소개하였다.
2. 사람의 몸에는 오장육부(五臟六腑)
고대 중국에서는 인간의 몸의 기능을 “오장 육부(五臟六腑)”의 활동이라고 생각했다. 오장(五臟)이라고 하면 간장(肝臟), 심장(心臟), 비장(脾臟), 폐장(肺臟), 신장(腎臟)을 말한다. 육부(六腑)는 대장(大臟), 소장(小臟), 담(膽), 위(胃), 방광(膀胱), 삼초(三憔)를 말한다. 이 장부(臟腑)는 현대 의학의 해부학적 장부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이 장부와 밀접하게 관계되는 전체적인 기능을 말한다. 이 장부의 영양을 주관하는 특수한 에너지의 통로를 경락(經絡)이라 하고 특수한 에너지를 기혈(氣血)이라고 한다.
기혈이 경락이라고 하는 길을 통하여서 “오장 육부 즉 인간의 몸”을 움직이게 하고, 이 기혈이 과다하거나 과소함에 따라 인간의 몸의 상태를 좋거나 나쁘게 한다고 생각한 뜻이다.
그래서 이 에너지의 통로인 경락의 요소에 위치한 경혈을 자극함에 따라 멈추고 있는 에너지를 잘 흐르게 하여 몸의 활동을 정상으로 하려는 것이다.
경혈(經穴)에는 형태가 없다.
경혈을 자극하면 기가 활발하여진다. 경혈에 침을 찌르면 엔돌핀이 분비되는 등 여러 가지 실험에서도 경혈의 존재는 명확하여졌다. 그러나 문제도 있다. 즉 경혈이 위나 심장, 신경과 같이 일정한 모양을 갖추고 존재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인간의 신체를 해부하여도 “이것이 경혈이다.”라고 할 정도로 증명하지는 못한다. 현대 해부학은 사체해부학(死體解剖學)이고 살아 있는 신체에서 한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해부생리학적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경락, 경혈 등은 존재하지 않고, 침과 뜸은 비과학적 치료법이다.”라고 결정하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경혈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경혈을 자극하여서 위가 활발하게 움직인다는 사실마저도 맞지 않는다. 현상이 있는 한 신체(경혈)가 존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최근에 와서 침구의학을 다르게 본다. “옛것이 새로운 의학”으로 이제야 겨우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었다.
경락, 경혈의 존재도 아직 확실하게 증명되어 있지는 않지만 언젠가 과학적으로 실증될 것은 틀림없다.
병으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변화
그러면 경혈이라고 하면 무엇인가 몸가운데 활짝 열린 구멍과 같이 생각이 되나 실제는 다르다.
전문가는 환자의 피부에 손을 대거나 만져서 곧 아는데 병일 때 각양 각색의 변화가 나타난다. 예를 들면 눌러서 아프다〔壓痛〕, 몽글몽글한 덩어리가 손에 잡힌다〔硬結〕, 피부가 들어가서 말랑거리고 차게 느껴진다 등의 변화이다. 이 변화를 찾아내서 환자의 체질(사상의학적 체질이 아닌 당시의 환자의 상태)과 증상에 있는 치료를 하는 것이다.
또 이러한 경혈도 적외선 영상 장치(사-모 그래프)로 보면 그의 위치가 확실하게 확인된다. 이것으로 보면 인체의 표면 온도가 높은 부분은 적색 계통으로 낮은 부분은 청색 계통으로 나누어진다. 가슴에서 배에 걸쳐 특히 붉은 반점이 되어서 나타나는 점이 경혈의 위치와 일치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경혈은 전신에 365개 있다 하고 또 새로 발견된 경혈을 합하면 약 1천 개나 된다고 한다. 그 경혈은 연락되어서 그의 그룹을 만들고 있다. 이 그룹을 경락이라고 부르고 14선의 길이 되어서 전신을 돈다. 이것이 14경락으로 치료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락은 예를 들어 철도 선로와 같은 것으로서 경부선, 중앙선, 경의선, 경원선과 같고 경혈은 서울역, 용산역, 영등포역과 같이 생각하면 될 것이다. 병은 그 선로의 흐름이 고르지 못한 상태이다. 그 때, 그 곳에서 가까운 역을 찾아 가서 치료하는 것, 즉 경혈에 침 치료로 기운이 잘 가게 하여 병을 치료하는 것이다.
어느 경혈이 어느 병에 효과 있다고 하는 것은 이미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지만 똑같은 병이라도 환자의 증상에 따라 증상의 경중(輕重)이나 원인도 각기 여러가지로 쉽게 처치를 하는 것은 없는 것이다. 약을 쓸 때 “이 병에는 이 약”이라고 하는 것과는 다르다.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침술원에서는 환자들의 말을 상세히 들어 본다. 이는 침구사 자신이 환자들의 증상을 확실하게 파악하여서 치료에 적절한 경혈을 찾아 쓰는 데 가장 중요하다.
침은 왜 아픈 것이 없어질까?
1. 진통 효과의 경험적 사실
침뜸 치료의 최대 효능은 뭐니 뭐니 해도 진통 효과이다. 예로부터 신경통에는 침뜸이라고 전하여 온 것과 같이 진통에 대하여 절대적인 효과를 발휘하여 왔다.
그러면 왜 아픈 곳에서 멀리 떨어진 부위에 단 한 개의 침을 놓는 것으로 통증이 사라질까? 이는 정답을 단언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침뜸의 효과는 오랜 세월에 걸쳐서 “ 경험적 사실 ”에서는 명백하나 서양 의학, 과학 방법으로서는 해명이 충분히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 만능의 시대라고 하는 지금까지 침뜸 치료가 민간에서 실용되어 이어져 오고, 서양 의학에서는 고치지 못하는 만성병 등에 우수한 치료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사실을 앞세워 서서히 침뜸의 과학적 해명이 시작되고 있다.
그리고 또 침뜸 치료시 부작용의 염려가 전혀 없다 있다 하는 것은 진통 효과에 우월하다는 객관적 사실인 것이다. 최근에는 압도적 다수의 치료 데이터와 객관적 사실을 앞세워서 서양 의학이 침뜸 효과를 배울 시기가 오고 있다. 실제의 효과를 인증하고 그것을 실천하여서 확증을 연구할 자세이다.
2. 엔돌핀이 통증을 진정시킨다.
그 결과 여러 가지 이유가 해명되기 시작하였다. 엔돌핀이라고 하는 것은 대뇌 중추에서 형성되는 물질이고 몰핀과 같은 작용을 한다고 말하고 있다. 몰핀이라고 하면 알려진 극약, 진통제가 아닌가. 이와 다른 침뜸 치료를 하면 몰핀을 쓰지 않고도 인간의 신체가 자발적으로 부작용 없는 몰핀과 같은 물질을 내분비하여서 아픔을 진통시킨다. 위험한 약을 쓰지 않고 신체를 고치는 침뜸 치료는 살아 있는 신체에 대한 깜짝 놀랄 치료인 것이다.
침을 찌르면 엔돌핀이 생긴다.
1. 몰핀과 같은 작용
침 치료의 대단히 큰 효과
“진통 효과”는 “몰핀과 같은 작용을 하는 물질 엔돌핀에 의한 것”이라고 하는 학설이 유력하다는 것은 앞의 진통 효과에서 말한 바와 같다. 그러나 몰핀의 200배 효과가 있다고 말하는 엔돌핀이 침의 자극에 의해서 분비가 항진되는지는 지금까지 해명되어 있지 않다. 단 “침 자극이 엔돌핀을 생기게 한다.”라는 것은 각국의 대학 등에서 실험 데이터에 의해 이미 정설로 되어 있다.
여기서 몰핀과 같은 물질 엔돌핀이 분비되어져 있는가를 알아 본 동경 의과대학 本剛 교수의 흥미 깊은 실험을 소개하여 보자. 이 실험에 의하면 침 마취를 한 쥐에 “몰핀의 효과를 억제하는 물질, 체발판”을 투여하였을 때 투여하지 않은 쥐에 비하여 마취 효과가 현저하게 저하되었음이 보고되어 있었다. 몰핀의 효과를 누르는 물질에 의해서 침 마취의 효과도 약해진다는 뜻이다. 이로써 침 마취에 의해서 몰핀과 같은 작용을 하는 물질이 체내에 분비되는 것은 쉽게 추측할 수 있다.
2. 엔돌핀은 혈액을 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이 진통 효과가 있는 물질은 혈액이나 임파구를 통하여서 전체에 작용한다는 것도 밝히고 있다. 중국 상해 중의 학원의 연구 보고의 예를 들어 본다. 두 마리의 토끼를 가지고 혈관을 연결하여서 혈액이 양쪽 몸으로 흐르도록 하여 두고 한쪽의 토끼에만 침을 놓았다. 침을 놓은 토끼만이 아니고 침을 안 놓은 토끼도 마취되었다고 하였다.
침은 면역 능력을 높인다.
1. 침으로 백혈구의 수가 증가한다.
혈액이 물모양의 혈장에 유형(有形)의 적혈구(붉은 피톨)와 백혈구(흰 피톨) 등으로 되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이 혈액 성분 중 백혈구는 외부의 세균과 싸우는 힘을 가지고 있다. 몸속에 세균이 침입하면 혈관 밖으로 나와서 세균을 잡아 죽여 버린다. 그러므로 몸속의 백혈구 수가 충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한 전염병에는 좀처럼 걸리기 어렵다.
침과 뜸은 예로부터 세균이 원인이 되는 “세균성 염증”에 즉효라고 했는데 침구, 특히 뜸의 치료에 의하여 백혈구가 2, 3배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일본의 하라 박사와 아오지(靑地正德) 박사 등의 연구에서 확증되었다. 일련의 실험 보고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침구의 일정 자극(침은 피부 접촉 자극, 뜸은 0.025g의 연소 자극)에 의한 혈액 성분의 변화를 조사해 보면
* 시술 직후에 각종 백혈구 수가 증가하고 2, 3일간 지속한다.
수 주간 연속하여서 시술하였을 때는 임파구의 증가도 입증되었다.
* 각종 백혈구가 혈관 내를 흘러 평균 유주 속도가 빨라진다.
* 시술 후 황색 포도구균에 대한 백혈구의 식균력은 침으로서 평상시의
약 1. 5배, 뜸은 약 0. 5배 증가한다.
2. 몸속에 면역을 만든다.
말하자면 침구치료는 적어도 결과로서 백혈구를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세균 우이르스의 저항력을 높여 주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피부에 침을 찌르면 피부에 상처가 나게 된다. 침구에 의한 상처일 때는 이종 단백체라고 하는 물질이 만들어진다.
일본 나고야 시립 대학의 渡仲三 교수가 행한 실험에서 쥐를 3군으로 나누고, 각각 치사량의 간장의 독인 사염화탄소(四鹽化炭素)를 주었다. 한 무리는 독을 주고 침을 놓았고, 또 한 무리는 독을 주기 전에 침을 놓았다. 또 다른 3군의 한 무리는 아무렇게도 하지 않았다. 3군의 쥐는 100% 사망하고 간장의 세포도 흐물흐물해졌지만 침을 한 1군은 50%는 생존하였고 간장 세포도 정상이었다.
이와 같이 침 치료의 효과는 증명되었으나 먼저 침을 놓은 2군의 쥐도 똑같이 50% 생존하였고 간장 세포도 정상이었던 것을 보면 침이 건강하고 병에 걸리지 않는 신체로 만드는 힘이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래서 병들기 전에도 병든 후에도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고 하였다.
나의 침술원에서도 계속적으로 치료하고 있는 사람의 대부분은 “감기〔風邪〕를 면하게 되었다.”고 하고, 치료 목적 이외의 효과가 놀랄만큼 좋다고 하였다.
지금 침과 뜸은 면역혈청학적 분야에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폄석(?石)과 침
폄석이란 석기시대의 치료 기구로 쓰던 돌의 자기(刺器)를 말한다. 중국 후한(後漢) 때 허신(許愼)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돌로써 병을 자(刺)한다. ”라고 하였다. 『소문(素問)』의 이법(異法) 의론(宜論) 제12에 “그의 병은 개옹창(皆癰瘡)이다. 그를 치료하는 데는 폄석이 제일이다.”라고 하였다. 고대에 종창(腫瘍)을 절개(切開)하는데 돌화살의 선단(先端)과 같이 뾰족한 석편(石片)을 사용하였던 것이 치료 기구로서 전승되었다고 생각된다. 전원기(全元起)의『소문(素問)』의 주(注) 속에서도 “고대에는 철(鐵)을 다루지 못하였기 때문에 돌을 침으로 하였다. ”고 하였던 것이다.
석기시대를 지나 철기(鐵器) 시대가 되면서부터 연금주술(鍊金鑄術)이 발달되어 금속으로 만들었으나 대부분이 대침(大鍼)으로 밖에 만들지 못하였다. 이때는 금침(金鍼), 은침(銀鍼), 동침(銅鍼), 철침(鐵鍼)으로 구분되어 있었으나 음양 오행(陰陽五行), 보사법(補瀉法)으로 쓴다면 금침은 보하는데 쓰고, 은침은 사하는데 쓴다고 하였으며 동과 철제의 침은 보편적으로 썼다. 금은 황실에서만 쓰게 되어 있고, 일반 서민은 쓰지 못하였으므로 서민층에서는 동을 금과 같이 생각하였기 때문에 좋은 침을 말할때 동침이라고 하였다. 요즈음 사람들은 대침을 보면 동침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잘못 알고 하는 말이다.
근대 침체(鍼體)의 크기 (직경)
중국 0.22 mm ∼ 0.28 mm
한국 0.20 mm ∼ 0.35 mm
일본 0.14 mm ∼ 0.34 mm
침의 길이
중국 30 mm ∼ 120 mm
한국 30 mm ∼ 1000 mm
일본 30 mm ∼ 100 mm
각국마다 이상의 것 이외에 특별히 크고 긴 것들도 있다.
침의 재질(材質)
금, 은, 동, 철, 산뿌라치, 스텐레스 등이 있다. 최근에 가장 많이 쓰고 있는 것은 스텐레스와 은이다. 금속의 재질이강하고 연함에 따라서 찌르기 좋고 구부러지고 부러지고 찌를 때의 촉감 등에 미묘한 차이가 난다. 어떠한 재질의 침을 쓰느냐 하는 것은 시술자의 선호에 있지만 보편적으로 연한 자극을 원할 때는 금, 은이고 강한 자극을 하고자 한다면 동, 철, 스텐레스를 쓴다. 그런데 최근에는 사고 방지(쉬운 소독(消毒), 절침(絶鍼))를 위해 스텐레스 침이 대다수 쓰이고 있다.
침구의 전통( 전통 의학의 2대지주 침구와 한약 )
고대 중국에서는 돌침을 썼다.
중국의 전설에 의하면 지금으로부터 3천년 전에 중국의 황제 신농(神農)이 처음으로 약초를 이용하였다고 한다. 신농은 “자신의 백초를 맛보아 70번이나 죽을 뻔 하였다.” 하고 그 후 의방을 시작하였다고 전하고 있다. 이것이 전통 의학의 시작이라고 한다.
중국에 있어서 약물의 원전은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이라고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도 약은 신농이 시작한 것을 알 수 있다.
그에 반하여 침구는 기원이 명확하지 않다. 일설에 의하면 침의 원형은 한국이나 인도에서 전하여져 왔다고도 한다. 여하튼 그 연대는 3천년을 넘는 것이 확실하다.
고대 중국에서 최초의 침은 가느다란 작은 돌을 연마한 것 같다. 지금 남아 있는 고서(古書)에는 이것을 “폄석(?石)”이라고 하였고, “과거에는 돌을 침이라 하고, 아픔을 고치는 것은 이것이다. ”라고도 기술되어 있다. 이들 침 “폄석”은 중국의 12능 발굴 조사에서도 실제로 발견되어 고대의 침이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 약석의 효(藥石之效) 없다. ”고 하는 말이 있으나 약석이란 한방에서 침과 약을 가리켜 말하는 것이다. 약도 먹었고 침 치료도 하였지만 안타깝게도 낫지 않을 때 “약석의 효 없다.”라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말에서도 고대에 침은 돌이었다는 것이 충분히 추측되는 것이다.
삼대 의서가 중국 의학의 기초를 만든다.
전설의 시대를 내려와 진한(秦漢)시대에 동양 의학의 이론 체계가 거의 확립되어 침구 의술도 대성되었다. 지금으로부터 2천 수백년 전의 일이다.
중국 의학의 고전적 의서 “황제내경(皇帝內經)”이 나온 것도 이 때일 것이다. 이 책은 “소문(素問)”과 “영추(靈樞)”의 2부로 이루어져 “소문”에는 병리와 의학 이론에 대하여 “영추”에는 해부와 침술에 대하여 기술되어 있다. 침의 이론과 실천법은 이 때에 거의 정리되었다고 할 것이다.
후한 시대에 들어서 “상한잡병론(傷寒雜病論)”이 씌어졌다. 이것은 약물요법의 체계를 말한 의서이나 우리 나라 의학계에도 “상한론(傷寒論)”으로서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대 중국의 의학은 이 “황제내경” “신농본초경” “상한잡병론”의 3대 의서를 축으로 각개의 계통으로 발전하여진 것이다.
中西合作運動의 新展開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의 성립 후에도 유소기 일파의 서양 의학 존중 일변도로 중점은 도시에 있어서 농촌의 의료 사업은 조금도 발전되지 않았다.
그러나 문화 혁명을 시작한 이래 이점이 날카롭게 비판되어서 모택동의 “의료 위생 활동은 농촌에 중점을 둔다.”라는 지시 하에서 몇몇 큰 병원을 오지(奧地)의 성(省)으로 옮기고 또 도시의 의사가 농촌 순회 의료에 진출하여 농촌의 의료 위생 조건은 급속히 개정되었다.
동시에 문화 혁명 후는 중국 의학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여 침구 의학이 약진되어 중국 의학과 서양 의학과의 결합(중서 합작)이 행하여졌다. 이것은 독자의 발전을 하여 온 침구 의학을 서양 의학에 맞추어 간 것이 아니고 서로 좋은 점을 찾아 맞추어 새로운 의학을 발전시키려고 한 것이다.
이와 같은 중서 합작에 의하여 보기 좋은 꽃을 피우게 된 것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침 마취이다. 합작이 없었다면 침구 의학의 실천만으로, 또 서양 의학의 이론만으로 침마취라고 하는 새로운 마취는 탄생치 못하였을 것이다. 동서 의학의 좋은 점을 잘 찾아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신발견이 이루어진 것이다.
지금 중국에서는 여러 가지 모양으로 중서 합작이 진행되고 있다. 의학 교육에 있어서도 대학에서의 교육 기간 중에 서양 의학을 배우는 학생은 동양 의학의 대학에서 1년간, 동양 의학을 배우는 학생은 서양 의학의 대학에서 1년간 각기 그의 이론과 실천을 배우는 것이 의무로 되어 있다.
실제 치료에 있어서는 중서의 양 의자(醫者)가 함께 진단하고 서의(西醫)의 치료로 할 것인가, 중의(中醫)의 침뜸 치료로 할 것인가, 아니면 중서 합작으로 할 것인가 환자에게 가장 알맞는 치료 방법을 검토하여 행하고 있다.
긴 역사 속에서 유유히 육성되어 온 중국의 의학은 서양 의학이라고 하는 새로운 숨을 쉬어서 수십 년 사이에 현저히 발전을 해 온 것이다. 이론면에서 추구하는 서양 의학과 실천면에서 추구하는 침구 의학이 결합한 새로운 의학은 반드시 새로운 발견을 산출하였음에 틀림 없다.
중국에서의 침의 현상 (일본 방문단의 기록)
농아들에게 절대적인 치료 효과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나는 “일중우호침구활동가방중국(日中友好침구活動家訪中國)”의 단장으로 중국의 침구 의학의 현상을 상세히 보고 돌아왔다.
먼저 크게 놀란 것은 상해 농아학교에서의 광경이다. 이 학교에서는 침 치료가 농아들에게 실로 빛나는 효과를 내고 있었다.
교실에서는 40명 가량의 소학생이 침치료를 받는 한편 열심히 발성 훈련을 하고 있었다. 짜내는 것 같은 소리로 발성 훈련을 계속하는 아이들은 멀지않아 대다수가 무슨 말을 하거나 노래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난청인 사람들에 대하여 침 시술을 하여 본 적이 있다. 그러나 결과는 그리 좋지 못하였다. 치료로서는 완벽하였지만 중국에서의 실례와 같이 “말을 하고 노래를 부르고” 하는 효과는 없었다.
실제로 중국에 가보고 그 원인을 피부로 감지하였다. 일본에서의 치료는 “효과가 난다는 경혈”의 지식을 가지고 돌아 와서 교과서대로 치료를 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본 고장 중국은 달랐다. 침 치료를 하고 단련으로 귀의 운동을 반복하고 발성 연습에도 큰 힘을 주고 있었다.
실천 의학으로서의 침구는 이와 같은 노력을 함께 행함으로써 더 훌륭한 효과를 발휘함을 다시 통감한 것이다.
수술 직후에 웃는 얼굴로 “니 하오”
또 상해제룡화의원(上海帝龍華醫院)에서 우리 일행은 운 좋게도 침 마취에 의한 위궤양 수술에 입회하게 되었다. 수술은 좌우의 족삼리(足三里)에 3개의 침을 놓는데서부터 시작하였다. 26분 후 마취 효과를 확인하고 집도에 들어갔다.
집도의를 포함 모두 6명, 그 중 한사람은 수술하는 동안 계속하여 손에 의한 침 마취를 그치지 않았다. 수술은 손쉽게 잘 진행되어 무사히 끝났다. 약에 의한 마취라면 환자는 잠든 체 병실로 가지만 침 마취로써는 의식이 또렷하였다. 수술 후 환자는 침대 위에서 몸을 일으키고 웃으며 “니 하오” 라고 인사를 하고 스스로 박수를 치며 우리들을 대환영하였다.
환자들을 주체로 의료를 한다.
상해제룡화의원(上海帝龍華醫院) 뿐만 아니고 어느 병원에서도 마음 끌리는 특징이 하나 있다. 수술실에서는 간호사나 집도 의사나 동등한 입장에 있는 것이다. 집도의가 간호사를 복종시키는 주역을 하는 것이 아니고 어떤 쪽이나 할 일만 하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그토록 아름답게 환자를 주체로 생각한다. 아픈 사람을 위하여 의자(醫者)의 수고는 3배이건 4배이건 관계 없다는 것이다.
말로 하는 “병든 사람 주체의 치료”는 간단하지만 이런 정도로 철저함에는 머리가 저절로 수그러졌다. “의학은 모든 환자 때문에”라고 하는 사상이 저변에 굳게 흐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임상 태도라고 감지되었다.
맨발의 의자(醫者)가 지역을
이제 중국 의료 전반의 현상에 대하여 살펴 보겠다. 현재 중국은 농촌 의료의 발전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모택동의 『모든 의료 위생 활동을 농촌에 둔다. 』라고 하는 저서 이후 몇 개의 큰 병원은 오지의 성에 이전하고 또 도시의 의사가 농촌의 순회 의료를 돌게 하였다. 이 때문에 농촌의 의료 위생 조건은 급속도로 향상되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의료의 시스템은 대도시의 큰 병원, 농촌 인민 공사의 의료센타와 말단의 간이 진료원이 실로 기능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말단의 간이 진료원에서는 “맨발의 의자(赤脚醫라고 한다. 대대(大隊) 마다 3~5명이 양성되는데 특히 빈농, 하층농민들이 선출한 사람이 위생원에서 매년 1개월의 훈련을 받는다.)”들이 침 치료를 시행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만성 류마치스와 같은 환자는 이 간이 진료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다.
그러나 골절, 절단 등 큰 상처와 같은 병일 때는 “맨발의 의자”에게는 맡기지 않는다. 먼저 간이 진료원에서 응급 처치를 한 뒤에 큰 병원으로 운송되는 등 항상 민속(敏速)하고 적절한 처치가 되도록 정비가 되어 있었다.
침구 치료를 위하여 국립 연구소, 대학 병원 등도 완비되어 있었고 침구 의사는 “중의(中醫)”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
중서 합작 운동의 진전과 동시에 침구, 한방의 지위는 자연히 높아져 온 것이다. 확실하게 일본과는 운니(雲泥)의 차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세계속의 다시 보아야 할 침구 의학
침과 뜸이 실제로 행하여지고 있는 나라들을 말한다면 한국, 중국, 대만, 일본 정도가 태반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한국에서는 “이름만 있을 뿐이고”, 1962년 박정희 정권이 침구를 없애려고 법을 없애서 자연 도태를 면할 수 없게 된 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아무도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실정은 완전히 달라진다. 침과 뜸은 저절로 세계속으로 퍼져가고 있다. 정녕코 유럽과 미국에서도 미친듯이 배우려고 함을 누구나 알고 있다.
미국 닉슨 대통령의 방중시(訪中時) 침붐이 일어났으나 미국에서의 붐이라고 하여 우리도 그런 것은 아니고 흉내낸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서양 각국은 다투어 침구의 훌륭함을 인증하고 연구를 개시하고 있는데 비하여 한국의 의학계는 전혀 생각없이 서양 의학 일변도의 시대를 계속하고 있다. 미국으로 침을 배우러 가는 유학생들을 보면 부끄러움을 금할 길이 없다. 국가를 위하고 국민을 위한다는 사람들은 알고 있으면서도 보고만 있는데 후세에 욕됨을 알면서도 당장의 벼슬 자리만 지키려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1975년 네바다주에서 처음으로 침구 면허 제도가 생겨나 캘리포니아주, 오레곤주, 하와이, 뉴멕시코, 플로리다주 등 각 주에서 면허 시험 제도법을 제정하여 가고 있다. 또 뉴욕주, 메사추세츠주, 텍사스주도 면허 제도가 실시되어 가고 있다.
각 주가 다투어 면허 제도를 진행시키고 있으며 아메리카 합중국내 침구 치료의 자격을 가진 사람이 5천 명을 넘는다고 하고 있다. 또 독일에서는 9천 명의 의사가 침구 치료를 하고 있고, 인구 비율로서는 일본 침구사와 거의 같다고 한다. 이와 같이 민간의 붐 뿐만 아니고 대학, 국가 기관에서의 치료 연구도 크게 행하여지고 있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부속병원 등에서는 실제로 침치료가 행하여져 새로운 침구 학교도 불어나고 있고, 또 아폴로 계획이나 스페이스 셔틀 등 우주 개발로 유명한 NASA(美宇宙航空國)에서는 침 마취 붐이 널리 전하여지기 훨씬 전부터 동양 의학, 침구 의학 등의 조사 연구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침뜸은 실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보급되고 있다. 침에 관한 법률도 새로 시행되기 시작하였고 침 전문의 의학 잡지도 발행되며 침에 대한 호평은 대단한 것이다.
침구사의 육성에 대하여
벌써부터 우리 나라는 큰일 났다고 조금 뜻이 있는 사람은 큰 걱정을 하고 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우리 나라의 현재 상태로 침구의 건전한 발전은 어렵기 때문이다. 침구란 전승 의학이므로 전승 중에 길러진 지식, 기술, 경험에 이론을 초월한 실용성이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전승에만 의존하고 있어서는 과학 만능 시대에 뒤쳐질 것이다. 침구계에서는 없어진 침구사법 제정과 침구사의 육성에 모든 힘을 경주하고 있다.
5 · 16 박정희 군사 정권이 아무 이유 없이 없애 버리기 전에는 전국에 침구학원이 11개 있었고, 그 학원에서 젊은 학생들이 과학적 · 경험적인 침구를 배웠다. 또 어떤 조사에 의하면 침구 전문 학원생 중에는 대학 · 대학원을 나온 고학력자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법을 없애고 시험을 시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거의 수보다 줄어 가고 있는 것이다.
서양 의학의 의사는 모두가 연도 높은 대학 졸업자들이다. 금후 침구를 건전하게 발전시켜 참된 동서합작의학(東西合作醫學)을 만들기 위해서도 학사, 석사, 박사 자격을 가진 침구사의 육성이 급무라고 생각한다.
현실 그대로 말하자면 우리 나라 한의대를 나온 사람들 중에서 침을 제대로 알고 놓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며 침만으로 병 치료를 하는 사람이 몇 명인가를 말하라고 하면 대답은 명확할 것이다.
또 그러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중국이나 일본의 침구사들은 최하 3년제에서 5년제로 침만을 전문으로 하는데 우리 나라 한의대는 한약을 겸한다. 이 한약 한 가지만 가지고도 잘 하려면 6년으로 어려움을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다.
금후 점점 침구 치료가 보급되어 가면 때에 따라서 환자들의 요구도가 침구사의 제공력을 웃돌 사태가 생기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 침구사가 어려운 병을 앓는 환자에 대하여 적절한 처치를 하기 위하여서는 잘 하지 못하면 안 될 것이다. 그에 대응을 잘 하기 위하여서도 빨리 침구사법을 제정, 세계 수준에 맞는 5년제 내지 6년제의 침구 대학을 설립하여 질적으로 향상된 침구사를 배출, 침을 필요로 하는 모든 인류에게 공헌할 수 있도록 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또 한 가지 우리 침구사들은 침구만 가지고도 오는 환자를 다 처리할 수 없을 정도인데 환자들이 와서 어디에서 침을 맞아야 할 지 모르겠다는 말을 한다. 또 한의사가 6천이나 된다고 수 자랑함을 종종 보고 듣는다. “왜 어디에 가서 침을 맞아야 할 지 모른다는 말”이 나오게 되는 것일까?
국가를 위하고 국민을 위한다면 누구 하나만을 위하는 생각을 버리고 과감히 옳은 쪽을 향하여 주었으면 하는 마음 죽도록 바라마지 않는다.
동서의학(東西醫學)의 결합을 바라면서
이 소책자를 쓰면서 동서 의학의 결합을 바라는 것은 날로 발전하여 가는 서양 의학과의 병용(竝用)을 바라는 데서다.
현대 사회가 복잡하게 됨에 따라 병도 대단히 복잡해진다. 여러 가지 증상이 동시에 생겨나서 의학의 교과서대로의 병들만이 아니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병이라도 초기 단계에서는 자기 체력으로서 자연 치유가 되는 때도 많다. 이와 같은 초기 단계에서의 치료 시스템을 확립하는데는 침구가 확실히 적절한 치료법이다. 또 앓지 않게 하기 위하여서의 건강 관리에도 침구는 최적한 치료법이다.
침구의 진단이라고 하는 것은 치료 법칙을 세우기 위하여서의 침구 의학적 진단이므로 병 그 자체가 아무리 복잡하여도 진단 그 자체는 대단히 간편하다. 그러나 실제 치료를 잘 하려는 침구사는 진단에 이르러서는 치사성(致死性) · 위급성 질환인가 아닌가 확실하게 첵크되도록 고도의 병태파악력이 요구된다. 또 이 환자는 침구 치료로 가능한가 서양 의학이 좋을 것인가의 최적인 것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서 적절한 지시를 할 수 있는 침구사를 이제부터 만들어 내는 것이 세계의 흐름이라고 생각됨에 하루 빨리 침구사법이 제정됨이 바른 생각, 바른 보사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침구사법이 빨리 되어야 세계와 어깨를 같이하는 교육 기관인 침구 대학이 설립될 것이고, 대학이 설립되었을 때에만 자질 향상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을 때만이 참된 동서 결합 의학이 완성되고 침구 치료의 발전이 오며 인류에게 도움을 주는 의료인의 한 몫을 다 하였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스트레스의 증대, 식품 첨가물의 증가와 기타 생활의 복잡함에 의하여 병태(病態)의 복잡화가 더하여져 가고 있다. 또 인구의 노령화가 겸하여 복잡하여져서 진단 치료가 어렵게 되고 예방 의학, 건강 의학에 중점을 두게 되었다.
이와 같은 상황속에서도 침구 치료는 다시 보아져 오고 있는 것이다. 서양 의학과 침구 의학이 서로 장점을 살려 결점을 보완하고 협조하여서 새로운 의료를 발전시키는 것 이것만이 건강을 바라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인데 무엇 때문에 시정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의학은 진보하는데 환자는 왜 없어지지 않을까?
현대 의학은 눈부시게 진보되어 왔다. 자연으로 생기는 아기도 인공 수정으로 만들어 내는 시대이다. 불치의 병이던 결핵도 완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전부 건강하게 되었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실로 병들 것 같은 사람, 지병으로 앓고 있는 사람들은 해마다 늘어만 가는 것이다. 금후 점점 고령화 사회가 되었지만 전국 어디를 가보아도 환자 투성이임을 본다.
의학은 진보되는데 왜 이와 같은 이상 사태가 일어나는 것일까? 현대 사회에서는 스트레스도 원인이 될 것이고 너무 잘 먹는 영양과다도 큰 원인의 하나다.
지금까지 양생(養生) 훈련이 많은 사람에게 친하여져 온 것과 같이 오랫 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양생”을 미덕으로 생각하여 왔다. 이는 병이 들면 큰일이니까 병이 들기 전에 양생하여서 앓지 않게 하려는 생각이다.
그러나 효과가 높은 약이 속속 등장함에 따라서 사람들은 “양생” 대신 약으로 살아가게 되었다. 이래서는 언제까지라도 참된 건강에는 안심할 수가 없다.
참된 건강이란 마음과 몸 다 같이 조화가 이루어진 상태를 말하는 것이므로 일상 생활 속에서 모든 것에 절제된 양생만이 심신 모두 충실한 건강체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