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2025년 2월 23일 다해 연중 제7주일)
우리 인간의 모습은 모두 다릅니다. 심지어 쌍둥이인 분들도 유전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하지요. 이렇게 서로 다른 인간이 세상 안에서 함께 살아가다 보니 좋은 일들만 생길 수는 없습니다. 관계가 틀어지거나, 갈등과 다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서로가 달라서 생긴 문제라고 일반화하기는 했지만, 사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우리의 지성만으로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다양한 이유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과연 갈등으로 생긴 갈라짐을 해결하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스스로 성찰해 보면 그렇지 않을 때가 많 습니다. 인간은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이지요.
이처럼 갈라짐의 상황에 계속 머무르는 것은 우리에게 유익하지 않습니다. 우선 인간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더라도 누군가와 불편한 관계에 있으면 내 삶을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꾸려나갈 수 없습니다. 마음속에서 반목 중인 그 사람이나 관련된 일들이 계속 떠올라서 괴로움에 빠질테니까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러한 갈라짐은 우리에게 영적으로 큰 손해가 됩니다. 분열은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뜻이 결코 아닙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813-822항 참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너희를 미워하 는 자들에게 잘해 주고, 너희를 저주하는 자들에게 축복 하며, 너희를 학대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루카 6,27-28)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기 위해서는, 복음 환호송에서처럼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새 계명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그분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우리도 서로 사랑하며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는 말씀을 말이지요.(루카 6,36; 요한 13,34 참조)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누구에게나 그 의로움과 진실을 되갚아 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1사무 26,23 참조)
갈등과 다툼 그리고 반목이 계속되는 이 시대 안에서, 우리 신앙인들이 갈라짐이 아닌 일치를 향해 나아가며 하늘에 속한 주님의 자녀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면 좋겠습니다.(1코린 15,49 참조) 그렇게 우리 모두, 본기도의 내용처럼 “하느님의 뜻을 새기고 말과 행동으로 실천”하는 소중한 한 주간, 신앙의 일상을 보내시길 희망합니다.
- 김홍주 베드로 신부 | 계성고등학교 지도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