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우체부
들국화/ 한혜자
그리움 사무쳐 뒤 안길 서성이면
돌감나무 사이로 덩실 웃으며
반겨주는 저 달은
반가운 소식이나 전해줄 듯
마음 포근한 고마운 달님
내 마음 아는 듯
나의 등 뒤에서 감싸 주었네
달아 그리운 부모 형제 잘 있는지
그곳 이곳 소식 전할 수있을까?
우리 아버지 뒷머리에
손깍지 끼시고 툇마루에서
저 달보고 날 그리고 계시겠지
엄마는 나 빈자리 뒤척이곘지
달아 달아
백지위에 한자 한자 꾹꾹 눌러쓴
부모 형제 그리운 마음
해찰 말고 전해주렴
달아달아
돌감나무 기대어 우는
이 밤의 소식은 전하지 말아다오
1963 7월 보름달과
첫댓글 61년 전
들국화님은 돌감나무 아래에서
달님께 편지를 쓰고 계셨다.
또 다른 정서에 담겨 보았습니다.
새색시였을 들국화님께서 친정부모님을 그리워하는 심성이 회화적으로 다가옵니다.
달을 모티부로 하여 우체부로 형상화하신 발상이 돋보이십니다.
그때부터 시인의 자질이 남달라 마음 절절한 효심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감동입니다.
부모님을 그리워하는 마음, 보모님이 멀리서라도 지켜주시는 마음.. 아름답게 나와있습니다... 젊은 시절에도 이렇게 시심을 가지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