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외교부의 무능 축적…
비밀전문에서 부산엑스포 ‘성공’ 단정
- 부산 29표 대 리야드 119표로 90표 차이의 참패
- 투표 일주일 전 작성된 '3급 비밀' 문서 사우디의 120표 이상 확보는 "절대 실현 불가능" 전망
외교부는 여전히 책임 회피, 되려 문서 입수 경로 물고 늘어져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 분석, 치열한 접전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압도적 차이로 패배
지난해 11월 28일 발표된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 결과, 대한민국 부산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에 크게 패배했다. 그러나 최근 입수된 정부의 대외비 문건은 이러한 결과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은 7일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현실에 동떨어진 외교부”라고 지적했다. 3급 비밀로 분류된 이 문서는 투표권이 있는 BIE, 즉 세계 박람회 기구 소속 국가들에 있는 해외 공관과 대통령실에도 전달됐으며 문서엔 사우디가 120표 이상 확보하는 건 '절대 실현 불가능하다'고 했고, 1차 투표에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면서도, "2차 투표에서 한국이 과반을 득표하여 유치에 성공할 것"이라는 단정적 표현도 사용했다.
이에 대해 김준형 의원은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외교참사 진상규명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였으며, 여야 막론하고 엑스포 관련 평가와 성찰이 외교부에 있어야 한다는 총의를 모은 바 있다. 그런데, 국정감사가 다 되도록 외교부는 심층적인 분석이 전무함은 물론이고 의원의 자료요구 등에 대해 각종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어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이에, 김 의원은 외교부가 여전히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국가의 대규모 사업에 잘못된 정보를 유통한 책임이 얼마나 큰지를 지적하기 위해 해당 비밀 공문을 국정감사 현장에서 공개하였다. 김 의원은, 이번 일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닌 증명하는 자리”라며, “외교부는 표 계산을 담당했고 이는 타국 교섭 현장에서 중요한 정보가 되었을 것”이라며, “결과가 대국민 망신으로 귀결되었음에도 외교부에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였다. 특히, “당시 박진 장관이 곧이어 공천을 약속 받고 이임한 것, 오영주 제2차관이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으로 내정되어 일선 부서에 책임을 떠안겨놓고 간 것은 매우 부도덕한 일”이라 강조하였다.
되풀이되는 외교참사, 외교부의 무능함 축적 돼
금번 대통령의 체코 순방 관련해서도, 정상 공동기자회견의 장에서 체코 대통령이 “계약이 되기 전까지 확실한 것은 없다”라는 발언을 한데에 대해, 김준형 의원은 체코 대통령 말이 맞다며, 이런 조율되지 않은 자리에 대통령이 수출을 확정지은 것처럼 성과로 내세우는 것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였다.
특히, 외교부 차관이 공동의장으로 있는 ‘한미 양자 고위급 위원회’가 2020년 화상회의로 열린 이래로 개최되고 있지 않음을 짚으며, <한미 원자력 협정>에 의한 양국 협의의 주도권을 외교부가 완전히 놓쳐버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조태열 장관이 당시 차관 시절 제1회 의장이었다”며, “그 이후로 열리지 않고 있는 것은 이번 협상에서도 외교부가 배제되었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하였다.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관련, 외교부가 협상의 치적으로 내세우는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의 전시관 설치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김 의원은, “한반도 출신자 전시공간 바로 옆방에 일본의 ‘복리후생’을 버젓이 자랑해놓는 전시물이 있었다”며, “전시 관람 동선이라는 것이 있는데, 일본 측 입장에서 의도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또한, “외교부가 이런 무능을 국민에게 반복적으로 보이고 국익을 훼손하는 데에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