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청산을 위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가 와해되는 과정

친일파청산을 위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가 와해되는 과정 1945년 해방 이후, 반민특위는 친일 부역자 세력을 제외한 나머지 이천만 한민족의 로망이었다. 사회주의자든 민족주의자든 모두가 친일 청산을 외쳤다. 그러나 미군정이 통치를 위해 친일 경찰과 관리들을 재기용함으로 친일파 청산이 늦어지게 되었다. 이승만은 미군정의 세력과 공산주의 타도라는 공약수를 가지고 반탁은 공산주의, 친탁은 민족주의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해방정국에서 입지가 좁아진 친일파를 자기 세력권으로 끌어들였다.1948년 5•10선거로 출발한 제헌국회는 드디어 민족의 여망인 <반민족행위처벌법>이 제정하였다. 그러나 활동을 시작한지 만 1년도 되지 못하여서 이승만과 친일파의 음모와 친일경찰들의 발호로 반민특위는 막을 내렸다. 1948년 9월 일본 식민지 시절에 자행된 친일파의 반민족 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반민족행위처벌법>이 제정되었다.10월 23일 제헌국회의 특별기구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약칭 반민특위)가 설치되었다.1949년 1월 5일 중앙청에 사무실을 차리고 반민족행위자들의 친일행적 조사와 이들에 대한 검거작업에 착수하였다.49년 1월 8일 화신 재벌 박흥식을 검거하고, 이어서 일본 앞잡이로 250여 명의 독립투사를 밀고한 이종형, 기미독립 선언문에 이름을 올린 33인 중의 한 사람인 최린, ⌜매일신보⌟사장 이성근, 악질 친일 경찰 노덕술, ⌜민족개조론⌟의 이광수, 기민독립선언문을 작성한 최남선 등을 검거하였다.1월 25일 : 백민태의 양심 고백.위험을 감지한 친일파들은 반민특위를 수단과 방법을 다해 무너뜨리고자 하였다. 수도경찰청 간부들은 백민태라는 테러리스트를 고용해 ‘반민특위 간부 15명을 38선까지 유인해 살해한 뒤 이들이 월북하려 해 사살했다고 위장하라는 지시를 하였다. 그러나 백민태는 항일운동을 했던 사람으로서 차마 그런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민족적 양심으로 그들에게 받은 권총, 수류탄과 암살대상자 명단을 서울지검에 찾아가 암살 음모사건을 밝혔다.2월 12일, 이승만은 특경대의 검거 활동에 노발대발하여 노덕술을 체포한 반민특위 조사관 2명과 지휘자를 찾아서 의법처리하며 감시하라고 지시하였다.반민특위의 활동은 이승만을 엄호하며 그의 주구 노릇을 하는 친일 경찰들과 순망치한(脣亡齒寒)의 친일파를 제거하는 일이었으므로 이승만은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하여 반민특위를 와해시키고자 하였다.5월 20일, 국회 프락치 사건을 일으켜 반민특위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하던 소장파 의원인 이문원, 최태규, 이구수를 남로당의 지시로 국회에서 프락치 활동을 했다는 혐의로 검거하였다.5월 23일에 열린 국회는 구속의원 석방결의안을 놓고 이틀간 격론을 벌였지만 88대 95로 부결시켰다.석방동의안이 부결된 뒤에도 찬성표를 던진 88명의 의원에게 친일파들의 화살이 집중되었다.5월 31일, 친일세력은 파고다공원에서 ‘민중대회’라는 집회를 열고 구속의원 석방결의안에 찬성한 88명의 국회의원을 공산당이라고 매도하였다.시경 사찰과장 최운하는 관제데모를 주동하면서 반민특위를 ‘빨갱이집단’으로 매도하였다. 반민특위는 그들을 반민 피의자로 체포하였고 경찰관계자들의 일체의 선처 요구를 거절하였다. 경찰과 관계자들이 모여서 이승만에게 반민특위 특경대 해체를 요구하였다.친일 경찰 세력은 이승만이 자신들의 폭력과 음모를 묵인할 것이라는 사전 암시를 받고6월 6일. 중부경찰서장 윤기병이 지휘하는 무장경찰을 동원하여 반민특위 특경대원과 요원 35명을 습격하여 수감하였다.6월 20일, 이승만은 반민특위 와해로 만족하지 않았다. 반민특위법을 만드는 데 앞장을 섰던 의원들, 자신의 뒤 배경이 되는 미군의 완전 철수를 주장하는 소장파 의원 황윤호, 김옥주, 강욱중, 김병회, 박윤원, 노일환, 김약수 등 7명을 검거하여 남로당 프락치로 매도하여 실형 3년에서 10년을 언도하였다.7월 2일에는 반민법 공소 시효를 49년 8월 31일로 단축한 ‘반민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하여 통과시켰다.7월 7일에는 손발이 잘린 반민특위 전원이 사임서를 제출하였다. 국회는 조사위원을 새로 선출하였다.반민특위 조사위원으로 이전의 조사위원이었던 조규갑, 조중현, 이종순, 김경배가 선임되었으며 이인, 유진홍, 송필만, 조헌영, 조국현, 전직현이 새로 선출되었다. 위원장에는 이인, 부위원장에는 송필만이 선출되었다. 그러나 공소 시일이 짧아서 그들의 활동은 미미하였다. 그들은 도피한 친일파와 조사 불능지역의 친일파 조사는 계속 진행하기로 결의를 하였다.1949년 10월 위원장이 사퇴하고 반민특위와 특별검찰부 폐지안, 반민족처벌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어 반민특위는 해체되었다.이후 개정된 반민족행위처벌법에 따라 기소된 친일파의 재판은 임시재판부가 담당하였으며 한국전쟁이 일어날 때까지 진행되었다.1951년 2월 반민족행위처벌법이 폐지되어 임시재판부에서 조차도 친일 부역자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사라졌다. 1949년 1월 5일에 활동을 시작한 반민특위는출발당시 반민자 7천 여 명을 파악하였으나 공소시효가 만료될 때까지 조사 건수는 총 682건이었다. 그 가운데 체포는 305건, 미체포 173건, 자수 61건, 영장 취소 30건, 검찰 송치가 559건, 이 중 특별검찰부가 기소한 것은 221건이고 특별 재판부가 재판을 종결한 것은 불과 38건에 불과하다. 불기소된 사람은 대부분 무죄로 풀려났으며, 기소된 사람 중에서도 실제로 처벌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1) 이승만이 반민특위를 와해시켜 친일 청산을 방해한 것은 자신의 물리적 폭력의 기반이 되는 친일경찰과 친일파 없이는 정권을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국회프락치사건을 음모한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독립운동의 전력이 거의 없는 (외교로 독립운동을 했다고 주장하였지만 그의 외교가 독립운동에 기여한 부분은 거의 없다. 1920년 상해 임시정부에 와서 임시정부의 분열의 단초를 만들었다.) 그는 미군의 물리적 비호와 지지 없이는 정권 유지가 불가능하였으므로 국가보안법을 반대하고 외국군 완전 철수를 주장하는 소장파 세력을 제거해야 했다.역사에서 두고두고 통탄해야할 일이지만 반민특위의 와해로 남한 사회는 넘어야할 친일청산의 강을 넘지 못하였다.친일청산을 하지 못한 남한사회는 지금도 일제의 잔재 청산 문제로 국민들이 좌우와 진보와 보수, 여야로 나뉘어 갈등대립이 극심하다. 일제로 벗어난 77년 세월에도 우리는 여전히 친일 청산 문제로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소모한다.  해방 이후, 한때는 독립운동가였던 사람들이 정권 장악을 위해 권모술수의 정치인으로 변하여 친일청산의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 우리 역사의 아픔이며 수치이며 블랙홀이며 저주이다.  반공으로 대한민국의 왕이 된 이승만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 아픔과 수치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한국의 정치가 새롭게 성숙되길 빌어마지 않는다.  2022.2. 10일 .목우담초라하니 미주1) 강준만 저 ⌜한국현대사산책⌟, 239,240쪽, 인물과 사상사, 2017년 참고서적 브루스 커밍스 저, 김동노 외 3인 공역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현대사⌟, 창비, 2019년, 초판 16쇄 강준만 저 ⌜한국현대사산책⌟, 인물과 사상사, 2017년, 초판 15쇄 김정형저  ⌜20세기이야기 1940년대⌟, 답다, 2014년양방웅 저 ⌜뒤뜰에 감춰진 한국 근현대사⌟,  다산글방, 인물과 사상사, 2021년이주영 저  ⌜서북청년회⌟, 백년동안,  2015년김기곤편저 ⌜순창의 근현대사와 6.25전사⌟,  순창문화원전라북도문화원연합회, 201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