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시대-
아직 천하무적 불량 야구단을 다 읽지 못해 오늘은 내가 자주 읽는 단편 소설 모음에 있는 벙어리 삼룡이에 대해 써보려 한다.
오 생원은 마을에서 굉장히 존경받는 사람이었다. 또한 그런 오생원에게 매우 헌신적이고 충실하지만 벙어리라는 허점이 있는 하인 삼룡이를 매우 아꼈다.
그렇게 대단한 오생원과는 달리 그의 아들, 즉 삼룡이에겐 어린 주인은 매우 삐뚤어진 인물이었다. 삼룡이를 무시하고 학대하고 괴롭혔다.
어느날 어린 주인은 색시를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어린 주인은 결혼을 하고 그는 계속 자신의 색시와 비교당하니 색시가 미워졌고 더욱 더 삐뚤어졌다. 한편 삼룡이는 자신의 인생에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을 어린 주인의 색시에게 느낀다. 계속해서 색시에게 관심을 가졌고 어느날은 삼룡이가 색시에게 칭찬을 받으며 부시쌈지를 받는데 어린 주인은 그 광경을 보곤 둘의 사이를 오해한다.
화가 날대로 난 어린 주인은 삼룡이를 살점이 떨어져 나갈때까지 패고 집에서 쫓겨나게 된다.
삼룡이가 쫓겨난 그날, 오 생원의 집에서 크게 불이 난다. 삼룡이는 주인어른을 얼른 구하고 색시가 지내던 방에 색시를 구하러 달려갔다. 하지만 그 방엔 색시가 없었고 온 집을 뒤져 색시를 찾는다. 그리곤 색시를 들고 나갈길을 찾지만 나갈길이 없어 지붕으로 올라간다.
삼룡이는 이때 처음 살아있다는 감정을 느끼고 온 몸엔 힘이 빠져 색시를 내려놓곤 숨을 멎는다. 그때 삼룡이의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지어졌다.
이 소설에선 삼룡이의 본노, 사랑, 충성심이 모두 드러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평생토록 자신을 괴롭히고 결국 자신의 집과 같았던 오생원의 집에서 쫓아냈던 어린 주인, 그리고 색시에 대한 감정, 그리고 오랫동안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해준 주인 어른에 대한 충성심. 그 분노는 결국 어린 주인의 죽음으로 다가왔고 그 사랑이라는 감정과 충성심은 삼룡이가 몸을 던져 그 둘을 구하게 된 힘으로 다가왔다.
마지막에 삼룡이가 색시를 구할때 그때 삼룡이는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죽음에 대한 두려움? 아니면 계속해서 색시를 사랑하고 있었던 그 감정이 불타올랐을까? 아무래도 그때에 삼룡이는 굉장히 행복했을 것이다. 우선 색시의 목숨을 구했다는 기쁨, 그리고 더이상 자신을 계속해서 괴롭혔던 어린 주인으로부터 받았던 고통을 끝냈다는 행복을 동시에 느꼈으니 굉장히 행복했을 것이다.
최근에 슬램덩크 영화를 봤는데 슬램덩크에서 영광의 시대라는 단어가 나온다. 삼룡이에게 영광의 시대는 바로 죽음이 다가왔을 때이다. 삼룡이가 평생토록 살면서 주인에게 충실하게 살긴 했으나 평생 어린 주인에게 고통받았을 시간 끝에 드디어 삼룡이의 영광의 시대가 온것이다. 당신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여러분의 영광의 시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