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122. 우리 집 도우미 Milla (2)
3년 만에 불문률이 깨졌다.
Milla가 처음으로 돈을 Advance 해 줄 수 있느냐고 묻는다. 그것도 자그만치 1만 페소란다.
무슨 일이냐고 묻자 역시 우기가 오기 전에 지붕을 고쳐야 한다고 대답한다.
너의 남편이 그 쪽 일에 전문인데 왜 그리 큰 돈이 필요하냐고 하니까 Meterial이라고만 대답하는데 아무래도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모처럼 어렵게 부탁하는 걸 나는 차마 거절 할 수가 없다.
내가 조금 당황해 하자 그녀가 대뜸 제안한다. "제가 써 드릴 게요. 종이와 볼펜 좀 주세요"
Milla는 종이에 뭐라고 적는다. 돈을 빌렸다는 문구와 The Amount of money P 10,000. 그리고 자기의 이름과 날짜를 적어 준다.
매월 두 번씩 나누어 받게 되는 자기의 월급 중, 두 번째 월급에서 2500페소씩 4 개월분을 제외 하고 받는다는 조건을 그 문서에 적었다.
너무도 철저하고 비장한 그녀의 표정에서 오히려 빌려주는 내가 더 미안해 지려고 한다.
그 일이 있은 지 이제 4 개월이 지나며 이달 말로 밀라는 빌린 돈을 모두 갚게 된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렇게 신뢰가 있었던 건 아니다.
우리는 이제 늙어서 기억력도 떨어진다. 처음에 몇 번 인가는 뭔가를 찾다가 눈에 띄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그녀를 의심하기도 했다.
분명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으면 자연스레 맘속으로 그녀가 지목 된다. 다른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그러나 번번히 나중에 찾게 되고 그 때마다 잠시라도 의심했던 게 너무나 미안해서 맘속으로 사과 하곤 한다. "Milla, 진짜 미인해."
이젠 어떤 경우에도 "아니야, 밀라는 아니야." 우리는 이렇게 그녀를 신뢰한다.
그녀의 남편 Hermy 또한 성실하고 올 곧은 사람이다.
꽤 오래 전 일이다. 태풍 때문에 조금 망가진 우리 집 지붕을 그가 손 보았는데, 다소 부실한 면이 있어서 다시 불러 일을 시켰다.
그가 두 번째 일을 다 마치던 날, 나는 그에게 얼마를 주면 되겠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지난 번 일이 부족해서 다시 한 거니까 돈을 안 받겠다고 한다. 여기서 이런 사람은 정말 처음이다.
너무 감동한 나머지 그날 임금에 해당하는 돈을 그에게 팁이라고 주었다.
이제 집에 관한 문제는 Hermy와 의논한다. 현관의 스크린 도어도 설치하고, 또 어쩌다 작은 하자가 생겨도 모두 Hermy의 몫이다.
그런데 일 하러 온 Hermy가 자가용을 타고 왔다. 온 가족이 힘을 합쳐 샀다고 한다.
함석으로 만든 이 나라 국민차 같은 것이지만 기동성이 있어서 어디라도 갈 수 있다. 온 가족 다섯 명이 타고 우리 집에 밀라를 데려다 준다.
내가 사진을 찍어 주자 활짝 웃는다. 빌려간 돈으로 지붕도 고치고 차를 사는 데도 보탰나 보다.
온 가족이 성실하게 뭉친 걸 보면 Milla네 가족은 이제 더 나은 중산층으로 올라설 수 있을 것 같다.
이 번 크리스마스부터는 나도 그녀의 월급을 더 올려 주겠다고 약속 했다.
밀라 남편 헬미의 차
우리 집에서 일하는 헬미
지붕에서 작업하는 밀라 아들, 마크
첫댓글 좋은 사람 만났네요.
………………
인생살이 자세히 보면 …
한편 슬프고, 괴롭고, 즐겁고, …
그저 그래요…..
https://youtube.com/shorts/xBYWevFfVzA?si=23dgDLBNCOnp0ivU
총량을 말하는데 …여기에 인구수로 나눠야죠….
중국이 일본,한국을 제치고 1등 이지만 14억 인구로 나누면
알본,한국에 비해 가난한 나라 예요
등치가 커서 그렇치 …근디 습시평이 중국 망치고 있네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여유로운 마음씨에 곱고 넝넠함이 아름답기만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