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잊힐 거로 생각했는데 떠나간 후에야 그리움을 느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주위에 한분 한분씩 떠날 때쯤 인생의 가치를 알게 되고 진정한 삶의 방향을 잡을 수가 있었다. 누구나 한 번씩은 왔다가 가는 걸 망각한 체 영원불멸 같았던 젊음도 계절이 바뀌듯 노쇠하여진다. 나무들은 봄에는 꽃을 피우고 가을에는 낙엽을 떨구더니 이듬해 봄에는 또 화사한 꽃을 피우는데 우리네 인생은 어찌하여 한번 스치듯 지나고 나면 두 번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것일까? 그러나 세상의 모든 것들은 영원하지는 않을것이다. 시간과 세월 속에서는 모두 다 시들해지고 퇴색되면서 변질하기도 하며 몸부림치다가 흩어져간다 어느 드라마의 인사말처럼 자고 나면 자당은 안녕하신가? 문안을 드리는 습관이 생긴다. 2014년 시작을 알리는 초침 소리에 갑작스레 어머니를 보내드려야 했다 겉으로는 태연한척하였지만, 별세의 소훼 속에는 지나간 죄스러움과 후회 속 참회의 눈물만 하염없이 흘렀다.예고도 없던 이별의 순간이었다. 2013년 12월 어머니는 배가 아프다며 복통을 호소하였고 함께 병원으로 향하였다.맹장일 거라며 애써 태연한척하였지만 이어진 검사상 혈액 속 공기가 차 있어 수술하여야 한다는 담당 의사의 소견과 함께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러자 하였고 수술 후 배변주머니를 차고 나오신 어머님을 바라보아야 했다 그래 그까짓 거 있어도 없는 듯 살면 된다는 어머니의 긍정적인 말씀에 위안으로 삼았고 어머니는 한 달에 십만 원씩 꼭 용돈을 달라하며 당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