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8일(금)]
▲오페라의 유령②
◾국내 관객 150만 돌파
◀Think of Me
◼송은혜
*‘오페라의 유령’ 크리스틴 역
◼시에라 보게스(Sierra Borgess)
◀The Music of the Night
◼제라드 버틀러(Gerard Butler)
*2004 영화 ost
◼구본수
*팬텀싱어 3
◀All I ask of You
◼사라 브라이트만(Sarah Brightman)
✕마이클 볼 (Michael Ball)
*로열 앨버트홀 공연
◀사월이 가면
◼패티김
◉주말과 함께
4월이 갑니다.
그리고 다음 주부터
5월이 시작됩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온통 생명의 색깔
녹색과 연두색이 가득합니다.
꽃샘추위의 뒤끝이
아침엔 간혹 남아서
일찍 심은 모종들을
걱정하게 만들지만
이젠 그런 날도 드문
완전 봄날 속으로
들어섰습니다.
◉벌써 진 꽃들도
꽤 많습니다.
최근에는 산벚꽃에 이어
귀룽나무꽃, 수선화도
꽃잎을 떨구었습니다.
예년보다 빨리 온 봄 때문에
일찍 찾아왔던 친구들이
일찍 떠나가고 있습니다.
떠나가는 꽃들과
바통 터치하며 새로 등장하는
봄꽃들은 끝없이 이어집니다.
주로 흰색과 노란색 꽃들이
물러간 자리에는
좀 더 화려하고 찬란한
봄꽃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열흘 전쯤부터 등장한
비단 주머니 꽃, 금낭화와 함께
가는 4월과 작별하고
오는 5월을 맞이합니다.
◉비단 주머니 꽃,
금낭화(金囊花)는
그리 깊지 않은 산골짜기
물이 잘 흐르는 계곡 근처에서
만날 수 있는 야생화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화단으로
이사 와서 사는 친구들이
많아졌습니다.
꽃의 모양이 아주 특이합니다.
그 모양을 보면 허리춤에
차고 다니는 비단 주머니를
갖다 붙인 이유를
금방 알 수 있습니다.
◉흰색 펜촉 모양의 납작한
부분을 붉은 심장 모양의 모자가
덮고 있습니다.
그 꽃들이 긴 가지에
촘촘히 매달려
바람이 불면 그네 타듯
출렁거립니다.
이 꽃의 영어 이름은
‘Bleeding Heart’,
바로 피 흘리는 심장입니다.
다분히 그런 느낌을 주는
꽃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이름은
비단 주머니 쪽이
훨씬 나아 보입니다.
◉꽃잎 네 장이 모여서
납작한 심장 모양을 만듭니다.
바깥쪽 꽃잎 두 장은
가느다랗게 좁아져
꽃 뿔 모양을 이룹니다.
이 꽃의 속명 디센트라(Dicentra)는
바로 여기에서 나왔습니다.
두 개를 뜻하는 dis와
꽃 뿔을 의미하는 centron의
합성어입니다.
꽃의 모양이 심장 같기도 하지만
얼른 보면 종이접기로 만든
사람 얼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꽃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꽃줄기도 볼만합니다.
마치 낚싯줄에 낚싯바늘을
매달아 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낚싯대 상표로 ‘금낭화’가
등장할 만합니다.
낚싯대가 아래로 휜 듯한 모습에서
꽃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 순종하는 듯한
겸손한 모습에서 나온 꽃말은
‘언제나 당신을 따르겠습니다.’입니다.
양귀비목 현호색과의 꽃이니
꽃이 아름답고 정열적인 것은
이해됩니다.
그런데 아름다움엔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어서
비단 주머니 속에는
살아가는 묘책이 아니라
마취성분이나 독성이 들어 있습니다.
◉꽃 이름에서 삼국지에 나오는
제갈량의 ‘금낭묘계’를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나관중이 꾸며낸 것으로
야사에서나 있을 법합니다.
정치권에서 간혹 금낭묘계란 말이
등장하지만 비단 주머니도
묘책도 없는 것이 보통입니다.
금낭화는 이런 말을
아마 할 것 같습니다.
‘주머니엔 묘책이 없다.
바른길을 가는 것이
최고의 묘책이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음악을 계속 만나봅니다.
평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사라진다고 하면
귀하게 떠받드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브로드웨이의 ‘오페라의 유령’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영난을 이유로 35년 공연을
끝내겠다고 발표한 이후
이 뮤지컬 보기 위해
사람들이 밀려들었습니다.
그래서 1988년 초연 때
요란했던 것과 같은
들뜬 분위기 속에서
최고 흥행수익을 올렸습니다.
이달 첫 주 공연의 수익은
평소 세 배를 훨씬 넘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날 공연 티켓은
재판매 사이트에서 무려 4천 달러,
우리 돈 522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더 이상 볼 수 없다고 해서
브로드웨이에서는 난리가 났지만
한국 팬들은 느긋합니다.
13년 만의 한국어 공연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7월 서울 공연까지
기다리기 어렵다며
부산으로 내려가는 극성팬도
꽤 있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지난 13일 누적 관객
150만 명을 넘겼습니다.
국내 뮤지컬로 누적 관객
백만을 넘긴 작품이
‘명성황후’와 ‘영웅’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기록입니다.
◉팬텀 역의 조승우, 김주택 등도
관심이지만 오디션을 통해
새로 크리스틴 역을 맡은
손지수와 송은혜를
만나보는 재미도 쏠쏠하다는
관람 후기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 뮤지컬에서 크리스틴을
오페라 극장의 프리마돈나로
만든 노래가 바로
‘Think of Me’입니다.
이번 한국어 공연에 크리스틴 역을
맡은 손지수나 송은혜도
바로 이 노래가 오디션 합격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얘기가 전해집니다.
◉이 노래는 어떻게 보면
‘팬텀이 만들어 낸 프리마돈나의
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헤어지더라도 자신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는
오페라 속의 아리아입니다.
그래서 노래의 내용보다는
노래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팬텀은 여러 이상한 사건을 일으켜
기존의 오페라가수가
유령이 활개 치는 다니는 곳에서
노래할 수 없다며
스스로 무대를 떠나도록 만듭니다.
그리고는 오페라 관계자에게
협박 편지를 보내 크리스틴을
주연의 자리에서 노래하게 만듭니다.
그 노래가 바로 ‘Think of Me’
입니다.
부산 공연에서 더불 캐스팅으로
‘크리스틴’ 역을 맡고 있는
송은혜의 노래를 만나봅니다.
https://youtu.be/ZBq-7CQY5uc
◉역시 최고의 ‘크리스틴’으로
평가받고 있는
시에라 보게스(Sierra Boggess)의
2011년 25주년 기념공연
무대입니다.
https://youtu.be/kZpvaRWak64
◉‘오페라의 유령’의
또 하나의 명곡 ‘밤의 노래’
(The Music of the Night)는
팬텀의 이야기이자 노래입니다.
밤의 노래는 팬텀의 음악과
창작물, 영혼을 상징하는
제목입니다.
팬텀이 크리스틴을
지하 은신처로 데리고 온 뒤
이 곡을 부르면서 크리스틴을
최면상태에 빠뜨리며 유혹합니다.
밤은 아름다우면서도 신비롭고
정적이면서 동적이고
힘이 있으면서 부드럽다고
노래합니다.
그런 밤의 음악에
그녀가 저항할 수 없으니
지금까지 살던 삶을 버리고
자신을 맹목적으로 사랑해주기를
부탁합니다.
◉크리스틴을 여기저기로
데리고 다니다가 결국
웨딩드레스 입은 그녀의
마네킹을 보여주자 혼절합니다.
그녀를 침대에 눕힌 후
자신의 음악을 완성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노래합니다.
이 장면은 영화 버전으로
만나보도록 합니다.
2004년 만들어진 영화는
영국 배우 제라드 버틀러
(Gerard Butler)가 팬텀 역을,
미국 배우 에미 로섬
(Emmy Rossum)이 크리스틴 역을
맡았습니다.
마이클 잭슨은 생전에
영화 제작을 원했지만
웨버의 반대로 무산됐고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영화 속 팬텀 자리를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영화에 출연한 두 사람의
가창력은 높게 평가받았습니다.
영화 속 ‘밤의 노래’입니다.
https://youtu.be/4S_JZSv50XM
◉독일 유학 중에 팬텀싱어
시즌 3에 참가했던 베이스 바리톤
구본수가 부른 이 노래도
기억 속에 오래 남아 있습니다.
https://youtu.be/WX0pOSfszhY
◉팬텀을 피해 지붕으로 올라간
크리스틴과 라울이 부르는 명곡,
‘All I Ask of You’를
마지막 곡으로 듣습니다.
웨버에게 맞춤 작곡하도록 만든
당시 두 번째 부인,
사라 브라이트만
(Sarah Brightman)의
노래를 듣고 가야겠습니다.
1989년 이 뮤지컬에서
라울 역을 맡았던
영국의 가수이자 배우인
마이클 볼 (Michael Ball)과
함께하는 로열 앨버트홀
공연입니다.
https://youtu.be/igDngqzBIH4
◉뮤지컬 배우 손준호는
‘오페라의 유령’과 인연이
깊습니다.
첫 오디션에서 합격한 것이
바로 이 작품이었습니다.
이혼 경력이 있는
여덟 살 연상의 뮤지컬 배우
김소현과 결혼해 보기 좋은
모습으로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김소현은 ‘Think of Me’란
제목으로 자서전 형식의
책을 낸 적도 있습니다.
‘All I Ask of You’
(내가 너에게 바라는 모든 것)에
잘 어울리는 뮤지컬 부부의
듀엣 송입니다.
https://youtu.be/Qlyi41a81ss
◉팬텀이 가면만 남기고
사라진 뒷자리에는
진한 외로움이 남아 있습니다.
그 외로움을 가는 4월에
실어 보내고
모두가 밝은 마음의 5월을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패티김은 프랑스 샹송을 가져와
4월 이별 노래로 번안, 편곡한
길옥윤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4월을 보내면서
패티김의 ‘4월이 가면’을
덤으로 듣습니다.
https://youtu.be/UDPZMpC87LQ
◉패티김은 4월에 헤어지고
5월에 울어야 한다고 했지만
많은 사람에게 5월에는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웃게 되는 날이
많을 것 같습니다.
5월의 좋은 날들을
기다립니다. (배석규)